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208
208화 SSS급 게이트(3)
“거기 막대기 좀 가져다 줘.”
“생각보다 마수도 없고 한적한데요?”
“이 앞에 있던 언데드 몇 마리 처리하긴 했는데, SSS급 치고는 형편 없던데.”
먼저 들어온 헌터들이 길드마다 자리를 잡고 베이스를 만들고 있었다.
이번 게이트는 도중에 닫히지 않는다. 얼마든지 도주가 가능한 형태다.
베이스를 얼마나 견고하게 만들어 놓느냐가,이후의 공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은빛의 날개도 베이스 기지부터 세우죠.”
천성호의 말에 따라 길드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서현의 공간 마법에 힘입어 베이스 기지는 한결 빠르게 완성되었다.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야.”
다른 길드들은 천막을 세우느라 아직도 고생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확실히 편하긴했다.
“근데 우리 길드만 뭔가 다른데······?”
진세아의 눈이 가늘어졌다.
다른 길드의 베이스 기지는 천막 세 개를 이어서 붙이는 형태였다.
그것들과 비교하면 은빛의 날개의 기지는 그야말로 요새였다.
윤서현이 세운 스무 개의 금속 기둥을 기초로 단단한 금속판이 돔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미래에서 봤던 기지의 축소판인가.’
제작자 김건의 손길을 통해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다. 지나가던 헌터들도 한 번씩 천막을 살피며 감탄할 정도다.
“은빛의 날개 기술력이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하이텍트 협력사였던가. 이건 새로운 아이템인 겁니까?”
내부는 공간 마법이 걸려 있어 훨씬 넓직하다.
각종 아이템과 편의 시설이 구비되어 있음은 물론.
100여기의 전투 인형들이 비치되어 있다.
단순히 휴식 공간을 넘어 전략 기지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김건 아저씨 진짜 천잰가봐요. 완전 대박.”
천막 내부에 들어갔다 나온 진세아가 눈을 빛냈다.
공략의 1단계인 베이스 기지 건설은 순조로웠다.
뒤늦게 들어 온 길드들도 마찬가지로 주변을 확인하고, 마법이 부여된 천막으로 베이스 기지를 세웠다.
그 과정에서 전투가 있기는 했으나,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 있었다.
“뭐, SSS급 게이트라고 별 거 없는데?”
“괜히 쫄았던건가. 그래, 실질적으로 난이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을 수 있지.”
“언데드도 별로 안 보여.”
잔뜩 긴장하고 있던 헌터들이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처치 목표가 마족이란 사실은 여전히 불안요소였지만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넥스트 길드는 벌써 출발하나봐요.”
수호 길드의 천막 설치를 마친 신태양이 내쪽으로 다가왔다.
제일 빠르게 게이트에 입장했던 미국 1위 넥스트 길드.
저 멀리 넥스트 길드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각종 아이템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 그들의 얼굴에는 여유로움마저 깃들어 있었다.
나는 신태양에게 가볍게 답했다.
“열화 명계의 땅은 넓거든. 빨리 움직이는 게 여러모로 좋지.”
“그것도 미래에서 확인하신 겁니까?”
“그래.”
초반에는 그들이 주축이 되어 게이트를 공략해 나가야 한다.
탐사 헌터에 의하면 대륙의 중심부에 유일한 구조물 하나가 존재한다.
열화 명계에 존재하는 마족의 성.
부패의 마족은 그곳에 있을 터.
“사부님!”
“오, 엘리스잖아. 동지.”
“아, 신태양군. 오랜만이에요! 근데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생겼어요.”
급히 달려 온 엘리스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적의 수가 상상 이상으로 많아요. 저희가 준비한 걸로 감당 안될지도 몰라요.”
미래 예지를 통해서 부패의 마족이 거느린 언데드의 수를 파악한 모양이었다. 신태양이 고개를 기울였다.
“은빛의 날개에서 따로 준비한 게 있습니까?”
“예에······. 사부님께서 비밀로 하라고 하셨는데, 신태양군한테는 이야기해도 될까요?”
“아직 말하지 마. 여기에선 모든 게 놈의 지배하에 있다고 생각해야하니.”
“네, 넵.”
나는 생각을 정리했다.
‘시공의 마족이 나설 자리는 여기가 아니다.’
전력은 사도 부패의 마족 하나라고 보는 게 맞다.
내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수가 많다라······. 그거 좋지.”
“네?”
그만한 수가 전부 우리의 경험치란 의미다.
놈들에게 치명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곧 놈의 공격이 시작될테니, 준비하자.”
본격적인 공략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 *
“우리 길드도 출발하지. 넥스트 길드와 함께 이동하는 게 가장 안전할거야.”
베이스를 건설한 다른 국가의 길드들이 그 뒤를 따라 공략에 나섰다.
게이트 안쪽은 미지의 세계이지만, 온갖 자원과 아이템이 널린 기회의 땅이기도 했으므로. 특히 SSS급 게이트 공략으로 얻게 될 경제적 이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곳의 마수에게서 나오는 마정석은 상상을 초월한 가치가 있을테니.
덜그럭, 덜그럭.
땅 속에 숨어 있던 해골 병사들이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놈들은 기존의 해골 병사보다 훨씬 강했다.
“확실히 세기는 한데, 그래봤자 A급?”
그러나 미국의 2위 에테리얼 길드의 상대는 아니었다.
콰앙! 콰앙!
“뭐야, 이 정도면 해볼만한데?”
“좀 더 전진해도 되겠어. 넥스트 길드를 앞지르자.”
300기의 해골 병사 전체를 쳐부수고 고품질의 마정석을 손에 넣은 그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에테리얼 길드가 넥스트 길드를 제치고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덜그럭, 덜그럭.
그들의 앞에서 더 많은 해골 병사들이 몸을 일으켰다.
“긴장을 풀지 말자고.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까.”
“그래도 챙길 건 챙겨야지. 전부 처리하고 마정석을 쓸어담아!”
“이야, 이거 장난 아닌데.”
SSS급 게이트의 마정석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순도였다.
뒤쪽의 후발대도 있겠다, 파죽지세로 해골 병사들을 쳐부수던 찰나.
“기, 길드장. 잠깐······.”
“왜 그래.”
“저, 저기······.”
길드장이 동료의 부름에 고개를 들어 올렸다.
에테리얼의 길드장이 동료가 가리킨 방향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의 두 눈에 경악이 피어올랐다.
“뭐······?”
그런 그의 앞으로 펼쳐진 광경은 그가 살아 생전 본 적 없는 그런 풍경이었다.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끝없이 펼쳐진 검은 대지.
빈틈 하나 없이 빼곡히 들어찬 무수한 수의 해골 병사들.
그들의 눈두덩이에서 푸른 귀화(鬼火)가 피어올랐다.
“허······. 더럽게들 많네.”
그 압도적인 광경에 에테리얼의 길드장이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럼에도 두려움은 느끼지 않았다.
‘뒤쪽에는 전세계에서 모인 일류 헌터들이 대기하고 있다. 해골 병사 따위는 아무리 많아도 우리 상대가 안된다.’
문제는 해골 병사가 끝이 아니라는 것.
쿠구구구구······!
언덕 하나가 통째로 부풀어 오르더니, 그 속에서 거인 하나가 몸을 일으켰다. 근처에 있던 해골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
그 크기는 20m가 넘었다.
“저 놈부터 없애라!”
에테리얼 길드장이 소리쳤다. 그의 스킬 중 하나인 ‘표적’이 발휘되며 길드원들의 집중 포화가 이어졌다.
쿵! 쿵! 쿵!
거인은 공격을 무시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폭격에 맞아 팔이 날아가고, 머리가 날아가도 개의치 않은 채 에테리얼 길드를 휩쓸었다.
콰아아앙—!
육중한 몸으로 걸어와 몸을 부딪히자, S급 헌터들이 그대로 하늘 위로 솟구쳤다.
“크아아악!”
“뭐, 이런 미친 놈이······!”
쿠구구구······!
거인은 한 체가 아니었다. 놈들은 헌터들을 둘러싼 땅 속에서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나타난 거인이 스무 개체가 넘는다.
“노, 놈들은 언데드다! 준비했던대로 신성 마법을 사용해라!”
“언데들은 수가 많아도 약점이 명확하다! 겁먹지마!”
그러나 마법도, 검도 심지어는 신성조차도 효과가 미미했다.
아니. 통했지만 의미가 없었다.
녀석들은 언데드.
신성력에 의해 무너져 내려도, 쓰러져도 몸을 끝까지 일으켜 헌터들을 덮쳐 오고 있었다.
덜그럭, 덜그럭!
이어서 해골 병사들이 진격해 왔다. 놈들은 악마 같은 눈두덩이를 빛내며 일제히 달려 오기 시작했다.
죽음의 물결이 헌터들을 향해 쏟아졌다. 셀 수 없이 많은 수의 해골 병사와 그 사이사이를 걸어 오는 언데드 거인.
하나의 해골병사만 놓고보자면 약하다지만, 이런 아비규환의 상황 속에서 놈들이 휘두르는 무기는 상당한 위협이었다.
“크으윽!”
“더럽게 많네!”
“진형을 유지해라!”
해골 병사들은 어느새 모든 길드를 포위하고 있었다. 이 대지에 보이는 모든 장소가 해골들로 가득했다.
“아직 괜찮아. 수가 많은 건 문제가 안된다!”
이곳에 모인 헌터들은 산전수전을 다 겪어 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
완전히 포위 당한 형국이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그들은 계속해서 눈 앞의 해골들을 베어냈다.
반면, 세계 1위 길드 넥스트.
그들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크하, 간만에 제대로 된 공략이네요!”
세계 헌터 랭킹 3위 마수살해자 맥.
그가 단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해골들 수십마리가 그대로 증발했다. 정신 없이 연격을 날리는 그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신난건 맥 뿐이 아니었다.
콰득, 콰드드득!
세계 1위 헌터 그렉스가 거인의 머리에 올라탔다. 강기가 실린 주먹이 거인의 머리를 강타하자, 거인이 그대로 쓰러지자 해골 병사의 파편이 튀어올랐다.
그렉스가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재밌는데?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SSS급 게이트지!”
“길드장 목소리가 너무 커!”
그렉스에게 지금까지의 게이트는 애들 장난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드디어 진심을 내볼만한 게이트가 나타났으니 신날 수밖에 없었다.
여유가 있는 미국의 넥스트 길드와 달리,
뒤쪽의 베이스 캠프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베이스를 지켜라!”
“저 놈들이 못 넘어오게 해!”
새까맣게 몰려 오는 해골 병사들.
놈들은 사방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각종 동물의 모습을 한 엘리트 언데드들까지.
콰드드득!
입을 쩍 벌린 언데드 드레이크가 땅과 함께 헌터를 집어 삼켰다. 애써 설치한 천막이 허무하게 부숴졌다.
그 뒤로 보이는 거인들과 바실리스크의 아종까지.
헌터들의 얼굴에 절망감이 서렸다.
공략에 참가하는 길드의 수준은 다양했다.
상대적 약소 길드도 대거 참가하는 공략이었으므로.
모두가 넥스트 길드 같을 수는 없었다.
“저, 저희 길드 좀 도와주세요!”
“지원 부탁드립니다! 베이스가······!”
베이스가 완전히 무너지면 출구와 통하는 게이트를 이용할 수 없다.
이지한의 미간이 좁혀졌다.
‘아직 출발도 못했는데 이 난리라니.’
열화 명계의 어느 장소도 안전한 곳은 없다.
이미 해골들이 베이스 기지 깊숙히 파고든 상황.
전력으로 막아내자니, 기지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 상황을 피해 없이 한 번에 정리하는 방법은······.’
이지한은 급하게 윤서현에게로 달려갔다.
“안 되겠네요. 준비했던 걸 꺼내죠.”
“벌써요?”
“네, 부패의 마족이 가지고 있는 패를 털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오케이, 알겠어요.”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짐과 동시에 윤서현이 사라졌다.
그녀가 다시 나타날 때는 혼자가 아니었다.
총 두 명의 여성과 함께 나타났다.
한 명은 은빛의 날개의 성녀 채아연.
“벌써 부를 줄은 몰랐는데. 절대 신성을 발휘하면 되는거죠?”
최후의 5인 중 하나였던 그녀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번 공략에는 채아연 혼자가 아니다.
그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적의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
일행의 시선이 다른 한 명의 여성에게로 향했다.
금발을 늘어뜨린 여성이었다.
그녀의 새하얀 정복이 분위기를 한층 성스럽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신성 마법계의 성녀 에리카.
이번 게이트 공략을 위해 차원을 넘어 모셔온 비밀병기였다.
“도움을 받았던 제가 이번에는 여러분을 도울 수 있게 되서 기뻐요.”
에리카가 싱긋 웃었다.
문명계의 성녀.
신성 마법계의 성녀.
두 성녀가 한 자리에 모였다.
거기에 더해 타재간파로 절대 신성을 소유한 이지한까지.
『 타재간파의 서를 발휘합니다. 』
『 특수 스킬 ‘절대 신성 Lv.12’를 발휘합니다. 』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지한의 신호를 시작으로.
세 명을 중심으로 강렬한 빛이 터져나왔다.
‘어디 한 번 막아봐라.’
언데드를 멸하는 성스러운 힘.
그 힘을 가진 사람이 세 명이나 있을 거라곤 부패의 마족도 가늠하지 못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