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227
227화 절대 구출 작전(3)
오르티마 영지.
그곳에 높이 솟은 황동색 성 하나.
성의 비밀스런 장소에 위치한 방에 오르티마 대공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스륵.
그가 고개를 숙이자 회색빛의 장발이 바닥에 닿았다.
“시공의 주인이자 인과의 여신이신 트레이아여. 대적자의 존재를 확인했나이다.”
그 대상은 우습게도 왕좌에 올려진 헝겊 인형이었다.
손 두 뼘 밖에 되지 않는 인형.
눈은 붉은 단추가 새하얀 털실은 머리카락을 대신하고 있었다.
“좋아, 좋아.”
단순한 장난감에 불과하지만,
헝겊 인형에선 형용할 수 없는 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유클레스의 작업은 얼마나 남았어?”
인형의 머리 뒷편에 자리 잡은 시계 모양의 고리 헤일로(Halo)가 그 증거였다.
헝겊 인형은 자리에서 자그마한 몸을 일으켰다.
“빨리 나도 본체로 현현하고 싶어. 이런 천쪼가리가 아니라~. 대적자를 죽이려면 그 방법밖에는 없단 말이야.”
“작업 진행 상황은 직접 확인하실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아이 참, 센스가 좋다니까.”
폴짝.
왕좌에서 뛰어 내린 인형은 오르티마 대공의 어깨에 올라탔다.
“여기입니다.”
달칵.
벽면에 설치 된 스위치를 건드리자, 방의 한쪽 벽면이 증기와 함께 열리기 시작했다.
열린 벽 너머로 회색빛의 칙칙한 공장이 나타났다.
쿠웅-! 쿠웅-!
증기와 조명으로 가득한 지하.
정확하게 구획이 나뉘어 있는 공장에선 습한 기운과 뜨거운 온도가 확 끼쳐왔다.
쾅! 쾅!
머리에 검은 띠를 쓴 작업자들은 쉴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도 누구하나 게으름 피우지 않는다.
– 작업반 교대 U-90C.
– 작업반 교대 U-90C.
황동색의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기계음에 작업자들이 일사불란하게 교대를 시작했다.
자재를 나르고 황동색의 부품을 찍어내며,
부품을 조립해 특수한 기계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자세히 보시죠.”
열린 벽면을 향해 대공이 발을 내딛었다.
바닥에서 나타난 금빛의 발판이 그를 태우고 허공 위로 날아 올랐다.
우웅—!
대공은 지하 공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소를 향해 이동했다.
공장은 섹터 별로 잘 구획되어 있었다.
동선과 제조 과정이 각 섹터 별로 치밀하게 설계 되어 있어 24시간 가동하면서도 정체되는 부분이 없었다.
한바퀴를 돌고나자,
헝겊 인형은 연신 박수를 치며 대공의 어깨를 굴렀다.
“아하하! 너 대단하구나. 내가 원하는 걸 이렇게까지 잘 만들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철판을 잘라내며 튀기는 스파크.
용광로의 열기와 제련된 철판.
그것들은 한데 모아 압도적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제작되고 있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부 트레이아께서 생명의 마족과 연결해주신 덕분입니다.”
“뭐얼, 별 거 아니지.”
“억지력 감쇠 장치의 완성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3일 안에 완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대해주시길.”
“그래, 그래. 기대할게!”
그 순간이었다.
털썩.
망치를 들고 작업을 하던 작업자 하나가 픽하고 쓰러졌다.
“괜찮나?!”
“U1043이 쓰러졌다!”
“우선 응급처치를······!”
주변에 있던 작업자들이 그를 향해 달려갔다.
대공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스으으—.
대공은 황금 발판을 조종해 쓰러진 작업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가 나타나자 작업자들이 일제히 숨을 삼켰다.
“허억. 대공님!”
“대, 대공님······.”
“작업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부디 용서를······!”
당황한 청년들이 빠르게 뒷걸음질 쳤다.
특이하게도 그들의 얼굴은 하나 같이 똑같았다.
금색 눈동자와 머리카락.
작업모를 쓰고 있음에도 그 잘생긴 외모는 가려지지 않고 있었다.
문제는 단순 쌍둥이라기엔 그 수가 너무나 많았다는 것.
그들의 머리에 둘러진 띠에서 붉은 경고 표시가 발광하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공포심에 질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바닥에 쓰러진 작업자만이 쓸쓸하게 몸을 떨고 있다.
스릉—!
오르티마 대공이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아귀에서 솟아오른 은빛의 액체가 검의 형상을 취했다.
“끄으윽······. 으윽······.”
꿈틀대기만 할 뿐 일어설 기미가 안 보이는 작업자.
서걱—!
대공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작업자를 베었다.
잘려나간 작업자의 머리가 바닥을 뒹굴었다.
“치워라.”
오르티마 대공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서 다시 발판 위에 올랐다.
근처의 작업자들이 하나둘씩 몰려 들었다.
대공은 발판을 밟고 다시금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
“······너무 쉽게 폐기하는 거 아니야? 괜찮겠어? 저래 보여도 유클레스잖아. 초기술마도계를 대표하는 천재 기계 공학자!”
헝겊 인형이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물었다.
대공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대체할 복제품이라면 썩어날 정도로 있으니까요. 빠르게 갈아치우는 게 효율이 좋습니다.”
그리말한 대공은 발판을 이동시켜 또 다른 구역으로 향했다.
칙칙했던 주변의 풍경이 바뀌어, 어느덧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황동색의 실험관이었다.
녹빛 액체에 잠긴 수 천의 실험체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 전부가 천재 기계 공학자 유클레스의 클론이자 복제품이었다.
그러했다.
이 공장의 모든 작업자는 유클레스로만 구성되어 있다.
모든 작업자는 유클레스의 클론.
천재들에 의해 돌아가는,
천재 기계공학자 본인들로만 구성된 공장이었다.
누구하나 지시 하지 않아도 이행하고,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며, 언제나 스스로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완벽한 공장이었다.
치이익—!
황금색 발판은 특정 구역에 도달하자 멈춰섰다.
“유클레스, 잘 있었나.”
대공이 쇠사슬에 묶인 노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
금발의 머리와 수염이 덥수룩하다.
오랜 시간 묶여 있어 꾀죄죄한 모습이었으나,
금이 간 안경 너머의 눈빛만큼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오르티마······. 내 답은 여전히 똑같다.”
노인이 입을 열었다.
“정신차려라, 오르티마. 이 끝은 파멸 뿐이다.”
천재 기계 공학자 유클레스.
그는 끝까지 자신의 친우였던 오르티마 대공을 설득하려고 했다.
대공은 코웃음을 쳤다.
“······위대하신 시공의 여신 트레이아의 뜻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오르티마 대공의 눈이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유클레스는 대공의 더할 나위 없던 친구였으나 어디까지나 과거의 이야기.
“그래, 그래. 유클레스. 너도 마음을 돌려! 대적자를 죽이는데 협력한다면, 네 제자들만큼은 살려줄 수 있다니까~!”
헝겊 인형은 좌우로 몸을 흔들며 재잘댔다.
퉷.
유클레스가 인형을 향해 침을 뱉었다.
“앗!”
“괜찮으십니까?”
대공이 손을 들어 유클레스의 침을 막았다. 손을 털어낸 대공이 미간을 좁혔다.
“무례하군······. 왜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그대라면 분명 이해해 줄거라 믿었거늘.”
대공이 씁쓸한 미소를 흘렸다.
유클레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항적인 태도였다.
“흐음······.”
인형은 턱을 괴고서 고개를 까닥였다.
“안 되겠네. 나는 설득엔 소질이 영 없는데······. 그러니까······.”
대공의 어깨에서 뛰어 내린 헝겊 인형이 유클레스를 향해 날아갔다.
“다시 한 번 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1000년 살고 오도록 해.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내 이름을 불러~.”
“트레이아. 무슨 짓을 해도······. 나는 네 놈에게 굴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래.”
토옥. 털썩.
헝겊 인형의 손이 닿자 유클레스가 실이 끊긴 인형처럼 고개를 떨궜다.
다시 허공으로 날아오른 헝겊 인형이 대공을 바라봤다.
“네 말 때문에 살려는 두는데······. 죽이는 게 더 편하지 않아?”
“유클레스도 조만간 여신님의 뜻을 알게 될 겁니다. 무엇보다 본체의 오리지널리티는 클론도 쉽게 뛰어넘을 수 없기에 죽이기엔 아깝습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지하의 진행 상황은 완벽했다.
이대로라면 기대하던 것들이 완성되기까지 머지 않았다.
대공은 트레이아의 인형과 함께 마지막으로 지하 공장 전역을 둘러봤다.
“역시 훌륭해.”
일대를 전부 확인한 인형이 미소와 함께 날아 올랐다.
“억지력 해방까지 앞으로 3일. 그때까지 전력으로 대적자를 막아내. 그 뒤엔 신세계가 찾아 올거야! 죽음도 생명도 없는 무한한 세계가.”
해맑게 말하는 헝겊 인형의 헤일로가 한층 짙어졌다.
‘다른 사도들은 몰라도 나는 달라.’
부패의 마족이 대적자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때.
사도들이 그를 충분히 제거할 수 있는 위협이라고 생각했을 때.
시공의 마족은 대적자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인과의 흐름에서 벗어난 이레귤러.
그 예측 불허한 존재는 마계왕의 특성과도 닮아 있다.
시공의 마족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래도 괜찮아. 나는 부패 마족의 실패를 예견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었으니까.’
천재 기계 공학자 유클레스의 클론들을 필두로 발명한 두 가지 장치.
억지력 개입 장치와 초월 병기.
이것들이 완성되기만 한다면, 아무리 대적자라고 해도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시공의 마족이 회심의 미소를 짓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앙——!
지축을 뒤흔드는 진동이 지하 공장을 뒤흔들었다.
기반 시설들이 무너지고, 애써 만든 초월 병기의 일부가 반파되어 떨어져 내렸다.
“어······?”
– 오르티마 영지에 강력한 레이저 포격을 감지
– 비상 대응 체재(U-EM3)을 가동합니다.
“대적자······?”
조금도 예상치 못한 습격이었다.
진동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무슨······.”
손목의 시계를 확인한 대공의 얼굴이 굳어졌다.
“황혼의 장막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무기를······. 분명 제자들의 수중에는 이만한 출력을 내는 무기가 없을텐데.”
위이잉——!
지하 공장 전체에 붉은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쿠구궁!
천장이 무너져 내리고, 벽면이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지금까지 몰래 쌓아 온 결과물이 전부 엉망진창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 광경을 멍하니 보고 있던 트레이아가 소리쳤다.
“아아—! 짜증나네! 나보다 빠른 건 말이 안되잖아! 내가 뭘 할지 알고 있다는 거야?”
“여신이시여. 권능을 하사해주십시오.”
“되겠어?”
“하, 하지만 유클레스를 가둔 것과 같은 권능이라면 시설의 복구도······.”
“정신을 천 년 가두는 거랑 진짜 공간 자체를 되돌리는 게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멍청아! 아니면 나보고 그만한 손해를 감수하란 의미?”
헝겊 인형의 후광이 그녀의 분노를 나타내는 듯 붉은색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트레이아의 본체는 마계에 있다.
당장 초기술마도계에 개입하려면 막대한 양의 마기를 소모해야만 했다.
“그래도 지하의 모든 방어시설을 뚫고 오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네가 대적자에 대한 소문을 못 들어서 그래! 인간 하나가 마계를 재앙에 빠뜨리고 있다니까? 우선은 유클레스를 인질로 잡고 버텨.”
“알겠습니다.”
이렇게 다 날려 먹을 수는 없었다.
“곧 돌아올테니 버티고 있어!”
* * *
쿠구구구······!
레이저의 위력은 확실했다.
무너져 내린 채 연기를 피워 올리는 오르티마 대공의 성.
한바탕 전쟁이라도 겪은 모습이었다.
고작 레이저포 단 한 번의 위력이 이만큼이었다.
김건이 개조한 아이템은 성장형이 되고.
그 레벨을 내 무재조정으로 최대치까지 올린다.
유클레스의 본래 발명품 못지 않은 파괴력이었다.
“믿기지가 않네······. 보호막 뿐만 아니라 오르티마 대공의 성이 반파 됐어.”
“괘, 괜찮은 겁니까? 유클레스가 혹시라도 다쳤으면.”
“아마도. 스승님은 지하에 있어.”
인과조율장치를 확인하는 카렌.
나는 일행들과 함께 바깥으로 나왔다.
“이쪽은 준비 끝났습니다.”
“구출 작전 개시야!”
“사, 사부님. 정말로 뛰어내리나요? 이건 너무 높은······.”
응, 당연하지.
“으아아—!”
나는 주춤하는 엘리스를 밀어주고서 비행선 아래로 뛰어 내렸다.
『 동료 윤서현이 ‘공간이동 Lv.10’을 발휘합니다. 』
공간이 일렁이며 우리의 위치가 바뀌었다.
여전히 하늘 위다.
그 아래로 오르티마의 영지가 자그맣게 보인다.
영지를 향해 우리는 자유 낙하했다.
– 비행선 로스트 세이비어에서 계속해서 지원하겠습니다.
– 지한님, 저도 있습니다!
귀에 찬 황동색 이어폰에서 김건과 카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비행선에서 우리를 보조하기로 했다.
– 오르티마 영지의 격납고에서 전투기 3대 출격합니다!
– 로스트 세이비어의 위치가 탐지되었습니다!
– 미친, 완성품이잖아?! 우리한테도 없는 게 왜······!
영지의 한켠에서 세 줄기의 푸른 섬광이 하늘로 쏘아졌다. 그 섬광의 머리 부분에는 황동색의 전투기 세 대가 보인다.
전투기들은 우리를 무시하고 창공으로 날아 올랐다.
놈들의 목표는 우리가 아니다.
하늘을 나는 비행성 로스트 세이비어였다.
– 너무 빨라요! 이쪽에서는 견제가 안돼요!”
“괜찮습니다. 요격하겠습니다.”
『 특수 레어 스킬 ‘체인지 웨펀 Lv.12’을 발휘합니다. 』
『 항마의 활을 장비합니다. 』
나는 낙하하면서 활에 화살을 매겼다.
그 화살이란 다름 아닌 창이다.
고블린의 재보에 들어 있는 수많은 레전더리급 아이템 중 하나.
그걸 활 위에 매겼다.
『 유니크 스킬 ‘웨펀 마스터 Lv.12’를 발휘합니다. 』
웨펀마스터 덕에 나는 모든 스킬을 모든 무기에 적용 시킬 수 있으므로.
샤아아—!
내 창을 매긴 활 위로 강렬한 빛이 치솟았다.
찬란한 광휘가 내 주위로 번져나갔다.
나는 가볍게 손을 놓았다.
파아앙—!
『 아이템에 의해 해당 스킬의 레벨과 등급이 상승합니다. 』
『 유니크 스킬 ‘요행 : 따라가는 화살 Lv.14’를 발휘합니다. 』
황동색의 전투기를 노리고 쏘아진 창.
창은 푸른 기류를 내뿜으며 전투기를 향해 날아갔다.
슈우우!
그러나 전투기의 속도를 따라잡기엔 한참 느리다.
그럼에도 괜찮다.
따라가는 화살은 그 최상위 마족도 사로잡은 스킬이니까.
『 화살이 공간을 도약합니다. 』
일순 시야에서 사라진 화살.
그것은 잠시 뒤 전투기의 앞부분에서 나타났다.
콰아아앙—!
창은 그대로 전투기를 박살내며 관통했다.
공중에서 거대한 폭발과 함께 전투기의 잔해가 터져나왔다.
한 대.
쏘아진 창은 추진력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푸른 빛의 꼬리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허공을 나아갔다.
두 대, 세 대.
콰아아앙—!
전투기 모두를 연달아 관통하고나서야 그 힘은 사그라들었다.
– 괴, 굉장해요! 지한님. 진짜 엄청나네요!
“스승님, 어마무시하네요.
“여기요, 지한씨.”
윤서현이 스킬로 회수한 창을 다시 내게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어느새 지면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낙하하는 동안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무수한 레이저와 마탄들은 윤서현의 공간 왜곡에 의해 깔끔하게 방어되었다.
턱.
안전하게 착지했다.
이곳은 무너진 성의 내부.
사람들은 없고 호화스런 가구들이 난장판으로 어질러져 있다.
신태양이 가볍게 전체적인 상황을 브리핑 했다.
“내려오면서 적의 파악도 전부 끝났습니다. 수가 많기는 한데. 괜찮을 것 같습니다.”
치이익—!
증기를 내뿜으며 우리의 주위로 몰려드는 전투 인형들.
그 수가 눈대중으로봐도 백 여기가 넘는다.
– 전부 지금까지 발표된 적 없는 모델이에요. 스승님의 발명품 중에서도 최상급. 출력은 SSS급 이상······. 말도 안돼······.
제자들도 모르는 발명품이라 이건가.
“······성 내부에도 황혼의 장막이 가동되고 있어요. 지하를 완전히 틀어막고 있어요.”
침착하게 주변을 살핀 윤서현이 상황을 전달했다.
나는 빠르게 상황 판단을 내렸다.
“잠시 후퇴하죠. 전투기들을 견제하다가, 레이저를 몇 발 더 먹이죠.”
“오.”
힘들게 직접 싸울 필요는 없다.
압도적인 승리를 쟁취하면 될 뿐.
윤서현의 공간이동으로 뒤로 물러나려는 찰나.
“멈춰라!”
부서진 성 안,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회색의 장발을 기른 남성이 나타났다. 고급스런 옷을 걸친 그는 누가봐도 귀족이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유클레스를 죽이겠다!”
그는 금발의 노인을 칼로 위협한 채 나타났다.
– 저 자가 오르티마 대공이에요! 그리고 잡혀 있는 사람은 스승님이에요.
이어폰 너머로 카렌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공은 차가운 목소리로 우리를 향해 소리쳤다.
“인질을 잡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만. 어쩔 수 없지.”
“······.”
정말인가.
유클레스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대공은 친절하게 유클레스를 인질로 잡고 나타났다.
나는 가볍게 주변을 살폈다.
유클레스의 병기들로 인해 완전히 포위된 상황.
거기에 더해 유클레스는 인질로 잡혀 있다.
의식을 잃은 상태인건지 축 늘어져 있었다.
여기서 내릴 판단은 한가지 밖에 없다.
“그래, 그러던가.”
나는 태연하게 말했다.
– 뭐? 그게 무슨 소리에요?!
“······?”
카렌의 당황스런 목소리와 대공의 눈에 스쳐지나가는 당혹의 눈빛.
『 동료 진세아가 ‘절대 완전 은신 Lv.10’을 해제 합니다. 』
아무것도 없던 뒤쪽에서 진세아가 나타난 건 그와 동시였다.
죽일 수 있다면 죽여라.
단,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