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235
235화 복구 아이템 쟁탈전(2)
초기술마도계, 아틀레스 숲.
넓게 펼쳐진 숲 내부와 외곽에는 총 1만 명의 병사들이 주둔하고 있었다.
이들은 황제 직속 근위대로 마공학 장비를 두른 정예군이었다.
“이야, 도대체 어떤 미친 놈이 오르티마 대공의 영지를 습격해?”
망원 장치로 숲 너머를 살피던 병사가 감탄 아닌 감탄을 했다.
이미 초기술마도계 전역에 대공의 영지가 공격 당했단 이야기가 퍼져 있었다.
“유클레스의 제자들이 반란군을 결성했다는 소문이 파다해. ”
“그 놈들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파견 나온 거 아니냐.”
나무에 등을 기댄 동료 병사들이 한숨과 함께 답했다.
“한때는 이 세계의 미래라 칭송받던 유클레스의 제자들이 그렇게까지 타락했다니. 참.”
병사들 중 하나가 슬쩍 뒤를 돌아봤다.
오르티마 대공의 천막에서 남자 두 명이 나왔다.
문명계에서 온 김상욱과 김민수였다.
주변을 두리번거린 두 사람은 던전이 있는 장소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근데, 저 사람들은 뭐야? 호위 대상이라던데. 황족은 아닌 것 같고.”
“오르티마 대공의 최측근이라던데······.”
“다들 집중해, 언제 적이 쳐들어 올지 모른다.”
한 병사의 진지한 말에 다른 병사가 웃음을 터트렸다.
“이봐, 아무리 반란군이라고 해도 여기 쳐들어 오는 건 불가능해. 저길 봐.”
병사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에 있는 나무가 크게 흔들렸다.
숲에 숨어 있던 새들이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쿠웅—! 치익!
높게 솟은 나무들을 지나치며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거대한 요새였다.
이곳 숲 중앙에서 멀리 있음에도 그 거대한 크기와 위용은 숨길 수 없었다.
기동요새 오르간트.
오르티마 대공의 영지를 수호하던 전략 병기를 이곳까지 가져왔다.
“저게 여기에 있는데, 놈들이 쳐들어 오는 건 말도 안되지. 반란군도 미치지 않고서야 여기로 뛰어들겠어?”
“그럼, 그럼. 그리고 우리 정예병도 놈들에게 당할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아.”
그리 말하는 병사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대공의 영지를 지키는 건, 전부 유클레스의 기계들이었다.
끽해봤자 300대를 넘지 않는 전투 기계들.
그들과 1만의 정예병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글쎄, 메디아 숲 전체가 증발했다는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들었거든. 그 말이 사실이면 반란군에게 수준 높은 병기가 있다는 건데.”
“크하하! 이 새끼 망상이 심하구만?”
다른 병사들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묵묵히 마공학 머스킷의 총열을 닦았다.
만약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여기 모인 정예병 모두가 몰살 당할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하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듯 했다.
“뭐, 뭐야. 방금 나 날아다니는 헝겊을 봤는데?”
병사 중 하나가 소리쳤다.
“야, 개소리 하지말고 앉아!”
“이 새끼는 갑자기 왜 그래?”
“아, 아니 진짜 봤는데······.”
병사가 목격한 것은 트레이아의 인형이었다.
그을음과 터져나간 실밥, 걸레나 다름 없게 된 분신이었다.
꼬질꼬질해진 헝겊 인형은 숲을 가로질러 오르티마의 천막으로 향했다.
“오셨습니까. 병사들은 어떠셨습니까?”
금색 장식으로 치장된 천막 내부.
오르티마 대공과 2황자가 트레이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쓰레기, 쓰레기. 인질로서의 가치는 있지만 딱 거기까지야. 뭐, 그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봐야겠지. 적어도 대적자가 여기다가 대초월체용 병기를 갈기지는 않을테니까.”
트레이아의 헝겊 인형은 짜증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전에 있었던 여유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괜히 대적자를 잘못 건드려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분신과의 연결이 단절되었다.
이 연결을 다시 잇는데만 이틀이란 시간이 걸렸다.
‘마계왕께서 직접 명하셨어. 대적자를 이곳 초기술마도계에서 반드시 막으라고.’
대적자가 초기술마도계의 기술을 거머쥔 채 문명계로 돌아간다면.
문명계 침략 작전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미 안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마당에······.’
다행히 대적자는 사도인 자신을 노리고 있다.
그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숨겨둔 수도 하나 있으니까.’
문명계의 김민수와 김상욱.
본래 문명계 자체는 트레이아의 관할이 아니다.
만약을 대비해 깔아둔 포석이 좋게 작용했다.
본래는 둘을 먼저 보내 던전의 아이템을 가져오게 할 셈이었건만.
‘대적자의 행동이 너무 빨라. 내 인과 예측보다 몇 발자국은 앞서 있어.’
그러니, 더더욱 여기서 막아야했다.
대적자의 손에 신화급 아이템이 들어가는 순간.
승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될테니.
“둘 다 밖으로 나와.”
“예, 알겠습니다.”
트레이아의 인형이 날아 올랐다.
등 뒤에 솟아난 후광을 붉게 빛내며 천막의 바깥으로 나왔다.
뒤이어 따라 나오는 오르티마와 2황자.
‘이렇게 된 거 한 발자국 먼저 치고 나간다.’
대적자를 앞서려면 그 수밖에 없었다.
아직 낮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 정도라면 충분히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잘 봐, 너희들이 믿고 따르는 시공의 여신 트레이아의 권능을.”
『 사도 트레이아가 시간과 공간의 권능을 사용합니다. 』
헝겊 인형의 주변으로 새하얀 빛무리가 맺혔다.
“권능 말씀이십니까?”
“잘 봐라. 2황자. 이것이 트레이아께서 소유하신 힘.”
트레이아의 후광이 더욱 밝아짐과 동시에.
하늘에 떠오른 태양의 위치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별과 행성.
행성의 위치가, 그녀의 권능에 의해 뒤바뀌고 있었다.
대낮처럼 밝았던 푸른 하늘 위로 붉은 노을이 뻗어나간다.
대지의 너머로 태양이 모습을 감춘다.
시간을 빠르게 돌린 것처럼, 하늘이 점차 어둠에 잠식 되어간다.
태양의 빈자리를 메꾸는 것은 만월(滿月).
해가 저문 밤하늘에 둥그런 달이 떠올랐다.
“이, 이게 뭔······.”
“내, 내가 제대로 보고 있는 게 맞나?”
“빨리 위에 보고해. 다, 달이 떴다고······.”
넋을 놓고 바라보던 병사들 술렁이기 시작했다.
권능의 발현을 바라보던 오르티마 대공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2황자도 멍하니 이 변화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제 하늘 위에 떠오른 것은 태양이 아닌 새하얀 보름달이다.
파직, 파지직!
어느새 억지력의 스파크가 트레이아의 헝겊 인형을 뒤덮고 있었다.
파앙—!
그러나 트레이아는 손짓 한 번으로 억지력을 털어냈다.
억지력에 대한 대가로 본체는 6%에 달하는 마기를 소모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 정도 변수를 만들지 않으면 대적자를 상대할 수 없다.
“던전을 공략하는 동안 대적자를 막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형의 눈에 붉은 안광이 맺혔다.
오르티마 대공과 2황자가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확신할 수 있었다.
대적자라는 적이 아무리 강대할지라도.
그녀에게 대적할 수는 없으리라고.
* * *
트레이아의 권능이 낮과 밤을 바꿨다.
그 사실은 지휘 계통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순식간에 병사들의 혼란도 가라앉았다.
오히려 그들의 사기를 진작 시켰다.
“황제가 숨기고 있던 비밀 병기라고?”
“이제 초기술마도계가 시간까지 자유롭게 다루는 기술력을 손에 넣었다는 거 아니야.”
그러나 그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들이 황제가 가진 기술에 대해 열띈 찬사를 이어가려는 찰나.
“자, 잠깐······. 저거 뭔가 이상하지 않아? 왜 이쪽으로 오는······.”
숲을 순찰하던 배회하던 기동요새 오르간트가 갑자기 예정된 루트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우웅—!
숲의 거대한 나무들을 쓰러뜨리며 전진하는 오르간트.
콰앙! 콰앙!
심지어는 포에서 불까지 뿜어냈다. 숲을 쑥대 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기동요새가 명백한 적의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었다.
이 자리에 모인 병사들은 최상위 전투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정예병.
피해는 없는거나 마찬가지였지만, 전열 자체가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다들 피해! 이게 뭔······.”
“지휘관과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오르간트가 반란군에게 점령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신없이 도망치는 정예군들.
그들의 등에 맨 기동장치가 푸른 불꽃을 연신 내뿜었다.
“도망쳐! 일단 후퇴해라!”
“상황을 보고하고 후퇴해!”
오르간트의 내부도 상황을 알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다급한 병사들의 보고가 이어졌다.
“기동요새가 제어를 잃고 폭주하고 있습니다!”
“뭐? 그게 뭔 소리인가? 지휘부는 어디에······.”
“무전이 닿지 않습니다. 반란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큭, 비켜라. 내가 직접 확인하겠다!”
오르간트의 간부 하나가 병사들을 밀쳐내며 지휘실로 향했다. 오르간트가 비정상적으로 휘청이는 탓에 자세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침입한 흔적은 없다.’
적의 침입을 확인하는 탐지 마법이 오르간트 전체에 걸려 있었다.
인가되지 않은 인원은 들어오는 것만으로 사이렌이 울리게 된다.
문제는 그러한 낌새 자체가 없었다는 것.
특히 지휘실은 엄중한 보안절차에 의해 지켜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란 말인가.
‘유클레스가 만든 요새이니 오작동이 일어날리도 없고. 윗대가리들은 뭐하고 있는거야?’
간부는 통로를 따라 오르간트의 지휘실로 이동했다.
지문과 마력으로 신원 인증을 마치자 지휘실의 문이 열렸다.
‘뭐, 뭐야?’
내부를 확인하는 간부는 굳어질 수 밖에 없었다.
지휘실에 존재하는 상급자와 간부들이 전부 기절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시선이 다급하게 제어장치를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뻐억!
간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거 진짜 효과 좋네.”
아무것도 없던 장소에서 모습을 드러낸 진세아가 감탄했다.
진세아는 간부를 쓰러뜨린 손날을 로브 안으로 거둬들였다.
공격을 할 때까지도 간부는 진세아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모두 전용 아티팩트 덕이었다.
『 유클레스제(製) 절대 은둔자의 로브(유일) Lv.153 』
– 분류 : 전용 아티팩트 (해당 아이템은 ‘진세아’만 착용할 수 있습니다.)
– 효과 : 민첩 스탯 1.5(+1.53)배, 은신 이후 첫 데미지 증가 300%(+306%)
– 특수 효과 : 은신 계열 스킬의 등급을 한 단계 상승 시킵니다. 등급이 최대치라면 스킬의 격과 위력을 지대하게 상승 시킵니다.
– 아이템 레벨이 최대에 도달하면 새로운 기능이 해금됩니다.
‘설명만 봐도 뭔가 엄청 길어!’
김건과 유클레스의 합작인 전용 아티팩트.
그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기존의 효과도 보통이 아닌데, 거기에 김건의 아이템 레벨이 붙으면서 효과가 증대되었다.
아티팩트의 능력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민첩 스탯을 3배, 은신 이후 첫 데미지 606%.
은신 스킬의 격과 위력이 지대하게 상승.
아직 아이템이 최대 레벨에 오르지 않았음에도 이만한 성능이었다.
스륵.
진세아가 벗었던 로브를 다시 머리에 썼다.
이 아이템은 각종 능력치 보너스에 더불어 절대 은신의 단계를 한 단계 높여주는 효과가 적용된다.
『 레전더리 스킬 ‘신공(神功) : 초절 은신 Lv.10’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
본래 공격을 할 때만큼은 은신의 효과가 풀리게 됐었지만, 더 이상 그런 패널티에 구애 받지 않아도 된다.
‘장난 아니네, 이거.’
기동요새를 훔치고 싶다. 그리 말하긴 했었지만, 오르간트를 이렇게 손쉽게 접수할 줄은 몰랐다.
더 이상 방해는 없을 것 같았다.
진세아는 제어 장치의 앞에 섰다.
간부가 오기 전에 직접 조종해보려고 했는데 버튼이 너무 많아서 잘 안됐다.
‘어쩔 수 없지. 내 방식은 따로 있으니까.’
스윽.
진세아가 제어 장치에 손을 올렸다.
세이비어의 함장이었던 미래의 자신을 떠올리며.
『 레전더리 스킬 ‘절대 강탈 Lv.10’을 발휘합니다. 』
『 기동요새 오르간트의 제어권을 강탈합니다. 』
강렬한 빛과 함께 진세아가 오르간트를 소유하게 되었다.
쿠구구구—! 콰아앙!
별안간 오르간트가 크게 흔들렸다.
“우악!”
바깥에서 폭격을 맞았다.
기동요새를 빼앗기고도 가만히 있을 정예군단이 아니었다.
지휘실의 모니터를 통해 바깥의 풍경이 보였다.
숲의 나무를 통째로 밀어 버리며 전진하는 전차 군단.
기동요새에 존재하는 함포들을 사용하면 밀어 버리는 건 어렵지 않을 듯 했으나.
– 우리는 초기술마도계와 전쟁을 하러 온 게 아니야. 그러니, 목숨을 위협 받는 상황이 아니라면 최대한 인명 피해는 피해라.
오빠는 그리 말했다.
콰앙! 콰앙!
정예군의 전차에서 응축된 마공학 탄환이 기동요새를 두드렸다.
‘어, 어쩌지?’
진세아가 고민하는 찰나, 귓가에 끼고 있던 황동색 이어폰에서 지시가 내려왔다.
– 김건입니다! 무인 전차에요, 파괴하고 전진하죠! 적들의 병기가 있는 장소는 전부 파악해 놨습니다.
김건의 서포트였다.
그제서야 진세아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하! 오케이, 그러면 마음 놓고 공격할게요!”
기이잉—! 쿠우웅!
진세아의 의지에 따라 전진하기 시작하는 기동요새.
요새에 달린 수 백개의 함포가 쉴새 없이 불을 뿜으며 탄환을 쏟아냈다.
콰앙, 콰아앙!
눈에 보이는 전차들을 모조리 작살 내며 나아가는 오르간트.
압도적인 위력에 병사들이 우왕좌왕하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다 덤벼!”
제어장치에 손을 올린 진세아가 소리쳤다.
* * *
“오르간트를 뺏겼다고? 폭격을 퍼부으면 되잖아!”
트레이아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제작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다지만 알게 뭔가.
대적자의 일행 중 하나의 짓이 분명한데.
변수는 하나라도 줄여야 했다.
“그래, 여신님의 말씀대로 해라.”
“그, 그러면 내부의 인원들은······.”
지휘관이 오르티마 대공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대공은 논할 가치도 없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자네는 반란군에 가담한 자들을 살려두겠다는 건가?”
“아, 아닙니다. 명하신대로 하겠습니다.”
부리나케 천막을 벗어나는 지휘관.
“대적자, 대적자의 위치는 어디지?”
억지력의 스파크가 연신 트레이아의 인형 주위로 번쩍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대적자의 위치를 찾으려고 했다.
무슨 짓을 벌일지 항상 경계해야 했다.
그때였다.
또다른 지휘관이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지휘관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급히 보고 드릴 게 있습니다! 서쪽 지역에서 거대한 해일이 관측되었습니다.”
그 말에 2황자가 어이 없다는 듯 웃었다.
“해일이라니 무슨 소린가. 여긴 숲이잖느냐. 무슨······.”
“잠깐, 자세히 말해보게. 해일이라고?”
심각한 표정을 지은 오르티마 대공이 지휘관에게 물어봤다.
지휘관은 동요하는 와중에도 자신이 본 것을 보고했다.
“은빛 해일이 서쪽의 숲을 집어 삼키며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