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39
39화 드래곤 슬레이어(4)
화르륵!
새빨간 불덩이가 도망치는 진세아를 노리고 날아왔다. 나는 그 방향을 향해 반사적으로 달려들었다.
『 스킬 ‘체인지 웨펀 Lv.10’을 발휘합니다. 』
『 교체한 무기에 미약한 마력이 깃듭니다. 』
검 끝에서 푸른 마력이 옅게 타오른다. 마력을 담은 영혼포식자를 그대로 휘둘러 불덩이를 튕겨냈다.
콰앙!
흙바닥이 치솟아오르며 먼지를 일으켰다. 큰 구덩이 하나가 생겼다. 아예 죽이려고 작정하고 던진 공격이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위험하잖아요!”
김강민이 소리쳤다. 그러나 그 외침은 최유정에게 닿지 않는다.
“어머, 그러게요. 차라리 죽어버리지.”
최유정의 눈에는 광기가 맺혀 있었다.
그 광기는 수많은 헌터를 집어 삼키고, 그녀의 목숨이 끊어지고나서야 사그라든다. 최유정이 빌런 중에서도 악질인 이유다.
저 사람은 국내 최대 빌런 조직 환령의 간부들도 손사레를 치는 미친 인간이다.
그녀가 죽인 일반인의 수가 가뿐히 세 자리수를 넘기니.
“대체 갑자기 왜 이러는겁니까?”
상황을 모르는 김강민만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진세아가 손가락으로 최유정을 가리키며 분노했다.
“저 미친 여자가 날 죽이려고 했어요!”
그렇게 말하는 진세아의 손에는 아까 최유정이 쓰던 지팡이랑 목걸이가 들려있다. 나는 진세아에게 물었다.
“두르고 있는 건 뭐야.”
“정당방위죠.”
“잘했다.”
진심이었다. 진세아는 평소에 강탈 스킬을 숨기고 있다. 그런 스킬을 쓸 정도면 상당히 위험했단 의미.
게다가 저 빌런의 주무기를 빼앗았으니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쿠웅!
다른 나무들과 비교해 확연히 큰 키를 가진 엔트가 최유정의 뒤로 나타났다. 어두운 색을 지닌 엔트.
보스였다.
“운이 없군. 이런 때에 보스까지······.”
김강민이 초조한듯 중얼거렸다. 근데, 잘못봤다. 운이 없는 게 아니다. 저 보스는 최유정이 불러낸 거니까.
그녀는 보스의 손 위로 올라탔다.
“보스가 왜······.”
“최유정의 능력은 정령 조종입니다. 엔트도 나무 정령이니까요.”
“그러면 아까 엔트들이 전부 몰려왔던 것도······?”
내 설명을 들은 김강민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렇겠죠.”
내색은 안했지만 나도 놀라긴 마찬가지다.
‘빌런 치고 능력이 심하게 좋기는 하다.’
정령이라곤 해도 마수는 마수. 그걸 다루는 건 어렵다.
심지어 보스까지 자유자재로 다루는 건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다. 적어도 C등급 헌터가 할만한 일은 아니다.
『 스킬 ‘간파 Lv.11’을 발휘합니다. 』
『 스킬 ‘인지 Lv.11’을 발휘합니다. 』
나는 최유정을 자세히 바라봤다. 보랏빛 기운이 희미하게 넘실거린다. 익숙하면서도 한없이 불쾌한 그 느낌.
‘마기인가.’
마기는 마족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게이트 내의 마수들도 그 영향을 받듯이 인간임에도 마기를 소유하고 다루는 자들이 있다.
‘빌런과 마기라.’
빌런이 될만한 자들한테 의도적으로 마기를 불어넣었단 이야기를 알고 있다. 소문으로 들었을 뿐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시대에 빌런들이 활개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
‘일단 최유정이 마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건 확실해.’
차라리 잘됐다. 그녀는 꼭 처리해둬야 할 악인. 먼저 본모습을 드러내준 게 차라리 낫다.
콰앙!
옆에서 달려 온 엔트가 김강민에게 부딪혔다. 그가 대검으로 막아냈지만, 나무의 체중 자체를 버텨낼 순 없었다.
김강민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엔트 정령이 날카로운 가지를 들어 내리찍었다. 자칫하면 치명상이 될 수도 있었다.
“대검 아저씨!”
카앙!
진세아가 뛰쳐나간 가지를 막아냈다.
야, 아저씨는 너무 하잖아. 그래도 이십대 후반일텐데.
“그래, 차라리 전부 죽어버려!”
돕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엔트들이 내 주변으로 포위망을 형성했다. 거기에 더해 최유정의 소환한 바람정령이 에어커터를 쉴 새 없이 날리고 있었다.
막아내고, 피해내고 정신이 없다.
“특히 너······. 꼴도 보기 싫은 새끼. 넌 각오하는 게 좋을거야.”
최유정이 나를 바라보며 윽박질렀다. 아이템은 진세아한테 빼앗겨 놓고 왜 나한테 화풀이를 한단 말인가.
나는 왼편에 있는 엔트 한 마리의 몸통에 도끼를 꽂아넣었다.
『 스킬 ‘벌목 Lv.11’을 발휘합니다. 』
콰드득!
그대로 몸통이 쪼개지며 길이 생겨났다. 반으로 나뉜 몸통을 밟고 포위망을 빠져나갔다.
“어딜 도망가려고!”
최유정의 독기 서린 외침.
엔트 세 마리가 일시에 나뭇가지를 뻗어왔다.
마력으로 날카롭게 벼려낸 가지다.
“도망은 무슨.”
나는 다시 놈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카가각! 카각!
내 몸 근처에 닿는 나뭇가지들에게서 푸른 불꽃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상처로 이어질 기미는 없다.
지금 내 방어력은 어지간해서는 뚫을 수가 없거든.
나는 편하게 도끼를 휘둘렀다.
쩌억! 쩌억! 쩌억!
썩은 나무를 뜯어내듯 가볍게 엔트 세 마리를 눕혔다. 그 모습이 꽤 인상 깊었는지 엔트들이 최유정의 명령을 무시하고 주춤거리기까지 한다.
나는 최유정을 바라봤다. 어느새 말이 없어져 있었다.
“이제부턴 정당 방위입니다.”
콰앙!
다시금 엔트 한 마리가 바닥에 누웠다. 내 주변에 벌목해야 할 나무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 * *
“정당방위? 건방지게 어딜······.”
음습한 마기가 최유정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 피부에 보랏빛 핏줄이 돋아나고 눈가에 붉은 빛이 맺히기 시작한다.
전형적인 광폭화의 증상이었다.
마기의 영향을 받은 존재가 도달하게 되는 종착점. 미래의 많은 마수들이 저런 모습이었다.
파아아!
그녀의 주변으로 두 마리의 정령이 동시에 소환되었다. 불덩이와 날카로운 바람 칼날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쏘아졌다.
‘저건 맞으면 안 되겠는데.’
마법이 사그라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였다.
“저건 제가 막아보겠습니다.”
드래곤 슬레이어 김강민이 앞으로 나왔다.
“네?”
지금까지 죽만 쓰고 있어서 만류하려고 했지만, 말릴 새도 없이 뛰쳐나갔다. 김강민의 대검에 한가득 담긴 마력이 화염 폭풍과 격돌했다.
콰아앙!
바람 칼날과, 불꽃이 김강민의 몸을 세차게 두드렸다. 김강민은 멈추지 않고 미친 사람처럼 검을 휘둘렀다.
“크아아아!”
파앙!
김강민의 기합과 함께 마법이 일시에 사그라들었다.
‘그래, 이게 드래곤 슬레이어지.’
김강민의 특성 중 하나인 ‘마법 저항’이었다. 드래곤들의 각종 브레스를 견디며 싸울 수 있었던 이유기도 했다.
‘좋았어.’
그가 어그로를 끌어 준 덕분에, 나는 단숨에 최유정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다크 엔트 위에 올라탄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정령 마법 몇 개가 나를 향해 날아왔지만 전부 일자베기로 베어냈다.
“이, 이 미친!”
최유정의 손짓을 따라 다크 엔트가 손을 내질렀다.
콰앙!
의미 없는 공격이었다. 보법으로 피한 뒤 도끼로 다크 엔트의 손을 내리쳤다. 깊게 패이기는 했지만 그 뿐이다.
심하게 단단하다. 일반 공격으론 안 되겠다.
나는 재빨리 손 위에 올라탔다. 공략법은 이전에 만났던 골렘보다는 간단할 것 같다.
– 역(逆) 일자베기
바닥에 꽂은 영혼 포식자를 그대로 끌고 위로 올라갔다. 길쭉한 선이 다크 엔트의 몸에 새겨졌다.
크어어어!
다크 엔트는 고통스러운 듯 거체를 비틀었다. 그 흔들림 속에서도 최유정은 정령 마법을 난사해대고 있었다.
“죽어, 죽어!”
바람 칼날과 불덩이가 번갈아 날아왔다.
나는 엔트를 차고 뛰어 올랐다.
콰아앙!
빗나간 마법이 다크 엔트의 몸을 타격했다. 그 고통에 다크 엔트의 몸이 심하게 기울었다.
“으아악!”
최유정 또한 무게중심을 잃고 휘청였다.
『 스킬 ‘체인지 웨펀 Lv.10’을 발휘합니다. 』
어느덧 내 오른손에는 창이 들려 있다. 공중에서 최유정을 조준한 뒤, 힘을 실어 그대로 던져냈다.
“막아, 막으라고!”
그녀의 말에 바람의 정령이 앞으로 나왔다. 마력이 담긴 창을 그대로 맞은 정령은 그대로 산화했다.
‘이런.’
정령을 하나 없애긴 했지만, 힘 없이 떨어지는 창.
나는 바닥에 착지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화염 세례가 덮쳐온다.
퍼버버벙!
“그래, 그거야!”
화염 덩어리들은 나를 직격했다. 내 주변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정령 마법은 일반 마법보다 위력이 강하다. 거기에 마기가 섞였으니, 제대로 맞았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그런 계산이었을 거다.
최유정의 입가에 승리의 미소가 맺히는 그 순간.
나는 멀쩡한 모습으로 자세를 잡았다.
“뭐, 뭐야? 어떻게?”
『 무패의 반지 : 100레벨 추가 능력 ‘방어막 Lv.10’을 발휘합니다. 』
『 적의 공격을 무시합니다. 』
뭐긴, 템빨이지.
방어막 덕분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볍게 받아낼 수 있었다. 공격을 받아냈으니, 이제 내차례다. 회수 스킬을 발동해 창을 내 손으로 가져왔다.
스윽!
나는 경악하는 최유정을 향해 오른손의 창을 조준했다. 아까와는 달랐다. 왼손에 도끼를 들고 있었으니까.
『 정령 파괴자 : 100레벨 추가 능력 ‘근력 레벨 추가’를 발휘합니다. 』
『 해당 아이템 착용시 근력 Lv.1이 추가됩니다. 』
여기에 붙은 추가 능력은 차원이 다르다. 무려 근력의 레벨을 한단계 올려주는 옵션. 어째 이름과는 다른 옵션이 붙었지만.
오히려 좋다.
『 스킬 ‘근력 Lv.12’를 획득하셨습니다. 』
『 추가효과 : 근력이 초인의 영역에 도달합니다. 』
콰득!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며 힘줄이 돋아났다. 12레벨에 달한 근력 스킬에 의해 내 팔뚝이 비대하게 부풀었다.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강력한 힘의 파동이 내 팔을 타고 흘렀다. 나는 온 힘을 다해서 창을 던졌다.
파아앙!
귓가가 찢어질 듯한 파공음과 함께 창이 쏘아졌다. 창이 가로지르는 공간 너머로 푸른 마력의 실선이 그어졌다.
그 앞을 화염 정령이 막아섰다. 그러나 바람 앞의 등불이나 마찬가지. 정령은 허무하게 흩어졌다.
콰앙!
그 다음 창의 앞을 막아선 건 다크 엔트의 손이었다. 강철보다 훨씬 단단한 그 손 앞에 창이 멈춰서는 듯 하였으나.
그건 잠시뿐이었다.
쩌저저적!
두꺼운 거목의 손등에서 시작된 균열이 전체로 뻗어나간다. 균열은 이내 다크 엔트의 몸 전체를 잠식해 나갔다.
『 스킬 ‘벌목 Lv.11’을 발휘합니다. 』
나무를 도끼로만 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산산조각이 난 다크 엔트의 손. 너덜너덜하게 갈라진 몸체가 서서히 기울어간다.
촤아악!
창은 최유정의 어깨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히익!”
그 풍압에 최유정이 비틀거렸다.
이제 사이를 가로막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단숨에 바닥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이, 이 새끼가!”
최유정의 앞으로 마기가 응축되더니 구체의 방어막을 형성 됐다.
그녀가 믿고 있었던 최후의 보루.
그러나 당황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차분히 검을 휘둘렀다.
– 일자베기
마기로 이루어진 방어막이라면 오히려 고맙다.
이제는 최적의 상대나 마찬가지.
데몬 헌트를 배웠으니까.
『 스킬 ‘데몬 헌트 Lv.10’을 발휘합니다. 』
『 마(魔) 속성의 대상에게 30%의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 』
검은빛으로 코팅된 영혼 포식자가 한줄기 검은 선을 그어냈다. 오로지 마기를 가진 적을 섬멸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
칼날 위로 덧씌워진 검은 코팅이 불완전한 마(魔)를 찢어 발겼다.
그걸로 충분했다.
마기로 빚어낸 방어막이 유리장처럼 깨지며 산산히 흩어졌다.
허공으로 솟구치는 마기의 조각들 사이.
“무슨?!”
최유정의 경악한 표정이 보였다.
그러나 내 검은 멈추지 않는다. 망설임 없이 마(魔)의 존재를 베어낸다.
서걱—!
그걸로 끝이었다.
* * *
“허우······.”
“으아······.”
바닥에 엎드린 김강민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진세아도 바닥에 드러누워선 꼼짝 않고 숨만 쉰다.
격한 전투였다. 내가 최유정과 일대일을 하는 동안, 뒤쪽에선 엔트들과 박터지게 싸우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옆에 걸터 앉았다.
“고생하셨습니다.”
“최유정 헌터는······. 빌런이었던거군요.”
“그렇습니다.”
그냥 빌런도 아니고 미친 빌런이었다.
바닥에 누운 진세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날 쳐다본다. 뭐라 말하고 싶지만 기운이 없어 참는단 표정이었다.
어떻게 미리 알았냐, 뭐 그런 걸 물어보고 싶은 거겠지.
나는 괜히 시선을 피했다. 이럴 땐 모른 척하는 게 상책이다.
“그래도 살았으니 다행입니다. 이지한씨 덕분입니다.”
몸을 일으킨 김강민이 담백하게 말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본 김강민이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산산조각이 난 나무들이 이곳저곳에 널려있다. 그 수가 주변을 빼곡히 채울 정도다.
“정말로요. 이지한씨가 아니었으면 저희 모두 죽었을겁니다.”
쓰러진 진세아도 조용히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동의한단 의미인가.
‘최유정이 내 생각보다 너무 강했어.’
C급 헌터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 마수들을 부리는 건 마족이나 할 법한 짓이다. 마기의 힘이 그만큼 위험하단 의미기도 하다.
일개 헌터에게 그만한 능력을 부여하다니.
‘벌목 스킬 없었으면 큰일 날뻔했네.’
본래는 전투 스킬도 아닌데, 정말 마지막까지 요긴하게 잘 썼다.
『 2스테이지 클리어 ( 보스 엔트 처치 1 / 1 ) 』
『 잠시 후 바깥으로 향하는 포탈이 생성됩니다. 』
포탈이 생기기는 했지만 모두 바깥으로 나갈 힘이 없어 쳐다보기만 한다. 잠시 쉬도록 놔두자.
나는 보상을 정산해야 했다.
‘이제 아이템 레벨은 모두 채웠다.’
진짜 마족과의 전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무리 최하위 마족이라고 해도 최유정보다는 훨씬 강하겠지.
나는 메시지창을 슥슥 내렸다.
『 스킬 ‘데몬 헌트 Lv.11’을 획득합니다. 』
『 마(魔) 속성의 대상에게 33%의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 』
『 추가 효과 : 마(魔) 속성 저항력 1% 』
‘오.’
전수자 김강민이 옆에 있어서 그런건가. 최유정과의 싸움에서 바로 레벨 11에 도달했다.
이건 마족과의 싸움에서 큰 무기가 될 거다.
다음 메시지도 중요했다.
『 1112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엔트와 다크 엔트를 모두 잡고 획득한 포인트였다. 자그마치 1천 포인트 가량. 그만큼 때려 잡았으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아쉽지만 이번에는 이계의 규율이 작동하지 않았다.
근데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 영혼 포식자가 마(魔)의 기운을 흡수합니다. 공격력 + 3 ( 5 / 5 ) 』
『 영혼 포식자의 현재 공격력 : 45( 30 +15 ) 』
어쩌다보니 마기 스택이 전부 쌓였다. 특수레어 등급의 무기가 지금은 유니크급의 무기가 되었다.
우우웅.
『 도검이 마기를 충분히 흡수했습니다. 』
『 해당 아이템의 등급이 한단계 올라갑니다. ( 특수 레어 -> 유니크 ) 』
특수 레어였던 아이템이 유니크가 된다.
‘등급이 올라갈 줄이야.’
예상 못했던 일이었다. 주변에서 생겨난 붉은 빛이 영혼 포식자를 감싸기 시작했다.
잠시 기다리면 새로운 모습의 영혼 포식자를 볼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메시지에서 때아닌 스파크가 튀어올랐다.
파지직.
『 이계 규율이 ‘영혼 포식자’의 존재 타당성을 검토합니다. 』
『 해당 아이템의 인과적 특이점이 관측 한계를 초월합니다. 』
파직, 파지직!
터져 나오는 스파크의 강도가 더욱 강해진다.
‘왜 이래?’
그러고보니 그랬다.
영혼 포식자는 내 특성 무재조정으로 생겨난 아이템.
내가 20레벨이 도달했을 때 받은 것이었다.
팔목을 감싸고 있던 금빛 팔찌가 이내 영혼 포식자를 감싸기 시작했다. 기이한 문양이 새겨진 원형의 고리가 그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 이계 규율이 해당 아이템의 정보에 관여합니다. 』
『 해당 아이템의 정보를 이계 규율에 따라 해석 및 편집 합니다. 』
‘큭.’
한순간 거세게 솟아난 빛.
눈을 뜨기 힘들 정도였다.
다행인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잠시 기다리자 빛이 점차 잦아들었다.
‘대체······.’
꿀꺽.
나는 침을 삼켰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영혼 포식자가 아니었다.
‘뭐냐.’
정보를 확인하는 내 눈이 커졌다.
‘돌았군.’
그 한마디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