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40
40화 마기의 원천 회수(1)
영혼 포식자가 사라진 자리에 생겨난 것은.
흉악한 크기의 대검.
드래곤 슬레이어가 가진 대검보다 훨씬 크고 묵직한 대검이었다.
『 유니크 대검 ‘이계규율:마족 학살자’를 획득하셨습니다. 』
『 아이템 정보 』
– 이름 : 이계 규율 – 마족 학살자
– 분류 : 대검
– 등급 : 유니크
– 효과 : 공격력 60, 마(魔)속성을 상대할 때 공격력 + 40
– 제한 : 이계 규율을 따르는 자에 한하여 사용 가능
‘이······. 뭐, 이런 미친 아이템이 나오냐.’
조건부이긴하지만, 마족을 상대할 때 이 대검의 공격력은 100.
도끼 ‘정령 파괴자’의 공격력이 60인 걸 생각하면 거의 두 배다.
‘······.’
영혼 개방을 못 사용하게 된 건 아쉽다만. 마족 한정으로 최강의 무기를 손에 넣었으니 괜찮다.
‘공격력 100이면 레전더리급을 뛰어 넘는데.’
이걸 들고 마족의 면전에서 일자베기를 사용한다면······.
그 파괴력이 짐작도 안 간다.
‘이계 규율······. 도대체 어떤 힘인거냐.’
영혼 포식자가 마기를 전부 흡수한 순간 이계 규율이 나타났다. 시스템 상에서의 아이템 변화를 거부하듯 치고 들어온 것이다.
‘이런 능력이라면 불사의 마족이 마계왕에게 반기를 들만도 하다.’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 넣은 군단장 불사(不死)마족. 놈은 1인자의 자리를 노리다 마계왕에게 살해 당했다.
그 심정이 이해가 갈 정도다.
이계 규율은 그만큼 강력한 능력이었다.
‘아직 모든 게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라니.’
이건 본래라면 불사 마족의 손에 들어갔어야 할 힘. 특성도 아니고, 스킬도 아닌 그 외의 무언가.
이걸 내 손에 넣은 건 우연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이걸로 미래는 한층 더 크게 바뀐다.’
그것이 불러올 결과는 자명했다. 모든 흐름이 내게로 쏟아지고 있다.
처억.
나는 대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본래부터 내 것이었던 것처럼 손에 착 감겨왔다.
‘무게는 적응 좀 해야겠네.’
자유자재로 휘두르려면 연습이 좀 필요할 것 같았다. 마기의 원천을 찾을 수 있는 채용 시험까지 앞으로 4일.
시간은 충분했다. 내 경험치는 10만배니까.
나는 대검을 인벤토리에 집어 넣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파티원들을 향해 손뼉을 짝 쳤다.
“슬슬 정리합시다.”
“아고고······.”
진세아가 앓는 소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나무 쪼가리가 되어 쓰러진 엔트 사이에서 마정석을 수거했다.
게이트에서의 주 수입원은 마정석이다.
1층에서 모아온 것들과 합치니 꽤 많은 양이었다. 김강민이 미리 가져 온 자루 속에 마정석을 쓸어 담았다.
“이것들은 백묵씨가 현금으로 바꿔서 나눠주신다고 했습니다.”
백묵이 이 게이트를 공략하는 이유는 유령 길드의 유지 때문일 거다. 길드는 주기적으로 게이트를 공략해야 할 의무가 있었으므로.
“최유정씨에 관해선······. 제가 잘 설명하겠습니다. 관련 증거도 확보해 놨으니, 문제는 없을 겁니다.”
결국 빌런 하나를 처리한 셈이 되었다. 어찌보면 진세아 덕이기도 했다. 귀찮은 짓 하지 않고 빌런의 본성을 끄집어 내줬으니.
“이제 완전히 지쳤어요······.”
“그래, 고생했다.”
그런데 진세아 이 녀석 꽤 강철멘탈이다. 빌런에게 살해 당할 뻔 했는데도 끝까지 자기 할 일을 해냈다.
역시 최후의 11인은 떡잎부터 다른건가.
우리 일행은 정리를 마치고 게이트 바깥으로 나왔다. 공사가 중단된 폐건물이 이렇게 반갑게 느껴질 줄이야.
“다시는······. 백묵 아저씨 추천 안 받아.”
진세아가 학을 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내 쪽으로 고개가 획 돌아간다.
“어쩌다보니까 또 오빠 덕분에 살았네요.”
“그래, 감사해라.”
“폰 좀 줘봐요.”
“싫어.”
“그럼 어쩔 수 없죠.”
척.
진세아는 능숙한 솜씨로 주머니에 있는 내 스마트폰을 가져갔다.
비밀번호까지는 못 풀거라고 생각해서 놔뒀는데.
이내 잠금까지 풀어 버린다. 어깨 너머로 비번을 훔쳐봤나보다.
이 녀석 도둑 맞다.
‘비밀번호 바꿔야겠네.’
진세아는 이것저것 화면을 두드리고 나서야 내게 폰을 돌려줬다.
“여기요.”
별 건 아니고 연락처 교환이었다.
나는 내친 김에 김강민에게도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아.”
나중에 쓸모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드래곤 슬레이어니까.
전화번호를 다 입력한 김강민이 고개를 들었다. 투구 너머로 그의 진지한 눈빛이 보였다.
“라면 끓이는 방법 꼭 보내주십쇼.”
아, 그러고보니 아직 안 알려줬네.
“그거 사실 제 손맛입니다.”
“네?”
일단 이걸로 게이트 공략은 종료였다.
* * *
백묵의 사무실.
서울 도심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넓은 창.
백묵은 고급스런 의자에 앉은 채 창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 온 건 그때였다.
“백묵님, 김강민 헌터가 도착했습니다.”
“들여보내.”
벌컥.
문이 열리고, 낡은 투구를 뒤집어 쓴 김강민이 걸어들어왔다.
“가지고 오셨나요?”
“네, 여기에 있습니다.”
“고생하셨어요.”
김강민이 탁자 위에 올려 둔 건 조그마한 기계 장치였다. 게이트 내부의 상황을 촬영할 수 있는 특수 장비였다.
김강민이 말을 덧붙였다.
“이지한, 그 헌터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최유정도 문제였지만, 이지한 헌터가 아니었다면······.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그런가요? 이제 가봐도 좋아요.”
백묵은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었다.
“알겠습니다.”
김강민이 나가고나서, 백묵은 기계장치를 작동 시켰다. 빔 프로젝터처럼 방사된 빛이 벽면에 영상을 만들어냈다.
‘최유정이 빌런이었다라.’
그런 기질이 보이기는 했다만, 능력이 좋아 써먹을 데가 있다고 여겼던 건데. 그새 사고를 쳤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더 대단한 걸 건졌다.
영상을 확인하는 백묵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지한.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야.’
보면 볼수록 탐나는 인재였다.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분명히 F급 헌터였다. 아무런 재능이 없어 바닥을 전전하는 밑바닥 인생.
백묵은 비슷한 부류의 인간을 수 없이 보아왔다.
헌터로서의 재능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 대부분이 그렇게 희망 속에서 목을 매다가 스러져간다.
그런데 이지한 이 사람은 달랐다.
‘그런 가망 없는 인간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사람의 인성?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백묵에게 그건 평가요소가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어.’
하지만 그 사람이 가진 능력만큼은 정확하게 알아본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이지한 헌터. 내 예상을 뛰어넘는 사람이야.’
불과 몇 주전에 백묵이 마주했던 이지한과 지금의 이지한은 마치 딴사람 같았다. 철저하게 자신의 목적을 숨기고 목표를 향해 맹렬히 돌진하는 야수.
그게 이지한에 대한 백묵의 평가였다.
‘근데 갑자기 전투하다 말고 나무는 왜 치는거지?’
영상을 보던 백묵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이해하기 힘든 구석도 있지만, 실력만큼은 확실히 압도적이었다. 혼자서 엔트 수십 마리를 쪼개 버리는 무위.
누가 이 사람을 D급 헌터라고 생각하겠는가.
‘굉장한데.’
그 최유정이 제대로 된 저항도 못하고 죽었다.
‘숨겨진 천재가 여기에 있었어.’
현재 매스컴에서 떠오르는 신태양? 그런 놈과 비교할 게 아니었다.
이지한의 움직임에는 날 것 그대로의 무언가가 있었다. 투박한 듯 하면서도 완성되어 있는 그런 맹수의 느낌.
백묵은 그런 감각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반드시 내 사람으로 만들겠어.’
영상을 전부 확인하고나니, 백묵의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럴 게 아니었다.
백묵은 비서를 불렀다.
“이번 은빛의 날개 채용 시험 있지? 나도 참관한다고 전해줘. 그 근처 일정은 전부 취소하고.”
“직접 보시게요?”
“그래,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봐야겠어. 보고 싶은 사람이 생겼거든.”
다른 헌터들과 이지한의 무엇이 다른지.
그 재능의 모든 것을 직접 눈에 새기고 싶어졌다.
* * *
집에 도착하자마자, 계좌로 2500만원이 입금 되었단 알림을 받았다.
잠시 뒤, 백묵의 문자와 함께 3000만원이 또다시 입금 되었다.
문자 내용은 이러했다.
– 최유정이 빌런 이었을 줄은 몰랐네요. 제 불찰입니다. 가능하다면 나중에 또 따로 사례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백묵이 이런 사람이 아닌데.’
한마디 하려는 참이긴 했다. 내 힘이 부족했다면 파티가 전멸 당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근데, 백묵이 선뜻 먼저 문자와 돈을 보내왔다.
자긴 모르는 일이라며 은근슬쩍 발뺌할 줄 알았건만. 무슨 꿍꿍이인지.
우선 적당히 답장을 보냈다. 만나는 시기는 당장은 아니다. 채용 시험 이후로 일정을 잡았다.
어쨌든 이후로는 파티원을 내가 골라낼 수 있을 거다. 더 이상 빌런과 게이트를 같이 공략하는 일은 없어한다.
‘그건 그렇게 하고.’
나는 계좌에 찍힌 잔액을 확인했다.
도합 5500만원.
보상금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나, 게이트 하루 공략하고 이만한 금액이다.
그것도 C급 게이트에서.
상위 게이트로 올라갈 때마다 벌어들이는 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하는데.
내가 꿈꿨던 헌터의 삶 그대로였다. 이번 한 번으로 땜빵을 뛰며 힘들게 살았던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사정이 나아졌다.
그런데 어쩐지 만족스러운 기분이 안든다.
‘더 강해져야 한다.’
물론 돈은 좋다만.
마족들의 계략에 세계가 멸망한다면 전부 의미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아무리 날고 기던 헌터들도 마족들의 손아귀에선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절망감과 무력감을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다.
‘멸망한 세상에선 가진 게 없는 사람일수록 더더욱 비참하니까.’
그러려면 마지막까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대검을 꺼내들었다. 그 크기에 비해서 방 안이 비좁게 느껴졌다.
‘여기서 훈련하는 건 어렵겠고.’
그 전까지 대검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트레이닝 센터에서 가장 싼 곳을 빌려야겠다.
은빛의 날개 채용 시험까지 4일.
최하위 마족 우진형은 분명히 마기의 원천을 들고 나타날 거다.
‘무조건 손에 넣는다.’
마족 놈들의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선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세계에 마기를 흩뿌린다는 놈들의 작전.
이건 놈들의 야욕을 저지하는 첫걸음이 될 거다.
* * *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채용 시험 당일.
나는 트레이닝 센터를 빠져나왔다. 스킬은 못 얻었지만 괜찮다. 이 망할 재능은 초월 공간을 거쳤어도 커버가 안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대검만큼은 손에 익혀뒀다.
택시를 타고 곧장 은빛의 날개 길드가 있는 건물을 향했다.
차창 너머로 은빛 구형태의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은빛의 날개 길드를 표시하는 날개 마크가 새겨져 있다. 소규모 경기장 하나가 통째로 은날이 소유였다.
‘시험은 여기서 치뤄지는 거랬지.’
대한민국 3대 길드 중 하나가 가진 재력을 새삼 느낀다. 이번 채용 시험은 비공식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들거나 하진 않았다.
나는 경기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건물 내부의 데스크에서 환한 미소로 날 맞이해주었다.
“이지한 헌터님 맞으신가요?”
“네, 맞습니다.”
집 구석에서 찾아낸 헌터증을 내밀었다. 거기엔 여전히 F급이라고 나와 있었다.
“잠시 등급 측정이 있겠습니다.”
직원이 특수한 전자기기를 내게 가져다대었다. 현 시점에서 레벨까지 측정하는 도구는 없다. 다만, 등급만큼은 확실히 체크 된다.
“D등급 확인했습니다. 해당 정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괜찮으시죠?”
“네, 괜찮습니다.”
“이걸 착용해주세요.”
나는 직원이 건네 준 명찰을 찼다. 마법이 걸려 있어 심사위원들이 해당 헌터의 등급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이제 대기실에서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직원이 안내해준 복도로 이동하던 때였다. 뒤쪽에서 들린 직원의 목소리에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우진형님 맞으신가요?”
인간을 가장한 최하위 마족 우진형.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저 녀석인가.’
길게 찢어진 눈과 귀와 입술의 피어싱이 눈에 띈다. 나는 우진형의 얼굴을 기억했다. 특이한 인상이라 헷갈리는 일은 없다.
『 스킬 ‘간파 Lv.11’을 발휘합니다. 』
『 알 수 없는 이유로 대상의 간파에 실패합니다. 』
혹시나 시스템적으로 마족이란 걸 확인할 수 있을까 싶어서 해봤는데.
‘역시 구별은 안되나.’
아직은 정체를 숨기고 있는 마족을 알아낼 정도로 내 감각이 뛰어나지 않다.
그래도 당장은 상관 없다.
놈이 마족이란 건 확실한 정보니까.
내 시선을 느낀 우진형이 날 바라봤다가 이내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일단 생김새는 파악했으니, 들어가 있을까.’
나는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은 넓게 펼쳐진 트레이닝 룸이었다. 역시 대형 길드답다.
몇 헌터들이 미리 도착해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은빛의 날개에 들어가기 위해 실력을 갈고 닦은 헌터들.
나는 근처 의자에 걸터 앉았다.
‘준비는 끝났다.’
갑옷의 레벨은 전부 Lv100.
무패의 반지와 도끼 정령 파괴자도 Lv.100이다.
마족을 상대하기 위한 기술 데몬 헌트.
거기에 더해 대검 마족 학살자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전부 했다.’
저기에 있는 헌터들과 내 목적은 완전히 다르다.
은빛의 날개?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 한계 돌파 퀘스트 』
– 목표 : 마기의 원천 회수 ( 2 / 3 )
– 클리어 보상 : 레벨당 능력치 증가량 1.3배, 지정 스킬 한계 레벨 2증가, 인과역전 상점 NEW 카테고리 개방, 특성 무재조정 신(新) 특수효과 개방
내 목적은 마지막 마기의 원천 회수.
그리고 레벨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