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44
44화 마기의 원천 회수(5)
최하위 마족 우진형.
그는 생각했다.
마족이야말로 모든 생물의 위에 군림하는 존재라고.
그러나 마족들 사이에서도 계급은 나뉜다.
그것은 태생.
제약도, 가지고 있는 힘도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다. 때문에 마족들 간에서도 계급과 격차가 벌어지는 건 당연했다.
‘최하위 마족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우진형은 그런 정해진 룰을 거스르고 싶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출세욕.
강함을 추구하는 마족 본연의 욕구.
‘드디어 마기의 원천이 내 손에 들어왔어. 멍청한 윗놈들. 이걸 그냥 숨겨 놓기만 해? 웃기는 소리.’
운반책에 불과하던 그가 마기의 원천을 빼돌린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언젠가 마족 전체가 이 세계를 뒤덮는다고 해도, 결국엔 강자들의 땅따먹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 몸을 고작 운반책으로나 쓰려한 게 실수지. 덕분에 내게 기회가 왔다.’
미천한 최하위 마족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마기의 원천을 써서 힘을 끌어 모아야 했다.
그러려면 많은 수의 헌터들이 필요했다.
‘헌터들의 목숨은 마기로 전환하기 가장 쉬운 에너지다.’
그리하여 선택한 곳이 채용 시험장이었다. 은빛의 날개 길드에 모이는 헌터들이라면 충분한 질의 영혼을 제공해 줄 거다.
그곳에 존재하는 S급들은 위험하지만, 마기의 원천을 사용해 제약을 만들면 괜찮다.
‘B급 이하의 헌터들만 끌어들인다.’
그들을 전부 죽이고 피를 취해서 힘을 모으면 도망은 간단하단 계산이었다.
고루한 윗놈들은 좀처럼 이런 강경책을 내놓을 생각을 못한다.
프로젝트 마기? 웃기고 있다. 어느 세월에?
때문에 이 일은 전부 우진형의 독단.
그러나 마족의 세계에서 힘이란 곧 법칙. 어떠한 수를 써서라도 강해지기만 한다면, 그 과정은 상관 없었다.
보란듯이 힘을 모은다면 다른 마족들도 자신을 인정하리라.
‘크하하하! 성공이다!’
실제로 우진형은 마기의 원천으로 게이트를 형성하고, 헌터들을 끌이는데까지 성공했다.
이제 마물들을 써서 헌터들을 반쯤 죽인 뒤 데려오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고작 인간 네 마리가 모든 걸 휘저어 놓았다. 마기를 짜내서 만든 가짜 바실리스크를 죽이질 않나, 심장부의 문을 따고 들어오지 않나.
‘······곧 죽을 놈들이 발악을 하는구나.’
상관 없었다.
마족이란 무릇 모든 면에서 인간을 압도하는 법.
어리석기 그지 없는 인간들.
문명의 손길을 타지 않은 야생동물처럼. 마족이 가진 힘이 위험하단 감각 자체가 없는 것이다.
콰아앙!
어줍잖게 검을 드는 놈을 날려버리고, 놈들의 리더격으로 보이는 인간을 몰아세웠다.
‘약하구나, 겨우 이런 실력으로 나와 맞먹으려 들어?’
지금은 최하위에 불과하지만, 미래에 강력한 마족 어쩌면 군단장까지 넘볼 지략과 재능을 가진 이 몸에게?
카각!
‘!’
그런 인간의 검이 자신의 몸에 피를 냈다. 놈은 자신의 제약을 뚫고 무기를 바꿔 대항했다.
당황하긴 했지만 그 뿐이었다. 결국 잔재주에 지나지 않는다.
무기를 바꿔 든다고 해결되는 힘의 차이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몸에 상처를 낸 것은 용서할 수가 없다.
“감히!”
그가 진심을 내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인형처럼 맥 없이 공격을 받아내는 상대.
역시 마족이 가진 능력 앞에 인간이란 무력한 존재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조금씩 조금씩.
공격을 주고 받는 횟수가 늘어났다. 내지른 주먹이 도끼에 막히더니, 어느 순간 바뀐 대검으로 반격이 날아온다.
마력을 쏘아내도 피하거나 검으로 받아낸다. 그러고보니 꽤 두드려 팼는데도 멀쩡하게 움직인다.
‘뭐, 뭐냐. 이 놈······.’
급기야 무슨 짓을 해도 공격이 안 먹힌다. 처음에는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동급의 무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었다.
인간에겐 체력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대로 시간을 끌기만해도 된다.
‘마기의 원천이 내 근처에 있는 한 이 몸이 패배할 일은 없다.’
원천은 마족의 성유물이자 끊임 없이 마(魔)를 뿜어내는 근원이다.
계속해서 마기의 원천의 힘을 사용한다면 지치지 않고 인간들을 쓸어 버릴 수 있으리라.
‘그 사실에 눈치 챈 것 같다만. 그래봤자다.’
인간 두 마리가 어설프게 돌아다니며 원천을 찾아 헤메지만, 결코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설령 찾아낸다고 해도 원천은 마기로 철저하게 봉인 해 뒀다.
고작해야 B급일 헌터놈들이, 그 봉인을 뚫고 원천을 꺼낸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
그렇기에 흐름의 마족은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이, 이럴 리가······.”
마기의 원천을 빼앗기기 전까지는 그랬다.
인간 꼬맹이는 마기로 꽁꽁 싸매둔 봉인을 무시하고 마기의 원천을 챙겼다. 두 눈 똑바로 뜬 채로 도둑 맞았다.
“이 바퀴벌레 같은 새끼들이!”
뒤늦게 달려들어봤지만 놈들은 쥐새끼처럼 달아났다.
‘고, 공간 조작인가?’
연달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원천은 빼앗기고, 그 시간동안 인간은 고작 한 놈 쓰러뜨렸을 뿐이고.
이 꼴은 마치 인간들에게 농락당하는 것 같지 않은가.
콰드득!
마기의 원천은 인간 남자의 손에서 부숴졌다. 왕좌를 지킨답시고 달려든 탓에 거리가 벌어져 막을 수도 없었다.
파스스······.
방 안을 가득 채우던 마기의 농도가 옅어지고, 흐름의 마족 눈에 핏대가 섰다.
남자는 이미 승리하기라도 한 것처럼 바실리스크의 위로 올라갔다.
콰득!
바실리스크의 숨이 끊어지는 게 느껴졌다.
“허, 그런다고 뭔가가 달라지기라도 할 것 같나?”
인간의 기세가 눈에 띄게 달라진 건 그 순간부터였다.
마기의 원천을 잃은 탓도 있겠지만······.
그러다곤해도 이건.
퍼버버버벅!
너무 강해진 거 아닌가?
인간 남자는 쏘아낸 마력 탄환을 모두 검으로 튕겨내며 달려왔다. 손에 쥔 무기가 순식간에 바뀌고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충격이 몸을 덮쳤다.
“커허억!”
처음으로 고통 섞인 신음이 터져나왔다.
이렇게 무력하게 따라잡힌다고?
인간이란 종족이 이렇게 빠른 성장이 가능한 종족이었던가? 아니다. 그럴 리가. 그냥 버러지에 불과할텐데.
왜 저 남자는.
계속해서 강해지는거냐.
흐름의 마족은 마기를 실어 발차기를 날렸다. 그것을 도끼로 막아낸 이지한이 반대편에 쥔 창을 찔러왔다.
푸훅!
창이 흐름 마족의 복부를 꿰뚫었다.
“크아아악!”
마족의 얼굴에 핏대가 붉어지고, 붉은 눈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마기를 끌어 모아, 방어막을 형성해보지만.
도끼가 자신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콰드득!
마기로 만든 보호막이 쩍쩍 갈라지며 커다란 균열이 생겨났다.
콰앙! 콰앙!
도끼를 두 번 휘두르자, 방어막은 산산조각이 나며 흩어졌다. 대체 어떤 생물이 마기를 이다지도 쉽게 뚫는단 말인가.
마족의 붉은 눈에 당황스런 감정이 차올랐다.
절대로 뒤집힐 리가 없다고 믿고 있던 격차가.
방금 그 순간 뒤집혔단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처억.
어느새 이지한의 양손에는 대검이 들려 있었다.
서걱—!
날카로운 검날이 번뜩임과 동시에 공간 위로 검은 상처 하나가 생겨났다. 마기를 전부 끌어 모아도 버텨낼 수 없는 파괴력.
마(魔)를 지우는 일격.
흐름의 마족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할 수 없었다.
“크아아악!”
마족이 비명을 질렀다.
팔 부분이 갈갈이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
동시에 강인한 육체를 자랑하던 마족의 팔이 날아갔다.
상상을 뛰어 넘는 절삭력이었다.
대체 무슨 검이 저리도 날카롭단 말인가.
무슨 기술이 저다지도 강력하단 말인가.
“내가, 내가 겨우 인간한테 죽는다고?”
팔을 움켜쥔 마족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고작 인간 같은 하위 종족에게 공포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치욕스러웠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그런 치욕에 반발이라도 하듯, 흐름의 마족은 피를 토할 각오로 남은 한 쪽 팔을 휘둘렀다.
그러나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서걱—!
다시금 공간 위에 검은 상처가 새겨졌다.
그 상처는 흐름 마족의 목을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이럴······.”
흐름의 마족의 머리가 공중으로 솟구쳤다가 이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놈의 허탈한 눈빛이 공허하게 허공을 맴돈다.
마기의 원천을 빼앗겼을 때부터 이미 승패는 나 있었다. 원천으로 강화하고 있던 능력치가 전부 낮아졌으니, 레벨업을 거치며 성장한 이지한과의 차이는 더욱더 압도적일 수 밖에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는 빠르게 식어갔다.
“수는 없는데······.”
흐름의 마족은 끝까지 이해하지도 알아채지도 못했다.
자신이 눈 앞의 인간을 얼마나 크게 성장시켰는지 말이다.
『 게이트의 주인을 처치하셨습니다. 』
* * *
게이트 내부, 남겨진 헌터들이 위치한 장소.
“버텨요! 최대한 버티는 겁니다!”
“으아아!”
“2열 빨리 교대해주세요!”
이곳에서도 필사적인 싸움이 이어지고 있었다. 끊임 없이 밀려드는 해골 병사들. 해골들은 무기를 들고 있지 않았지만 그 많은 수를 막아내는 것만해도 헌터들에겐 벅찼다.
“3열! 3열!”
“부상자는 뒤로 빠져요!”
“크악, 누가 이 놈 좀 떼어줘!”
몬스터의 웨이브를 뚫고 성으로 도달하겠다는 생각은 접은지 오래였다. 그저 살아남고 싶다. 그런 간절한 마음뿐이었다.
“큭, 끝이 없어. 대체······.”
B급 헌터 문주명이 이를 악물었다. 입가에서 피가 배어나올 정도였다.
이 지옥이 언제 끝나는가? 거기에 대한 확답도 없었다.
“구조대가 오기는 하는 겁니까?”
“이제, 이젠 못하겠어요.”
헌터들 모두가 지칠대로 지친 상황. 제약 때문에 무기를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는 지금. 점차 진형이 붕괴 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텨봐요!”
그런 이들을 격려하는 문주명.
그러나 격려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진형의 한 쪽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해골들이 물 밀듯이 밀려 들어왔다.
덜그럭, 덜그럭!
사방을 가득 메운 뼈 부딪히는 소리. 놈들은 이빨로 헌터들을 물어 뜯기 시작했다. 날카롭게 부숴진 팔 뼈가 헌터의 몸을 파고 들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헌터들 때문에 다시금 진형이 흐트러진다.
지옥이 있다면 이런 광경일까.
문주명은 끝까지 검을 휘두르곤 있었지만, 곧 무의미하단 걸 깨달았다.
‘틀렸다.’
어쩌다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된건지. 그저 은빛의 날개 길드에 들어가고 싶었을 뿐이데.
그 시험에 참가하려던 것 뿐이었는데.
검을 든 그의 손이 힘없이 떨궈지려는 찰나였다.
『 게이트의 주인이 처치되었습니다. 』
『 마도(魔道) : 고착화 금지 제약이 사라집니다. 』
“응?”
제약이 사라졌다는 메시지부터.
『 해당 게이트를 유지하던 마(魔)의 기운이 사라집니다. 』
해골들을 둘러싸고 있던 검은 기운까지 하늘 위로 흩어진다. 거세게 밀어 붙이던 회색 해골들의 색이 평범하게 바뀌면서 그 힘도 약해졌다.
“뭐가 어떻게 된거에요?”
퍼억!
이제는 헌터들이 주먹질을 하는 것만으로 나가떨어진다.
문득 맨처음에 따로 움직인 헌터들이 떠올랐다.
그들이 보스를 물리치기라도 한걸까?
그 많던 해골들이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사, 살았다.”
문주명은 밀려오는 안도감과 함께 바닥에 주저 앉았다. 다른 헌터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행이야······.”
“끝난거죠······?”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았다.
중요한 건 살았다는 것이었다.
* * *
나는 검에 묻은 검은 피를 털어냈다. 시야가 어지럽다.
『 스킬 ‘맷집 Lv.11’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
『 스킬 ‘불굴의 정신 Lv.11’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
‘으윽, 서 있기도 힘들구만.’
스킬이 없었다면 진작에 쓰러졌을 거다.
레벨업과 동시에 능력치가 올랐다.
그 성장치는 자그마치 1.3배.
탄탄하게 쌓아 올려진 능력치가 각종 스킬과 조합되니 그 효과는 마족을 뛰어넘을 정도였다.
그러나 체력과 누적된 데미지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이미 내 몸은 만신창이었다.
“후우······.”
이게 최하위 마족이라니.
믿기지가 않는 강함이다.
진짜로 죽는 줄 알았다.
뭔가 하나만 부족했더라도, 저기에 누워 있는 건 내가 됐을 거다.
마기의 원천을 제때에 회수하지 못했거나, 방어력이 부족했거나, 마족 학살자가 없었거나 등등.
“이, 이긴거죠?”
윤서현이 조심스레 마족의 시체를 살폈다. 깔끔하게 목이 잘린 마족의 시체가 누워 있다.
“흐아, 진짜 위험했다. 진짜 돕고 싶었는데, 도울 틈이 안 보였어요. 그 마기의 원천이라는 거 사실은 더 빨리 찾고 싶었는데······.”
진세아도 긴장이 풀렸는지 바닥에 주저 앉았다. 아쉬운 듯 이야기한다. 이겼으니 상관 없다.
애초에 일행이 없었다면 나도 어떻게 됐을지 몰랐다.
마족은 상상 이상의 강적이었다.
이번에 확실하게 깨달았다.
미래의 날고 기는 헌터들이 왜 그리 마족에게 그렇게 고전했었는지. 그들로 이뤄진 군단이 얼마나 상상을 초월하여 강력했던건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전부 잘했습니다.”
나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쓰러진 신태양 앞으로 다가갔다. 녀석의 뺨을 툭툭 쳤다.
『 스킬 ‘구조 Lv.10’을 발휘합니다. 』
『 구조한 대상의 체력이 5% 회복됩니다. 』
새하얀 빛이 녀석에게로 흘러들어간다. 이게 구조인가 싶기는 하지만. 효과는 좋았다.
“스, 스승님!”
벌떡 일어난 신태양이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이내 마족이 쓰러진 걸 확인하고선 눈을 깜빡인다.
“다 끝났다. 고생했어.”
“끝났다고요? 괘, 괜찮으신가요? 어디 다치신데는?”
“풋.”
내 몸을 이리저리 살피는 신태양을 진세아가 비웃었다.
윤서현도 기진맥진해보였다. 그녀가 가진 순간이동의 레벨은 1이었다. 마나를 엄청나게 소모했을 거다.
틈틈이 내게 보호막도 걸어줬으니 진짜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겠지.
“다들 응급처치라도하게 포션 받아요.”
우리는 윤서현이 인벤토리에서 나눠준 포션을 받아 마셨다. 달콤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간다.
『 스킬 ‘자연 회복 Lv.11’의 추가효과를 발휘합니다. 』
『 모든 종류의 회복량이 5% 증가합니다. 』
『 레어 스킬 ‘포션 체질 Lv.1’을 획득합니다. 』
『 모든 포션의 효과가 3% 증가합니다. 』
‘오, 나이스.’
아직 재능환의 효과가 남아 있나보다.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어쨌든 죽을 위기를 넘겼고, 덕분에 스킬도 셀 수 없이 얻었다. 집에 돌아가서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자.
쿠구구······!
“성이 무너져요!”
진세아가 호들갑을 피웠다.
성뿐만이 아니다. 이 게이트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 걸거다. 애초에 마족에 의해 인공적으로 생성된 장소였으니까.
윤서현이 싱긋 웃으며 가운데로 향했다.
“괜찮아, 다들 이쪽으로 모여요. 공간이동으로 빠져나갈게요. 쿨타임이 끝났거든요.”
“와, 언니 진짜 짱.”
“감사합니다. 스승님?”
“잠깐만.”
나는 바닥에 쓰러진 마족에게 다가갔다. 놈의 가슴팍에 박힌 검은 보석. 그것을 빼냈다.
『 완벽한 마정석 B++ 』
“무너지겠어요!”
“기다려봐.”
챙길 건 챙겨야지. 나는 기어코 바실리스크까지 해체한 뒤, 마정석을 챙겼다. 거대한 놈이었지만 의외로 금방 끝났다.
『 레어 스킬 ‘중급 해체 Lv.1’을 획득합니다. 』
『 레어 스킬 ‘중급 해체 Lv.2’를 획득합니다. 』
···
..
.
『 레어 스킬 ‘중급 해체 Lv.10’을 획득합니다. 』
남아 있는 재능환 덕에 중급 해체 스킬까지 챙겼다.
“이지한씨답네요.”
윤서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답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
그녀에게로 다가가자, 공간이 일렁이면서 주변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맨 처음 시작했던 장소로 돌아왔다.
이곳에 서니 모든 정경이 한 눈에 보인다.
어두운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성도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평원을 뒤덮었던 해골들 또한 모두 쓰러져 있다.
“어, 어떻게 됐습니까?”
문주명 헌터가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이제 기다리면 됩니다. 곧 있으면 게이트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가슴을 쓰러내린 문주명이 뒤쪽에 있는 헌터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옅은 환호성이 들려왔다.
“저희도 조금 쉬죠.”
나는 바닥에 주저 앉았다.
아까부터 상태창을 확인하란 알림이 계속 울려서 귀가 아팠다.
파지직.
정보창을 열자마자 스파크가 튀어오른다. 이제는 이계규율 때문이란 걸 단박에 알아 챌 수 있다.
상태창이 열리기를 기다리다보니, 문득 떠올랐다.
‘이계규율에게 받았던 칭호 초성장. 이번 전투에선 그 영향이 확실히 있었다.’
경험치를 두 배로 해준다는 칭호 ‘초성장’.
이계 규율은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때문에 무재조정의 효과에는 여전히 경험치 10만배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체감상 확실히 경험치 오르는 속도가 빨라졌다.
‘실제로는 20만배라는 건가.’
그간의 경험을 돌이켜보자면.
일반인의 재능이 1이라고 했을 때, 내 재능은 한없이 0에 가깝다.
그런 내가 체감이 될 정도의 성능이 바로 초성장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보상을 줄 것인가.
곧이어 메시지가 떠올랐다.
『 이계 규율 첫번째 : 업적 기록 』
『 해당 업적을 정산합니다. 』
– 업적명 : 흐름의 마족(최하위) 처치
– 기록 : 성장력 SS++, 데미지 B++, 전투 B++, 격차극복 SS······.
– 종합평가 : SS
『 전대미문의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
『 해당 기록이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됩니다. 』
『 해당 업적의 실현 가능성은 0.001% 미만입니다. 』
여전히 무재조정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
그 과도한 평가 속에서.
『 보상을 지급합니다. 』
여지껏 본 적 없는 흑빛의 가루가 쏟아졌다. 까만 밤하늘처럼 검은 입자들이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검정?’
흰색, 파랑, 빨강, 주황. 순서대로 일반, 레어, 유니크, 레전더리. 각각의 색은 아이템의 등급을 의미한다.
그러나, 검은색.
이건 들어본 적조차 없는 등급이다.
『 무성(無星)등급 칭호 ‘마계의 재앙’을 획득합니다. 』
놀랍게도 이계규율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등급을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