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53
53화 만월의 연금술사(3)
촤아악!
이지한의 대검이 오크들을 무자비하게 도륙했다.
화려하게 펼쳐지는 검무.
그 앞에서 오크들은 무력했다.
취익! 취, 취익!
수세에 몰린 오크 하나가 저항하며 도끼를 휘둘렀다. 마기가 둘러진 신체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일격이었다.
스륵.
그러나 이지한은 미끄러지듯 가볍게 피해내고선, 대검으로 오크의 팔을 잘라냈다. 펼쳐지는 일련의 동작들엔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어우.”
그걸 지켜보던 배신자 김상욱이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김상욱이 눈썹을 찡그렸다.
‘아니지, 뭘 감탄을 하고 있냐.’
현란한 발놀림과 검술에 김상욱은 자신도 모르게 넋을 놓고 구경해 버렸다.
‘젠장, 뭐 저렇게 잘 싸우는거야? 상대는 마기를 두른 오크인데.’
오크가 무엇이던가. 지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뛰어난 근력과 단련된 신체를 가지고 있는 생물이다.
거기에 마기가 더해졌으니 그 파괴력은 압도적일 수밖에 없어야 하는데······.
눈 앞의 용병 이지한은 신들린 듯한 움직임으로 오크의 도끼를 피하고 있었다. 애초에 맞지를 않으니 오크의 힘이고 나발이고 의미가 없었다.
‘이거 틈이 안 나겠어.’
기록의 마족이 김상욱에게 내린 명령은 공략자 몰살 및 원천 회수.
기회를 봐서 전부 쓸어버리려고 했건만. 저렇게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움직이기 곤란하다.
이거 일이 어렵게 돌아갈지도 모른다. 직감적으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천천히 하자. 기회는 언제든 있으니까.’
김상욱은 심호흡을 하며 초조한 마음을 다스렸다. 괜히 실수할 바에는 확실하게 권속의 합류를 기다렸다가 처리하는 방법이 더 좋을테니.
그전까지는 조용히 숨죽여 있는 게 나을 것 같았다.
* * *
오크 세 마리는 순식간에 쓰러졌다.
“후우.”
나는 대검을 땅에 박고 몸을 기댔다. 기가 막힌 기술이지만 체력과 마력 소모가 상당하다.
‘수련의 성과가 확실하기는 하구만.’
태양류 검술과 태양의 발걸음.
이 스킬 두 개가 조합되니 오크들은 제대로 된 반항도 못하고 쓰러졌다. 놈들이 두른 마기가 무색할 정도다.
보법으로 유리한 간격을 만들고, 화려한 검술로 적을 유린한다.
‘일자베기와 데몬 헌트는 아직 쓰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라.’
태양류 검술이 대단하긴 했다. 검성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검술이기에 현 시점에서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으니.
지금의 신태양이 가지고 있는 것은 완전하지 않다.
사실상 미래의 기술과 능력.
『 펫 ‘오르티마 알’이 압도적인 양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
오크들에게서 빠져나온 빛이 배낭에 있는 알에게로 스며들었다. 기쁘다는 듯 흔들리는 알. 평상시와 같다.
‘그래, 그래. 많이 먹어라.’
어차피 나는 먹지도 못하는 경험치 너라도 받아야지. 인과역전의 상점이 개방되지 않는 탓에 포인트도 획득이 안되고 있다.
오크 세 마리.
칭호 초성장과 특성 무재조정을 합쳐 20만배의 경험치다. 일반적인 펫이었다면 알을 뚫고 나와 벌써 성체가 되었을 양이지만······.
이 놈은 다르다.
‘확실히 보통 펫은 아니야.’
영웅들이 가져다 버릴 만했다.
경험치를 20만배로 때려 부었는데도 부화하지 않는 알이라니? 당장에 가져다 버리는 게 당연하다.
‘미래의 마수들은 전부 오크들보다 몇배는 강력했을텐데.’
그래도 나중에 신수로 변할 가능성을 품은 귀한 놈.
열심히 먹여 키우는 수밖에.
“······실력이 그 사이에 늘었네요.”
뒤에서 보호막을 걸어주던 윤서현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지, 설마 기술을 숨기고 있었다거나? 지금도 뭔가 감춰두고 있는 거 맞죠?”
어느새 흥미진진한 표정이 되어 있다. 어깨를 으쓱이면서 얼버무리려고 하는데, 앞쪽에서 전투를 끝낸 권시웅과 이철형이 다가왔다.
“말했잖아. 별 거 아니라니까.”
“저희는 벌써 오크 두 마리를 쓰러뜨렸습니다. 그쪽은 괜찮으셨나요?”
나름 치열했던 전투를 자랑하려는 건지, 권시웅은 창 끝에 오크의 머리를 달고 있었다.
그런 권시웅의 시선이 내가 처리한 세 마리의 오크에게로 향했다.
“그래, 네 명이서 열심히 잡았나보군. 나쁘지 않은 실력이네.”
그러면서 피식 웃는다.
“어이, 뭔 소리를 하는거야. 이거 이 친구 혼자서 전부 쓰러뜨린거라고.”
뒤에 서 있던 김상욱이 코웃음을 치면서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왜 이러냐, 이 놈은 또. 아까 등 뒤에서 호시탐탐 나만 쳐다보더만.
권시웅이 못 믿겠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세 마리를 혼자서? 그 짧은 시간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러면서 오크 시체를 뒤적뒤적 거린다. 절단면을 확인하는 모양.
권시웅은 자존심 더럽게 강하기로 유명했다. 등급은 F급부터 시작했지만, 압도적인 재능으로 주변의 헌터들을 모두 제치고 성장해왔다고 들었다.
그러다보니 자기가 잘난 줄 알게 된 유형. 실제로 잘난 것도 맞다만.
“······.”
오크 사체의 상처를 대조해보던 권시웅이 나를 쳐다봤다. 약간 충격 받은 표정이었다.
“······꽤 하네.”
그렇게 중얼거린 권시웅은 숲 너머로 사라졌다. 재밌는 사람이었네.
이철형이 사람 좋은 척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저희도 뒤따라 갑시다. 아, 가면서 소재 채취하는 것도 잊지 말아주세요.”
“아니, 씨발. 내가 풀뿌리 캐러 여기에 왔어?”
김상욱이 언짢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용병이면 용병답게. 돈 드린 만큼은 좀 해주세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아니면 돌아가시던가요. 자, 여성분들은 이쪽으로······.”
“······.”
김상욱 입을 다물게 하는 걸 보니 이철형도 만만찮은 또라이가 맞다.
“이상한 사람들 진짜 많네요. 걱정마세요. 벌써 많이 체크해 놨어요. 이런 부당 지시는 전부 길드 벌점으로 들어갈 거에요. 지금이야말로 협회의 권력을 휘두를 때죠.”
열심히 수첩에 뭔가를 끄적이던 윤서현이 내게 말했다.
“······참 위안이 되네요.”
“그럼요. 잠깐, 방금 비꼰거죠?”
이철형을 따라 이동하며,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어?”
『 마(魔)를 추종하는 자의 영역에 진입하셨습니다. 』
『 열화 마도 : 계약에 의거하여 간접적인 제약이 발생합니다. 』
권속의 출현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 영향권 내의 생물은 ‘중독’ 상태가 됩니다. 』
『 체력과 마나가 지속적으로 감소합니다. 』
제약이 발생했다.
* * *
제약이 나타났다.
그 내용은 중독.
“어떻게 된 일이야?”
갑작스런 이상 현상에 앞서나갔던 권시웅도 돌아왔다. 실제로 체력과 마나가 시시각각 깎여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일단 숲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제약은 요즘 등장하는 변칙 게이트에서 간혹 발생하는 일이에요. 최근에 변칙 게이트가 많이 나타나는 건 아시죠? 그 중에서도 특히 위험하다는 거에요.”
윤서현이 심각한 표정으로 설명 이어나갔다.
“이게 나타났으면 근처에 더욱 강한 마수가 있다는 의미에요. 아까 상대했던 오크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력한 놈이 있을 거고요.”
윤서현은 나를 제외하고 제약을 가장 많이 경험한 사람이기도 했다.
“공략을 중지하고 협회에 지원을 요청하죠. 지금 제 말 듣고 계신거죠?”
이철형은 그런 윤서현의 설명을 듣는 둥 마는 둥 바닥에 캠프용 버너를 설치했다. 인벤토리에서 솥을 꺼내서 그 위에 얹었다.
이것저것 들이붓더니, 아까 얻었던 푸른 꽃들을 뿌린다.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심각한 상황이라니까요.”
“에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국자 같은 걸로 솥을 휘휘 젓는다. 나는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뭘 하려는지는 알겠다.
“이번 공략에 들인 돈이 얼마인데요. 협회분들까지 부르면 수지가 안맞아요. 여기 있는 마수들 저희가 전부 사냥하고 갈 겁니다.”
솥 내부의 액체가 푸른 형광 빛을 띄기 시작했다. 포션의 완성이었다.
이철형은 병을 꺼내더니 국자로 능숙하게 포션을 담았다. 그걸 윤서현에게 내밀었다.
“지속해서 깎이는 체력과 마나? 그 정도론 저희 길드 못 막습니다. 지속 회복 포션이니 한 번 드셔보십쇼. 효과 좋을 겁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자자, 일단 드시고 말씀하시죠.”
이철형은 이어서 권시웅과 신아람에게도 포션을 나눠줬다.
포션을 받지 못한 김상욱이 성질을 냈다.
“어이, 나한테는 안 줘?”
“예? 가지고 계신거 드셔도 되지 않습니까.”
“······에이씨, 치사해서 안 먹는다.”
포션을 안 받은 건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자연 회복 스킬이 있어 괜찮다. 이번에 미래에서 배운 호흡법 덕분에 컨디션이 적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지한씨, 이거 받아요. 패럿 길드원 분들 생각이 어떻든 간에 전 협회에 지원 요청하러 갈게요.”
짜증이 난 듯한 윤서현이 내게 포션을 넘겼다.
“어차피 그때쯤이면 저희가 공략을 다 끝낼텐데요. 그러지 마시고 같이 가시죠.”
전형적인 자신감 과잉이다.
이철형과 권시웅.
둘 다 게이트를 공략하면서 한 번도 실패를 해본 적이 없을 거다.
윤서현의 시선이 내게 머물렀다.
“지한씨는 어떻게 하실 거에요?”
“전 이 사람들을 따라서 계속 공략할 겁니다. 그래도 지원이 있으면 좋을 겁니다. 대비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곤란한 사람이 하나 발생한다.
“거, 그냥 빨리 빨리 공략합시다. 다같이 움직이면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지금 이 자리에 한 사람이라도 더 있는 게 낫지 않나?”
바로 김상욱이었다. 그는 땀까지 삐질 흘려가며 윤서현을 설득하려고 했다. 나는 쐐기를 박았다.
“아뇨, 지원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게 맞겠네요. 그럼 다녀올게요. 신아람씨는 계속 공략 하실 건가요?”
“네, 일단은요······.”
“어, 어이 잠깐만! 쫌!”
필사적인 김상욱을 뒤로하고 윤서현이 사라졌다. 그녀가 사라진 공간이 일렁이다 이내 잠잠해졌다.
“아쉽긴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저희끼리라도 빨리 공략하는 게 상책이죠.”
이철형은 물약을 다섯병 정도 만들고선 도구들을 정리했다.
“쯧, 쓸데 없이 시간만 지체됐네.”
권시웅은 다시 창을 들고 앞으로 나갔다.
제약에도 불과하고 공략은 계속 되었다.
이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직 나타나지 않은 제약이 있다.
지금은 중독의 제약 뿐이지만, 곧 이곳에는 두 개의 제약이 존재하게 될 거다.
아직 마기의 원천이 만들어내는 두번째 제약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은 미래에 영웅이 될만한 새싹이다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인류가 상대할 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거다.
결국 그런 건 한 번 굴러봐야 아는 거니까.
– 천재라고 하는 놈들 죄다 온실 속에서 자라서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야. 결국 답은 뭐다? 뒤지도록 굴러봐야 정신을 차려. 나도 그랬고.
미래의 검성께서 그리 말씀하셨다.
* * *
“이 정도야 쉽지. 별 것도 없군. 그 여자는 뭘 그렇게 소란을 피운거지?”
“협회 사람들 까다로운 게 하루이틀 일이겠어.”
처음 몇 번의 전투는 순조롭게 흘러갔다. 보스를 찾아 이동하면서 마주치는 오크들을 쓰러뜨렸다.
그러나 전투의 빈도가 급격하게 잦아졌다.
“뭐가 이렇게 많아······!”
권속의 영역에 들어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놈은 우리 위치를 보고 계속해서 오크들을 보내고 있는 거다.
“보스는 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거야?”
“일단 좀 쉬어도 될까요······?”
다섯 번째 전투를 끝마쳤을 때는 모두 녹초가 되어 있었다. 중독의 제약은 계속해서 우리를 갉아 먹고 있었고.
특히 김상욱의 표정이 제일 안 좋았다.
“이제 내 포션도 다 떨어졌는데 그것 좀 주지?”
김상욱이 이철형이 들고 있는 푸른 포션을 가리켰다. 마력과 체력을 동시에 회복 시켜주는 좋은 물약이다.
이철형은 고민하는 척 턱에 손을 얹었다.
“저희도 사용해야 되는 거니 그냥 드릴 순 없겠는데요.”
“개소리 작작 좀 하지. 그냥 만들면 되는 거잖아. 여기 널린 게 재료인데.”
“하지만 기술은 제 거죠.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고요.”
속으로 계산을 해보던 이철형이 씩 미소를 지었다.
“특별히 개당 5백만 원에 드리겠습니다.”
“······이 새끼가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 합니다. 여긴 게이트 안이니까 가격이 더 붙는 건 당연하죠. 싫으시면 안 팔겠습니다. 이지한씨도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5백만 원입니다.”
이거 누가 빌런인지 모르겠다. 뭐, 이철형은 원래 그런 사람이다. 돈을 지극히 밝히는 짠돌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였으니까.
김상욱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
“이 씨발, 이지한이라고 했지. 그쪽도 뭐라고 말 좀 해봐! 저게 말이 되냐고! 인간된 도리로서 저게 할 말이야?”
나한테 호소하기까지 한다.
다 좋은데 니가 할 말은 아니잖아. 이 미친놈아.
“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한 것 같아요.”
뒤에서 잠자코 있던 신아람까지 한마디를 내뱉는다.
그 순간이었다.
『 마도 : 계약에 의거하여 제약이 발생합니다. 』
『 이제 포션을 사용한 회복이 불가능해집니다. 』
“뭐, 뭐야?”
“제약이 하나 더······?”
나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보고 있었나보군.’
권속은 이 근처를 맴돌며 우리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을 거다.
놈은 마기의 원천을 다뤄서 새로운 제약을 생성해냈다.
마족들의 성유물인 마기의 원천은 제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으므로.
우리가 포션을 통해 제약을 극복하고 있단 사실을 알아챈 모양.
“이철형. 이게 어떻게 된거냐? 포션이 안 먹히는데.”
권시웅이 빈 포션병을 이철형에게 들이밀었다. 이철형도 급하게 꿀꺽꿀꺽 포션을 마셔봤지만 조금도 회복되지 않는다.
“이게 말이 돼······?”
이로써 두 개의 제약이 중첩되었다.
“거, 괜히 잘난 척 하더니 꼴 좋구만.”
김상욱이 조소했다.
그들이 당황해하고 있는 사이.
나는 캠핑용 버너를 켰다. 지난번에 라면 먹을 때 구매해놨던 거다. 냄비를 올리고서 가지고 있던 생수를 부었다.
“포션 없이 공략하는 건 안 되겠어. 돌아가자.”
“지금 이대로면 돌아가다가 죽는다. 보스 머리만 따면 되는 문제 아닌가? 차라리 이 원흉을 제거하는 게 나아.”
유감스럽지만 보스를 잡아도 제약은 안 없어진다.
이건 권속의 짓이니까.
그들이 잠시 논의를 거치는 동안.
나는 진지하게 물을 끓였다. 그리고 주머니에 넣어뒀던 푸른색 꽃들을 짓이겨서 정성스럽게 뿌렸다.
이철형 덕분에 이게 물약의 재료란 걸 알았다.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길드원들의 실랑이에 지친 신아람이 내게로 슬쩍 다가왔다. 나는 별 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저도 연금술 한 번 해보려고요.”
“네?”
마지막 꽃잎을 물 위에 넣는 순간.
『 일반 스킬 ‘기초 연금술 Lv.1’을 획득합니다. 』
『 일반 스킬 ‘기초 연금술 Lv.2’을 획득합니다. 』
『 일반 스킬 ‘기초 연금술 Lv.3’을 획득합니다. 』
···
..
.
『 일반 스킬 ‘기초 연금술 Lv.10’을 획득합니다. 』
『 추가효과 : 제작한 포션의 효과가 15% 증가합니다. 』
‘성공이다.’
예상했던대로 연금술 스킬이 생겨났다. 채집 스킬과 마찬가지로 일반 스킬은 적절한 상황만 뒷받침 된다면 쉽게 얻을 수 있었다.
미래에서 얻은 재능의 파편의 체감이 꽤 크다.
물 위에 떠오른 꽃의 푸른 액상이 물감처럼 퍼져나갔다.
『 스킬 ‘기초 연금술 Lv.10’을 발휘합니다. 』
『 아이템 ‘하급 물약’의 제조에 성공하셨습니다. 』
나는 포션을 종이컵에 담아서 신아람에게 건넸다.
“포션은 이미 통하지 않게 된 거 아닌가요?”
“한 번 드셔보세요.”
신아람은 의아해하면서도 종이컵에 담긴 포션을 마셨다. 이내 그녀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 엄청 맛있어요.”
아, 요리 스킬 때문인가.
근데 그런 반응을 기대한 게 아니다.
종이컵 한 컵을 순식간에 다 비운 신아람이 눈이 더욱 커졌다.
“포션이 효과가 있어요! 어떻게 하신거에요?”
“영업 비밀입니다.”
당연하다.
『 칭호 : ‘마계의 재앙’을 발휘합니다. 』
이 칭호의 효과는 마계에서 데미지를 올려주는 게 끝이 아니다.
『 해당 필드는 마계가 아닙니다. 1번 효과는 발휘되지 않습니다. 』
진짜는 두번째 효과에 있다.
『 마도 – 제약 무시 5%를 발휘합니다. 』
그리하여 내가 만든 포션은 제약을 조금이나마 무시한다. 5%이긴 하지만 중독을 막을 정도는 된다.
“뭐? 포션이 효과가 있다고요? 어디 봅시다.”
“뭐야, 그런 게 있었으면 빨리 말했어야지.”
뒤에 있던 이철형과 권시웅이 관심을 보였다. 김상욱은 바닥에 기절해 있다. 아까부터 이상하다고 중얼거리더니 결국 쓰러졌다.
“진짜로 이런 허접한 물약이 통한다는 겁니까? 뭐합니까, 빨리 줘봐요.”
이철형이 당연한 듯 내게 손을 내민다. 그의 안색도 나빠져 있었다. 중독의 제약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이대로면 지금부터 돌아가도 위험하다.
나는 쓱 그를 올려다봤다.
어차피 내가 할 말은 뻔하다.
“한 컵에 2천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