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57
57화 적혈의 버서커(4)
유니크(Unique).
일반, 레어 다음으로 존재하는 등급. 아이템에 있어서는 그 희귀도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스킬에서 그 의미는 남달랐다.
이것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타고난 재능의 영역.
일반이나 레어 등급은 적당한 수준의 헌터라면 누구든지 획득하고 기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유니크 등급만큼은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
본인의 재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스킬조차 얻을 수 없는 세상이다.
그리고 내게는 유니크 스킬을 얻을만큼의 재능이 없다.
『 이계 규율이 소유주의 재능을 파악하는데 실패했습니다. 』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저 몇 번이고 되새기는 사실일 뿐. 재능의 파편을 얻어도 유니크의 영역에 도달하기란 불가능하단 의미로 들린다.
그러나 이계 규율은 그런 한계를 뛰어 넘어 내게 보상을 건넨다.
『 인과적 타당성을 계산하여 유니크 스킬을 지급합니다. 』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 유니크 스킬 ‘웨펀 마스터 Lv.1’을 획득합니다. 』
『 모든 무기의 숙련도와 위력이 증가합니다. 손에 든 무기의 종류와 관계 없이 모든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샤아아—
허공에서 솟아난 붉은 빛이 내 몸으로 스며 들었다.
‘웨펀 마스터.’
나는 속으로 되뇌였다. 내가 처음으로 얻게 된 유니크 스킬이었다. 평생 얻을 일 없다고 생각했던 등급의 스킬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서 만족하고 있을 순 없다.’
겨우 유니크에서 멈출 생각은 없다. 앞으로 더 많은 스킬들을 얻을 것이다. 유니크를 넘어 레전더리까지.
그리고 그 스킬들은 모두 20만배의 경험치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효과가 내 생각대로가 맞다면······.’
스킬 효과를 확인하는 내 눈이 커졌다.
‘사기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김상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김상욱, 가지고 있는 무기 있나?”
“아, 있고 말고요. 공략대를 쓸어 버리려고 비장의 수로 남겨 놓았던 유니크급 단검 ‘아스람의 이빨’ 두 자루입니다. 기가 막힌 놈들입죠.”
“······.”
유명한 무기였다. 소위 네임드 웨펀이라고 불리는 것들 중 하나였다. 헌터 잡지에서 본 적 있었다.
빌런 조직 우두머리라 그런지 좋은 걸 들고 다닌다.
“잠깐 줘봐.”
“여기 있습니다.”
김상욱은 고분고분한 태도로 내게 단검을 내밀었다. 그게 당연하다는 표정이다. 종속의 계약이 대단하긴 하다.
나는 두 자루의 단검을 양 손에 거머쥐었다.
『 스킬 ‘웨펀 마스터 Lv.1’을 발휘합니다. 』
원래부터 내가 사용하던 주무기인 것처럼 손에 착감긴다.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지까지도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촤악, 촤악, 촤악!
나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쌍단검을 휘둘렀다. 쌍단검의 장점은 빠른 공격 속도와 높은 순간 딜량.
쿠웅!
난도질 당한 나무 한 그루가 그대로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메시지 창들이 눈 앞으로 연달아 떠올랐다.
『 일반 스킬 ‘쌍검술 Lv.1’을 획득합니다. 』
『 일반 스킬 ‘쌍검술 Lv.2’를 획득합니다. 』
..
.
『 일반 스킬 ‘쌍검술 Lv.10’을 획득합니다. 』
『 추가 효과 : 쌍검술의 위력 25% 증가 』
“와우. 대단하십니다.”
나를 지켜보던 김상욱이 짝짝짝 박수까지친다.
“억지 리액션 안해도 되는데.”
“아뇨, 초보자치고는 훌륭했습니다. 마치 제가 검을 처음 잡았을 때와 같은 재능이 느껴졌달까요.”
이 자식 은근히 돌려서 맥이는 것 같기도 한데.
아무래도 일반 스킬이다보니 쌍단검을 주무기로 쓰는 김상욱의 눈에는 대단하지 않아보일 수 있다.
그래도.
‘굉장한데.’
유니크 스킬 ‘웨펀 마스터’의 효과는 내 생각보다 훨씬 대단했다. 손에 잡은 무기를 단번에 익숙하게 만들어 줄 뿐 아니라 하위 스킬을 획득할 수 있게 해주니.
‘웨펀 마스터 자체의 경험치는 안 오르네.’
유니크 등급이라 그런 건가? 이 부분은 실전에서 사용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아직 기능이 하나 남았다. 따지고보면 이게 더 중요하지.’
나는 단검을 김상욱에게 돌려줬다. 그리고 회수의 창을 꺼내 들었다.
‘분명 무기의 종류에 상관 없이 스킬을 쓸 수 있다고 했지.’
그게 어떤 의미인지 대강 알 것 같았다. 나는 창을 들고 자세를 잡았다. 잠시 집중한 뒤 위에서 아래로 지긋이 선을 만들어 냈다.
『 스킬 ‘일자베기 Lv.12’를 발휘합니다. 』
공간을 가르는 푸른 물줄기가 생겨났다. 급속도로 마력이 빨려 나갔지만, 광화 상태가 유지 되고 있어 괜찮았다.
‘진짜 되잖아.’
본래 신태양의 일자베기는 검에 한해서 발휘 가능한 기술이다. 그런데 이제 다른 무기에도 적용이 가능해졌다.
‘응용하기에 따라 엄청난 무기가 되겠어.’
부족한 마력에 관해서는 보충할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 스킬 ‘광화(자아통제) Lv.10’의 유지 시간이 끝났습니다. 』
『 스킬 ‘광화(자아통제)’가 타재간파의 서에 흔적을 남깁니다. 』
일시적으로 획득했던 광화의 유지 시간이 끝났다. 원래는 특성이었던 것을 스킬의 방식으로 이용했던 건데.
‘아쉽지만. 흔적으로 남았다고?’
시스템 창에 떠오른 타재간파의 서를 한 번 불러내 봤다. 이름을 속을 되내이니 홀로그램 창이 떠올랐다.
『 타재간파의 서 』
– 광화(자아통제) Lv.10 [ 비활성화 ]
‘나중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건가?’
문제는 그 방법을 모르겠다는 거다. 메시지창의 주변을 건드려봐도 별 다른 설명도 떠오르지 않는다.
타재간파의 능력이니, 타인의 재능을 개화 했을 때 활성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렴풋이 추측할 뿐이다.
콰아앙!
어디선가 나타난 신아람이 그대로 바닥에 착지했다. 옅은 흙먼지와 풀쪼가리들이 흩날렸다.
스스스······.
허공을 부유하던 신아람의 머리카락이 가라앉고, 눈에 띄고 있던 이채도 줄어들었다. 광화를 해제한 신아람이 내게 말했다.
“보스는 잡았어요. 근데 협회에서 사람들이 지원 온 것 같아요.”
내게 상황을 전한 신아람의 시선이 김상욱을 향했다.
“근데 아직도 꽃을 채집하시는 거에요? 이제 안하셔도 돼요······.”
“아가씨, 이건 제가 좋아서 하는 겁니다.”
“······?”
“그렇다는데 놔두죠.”
의문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이는 신아람의 뒤편으로 협회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윤서현에 더해 게이트 관리국 팀장 마성철까지.
지원치고는 늦다.
“괘, 괜찮아요?!”
나를 발견한 윤서현이 순간이동으로 바로 다가왔다.
“이게 전부 어떻게 된 거에요? 숲이 왜 난장판이 된거에요? 마족이 그렇게 강했어요?”
“마족은 아니고 그 아래에 있는 권속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규모는······.”
근처를 둘러보는 윤서현의 눈이 흔들렸다. 버서커 신아람에 의해 반대편이 불도저로 밀어버린 듯 휑한 벌판이었다.
천천히 다가온 마성철이 수첩을 꺼내 들었다. 그는 주변 상황을 살피더니, 볼펜으로 무언가를 끄적였다.
“이지한씨, 벌써 두번째 뵙게 됐네요.”
그는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엔 흡족스런 미소를 띄고서.
“역시 굉장하시군요. 숨기고 계신 게 많을 거라고 예상은 했습니다만······. 이건 제 상상을 뛰어 넘는 범위네요.”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뇨, 이거 전부 신아람씨가 한 겁니다.”
“네? 제가요?”
신아람이 큰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니, 그쪽이 놀라면 안되지.
* * *
미국의 S급 게이트.
작열하는 땅.
콰드득.
백묵은 마력이 담긴 발로 보스의 머리를 짓이겼다. 불결하다는 듯 발에 묻은 피를 털어낸 백묵은 바닥에 떨어진 조각상을 주워 들었다.
“흐음.”
『 마기의 원천 : 아몬의 조각상 』
여지껏 느껴본 적 없는 기묘한 기운 흘러나오는 아이템이었다. 그것을 살피는 백묵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기라. 그래, 그때도 분명히 이 느낌이었지.’
며칠 전 은빛의 날개 채용 시험. 시험장을 가득 메웠던 정체 불명의 검은 안개. 그곳에서 느꼈던 불길한 기운이 지금 이 아이템에서 똑같이 느껴졌다.
“그렉스, 어떤가요?”
백묵은 뒤에 서 있던 남성에게 물었다. 각자의 언어가 백묵의 능력에 의해 사념으로 전달되어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미국의 S급 헌터 그렉스.
그는 얼마전 최고 등급의 게이트를 혼자서 공략한 인물이었다. 미국 본토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헌터였다.
“얼마전 변칙 게이트에서 그런 기운을 두른 마수를 상대했었다. 최근 늘어난 변칙 게이트와 연관이 있다고 봐야겠지.”
그는 헝겊으로 망치를 슥슥 닦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쵸? 제 생각도 그래요.”
백묵은 마기의 원천을 인벤토리에 집어 넣었다.
그가 이곳에 오게 된 경위는 단순했다.
이번에 공략한 S급 게이트는 그렉스 소유의 변칙 게이트였다. 미국 본토에서 기이한 게이트를 발견했다는 그렉스의 말에 백묵은 다른 일을 제쳐두고 미국으로 향했다.
“만사제쳐두고 온 보람이 있네요.”
“그렇다니 다행이군.”
그저 타국에서 발생한 변칙 게이트 하나.
흘려보내도 됐겠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지한······.’
최근 그의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자세히 아는 건 백묵 자신이 유일 할 거였다. D급 변칙 게이트, 빌런 최유정에 은빛의 날개 채용 시험까지.
일련의 사건들에는 꺼림칙한 부분이 있었다.
특히 백묵이 위화감을 느낀 것은 우진형을 조사하면서부터였다. 은날 채용 시험에서 행방 불명 된 남자.
이지한은 채용 시험 전부터 우진형에 대해 조사해 달라 했고, 시험 당일에도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 결과 우진형은 스스로 검은 안개를 만들어내며 사라졌다. 아니, 정확히는 그가 게이트를 만들어 다른 헌터들을 끌어들였다고 보는 게 맞으리라.
‘대체 어디서 이런 사람이 나타난 건지.’
이지한.
그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는 건지 직접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할 이유가 늘었네요.’
백묵의 입가에 맺힌 미소가 진해졌다.
그때였다.
“잠깐, 하늘을 봐라.”
그렉스의 말에 백묵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붉은 하늘 위로 검은 마기가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게이트 구석구석 숨어 있던 마수들이 날개를 펴고 하늘 위로 날아 오른다.
이미 보스가 죽고 공략된 게이트였건만.
아무래도 뭔가가 남은 모양이었다.
백묵은 땅에 떨어진 지팡이를 집어들었다.
“이거 쉽게 나가긴 글렀네요.”
“쉽고 어렵고는 문제가 안돼. 죽느냐 사느냐다.”
그렉스가 백묵의 어깨를 툭 쳤다. 그걸 신호로 뒤쪽에서 쉬고 있던 수 십명의 헌터들이 자리에서 무기를 들고 일어났다.
“가자고.”
망치를 어깨에 짊어진 그렉스를 필두로 헌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나는 게이트 바깥으로 나왔다. 숲 너머로 익숙한 건물들이 보인다.
“아, 오셨습니까.”
“······.”
패럿 길드의 이철형과 권시웅이 지친 표정으로 바닥에 앉아 있었다. 이철형은 반가운 듯 손을 들지만 권시웅은 영 시무룩한 얼굴이었다.
사실상 패럿 길드는 공략에 실패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천재일수록 벽에 부딪혔을 때 느끼는 좌절감도 큰 법이랬다.
‘살아 나온 걸 다행이라 여겨야겠지만.’
나는 뒤에 있는 김상욱을 흘깃 봤다. 원래대로라면 김상욱이 이번 게이트 공략에 참여할 일은 없었다.
자칫하면 김상욱에 의해 파티가 몰살 당할 수도 있었다.
‘나 때문에 미래가 바뀌었다.’
당연히 각오하고 있던 일이었다. 미래가 바뀐다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미래로 바꾸어 내면 되는 일.
“그러면 다들 이제 복귀하셔도 돼요.”
협회 헌터들은 아직 변칙 게이트를 조사 중에 있다. 윤서현만 나를 따라왔다.
“저희 팀장님이 조사는 나중에 한다고 먼저 복귀하라고 하셨어요. 크게 다친 사람도 없고 결과적으로 공략은 성공이니까요.”
지원이 늦어진 건 협회의 절차가 복잡해서란다. 원래 그런 조직이라 그러려니 했다.
그때였다.
“저······.”
뒤쪽에 서 있던 신아람이 나를 불렀다. 그녀는 입술을 우물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선배라고 불러도 될까요? 아까 협회 분한테 들었는데 저보다 훨씬 오래전에 각성하셨다고 들었어요.”
“예, 뭐.”
미래에서는 신아람이 선배였는데 여기선 반대로 되었다.
“광화 상태에 있을 때, 아무것도 안들리고 무섭기만 했는데······. 지한 선배 목소리는 분명하게 들렸어요.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제가 어떻게 됐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말을 건 적은 없지만 타재 간파의 능력이 닿은 모양이다.
“전화번호 주실 수 있나요? 꼭 다시 뵙고 싶어요.”
투욱.
별 생각 없이 서 있던 윤서현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다. 윤서현을 두 눈을 크게 뜬 채 신아람을 바라봤다.
그냥 나한테 배우고 싶다는 거 같은데.
대한민국 최후의 11인 중 한 명인 신아람. 적혈의 버서커로 이름을 날렸던만큼 그녀의 재능은 이미 검증 되어 있다.
본래보다 일찍 자아통제 능력을 개방했으니 앞으로의 성장이 가속화 될 터였다.
나는 그런 신아람의 어깨를 잡았다.
“헉.”
왜인지 윤서현이 놀란다. 나는 그대로 신아람을 윤서현과 마주 보게했다.
“마침 잘 됐습니다. 신아람씨의 재능을 키워 줄 좋은 길드를 알고 있거든요. 그렇죠, 윤서현 헌터?”
“네? 아, 그러고보니 언니가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네요. 추천해주신다던 사람이 이 분인 건가요?”
원래는 천성호를 추천해 주려고 했는데 어딨는지를 모르니 나중으로 미루고. 신아람은 그에 못지 않은 능력자다.
“저, 저는 패럿 길드인데요······.”
“신아람씨를 감당하려면 은빛의 날개 정도는 되어야 할 겁니다.”
“으, 은빛의 날개요?”
“다리는 놔드렸으니까, 잘 생각해서 결정하시면 될 겁니다.”
아무리 천재 둘이 운영하는 길드라곤 하지만, 패럿 길드는 소규모 길드다. 신아람이 성장하기엔 비좁다.
그때 이철형이 뒤에서 벌떡 일어났다. 길드를 옮기란 말을 너무 대놓고 이야기했나.
“혹시 이지한씨가 저희 길드에 오시는 겁니까? 저희 길드에서 연금술의 재능을 한 번 피워보시는 거 어떻습니까?”
“······.”
미쳤다고 내가 거길 가겠냐.
다행히 신아람의 이적을 신경 쓰는 모양새는 아니었다. 기절해 있던 탓에 광화를 직접 눈으로 목격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럼 전 가겠습니다. 궁금한 거 있으면 윤서현 헌터한테 물어봐요.”
“자, 잠깐만요······!”
“이리와요. 지한씨 번호가 궁금하다고 했죠? 제가 알고 있긴 하거든요. 근데 그냥은 못 알려드리고요.”
왠지 미소와 함께 윤서현이 신아람을 끌고 갔다.
아무쪼록 잘 선택하길 바란다.
* * *
김상욱에겐 앞으로 스파이 역을 하며 해야 할 일을 미리 일러뒀다. 연금술사 이철형이 날 붙잡고 늘어지는 탓에 떼어내느라 고생했지만, 어쨌든 게이트 공략은 마무리 되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빌딩의 대형 전광판에 신태양의 모습이 보였다. 벼락처럼 검을 휘두르자 마수들이 일시에 쓸려 나가는 모습. 누가봐도 감탄을 자아내는 검술이었다.
‘잘 성장하고 있나보네.’
신태양은 수호 길드의 지원을 받아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중이었다. 어쨌든 미래의 검성이 될 몸이니 긍정적인 일이다.
지난번 마족과의 싸움에서 한 방에 나가 떨어진 것 때문에 충격 받은 것 같던데.
‘타재간파로 신태양이 가진 재능을 더 빨리 개화하게 해줄 수 있으려나.’
나중에 만나면 시험해 보도록 해야겠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프로젝트 메이저 게이트를 저지하는 거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검은색 톱니바퀴를 꺼냈다.
『 마도 공학 : 게이트 조율 장치 』
권속 발렘을 잡고 나온 아이템. 이걸 사용하면 놈들의 부품을 숨겨둔 장소를 찾을 수 있을 거다.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거다.’
메이저 게이트를 저지하기 위해선 책임자인 발전의 마족을 처치할 필요가 있었다. 그 놈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김상욱을 보낸 것이기도 하다.
고민을 거듭하며 집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갑자기 등에 맨 배낭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응?’
내 앞으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 오르티마 알이 부화의 가능성을 알립니다. 』
권속을 처치하고도 반응이 없길래 이번에는 부화하지 않나 싶었는데. 부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거였나.
서둘러 집에 들어 온 나는 배낭을 열어서 알의 상태를 확인했다.
꼭대기 부분부터 진한 금이 뻗어져 있었다. 진작 눈치 챘어야 했는데.
쩌적, 쩌저적!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부화의 순간을 지켜봤다.
회귀 전, 마계왕의 군단에 속해 있던 오르티마.
누군가는 에이션트 드래곤이라 그랬으며, 누군가는 청룡이라고도 했다. 여러가지 말이 많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했다.
녀석은 최소 신수(神獸) 혹은 환상종에 준하는 존재일 거다.
『 오르티마 알이 부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