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71
71화 이계규율의 상점(2)
“으음? 로바크가 당했다?”
발전의 마족은 검은 안경테를 고쳐 썼다.
새하얀 머리카락, 보랏빛 피부와 머리에 돋아난 뿔. 마족의 특징을 빼다박은 그였지만 그 외모는 사람을 홀릴 정도로 미형이었다.
“확실히 새로운 데이터군. 인간들의 잠재력이 내 예측보다 뛰어날 줄이야.”
피로 물든 새하얀 가운을 걸친 그는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그의 권속인 이형생물 로바크가 죽임을 당했으나, 당연히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권속은 장기말에 불과한 존재였으므로.
“그건 그렇다쳐도.”
그보다 중요한 건 지금 발전의 마족에 손에 들린 심장이었다.
두근. 두근.
검붉은 피를 내뿜으며 박동하는 심장.
기록의 마족에게서 빼낸 심장이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발전의 마족의 눈이 가늘어졌다.
“기록의 마족은 실패했다. 프로젝트 마기의 무리한 진행이 화를 부른 거지. 이목을 너무 집중시켰어.”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렇습니다.”
그의 아래로 머리를 조아리는 최하위 마족들. 그들은 공포에 몸을 떨고 있었다.
“네 놈들도 별반 다를 건 없지. 이때다 싶어 기록의 마족의 지위를 빼앗기 위해 달려든 승냥이떼와 다름 없으니까.”
최하위와 하위. 한 단계 차이일 뿐이지만 거기에는 넘어설 수 없는 격의 차이가 존재했다.
기록의 마족이 폭주했을 때를 기회 삼아 권한과 유산을 챙기기 위해 달려든 최하위 마족들의 각축전.
발전의 마족의 등장으로 모든 게 무의미 해졌다.
싸움도 비슷한 사람끼리나 하는 거지, 너무 압도적인 격차가 나버리면 거기서부터는 전투가 무의미해지므로.
그런 최하위 마족들을 벌레 보듯이 하는 발전의 마족.
“이 건은 윗분들께서 말씀하신 방향과는 다르다. 확실히 선을 넘었어. 여기에 있는 네 놈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처벌은 각오하고 있겠지?”
그의 말에 열 명 가량 되는 최하위 마족들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부디 용서를······.”
“용서해주십쇼!”
“저흰 기록의 마족의 실패를 덮기 위해······.”
콰아앙!
변명하던 최하위 마족 하나의 머리통이 통째로 날아갔다. 너무 빨라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일격. 발전의 마족은 가볍게 어깨를 풀었다.
싸늘한 침묵이 마족들 사이로 가라앉았다.
“진정으로 실패를 덮고 싶었다면 조용히 있었어야지. 프로젝트 마기는 이것으로 완전 폐기다. 굳이 이 나라가 아니더라도, 프로젝트를 실행할 나라는 많아. 네 놈들은 그냥 사리사욕에 눈이 먼 것 뿐이고.”
프로젝트 마기를 위한 의식은 결과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 그 후폭풍에 의해 도심지에 게이트를 발생시키고, 인간들의 이목을 끌었다.
심지어 의식이 진행 되던 장소는 마계의 틈새.
불안정한 마기는 결국 마계와의 통로를 이어버렸다. 오히려 마계의 마력이 새어나가는 참사였다.
‘허나, 뭔가 있기는 있다.’
불과 어제.
마계의 틈에 위치한 마도 공학 실험 장치가 부숴졌다. 향후 전개할 프로젝트 메이저 게이트를 위한 포석이었는데.
장치야 다시 만들면 된다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았다.
이번 프로젝트 마기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의 마족이 억지로 의식을 행하다 폭주했다. 어떤 압력이 있었다는 건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계획을 저지하고 있을 확률. 얼마나 되는 거지?’
대체 누가 어떻게 그것을 알고.
그런 존재가 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마족의 미간에 새겨진 주름이 깊어졌다.
‘그건 차차 조사하도록하고······. 우선은 이 일의 매듭을 지어야겠지.’
발전의 마족은 손에 쥔 심장을 높이 들어 올렸다.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못했다는 것이야말로 최악. 백 번 죽어 마땅하나······.”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마기가 심장을 감싸기 시작했다. 마기는 차가운 은빛 금속으로 변하여 심장을 덮어나갔다.
“만회할 기회를 한 번 주도록하지.”
심장을 중심으로 조립되기 시작한 은빛 기계 장치. 그것은 골렘이라기엔 기괴했고, 생물이라기엔 이성을 띄고 있지 않았다.
으어어어!
마수로 재탄생한 기록의 마족의 절규가 게이트 내부로 울려퍼졌다.
* * *
“뭐, 뭐야?”
“방금 울음소리 들었어요?”
숲 길의 끝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괴성. 자리에서 회의를 나누던 헌터들의 시선이 모두 그쪽으로 향했다.
“설마······.”
김상욱은 더욱 불안한 표정으로 숲 너머를 응시했다. 저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당장 두려워한다고 해결 될 일은 아니다.
나는 바위에 걸터 앉아 메시지창을 확인했다.
『 보유 포인트 : 58301 point 』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포인트와 새롭게 얻은 포인트를 합산하니, 거의 6만에 달하는 포인트가 모였다.
‘가장 먼저 확인할 건······.’
타재간파의 서.
『 포인트를 사용하여 스킬을 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
앞으로의 싸움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인만큼, 확실하게 확인해 둬야 했다.
『 타재간파의 서 』
– 광화(자아통제) Lv.10 [ 비활성화 ]
– 신속(神速) Lv.10 [ 비활성화 ]
– 오러 블레이드 Lv.10 [ 비활성화 ]
※ 각 항목의 활성화 비용은 10,000 Point 입니다.
※ 활성화는 30분간 유지 됩니다.
‘스읍, 싸진 않은데?’
스킬 하나 하나의 파괴력이 지대한만큼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활성화하면 10레벨부터 사용하게 되니 절대 손해는 아니었다.
11레벨에 도달하기라도 한다면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테니.
‘이계 규율이 아니었다면, 활성화할 엄두도 못 냈겠어.’
아니지.
‘이계 규율 덕분에 이 정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봐야하는 건가.’
쌩으로 1만 포인트는 절대 쉽게 모을 수 없는 양이다.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니, 원래대로라면 한 번 쓰는 것도 엄청나게 고민해야 할 정도였겠지만.
‘이제는 아니지.’
이계 규율과 인과역전의 상점이 결합하며 엄청난 속도로 포인트를 획득하게 되었다. 약 2주일 간 모은 포인트가 약 5만이니까.
위급 상황의 조커 카드로 활용할 여지가 충분했다.
타재간파의 서가 제시하는 패널티를 이계 규율로 완벽히 뛰어넘은 셈이다.
‘그러면 이제 상점을 확인해 볼까.’
동시에 3개의 기술을 활성화한다고 하면 2만 8천 포인트의 여유가 남는다.
『 이계 규율 : 인과역전의 상점 』
0. 소모품
1. 퀘스트 (NEW)
‘좋아. 잘 된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점창을 바라보는 내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부디 이번 게이트 공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원래 인과역전의 상점은 특성 무재조정의 효과로 생겨난 것. 그것이 내가 가진 이계 규율과 결합되며 복구되었다.
‘내용물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우선은 소모품이다.
『 소모품 목록 』
– 재능환 레시피 교환권 : 1/1 ( 2000 Point )
– 재능 획득의 물약 레시피 교환권 : 1/1 ( 2000 Point )
– 재물 획득의 물약 레시피 교환권 : 1/1 ( 2000 Point )
– 이계규율 1★ 부여권 : 1/1 ( 100000 Point )
( 더보기 )
‘와······.’
전부 레시피지만 그 점이 오히려 좋다. 재료만 갖춰진다면 계속해서 물약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거니까.
심지어 등급이 적혀있지 않은 걸로 봐선, 레어나 유니크급의 재능환이나 물약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근데 이건 뭐냐.’
이계 규율 1★ 부여권.
10만 포인트라는 무지막지한 가격. 대강 짐작은 간다. 필드 마계에서 10배의 데미지를 주는 칭호 ‘마계의 재앙’이 무성(無星)등급이었다.
‘1성이라면······.’
그 강함은 상상을 초월할 터. 애초에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등급인만큼 이계 규율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항목이겠지.
근데 너무 비싸다.
나는 그 아래에 있는 ‘더보기’를 눌러봤다.
촤르륵.
– 최하급 체력 포션 ( 100 Point )
– 하급 체력 포션 ( 150 Point )
– 중급 체력 포션 ( 200 Point )
···
..
.
– 상급 마력 포션 ( 300 Point )
체력과 마력 포션의 리스트가 주르륵 떠올랐다.
‘이건 진짜 유용하겠는데. 돈도 절약 되겠고.’
특히 위급할 때 아이템을 구매해서 쓸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소모품은 언제라도 살 수 있으니 일단 놔두고.’
나는 소모품 창을 닫고, 퀘스트 항목을 열었다. 퀘스트를 구매한다는 것 자체가 꽤 낯선 개념이었지만 이계 규율이니 그러려니 한다.
파직, 파지직!
이번에는 가벼운 스파크와 함께 새로운 창이 열렸다.
『 퀘스트 목록 』
– 이계 규율 개방 ( 1 point )
목록은 단 하나 뿐이었다. 그것도 고작 1point. 자세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지만, 구매해서 손해 볼 건 없으니까.
나는 망설이지 않고 구매 버튼을 눌렀다.
『 1 point를 사용하며 퀘스트를 구매하셨습니다. 』
『 퀘스트 – 이계 규율 개방 』
– 목표 : 변형 기록의 마족 처치 ( 0/1 )
– 보상 : 세번째 이계규율 개방, 상점 카테고리 추가, 10000point
‘호오.’
거듭 느끼지만 무재조정 자체에 미래 예지 혹은 전지(全知)의 능력이 포함 되어 있는 것 같다.
내가 나아갈 방향을 퀘스트로 잡아주는가 하면, 인과를 초월해 이득을 가져다주기도 했으니까.
나는 저 멀리에 있는 숲의 종착점을 바라보았다.
‘저 앞에 있는 게 변형 기록의 마족이라는 건가.’
그리 보는 게 타당했다.
“아무래도 발전의 마족이 무슨 짓을 한 것 같습니다. 이런 비명은 처음 들어 봅니다. 발전의 마족이 생체 병기를 만들어낸다는 소문이 있었거든요. 아마 그게 아닐지.”
내 옆에 있는 김상욱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내가 다 쓸어버릴거니 뭐니 이야기하더만, 금세 마음이 흔들린 모양이다.
“그렇군.”
나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알고 있는 정보였다.
“감당 가능할 것 같은데.”
만약의 경우에도 타재간파의 서를 활성화하면 그만이다.
광화, 신속, 오러 블레이드.
세 개의 기술을 동시에 활성화 시킨다면.
‘일시적으로 S급에 필적하는 힘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여기에는 나만 있는 게 아니었다. 신태양이나 신아람 같은 걸출한 인물들도 함께한다.
참, 진세아도 있었지.
진세아는 심각한 표정으로 홀로그램 창을 살피는 중이었다. 시스템 창은 고유의 영역이기에 타인에겐 보이지 않지만, 허공을 두드리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뭔가 이상한데······.”
뭔가 문제라도 생겼나? 물어보려던 찰나, 뒤쪽에서 회의를 끝낸 수호 길드의 헌터들이 소리쳤다.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이 앞으로는 실력에 자신 있는 분들만 가겠습니다.”
수호 길드의 서브 리더 이수연이었다. 그녀를 중심으로 무리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신태양이 뛰어서 내쪽으로 다가왔다.
“스승님, 오래 기다리셨죠. 지금부터는 제가 에스코트하겠습니다.”
“아니, 필요 없는데. 넌 앞에 나가서 마수 처리해야지.”
“아뇨, 스승님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억지로 내 주변에서 경계를 하기 시작한다. 그 탓에 우리 쪽으로 시선이 쏠린다.
“신태양의 스승?”
“어쩐지 말도 안되게 세더라.”
“호라이즌 길드에 스승이 있었을 줄이야.”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신태양이 머리를 긁적였다.
“하하, 관심이 뜨겁네요. 이게 스타 헌터의 숙명이라면 받아들여야겠죠.”
“아니, 저리 꺼져.”
수호 길드가 공략하고 있는 길은 B 루트.
A루트와 C루트는 순조로운 공략을 이어나갔기에 지금은 이쪽이 뒤쳐진 상태였다. 다만 오성처럼 공략이 늦어져서 조급해하는 모습은 없었다.
꾸준한 페이스로 마수를 잡으며 나아갈 뿐이었다.
‘과연 1위 길드라는 건가.’
그 뒤로 몇 번의 전투가 더 있었다. A급 게이트 답게 몸에 불을 두른 불꽃 늑대나, 골렘들이 나타났지만 어렵지 않게 물리칠 수 있었다.
특히 오러 블레이드를 익힌 신태양의 활약이 눈부셨다. 녀석의 검에서 치솟는 불길은 눈 앞의 적들을 사정 없이 베어냈다.
그것이 신태양 특유의 화려한 검술과 합쳐지니 더더욱 막아낼 수 있는 상대가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진세아가 부러운 듯 물었다.
“저거 어떻게 하는 거에요? 엄청 쎄보이는데.”
차마 신태양에게는 못 물어보겠는지 나한테 물어봤다.
“그러게.”
나도 몰라서.
확실한 건 오러 블레이드는 아무나 쓸 수 없다는 거. 마력의 조종이 세밀하게 컨트롤 되는 S급 헌터들이나 사용할 수 있는 특수한 기술이다.
“아니, 오빠도 썼잖아요. 나도 알려줘요.”
“야, 꼬맹이. 이게 아무나 쓰는 기술로 보여? 스승님이나 나 정도의 수준이 아니면 어림도 없어.”
어느새 다가온 신태양이 진세아를 바라보며 이죽였다.
“저기요, 아저씨한테 안 물어봤거든요?”
“아, 아저씨? 이 꼬맹이가······. 스승님, 이 버릇 없는 꼬맹이는 놓고 가시죠.”
“그냥 둘 다 조용히 하자.”
어쨌든 그렇게 우리는 루트 B의 끝에 도달했다.
촤아악!
신태양의 검이 마지막 불꽃 늑대의 목을 갈랐다. 서브리더 이수연이 통신석으로 상황을 공유했다.
“수호 길드, 루트 B 종착점 도착.”
종착점에 있는 것은 반원형의 거대한 구조물. 축구 경기장만한 크기였다. 그 위를 두꺼운 나무 줄기가 뒤덮고 있는 형태였다.
– 루트 A, 오성 길드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 루트 C, 은날 길드도 준비 끝났습니다.
이어서 몇 번의 대화가 오가더니, 이수연이 눈 앞의 비석을 가리켰다.
“세 루트에서 동시에 마력을 불어 넣으면 다음 길이 열리는 구조겠네요.”
그녀는 비석 앞으로 걸어가더니, 직접 마력을 쏟아 부었다. 그녀의 키만한 비석에 새겨진 음각의 문자들을 따라 마력이 채워졌다.
푸른 빛을 뿜어낸 비석.
『 두번째 길의 클리어를 확인 했습니다. 』
쿠우웅!
메시지를 띄운 비석은 돌연 바닥으로 쑥 꺼졌다.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하는 지축.
드드드드······.
보스의 방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소름 돋는 비명이 다시금 그 내부에서 들려 온다.
가라앉은 공기 속에서 신태양이 앞장섰다.
“그럼 가시죠.”
* * *
내부로 진입한 우리는 복도를 따라 쭉 걸었다. 함정이나 별다른 마수들은 없었다. 그렇게 걷기를 약 5분.
넓은 공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좌측과 우측에서 다른 헌터들의 모습도 모였다. 오성과 은날이었다. 다들 마수들을 처리하며 오느라 그런지 지친 기색이었다.
그래도 모두가 모였으니, 긴장감이 조금 누그러졌다.
자연스레 휴식을 취하면서 마지막 전투를 대비하는 분위기였다.
“와, 저 언니 완전 예쁘다.”
진세아가 바라보는 방향에는 은날의 신아람이 서 있었다.
“저 사람은······.”
신태양은 신아람을 발견하고 곧장 다가갔다.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네요. 잘 부탁합니다. 신태양입니다.”
“네? 아, 네······. 저도······.”
시원하게 인사를 건네는 신태양에게 우물쭈물하며 고개를 숙이는 신아람.
미래의 스승과 제자의 감격적인 상봉이었다.
뭐, 두 사람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나름 감회가 새롭다.
신아람은 어쩌다가 신태양의 제자가 된 걸까. 성격은 서로 상극처럼 보이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신아람의 시선이 나에게 닿았다.
“지, 지한 선배?”
나를 발견한 그녀는 한달음에 내 쪽으로 다가왔다.
“······.”
버려진 신태양이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바라봤다.
“공략에 참가하셨었네요. 지한 선배 덕분에 은빛의 날개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이 말이 꼭 하고 싶었어요······.”
“잘 됐네요.”
나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날 보며 진세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저기요, 오빠. 아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요?”
“두 분이 아는 사이셨습니까? 이거, 역시 스승님. 발이 넓으시네요.”
벙쪄 있던 신태양이 능글맞게 웃으며 다가왔다. 이대로 잠시 자기 소개 시간을 가지나 싶었지만.
“자, 잠깐만. 여러분! 움직이지 마십쇼!”
뒤쪽에 빠져 있던 김상욱이 소리쳤다. 그러고보니 김상욱은 마족에게 마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받았다고 했다.
마기의 흐름을 정확히 볼 수 있는 김상욱의 경고.
그 예측은 진세아나 신태양보다 한발자국 빨랐다. 뒤늦게 진세아가 소리쳤다.
“다, 당장 벗어나야 돼요!”
“네, 네?”
그러나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콰과과과!
주변의 바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미처 반응하지 못한 헌터들이 어두운 땅 속으로 떨어져내렸다.
“사, 살려줘!!”
“으아아악!”
아니 반응했더라도 움직일 수 없었다.
『 마도 : 계약에 의거하여 제약이 발생합니다. 』
『 제약(制約) : 체공 금지 』
마족의 습격이란 그런 것이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