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75
75화 한계 돌파 퀘스트(3)
발전의 마족이 위치한 연구소 최상층.
숲에서 발생한 폭발의 여파는 그곳까지 미쳤다.
쿠우웅!
옅은 진동에 발전의 마족은 들고 있던 장비 하나를 놓쳤다. 장비는 그가 만들던 포탈형 기계 장치의 아래 쪽에 떨어졌다.
발전의 마족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으음? 무슨 일이지? 실험체 206의 짓인가?”
“미관리 구역에서 의문의 폭발이 있었습니다. 명하신대로 실험체 A-231를 재배치하는 과정에 일어난 일인 것 같습니다. 미관리 구역이라 직접적인 확인은 어렵습니다.”
그의 질문에 대기하고 있던 권속 하나가 고개를 숙였다.
A-231은 투명화 실험의 실패작이었다. 미관리 구역에 던져 놓기는 했지만, 통제권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른 시험을 위해 불러들이려 했건만.
거기까지 생각한 발전의 마족은 눈을 찡그렸다.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만한 규모의 폭발은 일어날 리가 없다.’
현재 연구소에서 통제되지 않는 변수는 실험체 206(세레네)가 전부다.
띠링.
발전의 마족은 홀로그램 창을 불러왔다. 거기엔 성 주변에서 발생한 폭발의 규모와 실험체에 대한 정보가 떠올라 있었다.
투명화 실험체 A-231의 바이탈 사인을 확인하는 그의 입가가 비틀렸다.
‘흐음. 실험체 206이 한 짓이라고 보긴 어려운데.’
녀석의 발악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러나 방금 그 충격은 실험체 206이 일으키기에는 너무 큰 규모였다.
‘설마, 그 게이트를 통해서 인간이 들어 온 건가?’
마족의 둥지와 은신처를 잇는 작은 틈.
대한민국 내에서 프로젝트 마기의 실패. 아직 가동하지도 않은 프로젝트 메이저 게이트의 중심 구역 파괴.
마지막으로 메이저 게이트의 예비 부품까지 도난 당했다.
‘그래, 거기서 열쇠를 챙겼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야.’
실험체206과 인간이 결탁한 거라면.
성과 인접한 미관리 구역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도 이해가 간다.
발전의 마족의 입가에 광기 어린 미소가 솟아났다.
‘미치광이가 따로 없군.’
애시당초 이곳에 입장 가능한 인원을 1명으로 설정해 두었다.
마족의 계획을 저지하려는 자가 정말 있더라도, 홀로 들어 올 리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만약 혼자서 들어오더라도 처리하면 그만. 헌터 하나가 깽판 쳐봤자, 자신의 손바닥 안일테니까.
‘그런데, 정말로 혼자서 올 줄이야.’
제정신 머리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뭘 믿고 온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수준이다.
‘마법을 꽤나 쓸 줄 아나본데 그걸론 부족할 거다. 힘과 기술의 차이를 깨닫게 해주지. 내 연구소에 온 걸 후회하게 해주마.’
발전의 마족은 고개를 돌려 권속에게 명령했다.
“마력 저항 마도 병기를 내보내라. 놈의 자랑이 마법이라면, 그걸 완전히 박살 내주는 재미가 있을테니.”
일단 붙잡고 나면, 놈이 어떻게 마족의 계획을 알아냈는지는 차근차근 캐내면 되는 문제였다.
* * *
매직 미사일의 위력은 내 상상 이상이었다.
뜨거운 열풍이 훅 끼쳐왔다. 매직 미사일의 폭발에 나와 세레네 또한 휘말릴 뻔 했으나.
『 아이템 ‘무패의 반지 Lv.100’의 스킬 ‘방어막 Lv.10’을 발휘합니다. 』
순간적으로 방어막을 펼쳐 피해를 막아냈다.
“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에요······?”
매직 미사일이 명중한 장소에는 나무 한 그루 남지 않았다.
뻥하니 뚫린 숲의 크레이터를 바라보는 세레네는 멍한 표정이었다.
“전지(全知)의 능력도 완전하지는 않은가 봅니다.”
“아니, 당신의 힘이 규격을 뛰어 넘은 거라구요. 이럴 리가 없는데······.”
한참을 크레이터를 바라보던 세레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 능력이 불안정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나는 그런 세레네의 등을 툭 쳤다. 살짝 쳤는데 세레네가 기우뚱하며 넘어질 뻔했다.
“뭐, 뭐에요?”
“빨리 전진하죠. 이만한 폭발이 있었는데, 발전의 마족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습니다.”
“그쵸, 그렇겠죠. 그렇다면 이쪽으로 전진하면······.”
세레네의 안내를 따라 미확인 지역을 돌파했다. 가는 동안 전투는 없었다.
숲에 숨어 있던 실험체 마수들이 폭발에 놀라 도망가기라도 한 것 같았다.
철조망을 자르고, 넘어 온 성의 뒤편. 잠시 주변을 살피던 세레네는 벽으로 다가가 손을 올렸다.
『 동료 세레네가 스킬 ‘다세계 해석’ Lv.2를 발휘합니다. 』
세레네의 자그마한 손에서 퍼져나간 녹빛의 마력이 벽을 뒤덮었다.
쿠구궁.
숨겨져 있던 돌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와 세레네가 들어갈만한 틈이 만들어졌다.
“성 내부에는 영상 장치가 곳곳에 있어요. 최대한 들키지 않는 동선으로 이동하겠지만, 보장은 못해요.”
“알겠습니다.”
이 안은 발전의 마족이 지배하는 하나의 세상이다. 이미 침입을 들켰을지라도, 안전한 루트를 통해 움직이는 건 의미가 있다.
오래된 성의 외관과 다르게 내부는 최신식 건물이었다. 현대의 연구실과 비교해도 다르지 않다.
‘마족의 발전 수준도 장난 아니네.’
헌터들은 그들이 가진 힘에만 집중했지만, 내가 보기엔 이들이 가진 지식 또한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이쪽이에요.”
세레네의 뒤를 따라 새하얀 복도를 쭉 달렸다.
“위쪽으로 올라가려면 보안 카드가 필요해요. 저희는 그걸 구하러 실험실 C-3으로 향할 거에요.”
나를 슬쩍 돌아 본 세레네가 말을 덧붙였다.
“거기를 지키는 가디언과 전투는 피할 수 없어요. 괜찮으시죠?”
“물론입니다.”
복잡한 복도를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실험실 앞에 도착했다. 새하얀 문 위에 페인트로 C-3이라고 적혀 있다.
세레네가 문 위에 손을 올리려는 그 순간이었다.
콰앙!
어디선가 날아 온 작살이 내 바로 앞에 꽂혔다. 철제 골렘이었다. 그 주변으로 보랏빛 기운이 은은하게 퍼져나오고 있었다.
콰앙!
다시 발사 된 작살. 나는 대검을 들어 쳐냈다. 작살은 세레네의 근처에 박혔다.
“꺄악!”
바닥에 넘어진 세레네를 일으켜 세웠다.
“오르티마, 세레네를 지켜라. 문을 열 때까지 제가 저 놈을 처리하고 있겠습니다.”
“그, 그래요. 근데 저 놈 아마······.”
내 손 끝에서 발사 된 매직 미사일. 이번에는 출력 조절을 생각하며 쐈다.
허공을 가르며 나아간 마력의 탄환은 철제 골렘에게 정확히 명중했다.
우우웅.
철제 골렘은 매직 미사일을 그대로 집어 삼켰다. 놈의 주위에 다가가자 매직 미사일이 그대로 증발했다.
세레네가 조금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대(對)마법사용 마도 병기······. 마력이 통하지 않을 거에요. 괜찮으시겠어요?”
그 형태를 보다보니 미래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하늘을 유유히 날아 폭격을 퍼붓는 기계장치 용.
산 하나만한 크기의 기동요새.
죽음을 모르고 진격하는 기계 장치들.
그들에 의해 유럽이 초토화 되었단 소문이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다들 그랬었는데.
철제 골렘의 정교함을 보아하니 영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겠다 싶다.
“괜찮습니다. 제 주무기는 마법이 아니거든요.”
“네?”
“빨리 문이나 열어주시죠.”
『 스킬 ‘통찰 Lv.11’을 발휘합니다. 』
『 대상 마도병기(마력저항)의 등급은 A 입니다. 』
나는 땅을 박차고 골렘에게 달려갔다. 골렘의 양 팔에서 작살 두 개가 나를 향해 쇄도했다.
몸을 틀어 두 개의 작살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촤르륵!
『 스킬 ‘회피 Lv.1’을 획득합니다. 』
『 스킬 ‘회피 Lv.2’를 획득합니다. 』
『 스킬 ‘회피 Lv.3’을 획득합니다. 』
···
..
.
『 스킬 ‘회피 Lv.10’을 획득합니다. 』
『 공격 회피 확률 10% 증가, 회피 동작시 민첩 10% 증가 』
떠오르는 메시지창을 지나쳐 나는 골렘의 코어를 향해 대검을 휘둘렀다.
푸쉬익!
증기를 뿜어낸 철제 골렘이 민첩하게 오른팔을 휘둘렀다.
카아앙!
골렘의 철제 팔과 내 대검이 부딪히며 푸른 불꽃이 튀어올랐다. 검에 두른 마력조차 빨아 들이는 신기한 물질이다.
심지어 그 단단함도 일반적인 물질과는 차원을 달리했다.
‘근데.’
마력을 실을 수 없다는 건 상당한 패널티였지만.
『 스킬 ‘거인의 힘 Lv.11’을 발휘합니다. 』
『 추가효과 : 순간적으로 근력이 30% 증가합니다. 』
콰드드득!
『 칭호 마계의 재앙의 효과로 데미지가 1000%가 됩니다. 』
‘이거 앞에선 답 없거든.’
순수한 파괴력만으로 찍어 누르는 공격. 철제 골렘은 압축기에 들어간 기계마냥 부숴졌다.
골렘의 몸을 이루고 있던 부품들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 402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대검에 묻은 기름을 털어낸 뒤, 고개를 들었다. 마도병기는 이 놈 하나가 아니었다.
뒤쪽으로 열 대가 넘는 철제 골렘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가슴팍에 새겨진 심볼을 보아하니, 아까랑 같은 기종이다.
나는 망설임 없이 골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지이잉.
실험실의 문이 열렸다. 우리를 습격한 골렘들은 전부 고철 덩이가 되어 복도를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 정도면······. 발전의 마족도 기겁할 거에요. 이만한 수준의 골렘을 만드는 데 드는 자원과 노력이 대단하다고 알고 있거든요.”
다시 쓰러진 골렘에 눈길을 주는 세레네.
“발전의 마족 개인이 소유한 군단이나 마찬가지인데······. 지금까지 내가 숨어다닌 게 바보 같아질 정도잖아요.”
적잖이 놀란 모양. 그 자리에 굳어서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한 번 생각에 빠지면 골똘히 몰두하는 성격인가 보다. 나는 세레네의 등을 떠밀어 실험실로 들어갔다.
“이건 다 뭡니까······?”
실험실 내부에는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거대한 시험관 안에 갇혀 있는 정체 불명의 생명체들.
그 중에는 인간으로 보이는 존재도 있었다.
“생체 병기일 거에요. 다들 살아있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태죠. 여기 어딘가에 보안 카드가 있을텐데.”
세레네는 반대편에 있는 책장을 뒤졌다. 나는 시험관을 하나씩 살펴봤다.
다양한 종족을 전시해 놓은 것처럼 늘어 놓았다.
그러던 도중 중앙에 놓인 둥그런 구 하나를 발견했다.
『 유니크 아이템 ‘마도 : 마력 증폭 제어 장치’ 』
– 일시적으로 마력 폭주 상태에 돌입합니다.
– 해당 상태를 제어합니다.
‘이건······. 쓸만하겠는데.’
그런데 기계 장치에 의해 구속 되어 있어 빼낼 방법이 없다.
“이걸 사용하면 가져갈 수 있을 거에요.”
어느새 다가온 세레네가 보안 카드를 들어 보였다.
철컥.
카드를 근처에 가져다대자, 구를 감싸던 구속이 해제 되었다.
“그건 쓸 수 있을 거에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세레네는 긴장한 얼굴이었다. 보안 카드를 꼭 쥔 채 나를 바라봤다.
“이제 발전의 마족을 잡으러 가는 일만 남았어요.”
“전지의 능력으로 승리할지 미리 알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아까도 봐서 알겠지만, 솔직히 제 능력은 불안정해요. 정말로 모든 걸 알 수 있었다면 저는 이미 여기에 없었겠죠.”
결국 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거였다.
아이템을 챙겨 다시 복도로 나오려는데 오르티마가 스르륵 한 시험관에 다가섰다.
마계어로 된 붉은 색 홀로그램이 떠올라 있는 시험관. 다른 것들하고 확연히 구분되는 차이였다.
“응? 왜 그래?”
그 안에 담긴건 자그마한 용이었다. 시험관에 담겨 눈을 감고 있는 어린 용.
오르티마는 그 앞에서 통통 튀고 있었다.
‘설마, 흡수할 수 있는 건가?’
오르티마는 다른 존재를 먹어치워 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앞서 확인한 바로는 고등급의 생물은 불가능했다.
새끼용이라고 다를 것 같지는 않은데.
“주의하라고도 적혀 있어요.”
옆에 있던 세레네가 경고문을 읽어주었다. 손을 가져다대자 실험체에 대한 정보도 떠올랐다.
“이건······. 인공적으로 드래곤을 창조해내려고 한 것 같네요. 결과는 처참한 실패이니 절대 손대지 말라고 그러는데요.”
그래도 시도해봐서 나쁠 건 없었다.
콰아앙!
대검으로 시험관을 부수자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던 녹빛의 액체가 흘러나왔다.
“왜, 왜 그러는 거에요?!”
영문을 모르는 세레네가 날 쳐다봤다.
그 순간.
삐이이이——.
붉은 조명이 점멸하며 비상 상황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다. 어차피 침입도 다 들킨 마당에.
『 형상기억마수 오르티마가 기뻐합니다. 』
오르티마는 시험관에 놓인 새끼 드래곤을 향해 다가갔다. 드래곤을 삼킨 오르티마의 모습이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 오르티마가 해당 개체의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
『 개체의 오류를 자가판단 하에 수정합니다. 』
『 오르티마가 ‘마공학 드래곤(해츨링)’의 형상을 기억합니다. 』
‘그런 거였군.’
세레네의 말대로 진짜 드래곤이 아니었다. 마족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마공학 드래곤.
그렇기에 오르티마가 형상을 기억할 수 있었다.
크르르······!
검은 외형과 푸른 눈. 작은 날개는 비행용이라기엔 너무 앙증맞았지만, 오르티마는 마력을 사용해 허공으로 부유했다.
일단 눈을 끔뻑이는 세레네를 바깥으로 끌어냈다.
“오르티마, 이 실험실을 쓸어 버려.”
발전의 마족이 모아둔 연구 기록.
하나도 남길 생각이 없다.
이제는 드래곤의 새끼인 해츨링으로 변한 오르티마의 입가에서 검은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강렬한 폭발이 실험실을 뒤덮었다.
그 위력은 내 매직 미사일 못지 않다.
‘좋은데.’
복도로 나오니 다시 골렘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복도를 빽빽히 채운 골렘들.
“으앗?! 자, 잠깐만요!”
나는 세레네를 등에 엎었다. 말하는 투는 성인이지만, 외관은 어린 소녀다. 때문에 가볍게 업을 수 있었다.
“오르티마, 돌진해라.”
허공에 부유한 오르티마의 주변으로 검은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빛살처럼 쏘아진 오르티마가 골렘들을 도미노처럼 처부수며 나아갔다.
그렇게 생겨난 복도의 틈.
“지금부터 발전의 마족이 있는 곳까지 달립니다.”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
나는 땅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이제 놈을 잡고 레벨업 퀘스트를 클리어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