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77
77화 발전의 마족(2)
발전의 마족은 태연하게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네 옆에 있는 그 드래곤. 그걸 내게 내놓는다면 살려주마. 덤으로 실험체 206 네 녀석도 본래 있던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주지.”
그는 자신의 하얀 머리를 쓱 쓸어 올렸다. 승리를 확신한 얼굴이었다.
마족 특유의 오만함과 찌를 듯한 자신감이 곁든 그런 제안.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
오르티마를 주면 살려줘? 개소리를 잘도 한다.
“싫다.”
“흐음, 착각하고 있군. 이미 네 놈에 대한 데이터는 전부 쌓였다. 권속이 죽은 것은 아쉽지만 상정 범위 이내다. 네 녀석이 날 이길 확률은······.”
발전의 마족 근처에서 복잡한 수식이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1% 미만이다.”
그가 앉아 있는 붉은 소파 뒤를 가득 채운 안드로이드들. 그 외형은 SF 영화의 로봇과 비슷하다.
“실험체 206 네 녀석도 돌아와라. 아직 하지 못한 실험이 많이 있지 않나.”
“······.”
세레네는 그 자리에 굳어진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실험체로 있었던 동안의 공포가 그녀의 몸에 각인 되어 있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세레네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녀가 나를 올려다 봤다.
“그냥 쳐부수죠.”
대체 얼마나 나를 분석했는지는 몰라도 이건 예측 못할 거다.
나도 세 개의 능력을 동시에 활성화 시키는 건 처음이거든.
『 타재간파의 서에 기록 된 항목을 활성화합니다. 』
붉은색의 빛 무리가 내 몸을 감싸고 돌기 시작했다. 끝없이 솟아오르는 붉은 마력. 정신이 아득해질 것처럼 차오르는 힘이다.
『 ‘광화(자아통제) Lv.10’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
적혈의 버서커(광전사) 신아람의 능력 ‘광화’.
『 ‘신속(神速) Lv.10’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
환세의 도둑 진세아의 능력 ‘신속’.
『 ‘오러 블레이드 Lv.10’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검성 신태양의 ‘오러 블레이드’.
『 총 3만 포인트를 소모하셨습니다. 』
『 잔여 포인트 : 59,253 Point 』
3만 포인트라는 막대한 양이 소모되지만, 연구소에 들어 오고나서 얻은 포인트가 1만 포인트 이상이다.
하위 마족이라는 적을 앞두고 포인트를 아낄 필요는 없었다.
화르륵!
대검 마족 학살자 위로 화려한 마력의 불길이 치솟았다. 천장에 닿을 듯이 일렁이는 강력한 마력.
나는 기계 병사들을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콰아앙!
내가 발을 뻗은 자리에서 강렬한 마력이 휘몰아치며 기계 병사들을 튕겨냈다. 광화 상태란 온 몸이 무기나 다름 없는 특수 상태.
반대편에 있던 기계 병사 수십 마리가 나를 향해 일제히 달려 들었다.
『 칭호 마계의 재앙을 발휘합니다. 』
『 데미지가 1000%가 됩니다. 』
나는 가볍게 대검을 휘둘렀다.
붉은 마력이 파도처럼 쏘아져 나갔다. 발전의 마족이 자랑하는 기계 병사들은 그 압력에 견지디 못하고 찌그러지고 부서져나갔다.
콰득, 콰드득!
압축기에 눌리 듯 찌부러진 녀석들은 그대로 쓸려나갔다.
콰아아앙!
넓은 실험실의 벽면까지 도달한 마력은 기계병사들을 한쪽으로 몰아 붙인 뒤, 벽에 큰 구멍을 만들었다.
그대로 밀려 바깥으로 떨어지는 기계병사들.
‘진짜 미쳤군.’
세 개의 능력에 더해 칭호까지 합쳐지니 나조차 출력이 짐작되지 않을 정도였다. 병사들을 정리 했으니, 이제 발전의 마족의 차례다.
“허······. 크하하! 크하하하하!”
소파에 앉아 있던 발전의 마족은 오히려 크게 웃기 시작했다.
“내 역작들을 이리도 간단히 박살내다니! 네 녀석을 잡아 연구한다면 얼마나 더 대단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감도 안 잡히는구나.”
놈의 눈에 깃든 탐욕의 빛.
날 잡아다 연구해봤자 아무것도 안 나올 거다. 나만큼 재능 없는 사람도 없을테니까.
어차피 잡지도 못할테지만.
타재간파로 활설화 시킨 능력 3개.
광화, 신속, 오러 블레이드.
지금의 승기는 내게 있다.
나는 발전의 마족을 향해 달려들었다.
콰아아아!
오러 블레이드가 둘러진 대검이 푸른 잔상을 남기며 공간을 베어냈다. 발전의 마족은 팔을 들어 내 대검을 막았다.
콰드드득!
놈은 전신에 기계 장치를 두르고 있었다. 그것이 갑주의 역할을 하며 검은 마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광화 상태의 오러블레이드를 앞두고 팔을 뻗은 건 놈의 실수였다.
콰드득!
칼날이 짙은 마기를 뚫고 발전의 마족의 팔을 파고들었다. 그제서야 여유롭던 놈의 얼굴에 당혹감이 깃들었다.
콰아앙!
발전의 마족이 급하게 마기를 응축시켜 폭발을 일으켰다. 그 반발력에 나는 뒤로 밀려났다.
『 스킬 ‘신속 Lv.10’의 효과로 전투 중 스피드가 계속해서 증가합니다. 』
『 현재 증가된 스피드 : 35% 』
그러나 그 거리마저 단숨에 좁히고 들어간다.
“어딜!”
발전의 마족이 착용하고 있던 수트의 뒤에서 다섯 쌍의 기계 팔이 돋아났다. 그것들의 끝에서 쏘아지는 강렬한 마기의 광선.
나는 타이밍에 맞춰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차고 뛰어 오르며 몸을 비틀었다.
다섯 줄기의 광선들이 아슬아슬하게 나를 스쳐지나간다. 발전의 마족은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양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출력의 마기. 흡사 오러 블레이드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다음 순간 놈의 마기와 내 오러 블레이드가 격돌했다.
전신을 뒤흔드는 파공음이 실험실 내부를 울렸다.
셀 수 없이 많은 불똥을 공간 위에 아로새기며 나는 대검을 밀어 붙였다. 발전의 마족 또한 말 없이 자신의 마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타재간파의 제한시간 남은 시간 약 28분.
그 안에 결착을 내야 한다.
* * *
콰아앙! 콰앙!
실험실 내부에 휘몰아치는 뜨거운 격류, 터져나오는 마력의 잔해에 세레네는 몸을 제대로 가누기가 힘들었다.
부숴진 기계 병사의 방패 뒤에 어찌어찌 숨어 있지만, 새끼용 오르티마가 옆에 있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죽었을 지도 모른다.
세레네는 용기를 내어 슬쩍 고개를 내밀었다.
콰앙! 콰아앙!
그녀의 눈에는 마족과 이지한의 싸움이 그저 폭발과 소음의 연속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방사되는 마력과 마기에 가려져 둘의 형체를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누가, 누가 이기고 있는 거야?”
세레네가 가지고 있는 전지의 능력은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다. 그래도 연구소 내부의 일이라면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지한이 오고나서부터는 그 능력조차도 불안정해졌다.
‘모르겠어. 알아낼 수가 없어.’
전지의 능력이 이지한에게만큼은 적용되지 않는다. 전지의 능력으로 알아내는 모든 정보가 계속해서 뒤바뀐다.
‘넌 뭔가 알고 있는거니?’
뀨.
전투를 바라보고 있는 새끼용 오르티마. 녀석은 진지하게 실험실에서 벌어지는 전투을 눈에 담고 있었다.
전투는 과열되어 있었다. 하위 마족과 주인님은 완벽한 호각을 이루며 싸우고 있었다.
다만 소모전이 되었을 때 불리하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여기는 마족의 은신처. 이곳에 모인 짙은 마기는 마족에게 지속적인 힘을 부여하고 있었다.
콰아앙! 콰앙!
하위 마족이 장착한 슈트는 어느새 변형을 거쳐 보랏빛 마력을 은은하게 방출하고 있었다.
이지한 또한 밀리지 않았다. 그가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었다.
차츰차츰 발전의 마족이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전투가 아니었다.
오르티마는 그저 기다릴 뿐이었다.
주인이 자신을 부르는 순간을.
* * *
하위 마족.
그 중에서도 발전의 마족이 가지고 있는 힘은 강력했다. 마도 지식을 결합하며 발명한 각종 병기들이 그의 힘을 보조해주고 있었다.
놈은 내 움직임을 분석하고, 읽어내며 차분히 대항하고 있었다.
‘정석적인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힘을 아낄 필요는 없었다. 나는 단숨에 자세를 잡은 뒤, 대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 스킬 ‘데몬헌트 Lv.11’을 발휘합니다. 』
『 스킬 ‘일자베기 Lv.12’를 발휘합니다. 』
“!”
발전의 마족은 불길함을 감지하고서 방어 태세를 취했다. 놈의 양 팔에서 솟아난 검은 오러 블레이드가 크기를 부풀렸다.
놈은 방어가 아니라 회피 했어야 했다.
내 일자베기는 마기조차 씹어 삼키는 궁극의 일격.
콰아아아!
공간 위에 새겨진 검은 선 하나가 발전의 마족의 오러블레이드를 잘라냈다. 그것은 블랙홀처럼 근처의 것들을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무, 무슨······!”
콰득, 콰드득!
발전의 마족의 오른팔이 그대로 찢겨 나갔다. 검붉은 피가 허공에 흩뿌려졌다. 놈은 고통스런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악!”
광화 상태의 좋은 점은 마력이 계속해서 차오른다는 것. 그것이 고유 서클과 결합된다면.
나는 계속해서 일자베기를 내지를 수 있다.
『 스킬 ‘일자베기 Lv.12’를 발휘합니다. 』
콰드드득!
다시금 놈의 다른 팔이 잘려 나갔다. 그렇다고해서 안심할 수는 없었다.
마기를 활용한 신체의 재생은 마족의 특기였으니까.
“네, 네 놈!”
발전의 마족의 입고 있는 슈트에서 은은하게 나오고 있던 보랏빛이 일순 강해졌다. 어쩌면 이게 놈의 마지막 발악.
동시에 세 개의 정육면체가 놈의 머리 위로 떠올랐다.
맥동하는 심장이 담긴 상자.
『 부덕의 상자가 불길한 기운을 방출합니다. 』
『 제약 : 전진 금지 』
『 제약 : 회피 금지 』
『 제약 : 도약 금지 』
동시에 세 개의 제약이 생겨났다. 얼굴에 핏대를 가득 세운 발전의 마족이 소리쳤다.
“이것이 마족과 인간의 차이다! 네 놈은 절대로 날 이길 수 없다. 내가 평생에 걸쳐 이룩해 온 모든 것을 고작 인간 하나 때문에 무너질 순 없단 말이다!”
마기가 한가득 방출되며 발전의 마족을 뒤덮었다.
“조심해요!”
뒤쪽에 숨어 있던 세레네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검은 마기를 뚫고 쏟아져 나오는 새하얀 광선.
피하려고 발을 떼었지만 슬쩍 움직이다 몸이 굳어졌다.
『 제약 : 회피 금지 』
피할 수 없다. 제약이란 그런 것이었다.
신속(神速)으로 인해 가속된 사고 속에서 나는 재빨리 대검을 들어 올렸다.
피할 수 없다면, 베어내는 수밖에 없다.
콰아아아아!
일자베기가 만들어낸 선을 중심으로 레이저는 양측으로 갈라졌다. 양분되어 발사된 광선은 실험실의 한쪽 벽면을 완전히 박살냈다.
마기가 걷히자 멀쩡한 모습을 한 발전의 마족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기로 몸을 회복한 모양새였다.
그의 옆에는 거대한 기계 대포 하나가 놓여 있다.
놈은 그 앞에서 광소했다.
“제약 앞에 인간은 무력하다! 그것을 다루고 사용하는 것은 마족 뿐이다. 이게 마족이 모든 생물의 정점이란 뜻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놈의 말대로 수많은 헌터들을 옭아맸던 제약이다.
정점에 오른 SSS급 헌터라고 한들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검술의 달인은 검을 제한하는 제약 앞에 무릎을 꿇는다.
마법의 천재는 마력 제한 앞에서 좌절한다.
활을 아무리 잘 다뤄도, 활을 잡지 못한다면 그걸로 끝이다.
한 사람이 평생 일궈 온 재능을 부정하며, 살아온 인생마저 부정하는 것이 마족의 제약.
우우웅.
다시금 기계 대포의 앞쪽으로 마력이 응축되기 시작했다. 그 강렬한 진동에 의해 이미 반쯤 폐허가 되었던 실험실이 무너져 내렸다.
쿠구구구······.
설상가상 근처의 바닥까지 차근차근 무너져 내린다.
놈을 잡기 위해서 전진하는 것은 불가능.
레이저를 회피하는 것 또한 불가.
제약은 확실히 성가시다.
만약 내가 다룰 수 있는 무기가 검이 전부였다면.
여기서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전진하지 못한 채로 레이저를 받아내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였을테니까.
‘해볼만 하다.’
나는 오른쪽으로 팔을 뻗었다.
“오르티마. 회수의 창.”
아이템에 붙은 회수 스킬을 사용했다.
처억.
회수의 창으로 변한 오르티마가 내 손으로 쭉 끌려왔다.
나는 창을 들어 올렸다.
『 유니크 스킬 ‘웨펀 마스터 Lv.2’를 발휘합니다. 』
창 끝에서 미친듯한 불길이 치솟았다.
손에 든 무기를 전부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해주고 위력을 올려주는 스킬 웨펀 마스터.
그러나 이 스킬의 활용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나는 손을 뒤로 뻗어 회수의 창을 날릴 준비를 했다. 활시위처럼 당겨진 팔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핏줄이 가득 올라온다.
한계까지 끌어당긴 회수의 창.
남은 건.
『 스킬 웨펀 마스터의 효과로 모든 무기에서 동일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레이저가 쏘아지는 타이밍에 맞춰 던지는 것 뿐.
콰아아아아!
『 스킬 ‘일자베기 Lv.12’를 발휘합니다. 』
『 스킬 ‘투창 Lv.11’를 발휘합니다. 』
미사일처럼 쏘아진 창이 별똥별처럼 푸른 꼬리를 그리며 나아갔다. 창날은 다가오는 레이저를 가르며 계속해서 나아간다.
창날의 끝이 향하는 장소는 대포가 아니다.
그 옆에 서 있던 발전의 마족. 그제서야 내 의도를 깨달은 놈이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
『 제약 : 회피 금지 』
발전의 마족이 몸이 굳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뒤늦게 자신의 실책을 깨달은 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크윽!”
제약은 모두에게 공평한 법. 이제와서 방어하기엔 너무 늦었다.
푸우욱!
오러로 타오르는 창날은 그대로 마족이 가슴에 꽂혔다. 관통하지는 못했다. 레이저를 뚫고 나가느라 확실히 위력이 약해진 탓이었다.
“커허억!”
놈은 떨리는 손으로 가슴에 박힌 창을 빼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창은 없었다. 새끼용으로 변한 오르티마가 깊게 새겨진 상처에 입을 쳐박고 있었다.
이걸로 마무리다.
나는 녀석에게 명령을 내렸다.
“오르티마. 오러 브레스.”
창날에서 유지 되던 오러는 오르티마가 용의 모습으로 변하고도 그대로 유지되어 있었다. 오러를 몸에서 발산하는 새끼용.
『 스킬 ‘웨펀 마스터 Lv.3’을 획득합니다. 』
소환수인 동시에 무기.
그렇기에 가능한.
오로지 오르티마만이 할 수 있는 공격이다.
콰아아아아!
오르티마의 강렬한 브레스가 발전의 마족을 휘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