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80
80화 각성 스킬(2)
『 한계 레벨을 1 증가시킬 스킬을 선택해 주십시오. 』
『 선택한 스킬은 ‘각성’ 합니다. 』
각성.
인류의 리더이자, 최후의 5인 중 하나였던 천성호만이 각성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살아 남아 있었던 피난민들이라면 그가 각성 스킬을 사용하는 순간을 모두 볼 수밖에 없었다.
‘헌터의 경지를 뛰어 넘은 이른바 진짜 기적.’
마족의 군대에 둘러 쌓여 모두가 최후를 떠올렸을 때.
천성호는 고고히 앞으로 나아갔다. 절망이 만연한 군중 앞에 서서 묵묵히 자신의 붉은 검을 들어 올렸다.
‘잊을 수가 없는 광경이지.’
그 순간, 대낮이었던 하늘이 검게 물들었다.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붉은 혜성.
동시에 지상으로 쏟아져 내리는 무수한 별의 조각들.
아름답다 못해 가슴이 벅차 오르는 광경이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영웅과 피난민들의 마음에 희망의 불을 지폈음은 당연했다.
‘분명히 영웅들도 각성 스킬이라고 말했었지.’
스킬의 최대 레벨은 10에서 끝난다. 그건 시스템이 정해 놓은 성장의 한계. 더욱 강해지고 싶다면 더 높은 등급의 스킬을 연마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천성호는 타고난 천재성으로 하나의 스킬을 극한까지 끌어 올렸다.
‘그 결과 탄생한 게 각성 스킬이다······. 라는 게 다른 영웅들의 말이었지.’
그런 각성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되었다. 현시점 인류의 누구도 가지지 못한 특수한 기능이다.
나는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일자베기를 선택한다.’
유니크 스킬 웨펀 마스터를 선택할 수도 있었으나, 현재 일자베기의 레벨은 12. 이번에 한계 레벨을 높이면 최대 14까지 레벨 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진작에 레어 스킬이라는 한계는 넘어선지 오래.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게 분명하다.
‘웨펀 마스터 덕분에 어떤 무기를 들어도 일자베기를 사용할 수 있기도 하고 말이야.’
나는 스킬 목록에서 일자베기를 선택했다.
『 스킬 ‘일자베기 Lv.12’의 한계 레벨이 1 증가합니다. 』
『 일자베기의 최대 레벨은 14입니다. 』
이로써 일자베기는 두 번 더 레벨 업 할 수 있게 되었다.
‘검성은 이 위쪽의 경지에 대해선 모른다는 눈치였는데 말이야.’
검성의 가르침은 12레벨에서 스킬 조합에 따라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까지였다. 자세한 건 레벨을 올려 봐야 알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 스킬 ‘일자베기 Lv.12’가 각성 스킬이 되었습니다. 』
허공에서 생겨난 새하얀 빛이 내 몸으로 스며든다.
『 이제 각성 일자베기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 해당 각성 기술은 현재 체력과 마력을 90% 소모합니다. 』
메시지를 읽는 내 눈이 가늘어졌다.
‘그냥 일자베기는 예전처럼 사용할 수 있는거고, 필살기의 개념으로 각성 일자베기를 사용할 수 있단거구만.’
체력과 마력의 90% 소모. 어찌보면 큰 패널티처럼 느껴지지만. 따지고보면 그렇지도 않다.
‘포션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현재 내 랭크는 B. 내가 소유한 체력과 마력의 크기는 아직 가성비 포션으로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나중에 S급을 넘어서게 된다면 고등급의 포션이 필요해지겠지만. 그때쯤이 되면 벌이가 달라질테니까.
‘어쨌든 페널티가 붙은만큼 강력하다는 건데.’
이걸 시험해 볼 곳이 없나 생각하던 찰나.
끼이익.
신태양의 스포츠카가 내 앞에 멈춰섰다.
“스승님, 타시죠. 맛집으로 안내하겠습니다.”
* * *
“와, 저기 신태양 아니야?”
“미쳤다. 사진, 빨리 사진 찍어······!”
시내 도로를 지나다 신호에 걸렸다. 오픈카라서 그런지 시민들이 신태양을 보고 환호했다.
헌터의 인기는 유명 연예인 못지 않다. 신태양 같이 수호 길드에서 밀어주는 스타 헌터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고.
신태양은 미소와 함께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주 즐기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나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야, 뚜껑 닫아.”
“네?”
순간 신태양의 눈이 흔들렸다.
“이거 지붕 없는 모델인데요.”
“······.”
그러면 이거 비오면 어떻게 되는 건데.
어쨌든 없는 차 지붕을 만들라곤 할 수 없었다.
“아, 그러고보니까 스승님. 기사 나온 거 보셨나요?”
“응? 무슨 기사?”
“지금 스승님에 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녀석의 말에 나는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부재중 전화만 확인했지 기사 볼 생각은 안했는데.
– 긴급 게이트 성공적인 공략, 호라이즌 길드 의문의 헌터 활약
– 호라이즌이 숨겨두고 있었던 천재 헌터는 누구? 호라이즌 묵묵부답
– 수호길드 신태양 ‘그 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공략하지 못했을 것.’
포털 사이트에 대문짝만하게 기사가 나 있었다.
호라이즌 길드 의문의 헌터.
이건 아무래도 날 말하는 것 같다.
“이 인터뷰는 뭐냐.”
나는 신태양을 바라봤다. 내 시선을 느낀 녀석이 볼을 긁적였다.
“아니, 하도 묻길래 저도 한마디 해줬죠. 근데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먼저 말한 거 아닙니다. 다른 길드 헌터들이 먼저 이야기 했다니까요.”
다급히 변명하는 신태양.
“스승님의 개인 정보는 아무것도 안 밝혔습니다. 진짜로요.”
“그래, 그래.”
어차피 아예 정보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게이트 내에서 한 일이 있으니까.
가능하면 조용히 활동하고 싶단 게 내 희망이었지만.
상황이 안 따라주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호라이즌 길드에서 굉장히 훌륭하게 정보를 막아주나본데.’
헌터는 공인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어, 내 이름이나 얼굴이 밝혀져도 이상하지 않다. 이 점은 정보길드 답달까.
헌터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는 정도라면 괜찮다. 인지도가 높을수록 공략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 도착했습니다. 여기 진짜 맛집이에요.”
3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은 고급스런 레스토랑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부로 들어서니, 직원 하나가 우리를 맞이했다.
“예약자분 성함 말씀해주시면, 자리로 안내 해드리겠습니다.”
“예약 안 했는데요, 수호길드 신태양입니다.”
“네, 그러면 이쪽으로 안내 해드리겠습니다.”
예약을 안했는데도 전용 지정석이 있나보다. 대한민국 1위 길드는 이름값을 하는구나 싶다.
별실로 안내 받아 자리에 앉았다. 음식은 코스 요리였는데 무지하게 맛있었다. 전채 요리인 샐러드조차도 입에서 녹아내리는 맛이었다.
“맛있네.”
스테이크를 써는 내 만족스런 미소를 확인한 신태양이 속삭이듯 말했다.
“여기 주방장이 헌터인데 요리 스킬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레벨이 8이랍니다.”
“이렇게 맛있는데?”
“이렇게 맛있으니까. 8레벨이나 되는 거죠.”
“······.”
내가 가진 요리 스킬의 레벨은 10이었다. 어쩐지 내가 뭘 만들때마다 다 맛있다고 하더라.
다만, 요리 스킬이 지식과는 별개인지라 이만한 요리는 레시피가 없으면 만들긴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아까 할 말이 있었단 건 뭐야?”
“아, 그거요. 감사 인사 드리고 싶어서요.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고 난 뒤로 제가 획득하는 경험치가 늘어났습니다. 3배에서 4배 정도로요. 덕분에 말도 안되는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건 스승님께서 해주신 버프 같은 건가요?”
“······.”
스테이크를 썰던 내 포크가 잠시 멈췄다. 하지만 정말 잠시 뿐이었다.
슥삭슥삭.
“그래.”
“역시 그랬던 거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스승님! 제 것도 드세요!”
기쁜 표정으로 고기를 건네주는 신태양.태연한 척 고기를 입에 넣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아무래도 타재간파에 숨겨진 기능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단순히 재능을 개화 시키는 게 끝이 아니라, 경험치를 올려준다라.’
심각한 표정으로 상태창을 확인하던 진세아가 떠오른다.
‘그때 진세아가 고개를 갸우뚱하던 것도 이것 때문이었나보구만.’
사냥을 지속적으로 하던 신태양은 확실히 알아챌 수 있는 수준이었을 거다. 버서커인 신아람은 대형 길드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몰이 사냥의 경험치와 상승한 경험치를 분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고.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만.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경험치 증가.
신태양과 같은 천재에게는 압도적인 성장을 부여할 무기가 된다. 향후 마족들과의 전투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을 거다.
‘좋네.’
나는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쳤다.
* * *
“그러면 다음에 뵙겠습니다!”
신태양이 떠나고, 나는 단칸방 집으로 돌아왔다. 익숙한 방바닥에 주저 앉아 정보창을 열었다.
“다음 목표를 확인해야지.”
발전의 마족을 처치하며, 메이저 게이트를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이제부터는 마족들의 견제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로 방해를 하면 놈들이 아무리 둔하더라도 눈치 챌 수 밖에 없겠지.’
지금의 내 등급은 B급.
이것을 돌파하고 A급에 올라가기 위한 퀘스트를 해야했다.
『 한계돌파 퀘스트 』
– 목표 : 전투의 마족 처치( 0 / 1 )
– 클리어 보상 : 레벨업 능력치 증가량 2배, 재능 획득의 물약(레전더리), 스킬 향상의 반지(레전더리)
클리어 보상을 살피는 내 눈이 커졌다.
‘이건······.’
이전까지만해도 1.5배였던 레벨업 능력치가 2배로 뛰었다. 거기에 더해 레전더리급 재능 획득의 물약이라니.
‘장난 아닌데.’
유니크급 재능 획득의 물약은, 나를 미래로 보내 검성에게 가르침을 받도록했다. 그 효과에 대해선 의심할 여지가 없고.
‘레전더리는······. 어떻게 되는거지?’
상상도 안간다. 지금 내 일자베기의 레벨은 12. 아직 올릴 수 있는 단계가 두 단계나 남았다.
13까지는 어찌어찌 올리더라도, 14는 감이 안 잡히는데 레전더리급을 먹으면 어떻게든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좋아, 의욕이 샘솟는구만.’
물론 퀘스트인 전투의 마족은 처치는 결코 쉽지않다.
‘중위 전투의 마족 류크엘.’
당장은 평범한 중위 마족에 지나지 않지만, 미래에 그는 12명의 군단장 중 하나로 성장한다.
인류의 어떤 헌터도 단독으로 군단장에게 맞설 수 있는 자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다. 아직 그만큼 강하진 않아.’
오히려 내가 놈의 성장 가능성을 억제할 수도 있단 말이었다. 놈이 얻어야 할 아이템들을 도중에 가로챈다면······.
‘승산은 내게 있다.’
어디까지나 내 성장이 뒷받침 될 때의 이야기지만. 하위 발전의 마족을 수월하게 이길 수 있었던 건 그곳이 마계 필드이기 때문이었다.
‘전투의 마족은 싸움 자체를 즐기는 놈.’
발전의 마족처럼 은신처에 숨어드는 짓은 하지 않을 거다.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터였다.
다음날.
나는 백묵에게 연락했다. 지난 던전과 게이트를 공략하며 얻었던 마정석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 죄송합니다. 아직 백묵님께서 돌아오시지 않으셨습니다.
백묵은 아직도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내 용건을 전하자 비서가 답을 대신했다.
– 물건을 거래할 때에 대해선 미리 전해두신 말씀이 있습니다. 지난번 빌런 사건의 사과를 겸해 앞으로 이지한씨에게선 수수료를 받으시지 않으시겠답니다.
“아, 그런가요.”
내 물건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리해주는 대신, 백묵은 30% 가량의 수수료를 붙였을 거다.
그걸 없애준다니, 나야 땡큐다.
그 백묵이 무작정 해주는 건 아닐 거고 이걸로 나를 자기 가까이에 두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그 건에 대해서는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제 정보를 숨겨 주셨던데요. 감사합니다. 너무 알려지는 건 피하고 싶었거든요.”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명색이 정보 길드니까요. 임시 길드원의 정보라도 소중히 해야죠.”
그리 말하는 수화기 너머 비서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해야 할 일을 했다는 프로 의식이 담긴 느낌이다.
“그리고 이전에 말씀하셨던 사람에 대해서 보고 드릴게 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살짝 가슴이 철렁했다. 설마 영훈이를 찾아냈나 싶어서였다. 미래에서 내 아들이자 친구나 다름 없던 그 녀석.
아쉽게도 이번에는 다른 쪽이었다.
“천성호. 찾았습니다.”
“······.”
그 말을 듣는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드디어 찾았다.’
인류의 리더이자, 최후의 1인.
정의의 사도이자 모든 영웅이 우러러 보는 영웅.
대한민국의 구원자.
그를 수식하는 말을 찾아내는 것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정도다.
나는 그의 팬이었고,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 중 하나였다.
과거, 그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시간은 너무 늦었다. 그가 더 빨리 빛을 발할 수 있었더라면 멸망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그를 찾아냈다.
‘기다려라 천성호.’
네가 가진 재능과 능력.
하나도 남김 없이 발휘하게 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