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89
89화 검은 세계수(2)
검은 세계수의 줄기로 이뤄진 몰테인.
놈은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그 크기와 위력은 대형 마수로 취급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본래는 대규모 공략대를 편성해서 공략해야 할 놈이지만.’
이 세계에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인 모양이다.
철컥.
나는 인벤토리에서 꺼낸 금색 구체를 손목에 착용했다. 구체는 두꺼운 팔찌의 형태로 변해 내 손목을 휘감았다.
『 유니크 아이템 ‘마도 : 마력 증폭 제어 장치’를 장착합니다. 』
『 마력 증폭 상태에 돌입합니다. 』
발전의 마족의 연구소에서 얻은 유용한 아이템이다. 체내에 잠들어 있던 마력이 전신에서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마력이 끓어 오르는 게 느껴진다.’
아직 타재간파로 활성화 시킨 광화 상태가 끝나지 않았다. 그 마력 증폭과 광화 상태가 겹쳐지니, 내 몸에서 뻗어 나오는 아우라의 양은 배가 되었다.
나는 공중에 머물고 있는 목룡(木龍) 몰테인을 향해 손을 뻗었다.
몰테인의 입 앞에 응축된 검은 마기. 그 크기만해도 집 한 채와 맞먹는다.
위력은 유적 전체를 뒤덮고도 남을 거다. 나와 세레네, 지하에 있는 모두를 흔적도 없이 지울 몰테인의 회심의 일격.
그러나 물러서지 않는다.
나에게도 마법이 있다.
『 스킬 ‘매직 미사일 Lv.11’을 획득 및 발휘합니다. 』
『 추가효과 : 미사일의 위력 40% 증가 』
내 손 앞에서 맺힌 새하얀 빛의 구체가 몸집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내 주위를 도는 고유 서클이 더욱 가속하며 마력을 불어 넣는다.
『 스킬 ‘하이 엘프의 지력 Lv.11’을 획득합니다. 』
『 마법의 위력 33% 증가, 마법 해석력 55% 증가 』
거기에 세레네가 알려준 스킬까지 더 한다면.
『 기적 발현자 : 유적 필드의 효과로 데미지가 1,000%가 됩니다. 』
맞설만하다.
콰아아아—!
풍압과 함께 쏘아진 거대한 타원형의 마력 미사일. 몰테인 또한 머금고 있던 마기의 구체를 뱉어냈다.
두 개가 충돌하며 강렬한 섬광이 일대를 뒤덮었다. 유적 전체를 뒤덮는 빛과 굉음. 뒤이어 휘몰아치는 폭풍 앞에서 세레네가 중얼거렸다.
“마, 말도 안 돼······. 더 강해졌잖아요······.”
세레네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린다.
나는 다시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광화 상태 덕분에 마력이 지속적으로 차오른다.
『 스킬 ‘매직 미사일 Lv.11’을 발휘합니다. 』
『 스킬 ‘매직 미사일 Lv.11’을 발휘합니다. 』
두 개의 매직 미사일을 연달아 발사했다. 새하얀 꼬리를 남기며 날아간 매직 미사일이 몰테인의 몸통에 적중했다.
아니, 적중했다고 생각했다.
『 목룡(木龍) 몰테인이 ‘자가방어마법’을 구축합니다. 』
『 해당 마법은 마력의 침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반투명한 보랏빛의 실드가 마법을 방어했다.
쿠어어—!
귀가 찢어지는 듯한 울부짖음과 함께 몰테인이 하늘 위로 날아 올랐다. 나는 오르티마를 내 손 위로 불러 들였다.
『 타재간파의 서 : 오러블레이드를 활성화합니다. 』
『 1만 포인트가 소모 됩니다. 』
세 발자국을 앞으로 뛰어 회전과 함께 창으로 변한 오르티마를 던졌다. 밤하늘에 푸르른 오러를 흩뿌리며 날아가는 창.
그것은 몰테인의 방어 마법을 쳐부수고 지나갔다. 본디 물리력에는 약한 방어막이었는지, 간단히 침입을 허용했다.
콰악!
몰테인의 몸통에 박힌 오르티마.
다시금 용의 모습으로 변한 녀석이 강렬한 브레스를 뿜어냈다.
물론 그 데미지 또한 10배일 거다.
쿠어어어어——!
몰테인이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 * *
“최대한 빨리 유적을 기동할게요! 어쩌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에요.”
넋놓고 전투를 바라보던 세레네가 정신을 차리곤 소리쳤다. 그녀는 곧바로 검은 비석 위에 손을 올렸다.
빛을 발하던 금색의 글자들이 두둥실 허공으로 떠올랐다.
‘최악의 경우, 시간을 끌다가 탈출 하면 된다.’
물약의 효과로 이쪽 세계에 온 내가,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물론 나는 저 놈을 잡을 생각이지만.’
마족이 남기고 간 소환수다. 저 녀석을 잡는다면 쓸만한 칭호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우웅—!
몸부림치던 목룡 몰테인의 몸 곳곳에서 검은 마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안개 같은 마기들은 허공에서 응축되어 쏟아져 내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작위 살포가 아니다.
나를 노리고 날아오고 있었다.
‘오히려 잘 됐다.’
비석을 활성화 시키는 세레네 쪽으론 공격이 가지 않게 해야 했으므로. 나는 반대편으로 달려나갔다.
쿠구구구!
『 스킬 ‘신속 Lv.10’을 발휘합니다. 』
쉼 없이 쏟아지는 마기의 구슬들.
땅에 떨어질 때마다 강한 폭발을 일으켰지만, 전부 나를 스치지도 못했다.
나는 가볍게 공격들을 따돌린 뒤, 힘껏 바닥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 스킬 ‘거인의 힘 Lv.11’을 발휘합니다. 』
콰아앙!
내가 딛고 서 있던 돌바닥이 산산히 부숴지며 솟구쳤다. 나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올라 부유했다.
이전에는 닿을 수 없던 공중에 단 한번의 발돋움만으로 도달했다.
콰득!
나는 몰테인의 몸에 대검을 박아넣었다. 놈이 미친 듯이 몸을 흔들기 시작했지만, 그럴 수록 오러블레이드가 나무 줄기로 이뤄진 놈의 몸을 파고 들었다.
『 스킬 ‘야수의 체력 Lv.11’을 획득 및 발휘합니다. 』
‘떨어질 순 없지.’
손아귀에 쥔 힘을 풀지 않고, 발을 올려 몸부림치는 놈의 몸 위로 완전히 올라갔다.
‘몰테인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원, 심장을 찾아 없애야 한다.’
그때 아래에서 세레네가 소리치는게 들렸다.
“머리, 머리에 있어요!”
역시 전지의 능력인가. 잘 작동하지 않으니 어쩌니해도 도움이 된다. 나아갈 길을 바라보니 몰테인의 몸에서 솟아난 나무 줄기들이 촉수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끝까지 발악한다 이건가.”
나무 줄기들이 나를 노리고 덮쳐 왔다. 덥썩! 발이 붙잡혔지만 나는 가볍게 베어냈다.
이런 나무 줄기는 여기에 처음 왔을 때 상대 해봤다.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
‘더 빠르게.’
달빛 아래,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나갔다. 날 가로막는 줄기들을 뛰어 넘어 놈의 머리가 있는 곳까지.
『 스킬 ‘환상종의 민첩 Lv.11’을 획득 및 발휘합니다. 』
쿠어어어——!
그래, 머리 위에 누가 올라가 있으니 불안하겠지.
그 불안함 내가 없애주마.
『 스킬 ‘일자베기 Lv.12’를 발휘합니다. 』
나는 놈의 머리 위에 일자베기를 시전했다.
콰아아—!
가공할 위력의 푸른 선이 놈의 검은 나무 줄기를 갈라냈다.
그 틈새로 보이는 붉은 빛의 보석.
이게 놈의 동력원······.
다시 한 번 일자베기를 시전해 마무리를 하려는 순간, 놈이 머리를 거세게 흔들었다. 잠시 허공에 떠오른 나를 물어챈 몰테인은 그대로 땅으로 추락했다.
쿠우우웅!
자욱한 흙먼지가 치솟아 올랐다.
“크허억!”
『 스킬 ‘맷집 Lv.11’을 발휘합니다. 』
『 스킬 ‘불굴의 정신 Lv.11’을 발휘합니다. 』
엄청난 고통이 전신으로 밀려왔다. 마땅한 방어구가 없는 상태여서 더 심한 데미지였다.
바닥에 드러누운 몰테인은 몸을 꿈틀 대더니 뱀처럼 또아리를 틀기 시작했다. 아직도 할만 하다는 건가.
크어어—!
놈의 붉은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다. 나는 체력포션 하나를 들이키고선 대검을 들어 올렸다. 몸이 만신창이였지만 스킬 덕분에 움직일 수 있다.
“2차전 시작인가.”
어느새 오르티마도 내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크아아아—!
목룡 몰테인의 전신에서 솟아나온 나무 줄기가 숲을 뒤덮으려는 그때였다.
『 유적의 시스템이 복구 되었습니다. 』
『 해당 유적의 방어 시스템이 활성화 됩니다. 』
마을에 있는 열개의 기둥에서 솟아나온 황금빛 사슬이.
촤르르륵!
몰테인을 옭아매기 시작했다.
콰득, 콰드득!
가만히 있을 몰테인이 아니었지만, 놈이 몸부림칠수록 사슬의 속박은 견고해졌다. 놈의 발악에 땅 위로 진동이 울려퍼졌으나 점차 잠잠해졌다.
“나이스, 세레네.”
유적에 이런 기능이 있을 줄이야.
저벅, 저벅.
나는 그 앞으로 다가갔다.
타재간파의 활성화 시간이 다 되기 전에 끝을 내야했다. 미리 발동했던 광화 상태는 진즉에 끝났다.
나는 대검을 들어 올렸다.
『 스킬 ‘일자베기 Lv.12’를 발휘합니다. 』
오러블레이드에 감싸인 대검의 끝에서 시작된 일자베기. 푸른색의 짙은 선이 놈의 머리를 관통했다. 어두웠던 숲 전체를 푸른 빛이 잠시 훑고 지나갔다.
각성 스킬까지도 필요 없다.
속박 되어 있는 녀석에겐 이 정도면 충분했다.
『 목룡(木龍) 몰테인을 처치하셨습니다. 』
『 429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 오르티마의 레벨이 3 상승합니다. 』
『 마공학 드래곤(오르티마) Lv.112 → 115 』
『 이계 규율이 업적을 정산합니다. 』
* * *
“영웅이야, 영웅!”
“이것도 드세요. 오늘은 숨겨놨던 술도 전부 꺼냅시다!”
“음식은 많이 있으니까 천천히 드세요.”
몰테인의 처치 이후, 마을의 주민들은 한바탕 축제를 벌였다. 주민 20명 남짓한 마을에서의 소박한 축제지만.
그들은 진심으로 환호했다.
“나는 청년을 처음 봤을 때부터, 딱 알아봤다네. 늠름한 기개, 훌륭한 검솜씨. 음,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할 사람이다. 내 혜안이 적중한 걸세.”
술에 취해 벌겋게 달아오른 유니콘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니콘도 술을 먹는구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세계의 잠재적인 위협이 사라졌으니, 그들이 신나는 건 당연했다.
내 옆으로 다가온 세레네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맥주잔을 들어 올렸다.
“두 번이나 도움을 받았네요. 정말 고마워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서로 돕고 사는 거지 뭐. 발전의 마족의 연구소에선 나도 도움을 받았고.
세레네는 잠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더니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약속대로 말씀 드려야겠죠.”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여기는 200년이 지난 시점, 인류는 멸망했는가?
유적을 복구하면 세레네가 답을 주기로 했었다.
그 답은 이러했다.
“괴로운 답을 드려서 죄송하지만······. 마족은 건재하고, 인류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요.”
“······.”
“하지만 그게 인류가 완전히 멸망했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지한씨가 계신 문명계는 멸망했지만, 살아남은 인간들이 몇 있다고 들었어요.”
미래는 여전히 어둡다는 이야기였다.
뭐, 새삼스레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마족에게 저항하는 세력. 그들을 이끄는 리더가 문명계의 인간이라는 소문. 이름이······. 천성호였던가요.”
인류 최후의 리더 천성호.
20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그가 살아 있단 소리였다.
별에별 기적이 다 있는 세계니까, 장수하는 게 특이한 건 아니겠지.
다만 궁금했다.
“그 사람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없습니까?”
“소문에 따르면 스승인지 형인지를 찾아다닌다고 했던 것 같은데······. 죄송해요. 타차원의 일은 저도 알 수가 없어요. 소문으로 들은 게 전부에요. 제 전지의 능력이 예전보다 강해진 건 사실이지만, 애초에 불완전해서요······.”
말을 마친 세레네는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 마셨다.
나도 옆에 있던 맥주잔을 들이켰다.
‘으음.’
천성호가 찾아다닌다는 스승인지 형인지······. 회귀 전에는 들어 본 적 없는 일이다. 그에게 스승이나 형이 존재하지 않음은 당연하고.
그게 나라고 생각하는 건 자의식 과잉일까.
옆에 있던 세레네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너무 신경쓰지마세요, 여기는 지한씨의 시간대와는 다른 장소. 가능성의 세계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
뭔가 오해한 것 같다.
“아뇨, 오히려 자극이 되네요. 더 열심히 할 이유가 생겼으니까요.”
무언가가 바뀌었다. 나에 의해 미래가 바뀌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내가 앞으로 나아갈 이유는 충분하다.
‘좋아.’
마족 놈들을 뛰어넘기 위해선 미래를 바꾸기 위해선 더 큰 무언가가 필요하단 의미였다.
결심을 다지며 만두를 입에 넣던 그때였다.
쿠구구구······!
숲 전체에서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 세레네와 내가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봤다.
동력원인 붉은 보석을 박살내, 움직일 리 없는 목룡 몰테인이 들썩이고 있었다.
“뭐, 뭐야?! 죽은 거 아니었어?!”
“대피, 대피합시다!”
“도망가게나! 청년 부탁하네!”
주민들이 기겁을 하며 물러섰다. 그야 당연하다. 저런 괴물 같은 놈이 다시 움직이면 놀랄 수 밖에.
“다들 괜찮습니다. 다시 돌아오셔도 돼요.”
“무, 무슨 소리입니까?!”
나는 천천히 목룡의 앞으로 다가갔다.
“으아악, 청년 무슨 짓인가!”
“위험해요! 무기도 안들고······?”
스윽.
목룡은 나를 덮쳐오기는 커녕 쓰다듬어 달라고 머리를 들이밀었다. 나는 녀석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그런 온순한 모습에 마을 사람들이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뭐, 뭡니까?”
이 녀석은 무해하다.
『 형상기억마수 오르티마가 목룡(木龍) 몰테인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
『 대상의 격이 높아 유지 시간에 제한이 생깁니다. 』
오르티마가 그 모습을 흡수한 것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