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19
119화. 원 맨 팀(ONE MAN TEAM)
“다른 뜻은 없어요. 저도 이쪽 세계에 발을 들인 이상, 좋은 관계를 만들어 둘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뭐, 로만 넴초프를 러시아로 돌려보낸 한국의 남자와 그의 파트너인 영국 신사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마리아 소냐는 존의 말에 여유 있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 이런 로만 넴초프가 러시아로 돌아갔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한동안 연락이 없어서 인사할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가 고향으로 돌아간 일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아요. 저도 능력이 되지 않으면 결국, 그의 길을 따라가게 될 테니까요.”
존은 마리아의 말을 믿지 않았다.
마리아 소냐.
이십 대 초반에 드미트리 나발리의 석유 회사에 입사에 뛰어난 영업 능력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아 이십 대 후반에는 드미트리의 개인 비서 자리까지 올라간 인물이다.
한때는 그녀의 경력에 흠집을 내려고 드미트리와의 스캔들이 연이어 보도되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영어는 물론, 불어, 독어, 중국어에 능통했고, 협상 테이블에서 손해를 본 적이 없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빼어난 외모의 덕을 본다는 말을 쉽게 했다.
하지만 그녀의 영업 능력은 시장을 제대로 분석하고, 주변의 상황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었기에 발휘될 수 있었던 것임을 존은 알고 있었다.
“어머! 그런데 손님을 계속 여기 세워 두실 건 아니죠?”
“하하하! 이런! 실례했습니다. 나름 회사라고 건물은 샀는데, 이렇게 아름다우신 미인께서 찾아온 적은 없어서. 나가시죠. 옆에 제법 괜찮은 응접실이 있습니다.”
존은 자기 생각을 뚫고 훅 들어오는 마리아의 말에 속으로 당황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직접 문을 열고 마리아를 안내했다.
“아! 함께 일하는 파트너가 있습니다. 블랙 팬서의 형이며, 그의 에이전트이죠. 함께해도 괜찮으신가요?”
“물론이에요. 관계는 많아질수록 좋은 법이죠. 블랙 팬서라면 저도 관심이 있는 선수 중의 한 명이니까요.”
“아슈르 송이 있었다면 좋아했을 겁니다. 언제나 미인의 관심은 남자의 심장을 뜨겁게 하니까요.”
“호호호! 발굴자의 칭찬이라 그런지 더 기분이 좋은 데요?”
톡! 톡! 톡!
존은 마리아의 웃음에 미소를 머금고 자꾸 이쪽을 힐끔거리는 토마스의 사무실 유리창을 두드렸다.
토마스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드는 것이 보였다.
존이 손짓으로 나오라는 신호를 보내고, 눈짓으로 응접실을 가리켰다.
응접실에는 나무를 깎아 만든 것이 분명한 테이블과 거기에 잘 어울리는 나무 의자가 놓여 있었다.
역시 한서우가 주문한 것들로 그것만으로도 고급스러운 카페의 분위기가 났다.
마리아가 응접실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볕이 들어오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차는 어떤 것으로 드릴까요?”
“시원한 탄산수가 있으면 부탁해도 될까요?”
“내가 꺼낼게. 앉아 있어? 우리도 나온 김에 커피 한 잔 마시고 들어가자.”
존이 한쪽에 놓인 냉장고를 열어 탄산수 한 병을 꺼내어 마리아의 앞으로 놓아주고, 뜨거운 커피 두 잔을 타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첼시의 경영 이사로 런던에 온 마리아 소냐라고 해요. 블랙 팬서의 형이시라고 들었어요.”
“예. 토, 토마스 송입니다.”
“멋진 곳에서 일하시고 계시네요. 이곳 생활은 마음에 드세요?”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둘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차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중요한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할 거였다면 이곳으로 직접 찾아오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존이 토마스를 부른 이유도 이 기회에 클럽의 수뇌부와 안면을 트는 것도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토마스는 마리아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말은 하지도 못하고 그녀가 묻는 말에 겨우 대답만 하고 있었다.
그때, 존이 양손에 커피를 들고 테이블로 돌아왔다.
“따뜻한 커피네요?”
“예. 온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다 보니 이럴 때라도 따뜻한 것이 좀 들어가야죠.”
존이 토마스와는 다르게 여유로운 미소를 그리며 자리에 앉았다.
“아! 앗, 뜨!”
토마스가 제대로 긴장했는지 뜨거운 커피를 들이켜다 입술을 데고 말았다.
“이런. 차가운 것으로 줄 걸 그랬어. 미안해.”
“아, 아니. 괜찮아요. 하하하!”
괜찮지 않아 보였지만, 토마스는 얼른 휴지를 뽑아 입술을 닦았다.
그래도 토마스의 몸 개그 덕분에 테이블에서 오가는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첼시는 EMA와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여기 에이전시에 소속된 선수들이 모두 웨스트햄에서 뛰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첼시에서도 뛰는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확실히 외모만큼이나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토마스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만큼이나.
“하하하. 이거 사무실을 다시 시티 오브 런던으로 옮겨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왜요? 제가 풀럼에 좋은 빌딩을 알아봐 줄 수도 있는데.”
“아쉽게도 동쪽을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서요.”
“아! 묠니르의 나라가 동쪽에 있군요! 호호호!”
존은 그래도 틈틈이 농담 안에 방패를 만들며 마리아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노력을 잊지 않았다.
‘로만 넴초프는 이 여인에 비하면 어린아이 수준에 불과하구나!’
마리아는 드미트리의 지갑에 들어있는 돈을 쓸 줄만 아는 로만과 확실히 달랐다.
오늘 그녀는 단 한 번도 드미트리 나발리의 이름을 꺼내지 않았고, 수행을 도와줄 사람과 함께 들어오지도 않았다.
주인의 지갑과 이름 뒤에 숨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마리아 소냐……, 런던에 첼시의 바람이 다시 불겠구나!’
존은 앞으로 첼시가 어떤 모습을 보여 주게 될지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 * *
‘뭐, 뭘 부순다고!?’
데이비드의 눈이 찢어질 것 같았다.
“하, 한!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
“그래. 네 표정을 보니 제대로 들은 것 같아.”
데이비드는 그대로 얼음이 되어 버렸다.
한치우는 그런 데이비드를 놔두고 페어의 눈을 보았다.
아까의 장난기가 사라진 페어의 눈은 진심이었다.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어, 어떻게!?”
정신을 차린 데이비드가 이번에는 제대로 페어를 보며 물었다.
하지만 페어는 다시 눈에 웃음을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혹시 아이언 실드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거예요?”
페어의 태도에 뭔가를 느낀 한치우가 다시 물었다.
“맞아. 정확하게 다시 얘기하지. 나는 기존의 아이언 실드를 부수고, 새로운 아이언 실드를 만들어 보고 싶어졌어. 내 마지막 선수 생활을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수비 전술을 만드는 데 투자할 생각이야.”
“지, 지금도 우리의 아이언 실드는 강합니다!”
“하! 정말 단단하기만 한 해머스가 맞아. 캡틴 해머스. 아이언 실드의 문제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지?”
“문제없어요!”
데이비드는 아이언 실드에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페어의 말이 아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문제가 있다는 식의 말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묠니르에게 묻지. 아이언 실드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문제야 많죠.”
“한!?”
“데이브 진정해. 적어도 네가 우리의 캡틴이라면 지금 흥분할 때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야지. 대화를 더 해 보고 화를 내도 늦지 않아. 그러자고 부른 거 아니었어?”
“그, 그래도.”
“자, 자! 진정하라고. 다시 캡틴에게 묻지. 아이언 실드. 시즌 내내 유지할 자신이 있어?”
“예?”
“한 시즌 내내 함께 수비하는 동료에게 공격하려는 의지를 모두 꺾어 버리고, 구십 분 동안 그라운드 위에서 자기 자리만 지키게 할 자신이 있느냐고 묻는 것이야.”
데이비드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런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 잠그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골도 넣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실수가 생겨 실점을 허용하고, 역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그때도 계속 잠그기만 할 생각인가?”
“그, 그때는?”
데이비드가 이번에는 한치우를 보았다.
“그래. 묠니르가 해결해 주겠지. 그런데 묠니르가 없다면? 혹시 모를 경고 누적이나, 원치 않은 부상으로 묠니르의 공백이 생긴다면?”
“왜 계속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 겁니까?”
“안 좋은 쪽? 시즌 내내 좋은 것만 생각하고 공을 만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니겠지? 난 지난 시즌 웨스트햄의 모든 경기를 보았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이 뭔지 알아?”
꿀꺽.
데이비드는 왠지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게 될 예감이 들었다.
“원, 맨, 팀.”
“예……?”
“웨스트햄은 묠니르 혼자만 축구를 하고 있더군.”
“무슨 말도 안 되는!?”
“아니야? 뭐, 아니라고 한다면 아니겠지. 맞아. 분명히 카메룬의 포워드도 제법 축구를 즐기고 있었어.”
“포크츠!”
데이비드가 더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옆쪽으로 앉아 있던 박민석이 주위를 경계할 정도였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 잘 들어. 네가 해머스의 캡틴이라면.”
페어의 눈빛이 바뀌었다.
전차군단을 이끌던 대장의 눈으로 말이다.
서늘한 페어의 눈빛에 데이비드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박력에 눌린 것이었다.
“아이언 실드의 밀집 수비는 정말 숨이 턱턱 막혀. 맞아, 상대 공격수가 이런 단단한 수비를 마주한다면 굉장한 압박감을 느끼게 되지. 특히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거의 미칠 지경이 돼 버릴 거야. 심리적으로 쫓기게 될 테니까. 그리고 체력도 금방 떨어지게 되겠지. 하지만 수비하는 처지에서 생각해 봐. 오버래핑을 하지 못하고 센터백의 옆에 묶여야만 하는 풀백과 하프 라인을 넘지 못하는 날개. 오로지 한 명에게 공을 주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 버린 수비형 미드필더. 이것이 과연 축구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아마추어가 아닙니다.”
“그런 것은 나도 알아. 단단한 것은 좋아. 특히 강철의 정신을 강조하는 웨스트햄에게 아이언 실드는 상징과도 같다는 것을 나도 느낄 수 있었어. 하지만 단단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기어코 깨지게 마련이야. 이것은 진리에 가깝지. 그리고 여기는 프리미어 리그다. 축구가 탄생한 곳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클럽과 선수들이 맞붙는 전장이지. 지난 시즌에서는 한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묠니르가 되어 화려하게 부활했고, 원래 강했던 수비 조직력이 더 단단해지며 아이언 실드를 만들어 냈지. 프리미어 리그 2위. 리그 컵과 FA컵 우승. 인정해. 그런데 과연 이번 시즌에서도 계속 이어 갈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해?”
데이비드는 대답하지 못했고, 한치우는 페어의 이야기에 흥미가 있는지 미소를 유지하며 집중하고 있었다.
“아이언 실드의 단점은 분명해. 융통성이 없어. 그래, 한이 중앙에 존재함으로써 부족한 융통성을 채워 주고는 있지.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유연함을 갖추지 못한 전술은 절대 두 번은 통하지 않아. 리버풀이라면 어떻게 나올까? 더 철저하게 한을 중앙에 묶어 두고, 더 강하게 아이언 실드를 두드려 대겠지.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경기로 뽑힌 그 경기를 생각해 봐. 그런 경기를 시즌 내내 할 자신이 있어?”
“죽어요. 스트레스받아서.”
한치우가 대신 대답해 주었다.
“맞아. 그런 경기를 아홉 달 동안 뛰게 되면, 다시는 축구화를 신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릴 거야. 데이비드. 아이언 실드는 반쪽짜리에 불과해. 나머지 반쪽을 묠니르가 겨우 채워 주고 있을 뿐이라고.”
“크흑!”
“그래도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아마 엄청난 훈련과 노력을 했겠지. 그런 자세야말로 운동선수가 갖춰야 할 기본이지. 하지만 너희 목표가 빅이어를 향하고 있다면 내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게 좋을 거야.”
“이제는 우리의 목표 아닌가요?”
“오! 한. 그렇군. 나도 이제 해머스 소속이니까.”
“그래서 아이언 실드에 바이에른 뮌헨의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이식하기라도 할 건가요?”
이제 대화는 페어와 한치우가 주도했고, 데이비드는 고개를 숙인 채 듣고만 있었다.
“물론, 전술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일이야. 하지만 나는 실버 형제에게 약속했지. 가만히 서서 때리는 것을 막기만 하는 방패가 아닌 방패 안에 칼을 숨긴 무기로 만들어 주겠다고.”
“아이언 실드에도 카운터라는 대포가 장착되어 있어요. 그것도 두 대씩이나.”
한치우의 대답에 데이비드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하하하! 농담이지? 그 정도는 당연히 해 줘야 하는 거지. 만일 그것도 없었다면, 나는 동런던으로 오지도 않았을 거야.”
하지만 이어지는 페어의 말에 데이비드의 고개는 다시 밑으로 떨어졌다.
* * *
“거기 좀 앉으라고! 날도 더운데!”
“아, 진짜! 여기 계단에도 사람이 있어!”
“머리 치워! 앞 좀 보자!”
“자, 자! 우리 카메라맨들은 제일 앞으로 보냅시다! 이러다가 사람 뒤통수만 나오겠어요!”
“오! 괜찮은 생각입니다! 메모할 사람은 뒤로 빠지고, 찍을 사람을 앞으로 보내요!”
8월 6일 금요일.
러시 그린 훈련장의 양쪽 스탠드에 사람들이 가득 찬 것도 모자라 자리가 없어 계단에 선 사람, 펜스 뒤에서 서서 구경하는 사람까지 그야말로 구름 같은 관중이 모여 있었다.
커뮤니티 실드를 하루 앞두고 웨스트햄의 팬들과 기자들이 몰린 탓이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몸을 푼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흩어져 자유롭게 훈련 중이었다.
특이한 것은 미드필더인 마이크가 폴과 리치, 레온, 페어와 함께 한쪽에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뭐야? 마이크까지.’
그 모습을 보는 데이비드의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어제의 대화가 계속 신경 쓰였던 것이다.
확실히 페어는 목적을 가지고 동런던으로 왔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주위에 모인 선수들에게 이것저것 가르치는 것을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하긴, 페어는 풀백만이 아니라 미드필더까지 소화했었으니까. 부디 어제의 이야기대로 좋은 방향으로만 흘러가기를.’
데이비드는 관심을 접어 두고, 자신의 훈련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찌 되었든 같은 팀에 소속된 이상, 팀의 패배를 바라고 경기를 뛰는 선수는 없다.
그리고 어제 함께 있었던 한치우도 페어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제 데이비드가 해야 할 일은 확실하게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 주고 주장으로서 선수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흔들리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벤치에 앉아 있어야 할 그랜트 감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 그랜트 감독은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내일 선발로 내보낼 선수를 두고 몇 시간 동안 고민에 빠져 있었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았다.
휴가 기간에 사고를 낸 선수도 없었고, 대륙 컵 대회나 프리시즌 경기에서 다친 선수도 없었다. 그리고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긴 선수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선수 구성은 지난 시즌 활약했던 베스트 멤버로 선발을 꾸리는 것이었다.
‘하! 리그를 시작하기 전에 대회를 한 번 더 치르는 일이 이렇게 피곤할 줄이야. 상대는 맨시티. 할스 감독이라면 분명히 우리의 전술에 대응할 만한 것을 들고나올 것이다. 그리고 시험하겠지. 통할지, 통하지 않을지.’
그랜트 감독은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두려웠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빈센트 할스라면 분명히 대응 전술을 준비했을 것이다.
만일, 내일 경기에서 베스트 멤버로 패배라도 하게 된다면?
어쩌면 차라리 리그 중위권에서 머물렀을 시절에는 마음은 편했던 것 같다.
그때는 이기는 것만, 위로 올라가는 것만 생각하면 되었지만, 이제 웨스트햄은 많은 팀의 견제를 받는 처지였다.
가까운 런던 안에서만 웨스트햄을 끌어내리려고 칼을 갈고 있을 클럽들이 내일 경기를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볼 것이다.
‘후-!’
그랜트 감독의 한숨과 고민이 깊어져도 시간은 그의 속도 모르고 자꾸 흘러, 8월 7일 토요일은 찾아오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