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42
142화. 그녀
“예. 파리에서 제가 했던 일은 모두 정리했어요.”
“섭섭하지는 않으세요? 그래도 오래 공부하셨는데, 석사 과정도 얼마 남지 않았고요.”
“공부는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사회에서 배우는 공부도 중요하죠. 대학원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지만, 이제 여기서는 새로 배워야 하는 신입에 불과합니다. 저를 채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
“아닙니다, 저야말로 파리 경제 대학원의 수재를 사원으로 채용할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팡테옹 소르본(파리 제1대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하셨더군요. 오히려 제가 부탁해야 할 일이 많을 거예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회사라 정리해야 할 자료가 많거든요.”
“자료를 정리하고, 통계로 만들어 내는 일이야말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에요. 물론, 스포츠 통계학을 새로 배워야 하겠지만요.”
“잘하시리라 믿어요. 단어만 틀릴 뿐이지 통계의 기본은 같으니까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저도 망설이지 않고, 물어볼 생각이니까요.”
“예.”
퓨어 샤렛은 존의 눈빛에서 신뢰를 읽을 수 있었다.
파리를 떠난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두려움은 있었다.
‘이제 나는 실증 이론 경제학을 연구하던 대학원생이 아니야.’
퓨어는 다시 마음을 굳게 먹었다.
EMA의 공개 채용 소식을 듣자마자 도저히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서류를 접수했고, 지난달에는 면접까지 볼 수 있었다.
운이 좋았을까?
아니면 그녀가 믿는 대로 운명의 끌림이었을까?
면접을 보고 일주일이 지나 최종 합격했다는 연락을 존에게 직접 받을 수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EMA의 사정은 지금 보이는 어지러운 사무실만큼이나 여러 사람의 손길이 필요했고, 존의 말대로 정리해야 할 자료가 널려 있었다.
“이 정도의 자료를 표와 그래프로 만들기까지 얼마가 걸리겠습니까?”
면접에서 존이 자료를 내밀며 물어본 질문이었다.
“도출되는 결과에 관한 내용이 빠졌는데요. 단순하게 표와 그래프로 만드는 일이라면, 문서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는 직원을 구하시는 건가요?”
오히려 물어보는 그녀의 말에 존은 면접에서 잠시 멍한 표정이 되어야 했다.
그만큼 존이 해야 할 일이 많았고, 정신도 없었지만, 면접을 진행하는 동안 같은 질문을 했는데 퓨어와 같은 대답을, 아니 질문을 한 사람은 없었다.
모두 몇 시간 안에 가능하다는 답을 해 주었을 뿐.
그래서 존은 면접에서 이미 퓨어를 내심 정해 두고 있었다.
일주일의 시간이 걸린 이유는 허클 드레이크가 건물의 외관을 비롯해 여기저기 보수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공사장으로 직원들을 부를 수는 없었으니까.
존은 퓨어를 비롯해 채용이 결정된 직원들에게 오리엔테이션과 첫 출근 날짜를 공지했다.
하지만 파리에서의 대학원 생활도 그냥 쉽게 정리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퓨어는 존에게 보름 정도의 시간을 줄 것을 부탁했고, 존은 받아들였다.
오늘은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지 못했던 퓨어와 앞으로의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그럼 내일부터 출근하실 수 있겠어요?”
“수요일부터 하면 안 될까요? 바로 내일부터 출근하는 줄 몰랐어요.”
“아! 이런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여유를 드리지 않았군요. 예. 그럼 수요일 오전 아홉 시까지 출근하시면 됩니다. 사원증과 보안키, 개인 물품은 그날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화요일에는 런던 스타디움에서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관람하기로 했는데, 그날 저녁에 함께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물론, 우리 회사 식구 모두 함께 하는 관람입니다.”
“저, 실은…… 내일부터 이틀 동안 카나리 워프로 이사할 계획이에요. 아직 파리에서 제 짐이 도착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수요일부터 출근하겠다고 말씀드린 거고요. 죄송해요.”
“아니, 아닙니다! 출근하시기 전에 회사 식구들을 소개해 드리고 싶었는데……, 오늘은 일요일이라 따로 나온 직원도 없네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저 때문에 일요일에 시간을 내어 주셔서 죄송합니다.”
“하하하. 저도 어차피 나와야 했습니다. 그럼. 조심히 돌아가세요. 수요일에 뵙죠.”
“예. 그리고 그때부터는 조금 말씀을 편하게 해 주세요. 저도 수요일부터는 EMA의 사원이니까요.”
“하하하. 예. 그렇게 하죠.”
탁 –
“후우 – !”
퓨어는 존의 사무실을 나오자마자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내가 이제 여기서 일하게 된다고?’
주위를 둘러보는 그녀의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반짝였다.
한 달 전쯤, 면접을 보러 왔을 때보다 많은 것이 정리되어 있었다.
물론, 아직도 어지러운 존의 사무실은 제외하고.
넓은 응접실 앞으로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파티션이 곳곳에 설치되었고, 개인 사무 공간이 보였다.
책상 몇 개는 이미 주인을 찾았는지, PC와 사무 용품, 책, 자료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이제 수요일에는 그녀의 자리도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그녀는 사무실을 한 번 둘러보는 것으로 끝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는 출입문을 향해 똑바로 걸었다.
“안녕히 가십시오. 미스 샤렛.”
“감사해요. 저 때문에 오늘 쉬시지도 못하고.”
“아닙니다. 출근하면 알게 될 겁니다. EMA는 일요일에도 열려 있다는 것을요.”
“아! 안녕히 계세요!”
보안 직원이 문을 열어 주었고, 퓨어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지잉 –
회사의 사무실과 입구의 홀을 나눠 주는 자동문이 닫혔고, 퓨어는 홀의 한쪽 벽면 앞에 섰다.
그녀의 앞에서 한치우가 웨스트햄의 엠블럼에 입을 맞추고 있었다.
‘결국, 여기까지 왔네요.’
처음에는 EMA가 무슨 회사인지도 몰랐다.
파리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의 말을 듣지 못했다면, 그녀는 아직도 파리 경제 대학원의 연구실에서 논문 준비에 한창이었을 것이다.
“와! 발굴자와 묠니르의 에이전시 회사!? 이거 너무 멋진데!? 한번 지원해 볼까?”
‘묠니르……!’
“그, 그게 무슨 얘기야?”
“어, 퓨어? 너 축구에는 관심이 없었잖아?”
다음 날 퓨어는 온라인으로 원서를 접수하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나 혼자만 이러는 것이 웃길지도 모르지. 하지만 알고 싶어졌어.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퓨어는 한참 동안 한치우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 * *
“괜찮은 인재를 구한 것 같단 말이지? 조금 깜빡하는 성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존이 퓨어가 앉았던 의자에서 그녀의 스마트폰을 주워 들었다.
스마트폰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면 금방 돌아올 것이다.
존은 그냥 스마트폰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
어차피 올 사람도 없고, 괜한 오해를 일으킬 필요도 없었다.
“얼마 만에 한가한 휴일 오후란 말인가! 스마트폰이 주인을 찾으면, 오랜만에 드라이브라도 해야겠어. 치우도 데이비드의 집에 갔으니까. 휘 – 휘 – ”
존이 휘파람을 불며 휴일 오후의 여유를 만끽했다.
그리고 일어난 김에 주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종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제 얼추 직원들도 채용했고, 몇 가지 기본적인 업무가 숙달되면 분야별로 나누어 본격적으로 에이전시 회사로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타닥 – 찌이이 – 촤락!
필요한 서류들은 책상 한쪽에 새로 쌓기 시작했고, 필요 없는 서류는 한 번 길게 찢어 바닥에 놓인 박스 안으로 던졌다.
나중에 한꺼번에 파쇄기로 들어갈 종이들이다.
띠링!
“응?”
그때, PC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메일 수신을 알리는 소리였다.
“하여튼, 노는 꼴을 못 보지.”
탁, 탁 –
존이 일어선 채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두드려 메일 수신함을 열었다.
챠악 – !
하지만 존의 여유로웠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며 다리에 걸리는 의자를 당겨 앉았다.
“이, 이게 대체!?”
탁! 탁!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지만, 메일의 내용은 바뀌지 않았다.
부르르 –
마우스를 잡은 존의 손이 떨렸다.
어느새 그의 눈에 핏발이 서고 있었다.
몇 번이나 메일을 확인하며 눈조차 깜빡이지 못한 것이다.
메일이었다.
보낸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는.
존은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잡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연락처를 금방 찾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뚜!
“예! 휴 실버입니다!”
신호음이 들릴 새도 없이 상대의 목소리가 들렸다.
휴 실버는 존이 메일을 확인하면 바로 전화가 걸려올 줄 알았다.
그만큼 자신이 존에게 보낸 메일의 내용은 심각한 것이었다.
“메, 메일을 금방 확인했습니다. 지금 제 사무실이고, 저밖에 없어요.”
“다행입니다. 놀랐겠지만, 거의 사실에 가깝습니다.”
휴 실버는 존이 묻기도 전에 메일 내용이 진실에 가깝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 주었다.
존이 전화한 이유가 그것일 테니까.
“아 – !”
존의 탄식이 스마트폰을 울렸다.
정보력이 뛰어난 휴 실버가 알아낸 것이라면 사실에 가까운 것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휴 실버가 ‘거의’라는 표현을 쓴 것도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왜 모를까.
“미스터 실버. 이게 사실이라면, 앞으로 골치 아픈 일에 한이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충격도 상당할 테고요. 당분간은 한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흠. 하지만 오래 끌 수는 없어요. 지금 제가 알아낸 사실도 시간이 많이 지나면 결국, 묻히고 말 것입니다.”
“예. 그렇겠죠. 당분간이지 오래 끌 마음은 없습니다! 아! 다음 달에 다시 월드컵 예선 기간이 돌아와요! 그때, 적당한 때를 봐서 한에게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저도 더 알아보도록 하죠.”
“개인적인 부탁이었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그리고 메일의 내용을 보면 이제 개인적인 일의 범위를 넘었어요.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 일도 저에게는 중요하니까요. 더 알아내는 것이 있으면 지금처럼 먼저 당신에게 메일을 보내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둘은 긴장한 목소리를 서로 남기며 통화를 종료했다.
탁! 탁!
그리고 다시 메일을 들여다보았다.
아예 외우기라도 할 셈인지 화면에 머리를 처박고, 글자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휴 실버의 정보력은 대단하구나!’
존은 그의 정보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휴 실버.
언제나 가벼운 미소를 입에 달며 재치 넘치는 말솜씨로 상대의 긴장을 풀어 내고, 원하는 답을 얻어 내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의 능력이 화술이 아니라 듣고,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얘기한다.
‘휴는 절대 사람들이 하는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아. 가십이라 할지라도 말이야. 투자자들이 떠들어 대는 말 중에는 거짓으로 위장한 진실이 많아도, 그는 그 안에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해! 그리고 휴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는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아.’
존은 알고 있었다.
론 실버의 차가운 얼굴에 가려진 휴 실버의 정보 처리 능력이야말로 실버 인베스트먼트를 신흥 투자 기업으로 만든 진짜 무기라는 것을.
그리고 만일, 휴 실버가 없었다면 지금의 웨스트햄 역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뭘 그렇게 눈이 시뻘게져서 보는 거야!?”
“!”
* * *
달각! 달각!
“어!? 뭐야!?”
화닥 – ! 드르르륵 – !
존의 손놀림이 빨라지며 화면에 띄운 무언가를 급히 감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의자에 앉아 있는 존을 엉덩이로 밀어내며 모니터 화면으로 시선을 주었다.
“뭐, 뭐야!? 노크도 없이 갑자기 들어와서! 이거 놔!”
탁!
“노크하고 들어왔다! 손 치워라!”
나는 심하게 당황하는 존이 수상할 수밖에 없었다.
노크?
당연히 생략했다.
노크하고 들어온 적이 없는데, 새삼스럽게 노크를 얘기하고 있는 녀석이 더 이상했다.
화면은 이미 바탕 화면 상태였다.
존의 손을 쳐내고 마우스를 뺏는 데 성공했지만, 어디서 파일을 열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한국이었다면, 뻐꾸기, 직박구리로 찾으면 금방인데.’
“어디 숨겼어?”
나는 혹시 숨긴 폴더가 있는지 검색했지만, 특이한 폴더는 보이지 않았다.
“뭘? 뭘, 숨겨!? 숨기는 거 없어! 윽! 어떻게 힘이 더 세졌냐!?”
존은 계속 나를 옆으로 밀어내려 힘을 썼지만, 데릭이 아니라면 밀어내기 힘들 것이다.
그래.
치사한 새끼.
혼자 봐라.
나는 존을 밀어낸 엉덩이에 힘을 빼고 마우스를 쥔 손도 들었다.
그래도 저 깊은 곳에는 미련이 남았는지 책상 앞에서 나오는 것까지는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모니터 화면이 보이지 않게 등으로 막았다.
드륵!
“진짜!”
잽싸게 마우스를 잡는 존의 목소리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그래.
나라도 쪽팔렸을 거다.
“존. 그런데 얼마나 집중하고 봤으면, 내가 들어오는 것도 몰라?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뭐, 뭘!? 뭘 집중해서 봤다는 거야!?”
“거울 좀 봐. 네 눈이 지금 어떤지. 아주 붉게 달아올라서는. 좋은 영상 있으면 공유하지?”
“……어……?”
“왜? 내가 이렇게까지 얘기해야 인정하려고?”
“영상……? 후 – ! 그래. 좋은 거 생기면 꼭 보내 줄게. 꼭! 그리고 지금은 없어!”
“남자끼리 이러기냐?”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아파트로 들어가. 그리고 왜 이렇게 일찍 끝났어?”
“신혼집에 오래 있는 것도 민폐지. 물론, 모레 경기 준비 때문이긴 했지만.”
“그래. 모레 아틀레티를 상대하려면 몸 상태를 최고로 만들어야지. 얼른 아파트로 돌아가. 아니면 응접실에 가서 리옹에 전화라도 걸던가?”
“잉?”
뭐지?
이 자식, 확실히 수상하다.
내가 가족들과 통화하길 바란 적이 없었다.
이모와 서우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걸 훤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단, 모른 척하자’
“나중에 화요일 밤에 하지 뭐, 경기 전에 잔소리 듣기 싫다고,”
나는 슬쩍 PC 앞을 막고 선 몸을 옆으로 빼며 나가는 척해 주었다.
달각 –
‘잡았다! 요놈!’
파박! 탁! 드르르륵 –
“악! 아!”
“도대체 뭘 보길래!? 이렇게 숨겨!?”
나는 마우스를 움직이는 소리를 듣자마자, 몸을 팽이처럼 뒤로 돌리며 존의 무릎 위에 앉았다.
그리고 바로 마우스를 쥔 존의 손을 쳐 버리고 내가 다시 마우스를 잡았다.
의자가 두 사람의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밀려났지만, 모니터를 확인하는 내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진짜! 잘도 숨겼네!”
하지만 화면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바탕 화면 그대로였다.
“그런 거 없다니까! 좀 나와라!”
“어, 어!?”
드드드! 파박! 쿠 – 웅!
“악!”
존이 무리하게 나를 밀어내려고 힘을 주자, 의자가 견디지 못하고 균형을 잃어버렸다.
당연히 내 아래 깔렸던 존이 바닥에 처박힐 수밖에 없었다.
“윽!”
“괜찮아?”
나는 의자에서 바닥으로 넘어진 존을 얼른 일으켜 오른팔로 안았다.
그리고 왼팔로 존의 뒷머리를 감싸고 얼굴을 가까이 당겼다.
똑, 똑 –
덜걱.
그때라도 이 망할 녀석을 내팽개쳤어야 했다.
하지만 난 그때, 이 망할 녀석이 걱정되어 팔을 뺄 수가 없었다.
“저? 대표님. 혹시, 제 스마트폰? ……! 어머! 죄, 죄송합니다!”
쾅 – !!!
그녀와의 만남은 언제나 당황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