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73
73화. 절대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
결승전 경기와 시상식까지 모든 중계방송을 마친 스포츠 티브이의 중계석은 이제야 한숨 돌리는 표정이었다.
“저도 축구 중계방송을 한 지가 꽤 되었는데, 한치우의 경기는 정말 사람의 혼을 빼놓는 것 같습니다.”
문언변이 목에 조인 넥타이를 조금 풀어 내리며 입을 열었다.
스튜디오의 열기 때문인지 그의 얼굴에 바른 화장품이 땀과 함께 턱으로 흘러내릴 정도였다.
그래도 클렌징 티슈를 꺼내어 능숙하게 얼굴을 닦는 모습에서, 그의 말대로 방송을 오래 한 경력이 묻어났다.
“후우! 그러면 난 처음이라 지금 이렇게 힘이 드는 거로 생각하면 되겠네?”
“하하하! 농담이 아니라 정말이지, 부장님께서 해설하시는 걸 듣고 있으면 10년 넘게 중계만 하신 베테랑 같습니다. 전문 방송인인 저보다 말씀을 침착하게 잘하시지 않습니까.”
“칭찬이 너무 과한데, 내일 오후 출근이지? 음, 시간이 좀 많이 늦긴 했지만, 이따가 맥주라도 한잔할까? 웨스트햄이 우승도 했는데 말이야.”
“사 주신다면, 저야 언제든지 콜입니다. 지금쯤 선수들도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겠죠? 스포츠 내일에서 준비하신다는 다큐멘터리가 정말 기대되네요.”
문언변도 김한식에게 대충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김한식은 어차피 함께 방송을 중계하는 사이에 숨겨서 좋을 일도 없었기에,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적당히 얘기했다.
“방송되려면 아직 한 달 넘게 남았는데 뭘. 런던에서도 오늘부터 촬영이 시작되었고 말이야.”
“그런가요? 그나저나 아쉽네요. 저희가 공중파 방송국이었으면, 그 다큐멘터리 방송을 따올 수 있었을 텐데요.”
“그래도 이렇게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중계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거라네. 우리는 치우 덕분에 시청률이 많이 올랐잖아.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그리고 이건 진심인데 협회와 연관돼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어.”
“그건 맞는 말씀이십니다. 저도 협회는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그것보다 한치우가 오늘 결승전의 MOM과 리그 컵 대회 MVP까지 받았는데, 저희도 나중에 보너스 좀 받겠죠? 부장님 말씀대로 저희 중계방송의 시청률이 제법 괜찮거든요.”
“하하하하! 그런 기대는 받고 난 다음에 어떻게 쓸지 고민할 때나 하는 것이지. 못 받게 되었을 때 실망이 큰 법이거든. 일단 오늘 보너스는 내가 사 주는 맥주로 만족하자. 그리고 자네 말대로 치우가 정말 대단하긴 해. 예전 아스날에 있었을 때도 리그 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은 있었지만, 대회 MVP는 치우도 처음 받는 상이야.”
“아! 그렇습니까? 그러고 보니 한치우가 개인상을 받은 것이 별로 없군요! 예전에 프리미어 리그 플레이메이커(도움왕)를 한 번 받은 것은 기억이 나는데요.”
“그 상 역시 3년 전에 받은 거지. 확실히 아스날에 있었을 때보다 기량이 더욱 좋아졌어. 이번 프리미어 리그 플레이메이커 역시 치우의 것이 확실해졌고 말이야.”
“정말 엄청나네요. 3년 전에 한치우가 플레이메이커를 수상했을 때도 프리미어 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이지 않았습니까? 그 시즌 이후부터는 대표팀의 소집이 많아지고, 부상도 잦아지면서 아무래도 폼이 많이 떨어졌죠?”
“그랬었지. 그래서 지금 치우가 경기하는 것을 볼 때마다 놀라는 이유이기도 하지.”
“뭐, 그래도 나빠 보이는 것보다는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만일 지금 실력보다 발전하게 되면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게 되는 걸까요?”
“그런 것은 우리보다 팬들이 얘기하는 것을 보는 게 더 알기 편할 거야.”
김한식 부장이 테이블 한쪽에 올려놓은 노트북을 끌어당겼다.
금방 중계방송이 끝났지만, 아직도 중계 게시판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 맹구 사망. ㅎㅎㅎ 한치우 혼자 해도 맹구는 그냥 바르네.
→ 아까 도대체 몇 미터나 뛴 거야? 80미터는 안 되지?
→ 70~75?
→ 73m 기록 떴음. 그런데 직선거리라서 의미 없지 않나? 솔직히 정확히 몇 미터를 드리블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승전에서 저런 걸 가능하게 만드는 한치우가 대단한 거임.
→ 그럼 왜 월드컵에서는 결승전도 아니었는데 저렇게 하지 못했지?
→ 아직도 이딴 걸 말하는 색히가 있네. 지금 국대가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한치우, 강병석 말고 다 병신이란 것이 밝혀졌는데 꼭 국대를 걸고넘어져야 속이 후련했냐?
→ 국대 얘기할 색히들은 저리 꺼지고, 이제 FA컵 우승하면 컵 대회 더블! 웨스트햄은 한치우 싸게 데려와서 이번 시즌 완전 대성공.
→ 그래도 웨스트햄 전력이 조금만 강했더라면 리그 우승도 노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 맨시티가 이번 시즌 성적이 너무 압도적이다.
→ 당연히 지금 전력으로 리그 우승은 힘들지. 리버풀이나 첼시도 리그에만 집중했다면, 순위도 달라졌을 게 뻔한데. 다음 시즌도 마찬가지이지, 아마 제대로 준비해서 막기 시작하면 웨스트햄은 다시 중위권으로 내려간다고, 돌풍을 이끈 팀은 항상 그랬으니까.
→ 이 색히는 또 뭐야? 축구 안 봐? 장님이야? 보지 않아도 한치우가 다음 시즌에서 프리미어 리그 씹어 먹는 소리가 벌써 들린다. 어? 귀라도 뚫렸으면 잘 듣기라도 해라. 아까 김한식이 했던 말 못 들었어?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솔직히 한치우 월드 클래스는 이미 넘었다.
→ 그래, 오늘 경기에서는 확실히 신의 영역이라고 해도 맞는 소리지. 리그 우승은 다음 시즌에서 노리고, 내가 기대하는 건 챔피언스 리그에서 미구엘하고 붙는 경기야. 둘 중에 누가 더 잘할까?
→ 이건 너무 띄워 주는 거 아닌가? 지금 미굴(팬들이 미구엘을 줄여 부르는 말)은 신이라고, 신.
→ 한치우도 신이지, 별명이 묠니르인데. 뭐, 설마 급이 다르네 하고 떠들 거라면 라리가 중계방송으로 꺼지세요. 꾸레(바르셀로나 팬을 뜻하는 말) 색햐.
→ 너나 꺼져라……
* * *
탁-
그 아래로 계속 서로 비난하는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김한식이 노트북을 덮어 버렸다.
“하하. 표현들이 참 솔직하네요.”
“그렇지? 퇴근하는 데 얼마나 걸려? 멀리 가지 말고, 근처에서 가볍게 마시고 들어가자.”
“새벽 중계도 아니고, 늦은 시간이라 오래 걸릴 것도 없어요. 얼굴 정리하고, 사무실 보안 키만 잠그면 끝납니다.
“그래? 그럼 어서 들어가 봐. 나도 분장 지우고 1층으로 내려갈게.”
“그럼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문언변이 준비했던 자료들을 손으로 정리하며 일어났다.
김한식도 노트북을 가방에 담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우우웅- 우우웅-
가방에 놔두었던 스마트폰이 울려 대기 시작했다.
‘이 시간에 누구지? 축하받을 사람은 런던에 있는데…… 아, 진짜!’
가방 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꺼낸 김한식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너무 늦은 시간이지 않습니까?”
“하하하! 나도 결승전을 시청하고 있었다네. 어떻게, 런던의 취재는 잘 되는 거지?”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에 안염지의 목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던 김한식은 빨리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붓고 싶은 마음이었다.
“촬영은…… 이제야 막 시작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회장님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박사님이 잘하고 있을 겁니다.”
“흠. 그래. 오늘부터 촬영을 시작한 건 맞고?”
김한식은 안염지의 말에서 뭔가를 느꼈다.
‘이 구렁이 새끼가 빨리 담을 넘어가려고 안달이 났구나.’
“예. 하지만 회장님께서도 보셨듯이, 지금 런던과 연락할 상황이 되지 못합니다.”
“그렇겠지. 그렇겠지. 지금도 계속 촬영하고 있겠지. 그런데 오늘 촬영분으로 예고편을 하나 빨리 만들어 줄 수는 없겠나?”
‘역시! 급했군!’
“이보게, 김 부장. 어차피 방송은 한 달이 지난 후에 시작하기로 다 합의된 것이 아닌가. 그것에 대해서는 나도 이견이 없어. 하지만 예고편은 한 달 전에 미리 내보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말이야. 기대감을 끌어올려 본방송에서 시청률이 높아지면, 자네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닌가?”
안염지는 준비한 멘트를 빠르게 읽듯이 다급하게 말을 쏟아냈다.
김한식은 안염지가 왜 이리 급하게 나오는지 잘 알고 있었다.
‘새어 나가고 있겠지. 울산의 김선전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취임할 거라는 사실이.’
지금 축구 협회의 상황은, 아니 안염지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외국인 감독을 섭외하려고 유럽, 남미로 출장을 다니는 부회장이나 기술위원장은 소득이 없었고, 국내 감독을 선임하자니 마땅한 인물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국민의 여론이 어느 누가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도 욕을 먹어야 하는 자리가 되어 버린 것이 문제였다.
‘김선전 감독이 무슨 죄가 있나. 으휴!’
김한식 부장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지금 안염지의 머릿속에는 김선전 감독이 받아야 할 비난은 전혀 없을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는 집안 형제들의 눈치만 신경 쓰고 있을 것이 뻔했다.
“이, 이보게, 김 부장. 어떻게 안 되겠나? 자네에게 편집에 관한 모든 권한을 준 마당에 걸릴 것은 없지 않겠나?”
김한식의 한숨을 들었는지 안염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어쩌겠나. 하기로 한 내 탓이고, 이 새끼가 싸질러 놓은 똥을 치워야 하는 상황은 김 감독이나 나나 같은 처지인 것을. 다행히 영상 편집에 대한 권한이 내게 있었기에 망정이지. 후! 여기서 구렁이의 속을 더 태웠다가는 괜히 런던에 나가 있는 박사님이나 최 기자에게 불똥이 튈지도 모른다.’
“편집하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예고편인데 아무렇게나 만들 수는 없어요. 본방송에서 보여 주려 하는 내용도 확실히 담아야 하고요.”
“아무렴! 그러면 보도 자료는 미리 준비해도 되겠지?”
뿌득-
김한식은 이가 갈리는 것인지, 심장이 갈리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분명히 이를 깨물었는데, 가슴에서 통증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보도 자료를…… 제가 먼저 볼 수 있다면, 상관없습니다.”
김한식의 인내가 한계에 가까워졌다.
“그래, 그래! 오후에 메일로 보내겠네.”
뚜우- 뚜우-
안염지는 그 말을 끝으로 통화를 종료했다.
김한식은 인사를 건네게 되지 않아서 끓어올랐던 화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역시, 다 준비되어 있었구나! 나도 서둘러야겠어.’
김한식은 당분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예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오늘 문언변과 맥주 약속은 지킬 것이다.
지금 뜨거운 속에 부어 넣을 차가운 것이 필요했다.
[최 기자. 오늘 촬영한 영상을 먼저 보내 줘야겠다. 협회에서 예고편을 원하고 있어. 쉬고, 일어난 다음에 보내도 상관없어.]김한식은 최재영에게 메시지를 전송하고 스마트폰을 가방 안으로 다시 집어넣었다.
* * *
펑!
풋! 슈하아-
“우왁! 이게 이렇게 터지는 거였어!?”
“릴! 그냥 한에게 넘겨! 도대체 샴페인을 터트려 본 적이 있기는 한 거야!?”
“데릭! 제일 처음에 실패한 것은 너였거든!? 무식하게 힘만 센 녀석이!”
“뭐, 뭐야!? 이 자식이, 오냐 힘만 센 내게 오늘 제대로 죽어 봐라!”
“윽, 윽! 데릭, 미, 미안!”
웨스트햄의 라커룸은 난장판이었다.
이미 안의 내용물이 모두 밖으로 빠져나와 빈 병이 되어 버린 샴페인 몇 병이 구석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선수들의 몸은 땀과 샴페인으로 끈적거리고 있었다.
멀리 구석에서는 최재영이 카메라로 즐거운 뒤풀이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헤이! 영! 잘 찍고 있지? 내 근육질 몸매가 잘 나오게 찍어야 해!”
데릭이 상의를 모두 벗은 몸집을 드러내며 한쪽 팔로 릴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선수들은 최재영을 발음하기 쉬운 영이라고 불렀다.
‘와! 내가 이런 것까지 찍게 될 줄이야! 부장님, 감사해요!’
최재영은 지금 한국에서 김한식이 어떤 통화를 하고 있는지 알았다면, 속 편하게 즐거워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 녀석들아! 수건이라도 걸쳐! 체온이 그냥 식게 놔두면 어쩌겠다는 거야! 데릭! 릴은 그만 놔주고! 감독님! 좀 말려 주세요!”
한스 박사가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을 말리고 있었다.
그랜트 감독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그 역시 선수들과 다르지는 않았다.
뻐엉-!
그때,
샴페인 뚜껑이 제대로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촤아아아아-
한치우가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액체를 사방으로 뿌렸다.
한스 박사의 옷이 순식간에 샴페인에 물들며 결국 선수들과 같은 꼴이 되었다.
“와하하하! 역시 처음부터 한이 터트렸어야 했어! 이런 것도 해 본 놈이 잘한다고! MVP 남은 것도 다 터트려 버려!”
“예에! 우아아아! MVP! 더 터트려 줘!”
뻥! 뻥!
선수들은 한치우가 쏟아내는 샴페인을 마시지도 않았지만, 분위기에 잔뜩 취해 버린 얼굴이었다.
“그래! 오늘은 즐겨라! 나도 모르겠다!”
한스 박사도 이렇게 즐거워하는 선수들을 더는 말리지 못하고, 박용우와 어깨동무를 하며 함께 뛰었다.
“정말 런던에 오자마자 이런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하하!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 즐거운 일만 생길 것입니다!”
둘은 오랜 친구처럼 어깨동무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한치우는 일부러 둘의 머리에 남은 샴페인을 모두 부어 버렸다.
“하하하! 자, 저기 카메라를 보세요! 김치!”
선수들이 한치우를 따라 최재영의 카메라 앞에서 김치를 외치며 손가락으로 V를 만들었다.
“조용! 조용! 조용!”
그때, 영 수석 코치의 다급한 외침이 라커룸을 가득 울렸다.
“!”
라커룸의 입구에서 휴 실버가 웃고 있었고, 그의 뒤로 론 실버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었다.
“하하하! 역시 보기 좋습니다! 제가 방해했나요!?”
“아, 아닙니다!”
선수들이 급히 주변을 정리하며 실버 형제가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자리를 마련했다.
휴는 안으로 들어왔지만, 론은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기다렸다.
“오! 이런 꽤 비싼 샴페인으로 알고 있었는데, 모두 보기 좋은 모습으로 사망했군요!”
휴 실버가 쓰레기통을 가득 채운 샴페인을 보며 놀란 얼굴로 얘기했다.
“히익! 비싼 거였어요!?”
릴이 어쩔 줄 몰라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릴. 그렇게 비싼 건 아니야. 농담하신 거라고.”
한치우가 하얗게 질려 버린 릴을 안심시켰다.
“제 농담이 선수들에게는 잘 먹히지 않는군요. 오래 끌지 않겠습니다. 저는 감사의 인사를 하러 온 거지 불편하게 만들려고 내려온 것이 아니니까요. 오늘 우승을 안겨 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휴의 목소리에는 누가 들어도 진심이 느껴질 정도였다.
“마음 같아서는 여러분 모두 저희 저택에 초대해서 파티를 열어 주고 싶지만, 아직 리그 일정이 남았고, FA컵도 남았죠. 대신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내일 여러분의 에이전트나 개인 계좌로 보너스가 입금될 것입니다.”
와우! 우와아아!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졌다.
이런 것은 확실히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역시 사람을 다룰 줄 알아. 감이 좋다고 했지? 다음 시즌에 과연 어디까지 투자를 할 생각일까?’
한치우의 눈이 호기심으로 물들었다.
확실히 좋은 사람들이었다.
한치우는 실버 형제에게서 단 한 번이라도 나쁜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적어도 둘은 한치우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숨기는 것이 없었고, 바쁜 와중에도 선수단을 신경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지금도 굳이 여기까지 내려와서 선수들을 격려할 이유는 없는데도,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 주려고 온 것이 분명했다.
그때, 휴 실버의 파란 눈동자가 한치우의 붉어진 눈동자와 부딪쳤다.
‘뭐, 뭐야!? 이 느낌은!
한치우는 휴의 눈동자에서 분명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제 오랜 꿈 하나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절대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
휴의 파란 눈동자가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