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02
102화
102.
이영준 상무가 자살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중 그룹으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언론 기자들이 김자성 전 아중 이노베이션 사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갔고 김자성은 자신은 빌리언츠와는 전혀 연관이 되어 있지 않으며 오직 이영준 상무가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며 끝까지 시치미를 뗐다.
-모든 것은 검찰 조사로 밝혀질 겁니다. 저는 검찰 조사에 순순히 응할 겁니다.-
검찰 조사에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 말하는 김자성이었지만 그걸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렇게 TV 뉴스에 나오는 김자성을 바라보는 현준은 피식 웃었다.
“운이 좋네. 뭐 그래 봤자지.”
지금 죽지 않는다는 거지. 나중에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었다.
김자성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현준의 공매도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김자성 리스크까지 추가되며 아중 그룹의 주가는 바닥을 모를 듯이 떨어졌다.
더욱이 현준은 미국발 주가 폭락에 겹쳐서 아중 그룹을 공격했다.
예상보다 미국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낮게 나오면서 미국 주식 시장이 폭락을 했다.
미국 주식 시장을 쫓아가는 한국 주식 시장이었기에 안 그래도 한국 주식 시장마저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매도의 표적이 되었으니 아중 그룹은 별다른 대응이 쉽지 않았다.
그렇게 폭락하는 아중 그룹에 현준에게서 자료를 받은 호성 증권의 서정대도 결국 공매도에 참여했다.
파티장에 다소 늦게 도착을 했지만 서정대는 최대한 이득을 보겠다며 맹렬하게 아중 그룹을 공격했다.
그렇게 트리거가 된 현준의 공격은 아중 그룹을 조각내 버릴 기세였다.
김자성의 빌리언츠 실소유 건에 대한 대응이 우선이었던 아중 그룹으로서는 그룹의 주가 하락 대응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번 건 그냥 지나갈 수 있으려나?”
“어차피 우리야 새 직장 구하면 되는 거잖아.”
“새 직장 구하기 힘드니까 그런 거지.”
“후우! 어쩌겠어. 오너 리스크야 연례행사잖아. 그래도 유흥업소 실소유주 건은 좀 신박하네.”
“그러게 뭐가 부족하다고. 돈 아까웠나?”
“본래 재벌들이 돈에 환장한 놈들이지. 그러다가 교도소 한 번씩 들어가고 하는 법이니까.”
“그나저나 아중 그룹이 망할 리는 없을 거고 그럼 김정수 사장이 아중 그룹 이끄는 건가?”
“아무래도 그러지 않을까? 김자성 사장이 유력하긴 했지만 이번 건은 타격이 너무 커서. 뭐 어떻게든 교도소는 안 들어갈 것 같은데 아무래도 동생하고 비교돼서 힘들겠지.”
“그렇겠지.”
집안이 불타고 있었지만 경쟁자의 몰락은 후발 주자에게는 큰 기회였다.
김정수는 지금이 기회라며 더욱 열심히 일을 했다.
그 좋아하던 술과 여자도 멀리하고 일에 매달렸다.
의외로 능력은 떨어지지만 사람과의 친화력은 좋은 편인 김정수였다.
현준의 전생에서도 그나마 현준을 챙겨준 것은 김정수였다.
그렇게 아중 건설은 꽤나 건실했고 아중 건설과 수직 계열화되어 있던 계열사들은 버텨내고 있었다.
아중 건설에 차곡차곡 쌓인 현금성 자산과 현물 자산은 아중 그룹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것이었다.
하지만 김정수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었다.
“형! 조금 위험하지 않아?”
“뭘?”
“아중 건설이 가진 자금 말이야.”
“자금이 왜?”
“아니 그렇잖아. 모기업이 위험한 상태이니 아중 건설의 자금을 끌어 쓰려고 할 거고. 그러면 아중 그룹의 유동성 자금에 문제가 생길 테니까. 아주 넉넉하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 정도는 안 되잖아. 이러다가 아중 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면 어떻게 해?”
“…….”
김정수는 현준의 말에 신음을 흘렸다.
사실 아중 이노베이션 외에는 아중 그룹 내의 계열사의 문제는 크지 않았다.
그냥 주가 하락만 겪고 있는 상태였기에 시간만 지나면 결국 주가는 본래의 위치까지 올라올 것이었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호성 그룹이 백기사로 참전을 하고 있었기에 그룹 경영 문제는 없었다.
다만 주주들의 원성과 그로 인한 고소고발 등이 귀찮은 것일 뿐이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같이 침몰하는 건 막아야 할 거 아니야.”
“뭘 말하고 싶은 거냐?”
현준은 예리한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김정수에 움찔 몸을 떨었다.
“아…… 아니. 그냥 걱정이 돼서. 나도 형하고 같은 배에 타 있는데. 내가…….”
“그래. 너도 걱정돼서 그런 건 아는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김정수도 과거처럼 귀 가볍게 팔랑거리진 않았다.
현준은 자신을 의심하는 것은 아닌 듯했지만 조금 경계를 하는 김정수에 너무 키워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중 그룹에서 독립시켜 버리려고 했는데. 그건 조금 무리이려나?’
지금의 아중 건설이라면 자신들의 수직 계열화 계열사들과 함께 아중 건설 그룹으로 독립할 수 있을 터였다.
아중 그룹을 반으로 찢어버리는 것이다.
덩어리가 워낙에 크다 보니 반으로 갈라서는 요리를 하려고 했는데 김정수가 딱히 그럴 마음은 없어 보였다.
‘뭐 그러면 오븐에 넣고 천천히 구워내야겠지.’
아중 그룹이 좀 더 버티겠지만 결국에는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평소 정수의 눈치를 보지 않던 현준이 정수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에 정수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이지스 말이다.”
“이지스는 왜?”
“정리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김자성이 시달리고 있는 모습을 눈앞에서 본 김정수는 이지스가 자신의 배 속에 깊게 박힌 단검임을 깨달았다.
물론 그건 현준도 마찬가지였지만 현준은 아중 그룹이나 호성 그룹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위치였다.
이미 재벌가 망나니 정도의 시선을 받고 있었으니 유흥업소를 소유하는 것에 욕은 먹을지언정 검찰 조사를 받는다거나 회사 경영에 타격을 줄 일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은 김자성처럼 구설에 오를 수 있었다.
“들킬까 봐 그러는 거야? 걱정하지 마. 확실하게 정리해 뒀으니까. 걸리더라도 나만 들키지 형한테까지 영향은 안 갈 거야.”
“너도 마찬가지야. 나중에 세영이하고 결혼하고 나면 우리 식구가 될 텐데 유흥업소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이 밝혀져서 좋을 것이 없어.”
“흐음! 그렇긴 한데. 문제는 지분을 사들일 수 있을 만한 사람이…….”
예상보다 이지스가 커졌다.
더욱이 경쟁자라던 빌리언츠가 이대로 가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었으니 이지스는 더욱더 성황일 터였다.
“형도 알다시피 빌리언츠가 저리될 줄 어떻게 알았겠어.”
“그러긴 하지. 후우!”
“이지스가 반사 이익을 얻을 거야. 당장 어제 이지스 하루 매출이 10억 원을 넘었어.”
“그 정도야?”
월 매출만 300억 원이라면 엄청난 수준이었다.
물론 대기업의 계열사 매출과 비교한다면 한참 작았지만 클럽 하나의 매출이 그 정도라면 상당한 것이다.
“통장 확인 안 해보나 보네. 아마 꽤나 쌓였을걸.”
쉽게 포기하기에 아쉬운 수익이었다.
이대로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투자금을 전부 회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안 들키는 거지?”
“당연하지. 들켜도 나만 들키지, 그리고 한 번씩 거기서 술 마실 때 아껴지는 돈을 생각해 봐. 그냥 회원권이다 생각하면 싸게 먹히지.”
현준의 말에 김정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너 비자금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냐?”
“응? 무슨 비자금.”
“이지스에서 입금되는 거!”
“나 세금 다 내고 있는데.”
“뭐?”
김정수는 놀란 표정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나 실 계좌로 세금 다 내고 있어. 비자금 아니야.”
“차명 계좌 아니라고?”
“어!”
김정수는 꽤나 치밀하던 현준이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니 왜?”
“왜긴. 굳이 내가 숨길 이유가 없으니까. 내가 형처럼 그룹 회장 될 것도 아닌데. 세금 잘 납부하면 아무 문제 없잖아. 뭐 세금이 미쳐서는 엄청나게 뜯기고 있지만.”
돈에 대해서는 전혀 욕심이 없다는 현준에 김정수는 멍해졌다.
그제야 왜 자신이 걸릴 이유가 없다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현준이 아주 대놓고 하다 보니 자신은 현준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한테 잘해! 알았어?”
“그…… 그래. 후우!”
“나야. 그냥 술값 아까워서 한 거니까. 난들 빌리언츠가 저리될지 알았나? 사실 크게 할 생각도 없이 분위기 적당하니 좋은 곳에서 싸게 형하고 마시려고 했던 거지.”
현준의 투덜거림에 김정수는 실소했다.
“그래. 너 운이 억세게 좋은 놈이구나.”
“운이 좋긴 나만 좋나? 형이 더 좋지. 와! 아중 그룹 회장 김정수! 카아! 솔직히 우리 처음으로 빌리언츠에 있을 때 내가 말을 하긴 했지만 설마 했거든.”
현준의 오버스러운 말투에 김정수도 피식 웃었다.
정수도 현준이 자기 기분 좋으라고 한 말임을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김정수도 이제는 자신이 아중 그룹의 회장이 되어야 한다고 가슴에 품게 되었다.
그렇게 현준과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사장실의 문이 열렸다.
“누구야?”
아무런 말도 없이 사장실의 문이 열렸으니 김정수가 화를 내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상대를 보자 김정수는 당황했다.
아울러 꽤나 불량스러운 자세로 앉아 있던 현준도 엉거주춤 일어나서는 상대에게 인사를 했다.
“작은아버지.”
김무연 회장은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현준을 힐끔 보고서는 입을 열었다.
“현준이도 왔었냐?”
“예.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그래. 내 정수하고 이야기 좀 나눠야 할 것 같으니 자리 좀 내줬으면 싶구나.”
“아! 예! 그럼 정수 형. 다음에 올게.”
“어! 그래. 가 봐.”
현준은 정수에게 인사를 하고서는 아중 건설의 사장실을 나섰다.
‘어지간히 똥줄이 타셨나 보네.’
현준은 안색이 굳어 있는 김무연 회장의 모습에 절로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웠다.
* * *
“어쩌신 일입니까? 저를 부르시면 될 것을.”
현준이 나가고 사장실의 상석을 자신의 아버지인 김무연 회장에게 내준 김정수는 어쩐 일인지를 물었다.
직접 올 필요 없이 부르면 당연히 김정수가 찾아갈 것이었다.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뭐 번거롭게 오라고 하겠냐.”
김정수가 새벽까지 회사에 나오고 저녁 늦게까지 야근을 한다는 사실은 김무연도 알고 있었다.
그런다고 당장 후계자를 바꿀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아들의 노력을 폄훼 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아중 건설 덕분에 위기에서 버틸 수 있는 중이었다.
“현준이는 자주 오냐?”
“자주는 안 옵니다. 저도 바쁘기도 하고 현준이도 공부하느라 바쁘니까요.”
옛날에 비해 자주 오지 않는 편이기는 했다.
“호성 그룹에서 배신을 했다.”
“예?”
아중 그룹의 백기사를 자처하던 호성 그룹이 배신했다는 말에 김정수는 놀랐다.
조금 전까지도 현준에게서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정대 녀석이 우리 회사 공매도 공격을 가하고 있어.”
“정대가요?”
그다지 친하진 않았지만 서정대와 김정수도 동갑내기 친구 사이였다.
호성 증권의 부사장으로 형인 서영수와 후계자 싸움을 하고 있었다.
정수에 의해 타격을 입은 서영수였고 그런 형이 흔들리고 있을 때를 노리고 있던 서정대였다.
“혀…… 현준이한테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직 어린놈이라 알 수 없을 테지.”
김무연의 말에 정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이하고는 당분간 거리를 둬라.”
서대영 회장이 하필이면 미국 출장 중이었다.
서대영 회장의 의중인지 아니면 서정대의 독단적인 행동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상황이 곤란해졌다.
그렇게 김무연은 현준과 거리를 두라고 했지만 정수로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이지스!’
현준과 친밀할 때야 현준이 자신의 방패막이 되어 주지 사이가 어긋나면 자신을 찌를 칼날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