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03
103화
103.
호성 그룹의 둘째 아들.
꽤나 야심만만한 사내였다.
대한민국은 일반적으로 장자 승계의 전통을 가진다.
물론 장자가 과하게 무능하다면 둘째나 셋째에게 가문의 재산을 물려주기도 하지만 어지간히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은 일반적으로 장자에게 물려주게 된다.
재벌은 생각보다 보수적인 집단이었다.
그런 보수적인 집단에서 능력이 부족하지 않은 장자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매우 큰 노력을 해야만 했다.
호성 그룹의 첫째인 서영수는 딱히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주변 사람들과의 친화력도 상당했다.
그렇기에 둘째인 서정대는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 했다.
그나마 서대영이 아직 확실하게 후계자를 선언하지 않았기에 괴로운 희망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상황이 바뀌었다.
“자성이 형님은 가망이 없겠군.”
호성 그룹과 달리 아중 그룹은 후계자가 이미 내정이 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번 타격이 너무 컸다.
빌리언츠의 실소유주 건으로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으니 운이 없다면 구치소행일 터였다.
물론 이영준 상무의 자살로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 듯했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김자성이 이영준 상무를 죽였다는 소문이 도는 것이다.
경찰 발표에서는 자살이라지만 음모론을 좋아하는 호사가들은 재벌가의 비정한 음모와 암투라고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때마침 재벌가의 범죄 관련 영화까지 상영을 해서 이 사건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만에 하나 사실로 드러난다면 김자성의 미래는 끝이었다.
그렇게 김자성이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을 때 둘째인 김정수는 두각을 내고 있었으니 아중 그룹의 후계자는 바뀔 것 같았다.
무능력하고 한량 같았던 김정수였다.
서정대와 동갑의 친구였지만 서정대는 김정수를 자신의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김정수가 아중 그룹의 회장이 된다는 걸 서정대는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물론 서정대가 호성 그룹의 회장이 된다면 상관없었다.
김정수야 운 좋게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지만 자신은 능력으로 형을 뛰어넘어 호성 그룹의 회장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김정수가 운만 좋아서 대기업의 회장이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정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자신이 회장이 되지 못한다면 운만 좋은 무능력한 김정수보다 못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결코 그건 인정할 수 없다.”
결국 서정대는 현준이 넘겨준 자료로 아중 그룹을 공격했다.
아중 그룹의 계열사들에 대한 공매도로 수천억 원의 이득을 보았으며 그로 인해 호성 증권 역대 최대의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서대영의 지시로 아중 이노베이션의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했으니 이번 공매도로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꽤나 짭짤하게 챙긴 서정대였다.
이런 서정대의 행위는 호성 그룹의 방침과는 분명 달랐다.
호성 그룹은 아중 그룹의 백기사를 자처하고 있었으니 서정대는 오히려 아중 그룹의 등 뒤에 비수를 꽂은 것이다.
호성 증권의 부사장으로 사실상 호성 증권을 장악하고 있는 서정대였으니 공매도 공격이 이루어지는 동안의 보안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비밀로 할 수도 없었기에 아중 그룹의 공매도에 서정대가 깊게 관여를 했다는 사실은 밝혀질 수밖에 없었다.
“서정대!”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호성 증권의 부사장실 입구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서정대는 한숨을 내쉬었다.
서정대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부를 수 있는 이는 호성 그룹 내에서도 다섯을 넘지 않았고 그중에 젊은 목소리는 단 한 명뿐이었다.
“서영수 사장님! 이러지 마십시오!”
“비켜!”
서정대의 비서들을 강제로 밀쳐내고 부사장실로 들어온 서영수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
“자네들은 나가 봐.”
“예. 부사장님.”
서정대의 눈치를 보던 비서들은 서정대의 지시에 안도를 하며 부사장실에서 나갔다.
비서들에게 있어서는 서정대도 두렵지만 서영수도 두려운 존재였다.
그렇게 서영수는 여유롭게 집무실의 의자에 앉아 있는 서정대를 노려보며 성큼성큼 걸어왔다.
꽤나 풍채가 좋은 서영수였다.
서 씨 가문의 셋 중에 가장 몸이 좋은 이는 현준도 아니고 서영수였다.
젊은 시절 유도도 제법 해서 좀 더 했다면 유도 국가대표까지도 했을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 형이었으니 이제는 다 커서 머리가 굵어진 성인이 되어서도 서정대는 서영수를 육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두려워했다.
“너 지금 뭔 짓을 한 거냐?”
“뭔 짓이라니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 이야기를 해야 할 거 아닙니까.”
“다 알면서 뭘 알아들을 수 있게 이야기를 해! 그래! 이야기해 주마! 아중 그룹에 대한 공매도 공격!”
흥분한 서영수에 서정대는 별것도 아닐 것 가지고 화를 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걸 제가 주도한 거라고 생각합니까?”
“뭐?”
“그걸 누가 주도한 건지 모르고 그런 거냐구요?”
“너 뭐라고 했냐! 네가 한 짓이 아니라는 소리냐?”
“뭐 호성 증권에서 공매도 때린 거야 내가 지시한 것이 맞긴 하는데. 시작은 이지 네버에서 시작한 겁니다.”
“이지 네버? 이지 그룹 말하는 거냐?”
“예. 지금 아버지께서 이지 그룹의 부회장을 만나러 미국 가셨잖습니까. 그 이지 그룹에서 아중 그룹을 죽이려고 작정을 한 것 같은데. 아중 그룹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 거 같습니까?”
“뭐?”
“형님은 다 좋은데. 머리가 조금 나빠요.”
서정대의 말에 서영수의 얼굴이 붉어졌다.
동생에 비해 머리가 조금 나쁜 것은 사실이었다.
대신 남자다운 외모와 포용력 등 외적인 부분은 훨씬 나아서 그룹 내의 임직원들 사이에서의 인기가 좋았다.
“꽤나 큰 타격이 있을 겁니다. 거기에 우리가 계속 아중 그룹의 백기사를 자처한다면 우리도 아중 그룹과 함께 몰락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렇게 아중 그룹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서는 아중 그룹을 지원하는 것이 낫습니다. 아중 그룹의 돈으로 말이지요. 뭐 아중 그룹으로서는 화가 나겠지만요.”
서정대의 말에 서영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지 그룹에서 너에게 알려준 것이냐?”
아버지인 서대영 회장이 미국 출장을 나가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서정대에게 이지 그룹이 정보를 줬다는 것은 자신이 아닌 서정대를 호성 그룹의 후계자로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지 그룹이 그럴 권한 따위는 없었다.
그리고 서정대도 이지 그룹과는 접촉을 하지도 않았다.
아니, 이지 그룹과 접촉을 하긴 했다.
이지 그룹의 본체나 다를 바 없는 현준과 접촉을 한 것이다.
현준은 호성 그룹을 누가 차지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 없었다.
서영수와 서정대의 싸움도 아중 그룹을 공격하는 수단으로만 쓸 뿐이었다.
그렇게 서정대는 정보를 현준에게 받았지만 서영수에게는 그 사실을 숨겼다.
현준이 자신에게 준 정보를 누구한테서 받은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현준이 호성 그룹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은 없었다.
현준 본인도 별로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을 서정대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까지 아중 그룹에 끌려다닐 겁니까.”
“뭐?”
“남들은 우리 호성 그룹이 아중 그룹의 똘마니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친형제 같은 기업이라고 말해 봐야 남들은 아중 그룹이 형이고 호성 그룹이 동생이라고만 합니다. 우리가 무엇이 부족해서 아중 그룹의 아래에 있어야 하냐는 겁니다.”
“…….”
서영수는 서정대의 말에 할 말을 잃어야 했다.
* * *
빌리언츠의 실소유주 사건으로 아중 그룹이 혼란 상황이었지만 가장 날벼락을 맞은 이는 임고석이었다.
검찰과 경찰이 들이닥쳐서는 온통 뒤집고 갔다.
그 때문에 제대로 영업을 할 수가 없었다.
영업을 하더라도 손님들이 불똥이라도 튈까 두려워 올 엄두도 내지 못했다.
빌리언츠의 건물주도 부담감 때문인지 임대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언론 인터뷰를 할 정도였으니 인테리어에 돈을 쏟아부은 임고석으로서는 손해가 막심했다.
더욱이 현준과의 사업을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태였으니 임고석만으로는 감당을 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그렇게 빌리언츠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되자 고영민도 주춤해야만 했다.
빌리언츠를 통해 화물을 유통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경찰과 검찰이 두 눈 뻘게져서는 빌리언츠를 뒤지고 있었다.
거기에 실소유 논란으로 아중 그룹의 김자성이 연관되어 있었기에 빌리언츠에서 장난질을 쳤다가는 아중 그룹까지 고영민이나 임고석을 가만두지 않으려고 할 터였다.
그렇게 임고석이나 고영민이나 빌리언츠 문제로 골치 아파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이지스는 빌리언츠의 고객들을 끌어들이면서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는 와중에 일본에서 보내온 화물은 고영민이 통보했던 대로 아이언스틱으로 보내지고 있었다.
“이 미친 새끼! 지금 상황에서 무슨 화물을 받으라는 거야!”
미친개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말로 미친 행동에 임고석은 골치가 아파왔다.
화물을 고영민에게 내주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들로서는 처리하는 것도 곤란했다.
고영민이 자신을 엮으려고 하는 짓임은 알고 있었다.
물론 고영민도 뒤로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같이 죽자는 의미였다.
같이 살든지 같이 죽든지를 결정하라는 고영민이었으니 임고석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시피 했다.
임고석 또한 돈이 필요했다.
아무리 현준이 물주 역할을 해 준다지만 손을 벌리는 것도 정도껏이었다.
자칫 현준마저 임고석을 외면해 버린다면 임고석은 완전히 끝이었다.
결국 화물을 받아야만 했다.
* * *
임고석이 화물을 받을 수밖에 없도록 압박을 한 고영민도 빌리언츠 문제로 골치 아픈 상황이었다.
“빌리언츠를 통해 여자들을 보내야 하는데. 그게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형님.”
“제길! 그건 본래 오원구 그놈이 해야 하는 일인데!”
최필석을 대신해 고영민과 협상을 하게 된 일본 야쿠자들은 약을 공급해 주는 대가로 여자를 원했다.
약만 유통하면 되었던 고영민으로서는 귀찮은 일까지 하게 된 것이다.
못 한다고 할 수도 없었기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다.
“여자 공급하고 약 팔 만한 곳이 있을까?”
“한 곳이 있기는 한데.”
“어디?”
“이지스입니다.”
“이지스?”
“예. 빌리언츠 망하고 가장 수혜를 입은 곳입니다. 아주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고 합니다.”
“거기 오원구가 손에 넣으려다가 실패한 곳 아니야? 듣기로는 거기 지배인이 미국 쪽 마피아하고 관련이 있다고 들었는데.”
“확실한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뭐 다른 곳도 몇 곳 있기는 한데. 거기는 중국 쪽하고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다른 쪽도 건들기에는…….”
현재 손을 댈 수 있을 만한 곳은 이지스뿐이라는 말이었다.
실버스틱이 꽤나 잘 나가는 조직 중에 하나라지만 지금은 붕 떠 있었기에 오히려 역으로 당할 수 있었다.
“빌리언츠가 아니라면 이지스라도 손에 넣어야 합니다. 임고석이도 꽤나 급할 테니 같이 이지스를 손에 넣어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흐음! 우리만으로는 힘들긴 할 테니.”
고영민은 이지스만 손에 넣는다면 빌리언츠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구경이나 하러 가 보자.”
“예! 형님!”
고영민은 장사가 잘 되고 있다는 이지스를 한 번 구경하러 가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