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104.
방지혁은 이지스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사실 이지스가 잘 되길 바란 것은 아니었다.
CIA의 비밀 지부와 작전 지원을 위한 위장 사업장이었다.
전에 하던 클럽을 닫게 되면서 새로운 사업장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평소 알고 지내던 재벌 3세의 제안을 덥석 물은 것이 문제였다.
덕분에 값도 싸고 안정적으로 새로운 사업장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예상보다 너무 잘 되는 것이 또 문제가 되었다.
“빌리언츠가 망하고 나니 여기로 다 몰려오는군.”
“그런데 여기도 실소유주 문제로 문 닫는 거 아닐까 걱정입니다.”
이지스의 실소유주도 빌리언츠처럼 재벌 3세였다.
실소유주 문제가 뭐 그리 큰일인가 싶겠지만 미국도 대형 유흥업소를 운영하다 보면 합법과 불법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어야만 했다.
유흥업에 대한 규제가 더 깐깐한 한국이었으니 더 골치 아팠다.
현준이 이지스의 실소유주라는 것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다면 이지스도 빌리언츠처럼 문을 닫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레인 팀 지원이나 확실하게 하자고.”
“알겠습니다.”
서울은 세계 각국의 첩보조직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장소 중 하나였다.
한국과 미국이 동맹국이라지만 서로에게 밝힐 수 없는 첩보전을 벌이고 있었다.
당연히 상대국이 모르게 은밀한 작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방지혁은 한국 내에서 은밀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특수팀을 지원하는 것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이지스가 문을 닫게 되더라도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였다.
더욱이 전혀 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문제가 되더라도 서현준이 문제가 될 뿐이니까.’
자신들의 비밀을 숨기기에 현준은 꽤나 쓸만한 존재였다.
그렇게 가끔 놀러 오는 현준에게 몇 가지 문제가 될 부분은 뒤집어씌울 준비도 끝내 놓은 상태였다.
그러던 중에 가드 한 명이 방지혁의 사무실로 올라왔다.
“지배인님.”
“무슨 일이야?”
“고영민이가 왔습니다.”
“뭐? 고영민?”
“예. 지금 홀에 있습니다.”
실버스틱을 조사하면서 고영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만든 신종마약을 유통하는 자라고 확인이 되었다.
한국에서도 마약 수사는 꽤나 전문적이었지만 고영민은 뒤를 봐주는 이가 있는지 지금껏 붙잡히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빌리언츠에서 은밀하게 유통되던 일본의 신종마약을 유통하던 고영민이 이지스에 와있다는 말에 방지혁은 인상을 구겼다.
유흥업소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형 클럽에서 약은 드문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손님들끼리 은밀하게 거래가 되기도 했고 일부는 유흥업소에서 직접 공급을 하기도 했다.
물론 유흥업소에서는 자신들은 절대 관여한 적이 없다며 선을 긋기 마련이었다.
이지스의 실소유주인 현준도 약은 절대 클럽 내에서 돌지 못하도록 하라는 당부를 방지혁에게 할 정도였고 방지혁도 딱히 그런 문제로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것을 원치는 않았다.
물론 미국인인 방지혁은 대마 정도는 별문제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대마도 불법이었기에 이지스에서 사용되는 것을 막고는 있었다.
다만 그렇게 막으면서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한 두 명의 고객들이 사고를 치는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고영민이 이지스에 와 있다는 것에 방지혁도 긴장을 해야 했다.
* * *
고영민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바글바글한 이지스에 피식 웃었다.
“장사 잘 되네.”
“서울 놈들 전부 여기로 다 모인 것 같습니다.”
“그러게. 작업 하기 딱 좋겠어.”
고영민은 젊은 남녀가 열기를 내뿜고 있는 클럽 내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연예인들도 제법 많이 온다고 합니다.”
“저기 있네.”
“아! 예! 생각보다 많습니다.”
평소 클럽 예찬론자인 연예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여기 실소유자가 누구라고?”
“그건 모르겠습니다. 방지혁이가 지배인인데. 실소유주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 뭐 돈 좀 있는 놈이기는 하겠지.”
“그럴 겁니다. 이 정도 작업장 만들려면 한두 푼으로는 턱도 없을 겁니다. 뭐 대출 꽤나 끼어 있겠지만 말입니다.”
대출은 거의 없었지만 뒷세계의 회장님들도 자기 돈만으로 사업을 하는 건 아니었다.
사실 뒷세계의 회장님들도 돈이 그렇게 많았다면 뒷세계 일을 하진 않을 터였다.
흔히들 사기꾼들이나 조폭들이 사람들 등쳐서 돈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개인적인 사치가 심하든 데리고 있는 부하들을 먹여 살려야 해서든 생각보다는 수중에 가진 돈이 많진 않았다.
더욱이 허세를 부려야 했기에 좋은 옷과 좋은 차 그리고 술값으로 많은 돈이 들어갔고 애인에게도 돈이 들어가고 있었으니 웬만큼 벌어서는 유지가 되지 않는 것이다.
거기에 혼자만 먹을 수 없었으니 뒤를 봐주는 이들에게 상납도 해야 했다.
클럽 내부를 둘러보던 고영민은 눈에 익은 남자 하나를 발견하고서는 미소를 지은 채로 남자에게로 걸어갔다.
“어이구! 박 사장님!”
“어? 어!”
홀의 테이블에서 여자들을 끼고 놀고 있던 한 남자는 고영민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화들짝 놀랐다.
고영민을 이지스에서 마주칠 줄은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뭘 그리 놀라요. 박 사장님.”
“하하! 고 사장님도 오셨습니까!”
“예. 여기가 그렇게 물이 좋다고 하길래 한번 와 봤습니다. 확실히 물 좋네요.”
고영민은 박 사장이라 불린 남자의 옆자리에 앉았다.
박 사장이 꽤나 불편해 보였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고영민이었다.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박 사장님.”
“하하! 예. 연락드릴게요.”
고영민의 고객이었던 박 사장이었다.
죽어야 끝낼 수 있는 것이 약이었다.
“오! 저기 이 사장님도 계시네. 저기 이 사장님 아시죠?”
“어! 아! 예. 저 친구도 여기 와 있네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였는지 박 사장과 술을 마시고 있던 여자들이 불편한지 일어서려고 했다.
“아! 어디 가!”
자리를 벗어나려는 여자들의 팔을 붙잡는 고영민이었다.
“이거 놓으세요!”
“에이! 술이나 한잔 따라 봐라.”
여자의 팔을 잡고 빈 술잔에 술을 따라보라는 고영민이었다.
“미친 새끼! 이거 안 놔!”
“아! 계집X이 입이 험하네.”
고영민의 눈을 보면 마치 짐승을 보는 것처럼 몸이 오싹해진다.
마치 범죄 영화의 메인 빌런을 보는 듯한 광기 어린 눈동자에 여자는 공포에 지리는 것이다.
“손님. 다른 손님이 불편해하시는데 손 놔주시죠.”
다행히 종업원으로 보이는 남자 하나가 테이블로 와서는 여자를 도와주었다.
고영민은 종업원이라기보다는 클럽의 가드인 것에 피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싫은데.”
“문제를 일으키실 거면 나가 주십시오.”
고영민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가드들이었다.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문제를 일으키면 쫓아내려고 했다.
“아니 여성분하고 술 한잔하는 데 뭔 문제라도 있나?”
“여성분께서 불편해하시지 않습니까? 마지막 경고입니다. 손을 놔주시고 클럽에서 나가 주시죠.”
“내 돈 내고 들어왔는데. 별 잘못도 아닌 것에 쫓아내는 건 좀 그런데.”
“환불 도와 드리겠습니다.”
꽤나 완강한 분위기에 고영민은 여자의 손을 놔주었다.
여자는 고영민이 움켜쥐어 붉어진 팔을 붙잡으며 가드의 뒤에 숨었다.
“혹시 다치셨으면 의무실에서 치료를 해 드리겠습니다. 고객님 안내 해 드려.”
“예! 가시죠.”
여자는 종업원의 안내로 황급하게 자리를 피했다.
고영민에게 따질 만도 했지만 독사 같은 눈빛을 가진 고영민에 겁이 덜컥 난 것이다.
그렇게 전혀 자신을 환영하는 눈치가 아닌 것에 고영민은 술잔에 술을 따르고서는 가드를 바라보았다.
“하! 술맛 드럽게 없네. 야! 여기 사장 나오라고 해라.”
사장보고 나오라는 고영민의 말에 가드는 한국인들은 툭하면 사장 나오라고 한다며 혀를 찼다.
막상 사장이 나오면 제대로 말도 못할 거면서 사장 나오라는 말은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고영민이 누구인지 잘 알기에 비웃을 수는 없었다.
미친개 고영민이었으니 여차하면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을 터였다.
“왜? 사장 없나? 왜 말이 없어? 이렇게 싸가지가 없어. 사장 나오라고 새끼야!”
고영민은 마시던 술잔을 가드에게 집어던졌다.
덥석!
고영민이 던진 술잔은 가드의 손에 붙잡혔다.
꽤나 진기한 묘기였다.
“하! 이 새끼 봐라.”
고영민은 자신이 던진 술잔을 손으로 잡은 가드를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고영민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박 사장은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지만 고영민이 도망을 가는 자신의 어깨에 팔을 올리자 울상을 지었다.
“박 사장. 이 새끼 서커스단에서 나왔나 본데. 안 그래?”
“예? 아! 예! 신기하네요.”
“신기한 거 보여준 건 좋은데 손님 대접이 뭐 이따위야! 대한민국 최고의 클럽이라더니 싸가지만 최고구만!”
“소란 피우지 마시고. 조용히 나가 주시죠!”
고영민은 자신의 신경을 건드리는 가드의 비웃는 듯한 목소리에 기분이 더러워졌다.
처음에는 그냥 구경이나 하면서 방지혁이나 한번 보러 왔다.
방지혁도 자신이 왔음은 알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 직접도 아니고 까마득한 부하 놈이나 보내서는 나가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자신을 무시하는 행위였다.
고영민이 몸을 튕기면서 가드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하지만 고영민은 상대를 너무 가볍게 보았다.
한국인 가드 중에 격투술에 있어서 가장 실력 좋은 이를 보낸 것이다.
고영민의 성격상 미친 짓을 할 것이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여차하면 제압을 하려던 것이었고 고영민이 데리고 온 부하의 뒤에도 가드들이 붙어 있었다.
거대한 홀에는 꽤나 흥겨운 노랫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클럽에서 사소한 싸움 정도는 흔하게 있는 것이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유흥거리에 불과했다.
가드의 얼굴을 향해 고영민이 주먹을 휘둘렀지만 가드는 고영민의 주먹을 막아내고서는 이내 팔을 비틀었다.
“으윽! 이 새끼가! 죽고 싶어서!”
“고객님. 클럽 내에서는 폭력을 행사하시면 안 됩니다. 조용히 따라 나오십시오.”
고영민의 팔을 꺾은 채로 가드는 클럽 밖으로 끌고 나왔다.
고영민이 데리고 온 부하들도 어느덧 가드들에게 제압되어 함께 끌려 나와야 했다.
클럽의 뒤쪽 문으로 끌려 나온 고영민은 자신의 몸을 더듬는 가드의 손길에 고함을 질렀다.
“너 이 새끼! 내가 누군지 알고 이 짓거리야!”
“고객님. 클럽에 오시면서 흉기를 들고 오시면 안 됩니다.”
고영민의 몸을 더듬어 흉기를 찾아낸 가드는 능숙하게 흉기를 빼앗았다.
완력도 장난이 아니고 숨겨둔 흉기까지 능숙하게 찾아내는 가드에 고영민은 보통 놈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네놈들 뭐야? 정말 미국 마피아 놈들이냐?”
“그건 알 거 없고. 약쟁이 새끼가 건들 만큼 만만한 사업장 아니니까. 사고 치지 말고. 꺼져라. 오원구 새끼처럼 나대다가 뒤지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
고영민은 오원구의 이야기를 하는 가드에 소문이 사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이 오원구의 행방불명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오원구에 대해서 이지스와 연관이 되었다는 것이 분명해진 것이다.
방지혁은 이 정도 경고라면 고영민이 나대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고영민은 방지혁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미친 인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