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09
109화
109.
꽤나 공교롭게도 서대영 회장과 공민지가 같은 날에 입국을 하게 되었다.
“회장님 공민지 양이 두 시간 뒤에 입국장을 나온다고 합니다. 기자들이 공민지 양에게 몰릴 때 회장님께서는 뒤쪽 게이트…….”
퍼억!
서대영은 자신의 수행 비서의 몸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회…… 회장님?”
“이 새끼! 앞으로 내 눈앞에 두지 마.”
서대영이 순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보기 힘들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라 있었다.
서대영 회장의 수행 비서는 자신의 몸을 후려친 서대영의 눈빛에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위해서 한 말임은 알고 있었지만 서대영이 용납할 수 없는 말이었다.
다른 수행 비서들이 서대영의 눈치를 보고 있을 때 서대영은 다른 비서에게 물었다.
“민지 몇 시 도착이라고?”
“두 시간 뒤에 도착하는 방콕발 여객기입니다.”
“민지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VIP 게이트로 오라고 그래.”
“알겠습니다.”
지금은 서대영 회장의 지시에 따라야 하지 자신들의 의견을 조언이랍시고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서대영은 인천 공항에 내렸지만 밖으로 나가지는 않은 채로 기다렸다.
가끔 시간만 확인하며 초조하게 기다린 서대영은 태국 방콕에서 입국한 여객기가 활주로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내가 기자들하고 시간 끌고 있는 동안 민지 내 차에 태워서 빠져나가게 해.”
“오히려 그렇게 빠져나가면 괜한 구설수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하라면 할 것이지! 뭔 말이 그리 많아!”
서대영 회장의 고함에 수행 비서와 임원들도 쩔쩔매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에서 서대영을 수행했던 임원들도 출국 대기실에서 2시간째 서대영 회장과 함께 대기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서대영은 조금만 더 있으면 공민지가 출국장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런 번잡한 자리에서 공민지를 만날 수는 없었기에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다.
다소 차분한 자리에서 만나 사과를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공민지가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시간을 끌어주기 위해 출국 게이트로 걸음을 옮겼다.
공민지가 출국 게이트로 나가면 피도 눈물도 없는 기자들이 공민지를 물어뜯을 것이 분명했다.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서대영 회장은 대기업인 호성 그룹의 총수였다.
물어뜯기야 하겠지만 선을 넘지는 못할 것이다.
기자들이 늑대라면 자신은 산전수전 다 겪은 호랑이였다.
자신의 어린 새끼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숨겨두었던 이빨을 드러낼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살벌한 눈빛과 고집스러운 입술을 한 채로 출국 게이트로 걸음을 옮겼다.
출국 게이트의 문이 열리고 서대영 회장은 기자들로 가득한 출국장을 볼 수 있었다.
“온다! 온다!”
대충 공민지가 들어올 때가 되고 출국 게이트의 문이 열리자 연예 기자들은 하이에나처럼 눈빛을 반짝였다.
서대영 회장도 오늘 들어온다고 했지만 그룹 회장들이 일반인들이 드나드는 게이트로 나올 리는 없음을 알기에 이미 시간도 지나서 이미 빠져나간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더욱이 연예계 기자들이 대기업 그룹 총수를 물어뜯기에는 어려웠기에 다들 공민지를 타깃으로 삼았다.
이미 공민지도 소식을 들었을 테니 출국장으로 나올 때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들어올 것이 분명했다.
카메라로 담기에 꽤나 볼 만한 광경일 터였다.
그렇게 기자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 출국 게이트에서는 덩치 큰 사내들이 우르르 나왔다.
서대영 회장의 경호원들뿐만 아니라 수행 비서와 임원들 그리고 그 가운데 고집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서대영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서…… 서대영 회장?”
“저 사람이 왜? 공민지 어디 있어? 공민지!”
혹시라도 공민지와 함께 온 것은 아닌가 싶어 기자들은 공민지를 찾았다.
하지만 공민지는 보이지 않았다.
서대영 회장은 출국장을 나오자 가득 모여 있는 연예계 기자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 회견 간단히 할 거니까. 저쪽으로 기자들 모아.”
“예. 회장님!”
서대영 회장의 지시에 경호원들과 비서들이 기자들에게 다가갔다.
“저기!”
“자! 회장님께서 기자 회견하실 거니까. 다들 모여 주십시오! 사람들 나오는 곳에서 방해하지 마시고. 저기 빈 공간에서 하시겠답니다.”
직접 해명을 하겠다는 서대영 회장에 연예계 기자들은 살짝 실망을 했지만 서대영 회장이 직접 이야기하는 것도 특종이었기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공민지야 언제든 털 수 있었으니 털기 힘든 서대영 회장 먼저 털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대영 회장은 노련했다.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할 거 아니야. 단상 좀 가지고 와 봐.”
“예! 회장님!”
수행 비서들은 공항 측에 부탁을 해서는 공항 통로 한쪽에 작은 단상을 구해서는 설치를 했다.
기자들도 마이크와 녹음기를 단상 위에 올려서는 서대영 회장의 숨소리 하나 전부 녹음을 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그렇게 시간을 끄는 사이에 공민지는 매니저의 안내로 VIP 게이트를 통해 서대영 회장의 차에 타고서는 그대로 공항을 떠나 버렸다.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서대영 회장의 경호원들이 공민지를 철저하게 마크하며 빠져나가 버린 것이다.
그렇게 서대영 회장의 차를 통해 공민지가 빠져나가자 공민지를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굿 프랜드의 경호원들은 곧장 서대영 회장에게로 달려갔다.
“니들 뭐야?”
“서현진 대표님께서 보냈습니다. 공민지 배우님을 데리고 나오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먼저 갔어.”
“들었습니다. 대표님께서 회장님 모시라고 다시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래? 그럼 소란 안 나게 현장 통제해.”
“예! 알겠습니다.”
굿 프랜드에서 온 경호원들은 호성 그룹의 경호실장의 지시에 따라 기자들을 에워싸며 현장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민지가 공항을 빠져나갔다는 보고를 받은 서대영 회장은 준비된 단상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큼! 큼! 이렇게 기자분들 앞에서 이번 일정 중에 생긴 성과에 대해서 전해 드릴 수 있게 되어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
“……!”
연예계 기자들이 의아한 듯이 서대영 회장을 바라볼 때 서대영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이번 탄소 섬유 산업의 국제 기업 연대에 참여하게 된 호성 그룹은 탄소 섬유의 생산과 공급뿐만 아니라 가공 및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참여를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이로 인한 국내 일자리 창출과 국익 증진에…….”
공민지와 호성 그룹의 출생의 비밀에 대한 것을 궁금해하고 있던 연예부 기자들로서는 경제부 기자들이나 이해할 전문적 용어들을 쏟아내는 서대영 회장에 넋이 나가야 했다.
물론 하이에나들이 가만히 있을 리는 없었다.
곧장 손을 들어 올리며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서대영 회장도 호락호락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서 회장님!”
“질문은 제가 발표를 끝내고 난 뒤에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지 플랜의 CEO와의 만남으로 두 회사의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으며…….”
“아니!”
전혀 알고 싶지 않은 탄소 섬유 산업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서대영 회장에 연예부 기자가 다시 손을 들며 질문을 하려고 하자 경호원들이 기자의 팔을 붙잡았다.
“회장님께서 질문 시간을 드리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소란 피우실 거면 기자 회견장에서 나가 주시죠. 기자 회견 어디 한두 번 합니까?”
“당신 뭐야?”
“뭐긴 뭡니까. 기자 회견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진행 요원인데. 기자 맞아요? 처음 보는 얼굴인데.”
매번 경제부 기자들만 보는 비서나 그룹 경호실 직원들이었으니 연예부 기자들의 얼굴을 알 리가 없었다.
물론 기자 회견장이랍시고 모아 놓은 곳에 모인 기자들이 전부 연예부 기자들임을 알고 있었다.
“이 새끼들이 지금 장난하나?”
“뭐? 장난? 너 어디 언론사야? 어디 언론사냐고?”
언론사에 광고 주는 대기업 총수 비서실이었다.
물론 언론사에서는 때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 총수도 물어뜯을 때는 물어뜯는다지만 언론사가 아닌 기자 개인 정도는 얼마든지 괴롭힐 수 있는 것이 대기업이었다.
“질문 마지막에 받아 주신다잖아.”
깡패가 따로 없는 듯이 위압감을 주는 호성 그룹의 직원들이었다.
물론 호성 그룹이라기보다는 굿 프랜드의 경호 인원들이었지만 당장 소속을 알아보기는 어려웠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호성 그룹의 직원이 아닌 하청을 준 굿 프랜드의 경호인력이었다며 해명하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굿 프랜드의 경호원들은 서대영 회장에게 질문하려는 연예부 기자들을 계속 막아갔다.
서대영 회장은 그렇게 실랑이가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임원이 넘겨준 자료를 보며 꽤나 지루한 발표를 계속했다.
사실 꽤나 중요한 자료이기는 했다.
일부 호성 그룹의 사업 자료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것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연예부 기자들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어! 저기 달의 여인 촬영팀이다!”
출국장으로 태국 촬영팀이 나오는 것에 서대영 회장의 앞에 모여 있던 연예부 기자들이 우르르 물려 갔다.
달의 여인의 메인 광고주가 호성 그룹이기도 했기에 촬영팀의 PD와 촬영 관계자들도 서대영 회장의 눈치를 봐야 했다.
공민지는 다른 게이트로 내보내고 촬영팀은 다소 늦게 나오라는 요청을 받은 촬영팀은 요청대로 나온 것이다.
물론 서대영 회장의 요청을 받았기에 PD나 관계자들은 공민지가 정말로 서대영 회장의 숨겨진 딸이라 확신을 하게 되었다.
물론 확신을 한다고 해서 공민지를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공민지의 든든한 빽이 서대영 회장이었으니 오히려 더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논란에 따라 공민지의 연예계 활동은 끝이 날 수도 있었다.
“이게 대체 뭐야?”
서대영 회장은 우르르 기자들이 출국장 쪽으로 가자 불쾌한 듯이 말을 했다.
바쁜 기업 총수가 시간을 내서 기자 회견까지 하는데 기자들이 자기들 멋대로 다른 곳으로 가 버린 것이다.
서대영 회장은 꽤나 기분 나쁘다는 듯이 단상을 손바닥으로 두드리고서는 공항의 출구로 걸음을 옮겼다.
당연히 경호원들과 비서들이 서대영 회장을 에워싸며 근접 경호를 했다.
하지만 몇 명의 기자들이 끼어들어 왔다.
이미 서대영 회장이 공민지를 빼돌렸음을 눈치챈 기자들이 있었던 것이다.
“회장님! 공민지 배우가 회장님의 혼외자라는 소문이 있는데!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서대영 회장은 경호원들 사이를 끼어들어 온 기자의 질문에 기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요?”
“예? 공민지 배우가 회장님의 혼외자라는 기사가 났습니다. 그에 대한 해명을 부탁드립니다.”
“무슨 그런 기사가 나와?”
서대영 회장은 자신의 옆에 있는 비서를 바라보았다.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장님!”
“확인해 봐. 그리고 방금 미국에 있다가 들어와서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군요.”
공민지의 혼외자 기사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서대영 회장의 말에 기자들은 어이가 없었다.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끝까지 모른 척을 하는 것이다.
물론 왜 모르냐고 따질 수도 없었다.
서대영 회장은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는 듯이 천천히 계속 걸었다.
“공민지 배우와 회장님의 막내아들인 서현준 군과의 열애설에 대해서 알고 계셨습니까?”
“아니. 방금 공민지 양이 내 혼외자라고 하더니 내 막내아들하고 열애설에 대해서 묻는 것이 뭐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드시오?”
“그러니까!”
“내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지 못하니 일단 확인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절대 아니라는 말은 하지 않은 서대영 회장은 공항의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탔다.
공민지를 태우고 가려고 준비해 놓은 굿 프랜드의 경호 차량이었지만 서대영 회장이 탑승하는 것이다.
그렇게 서대영 회장이 탄 밴은 곧바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