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10
110화
110.
세련된 빌딩의 사무실 안에 두 남녀가 앉았다.
두 남녀의 앞에는 이제는 식어버린 커피 한 잔씩이 놓여 있었다.
두 남녀 모두 식어버린 커피에는 관심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여자는 무서운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고 남자는 그런 여자의 눈빛에 별다른 동요가 없이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전역하고.”
“뭐?”
“전역하고 아니 전역 직전이었나? 방혁수와 마지막에 만났을 때 방혁수가 알려주더라고.”
현준이 자신의 아버지도 찾아주겠다고 했다.
딱히 공민지가 아버지에 대해서는 찾고자 하지는 않았지만 현준은 찾는 김에 찾아주겠다고 한 것이다.
물론 무조건 찾을 수 있다고는 하지 않았으니 운이 좋다고 한다면 좋은 것이었다.
물론 너무나도 충격적인 이야기였기에 그녀도 믿어지지 않았다.
“그럼 문채원 씨를 만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거네.”
“그래.”
“그…… 그 사람은?”
“내가 알려 줬어. 아버지와 너. 아니 누나의 문제는 내가 개입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그분은 아버지에게 직접 들어. 뭐 오해하지 말라고 조금 이야기를 해주자면 아버지는 누나가 태어난 줄도 모르고 계셨더라고.”
“뭐?”
아버지가 자신과 엄마를 버린 것으로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공민지였다.
하지만 현준은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서대영 회장이 자신의 존재조차도 알지 못했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웃기는 소리!”
“믿고 안 믿고는 마음대로 하고. 그 문제는 두 사람이 알아서 해. 나도 모르겠으니까.”
“왜 말하지 않은 거야? 왜?”
“알면 어떻게 하려고?”
“뭐?”
“서대영 회장이 아버지인 것을 알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거냐고? 호성 그룹이라도 나눠 줄 것 같아?”
현준의 무섭게 냉철한 말에 공민지는 울컥해서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누가 그런 거 원한대!”
“그런 거라. 그런 거치고는 너무 대단한 거여서 말이야.”
현준의 말처럼 공민지가 서대영의 딸이 된다면 상속 지분이 생기게 된다.
물론 그런다고 호성 그룹을 공민지가 손에 넣게 될 가능성 따위는 없었지만 호성 그룹 가문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어머니나 내 위의 형제들이나 누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
현준은 자신을 누나라고 불러주고 있었다.
진실을 알고 난 뒤 자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주었다.
경찰의 첩보원으로 있는 자신을 아직 완전히는 아니었지만 끄집어내 줬고 연예계의 스타로 만들어 주었다.
“뭐 지금이야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아버지도 마음의 짐을 덜려고 누나에게 꽤나 많은 것을 해주셨어. 물론 인정을 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말이야.”
현준의 말처럼 그건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찍은 수많은 작품이나 CF 등 그녀는 지금 은퇴를 하더라도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는 상태였다.
“이번 드라마 그만두더라도 아무런 문제 없도록 해 줄게. 원한다면 계속 연예계 생활할 수 있도록 해 줄 수도 있고 그것이 아니라면…….”
현준이 공민지의 소속사 계약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겠다고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급한 일 아니면 나중에 이야기해!”
“그게. 회장님께서 교통사고가 나셨습니다!”
회장님이 누굴 말하는 것인지는 현준이나 공민지 모두 알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그게!”
화를 벌컥 내는 현준의 모습에 보고하는 이는 어쩔 줄을 몰라 했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는 법이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가 나셨단 말이야?”
“예!”
“지금 어디 계셔?”
“그게 지금 병원으로 이송 중이랍니다!”
“당장 차 대기시켜!”
“예!”
현준은 바로 병원으로 가기 위해 차를 대기 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그런 현준에 공민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
“혀…… 현준아.”
현준은 안색이 창백해진 공민지를 보았다.
아직 인정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원망스럽고 화가 나지만 갑자기 교통사고가 났다고 하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득한 것이다.
“일단 집에 가 있어. 나중에 연락할게.”
공민지를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집 안에서 교통정리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공민지 집으로 보내고 매니저하고 경호원 붙여. 기자 새끼들 못 달라붙게 해.”
“알겠습니다!”
현준은 공민지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서는 곧바로 사무실을 나섰다.
사무실에 남겨진 공민지는 다시 소파에 풀썩 주저앉아야 했다.
그리고서는 황급히 스마트폰을 보자 방금 막 올라온 것인지 서대영 회장이 교통사고로 병원 후송 중이라는 기사를 볼 수 있었다.
아직 어머니도 찾지 못한 그녀였다.
생각지도 않게 아버지를 찾게 되었지만 그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두 번 다시 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물론 서대영 회장이 얼마나 다친 것인지는 알 수 없었기에 공민지는 몸을 떨며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 *
현준은 곧장 서대영 회장이 입원했다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다행인지 현준이 가장 먼저 도착을 한 듯했다.
“아버지!”
“왔냐?”
서대영 회장은 병원 독방에서 의사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얼굴에는 타박상을 입은 흔적들이 있었고 팔다리도 딱히 큰 문제는 없는 듯했다.
타고 있던 차량 자체가 대형 밴이기도 했기에 웬만한 사고에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괜찮으세요?”
“그래. 괜찮다. 민지는.”
“일단 경호원 붙여서 집으로 보냈습니다.”
“잘했다.”
현준이 이미 공민지를 기자들로부터 빼돌리려고 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아니었어도 현준이 처리했을 일이었다.
다만 공교로운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것인지 공민지가 타고 갔어야 할 차가 사고가 난 것이다.
물론 사고를 낸 차의 운전자는 경찰이 조사를 하게 될 것이었지만 뭐가 나올지는 알 수 없었다.
“문채원이 혹시…….”
“쓸데없는 소리!”
현준의 말에 서대영 회장은 막내아들인 현준에게 지금껏 큰 소리를 내 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입을 닫으라고 한소리를 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는…….”
“다 들었다.”
가족들에게 현준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서대영 회장에게도 전해졌다.
전에 공민지가 자신의 딸이며 공민지에 대한 부분은 전부 서대영 회장이 알아서 하라고 했던 현준이었다.
서대영도 그렇게 지금까지 현준이 비밀을 지켜주고 있다가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말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탓할 생각이 없었다.
서대영 회장에게 있어서 아직 현준은 어린 나이였고 실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자신의 업보와도 같은 것이었기에 자신이 감당을 해야 할 일이었다.
그나마 현준이 자신을 이해해 주는 것 같았기에 내심 고마울 뿐이었다.
그렇게 잠시 후 이연수 여사와 두 형이 도착했다.
“여보!”
“왔어? 크게 다친 것은 아니니까. 걱정 안 해도 돼.”
남편이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놀라 달려온 그녀였다.
자신도 모르게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에 배신감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죽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얼굴에 타박상을 입고 팔 한쪽도 붕대로 묶고 있는 모습에서 그래도 크게 다치진 않았다는 것에 안도를 해야 했다.
그리고 내심 잘못한 것에 대한 벌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치밀었던 속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그녀였다.
“아버지. 괜찮으세요?”
“그래. 괜찮다. 걱정 안 해도 돼.”
“비서실은 뭐 일 처리를 이따위로 해!”
성격이 불같은 서영수가 병실에 있는 비서실장에게 한소리를 하는 것에 서대영이 말을 했다.
“그만해라.”
“예.”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래.”
할 말은 가득했지만 차마 다들 입을 열 수는 없었다.
서대영 회장도 자신의 사고 문제보다 공민지에 대한 문제가 있었기에 자식들이 있는 곳에서 할 말은 아니었다.
이 문제는 자신의 아내와 이야기해야 할 일이었지 자식들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었다.
물론 장성을 한 자식들이 관여를 하려면 할 수도 있겠지만 서대영 회장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장성하기는 했지만 자식들은 상의할 대상이 아닌 통보를 할 대상에 불과했다.
“시차 때문인가 피곤하구만.”
서대영 회장이 쉬고 싶다고 하자 이연수 여사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자신의 자식들을 바라보았다.
“니들은 이만 가 봐라. 엄마가 있을 테니까. 김 실장.”
“예! 사모님!”
“주치의 양반 잠시 오라고 해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 허락 없이 아무도 들여 보내지 말아요.”
“알겠습니다.”
이연수 여사도 공민지에 대한 부분은 자신과 남편만이 상의할 문제라고 여겼다.
남편의 불륜이었지만 받아들이고 말고는 자신이 할 결정이었다.
* * *
서대영 회장의 병실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세 아들은 병실 복도를 나와 누가 말을 할 것도 없이 1층의 커피숍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것에 다시 병원을 나와야만 했다.
“서현준.”
“알아! 알아! 조용한 곳으로 가자고. 다 이야기해 줄 테니까.”
현준은 자신의 형들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알고 있었기에 두 형에게 잡혀서는 조용한 곳으로 가게 되었다.
“말해.”
“참! 급하네. 우리야 어차피 아버지나 어머니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문제인데.”
“시끄럽고 공민지 어디 있어?”
“집에.”
“기자들은?”
“기자들 따돌려서 보냈어. 당분간 활동은 중단시키든지 할 테니까 기자들과 접촉은 아버지 결정에 따라 달라지게 될 거야.”
현준의 말에 두 형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사고가 공민지가 탈 차에서 일어났다며.”
“어.”
“어떻게 된 거야?”
“아버지 입국하시고 두 시간 뒤에 공민지가 입국하기로 되어 있었어. 아버지가 그거 아시고서는 기자들 몰려와 있다고 공민지는 VIP 게이트 쪽으로 해서 아버지 차량으로 이동시키고 아버지는 내가 급하게 보낸 밴으로 탑승해서 오시다가 사고가 난 거야.”
“사고 맞아?”
둘째인 서정대가 매서운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모르지. 사고인지 아니면 의도된 사건인지.”
현준도 서정대처럼 눈을 가늘게 뜨며 표정을 굳혔다.
서영수만 두 눈을 부릅뜨고서는 이를 갈았다.
“어떤 새끼가!”
우연한 사고라면 재수가 없는 것이었지만 뭔가 구린 냄새가 나고 있었기에 세 형제 모두 심각해졌다.
“만일 사고가 아니라면 공민지를 노렸다는 거냐?”
“일단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어. 사실 누군가가 일을 저지르려고 하는 것이라면 나는 나를 노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텐데라는 생각을 했거든. 설마 공민지를 노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말이야.”
현준의 말에 서영수와 서정대도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이 공민지에 대한 것을 털어놓고 난 뒤에 서정대도 자기 나름 조사를 해 보았다.
“설마 자기 딸인지 아니면 조카인지 모를 여자를 노렸을까 싶기도 하지만 뭐 어린 시절에 버렸을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하긴 하겠네.”
“뭐?”
“뭐긴 뭐야. 문채원인지 문채영인지 하는 여자. 자기 딸을 희생시켜서 아버지와 우리 호성 그룹가에 타격을 줄 수 있을 만큼 잔인할 수도 있는 여자라는 거지.”
“그럼 범인이 문채원이라는 말이야?”
“일단은 알 수 없어. 아중 그룹일 수도 있지만 사실 아중 그룹이 그렇게까지 할 정도는 아니니까. 공민지가 아니라 아버지를 직접 노린 것일 수도 있고.”
서정대의 판단에 서영수도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성격이 불같아서 그렇지 서영수도 머리가 나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두뇌는 셋 중에 가장 낫다고 평가받는 서영수였다.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놈이 누구든 후회하게 될 거다.”
평소와는 달리 목소리가 낮아지는 서영수에 서정대와 현준은 등줄기가 왠지 모르게 서늘해짐을 느꼈다.
서영수가 정말로 화가 났음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