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15
115화
115.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지만 현준은 일단 먹고 죽자며 평소 자주 가던 식당으로 향했다.
백주대낮에 사람 많은 곳에서 자신을 노릴 만큼 막무가내는 아니었다.
암살자란 언제 어디에서 목숨을 노릴지 알 수 없기에 두려운 것이지 드러나 있으면 두려울 것도 없었다.
‘그 양반이라면 나에게 정체를 드러내지도 않았을 텐데.’
의뢰를 받은 이상 무조건 성공하게 할 존재였다.
아마도 자신과의 인연으로 경고를 하려는 것 같았다.
만일 의뢰를 받아들인 것이라면 현준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터였다.
그렇게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길을 통해 식당으로 가고 있을 때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는 장은주였다.
현준의 미래의 아내가 되어야 할 장은주였지만 굳이 장은주와 이어져야 할 이유도 없었고 그럴 마음도 없었다.
그렇게 통화 거부를 했지만 잠시 후에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꽤나 끈질긴 여자라는 것을 아는 현준이었기에 결국 전화를 받았다.
“뭐야?”
-선배! 혹시 시간 있으세요?-
“없어.”
가차 없는 현준의 대답과 수화기 안쪽으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에 강구역은 부러움 가득히 바라보았다.
험악하고 큰 덩치로 그다지 여자들에게는 인기 없었던 강구역이었다.
그런 자신에 비해 현준은 무엇 하나 빠질 것이 없을 만큼 완벽해 보였다.
물론 가끔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 정도는 흠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강구역이었다.
그렇게 미녀 앞에서도 심드렁하니 거침없는 현준에 강구역은 꽤나 부러웠다.
‘나도 형님처럼 여자들 앞에서 시크해져야겠다!’
일단 여자부터 있고 난 뒤의 일이었지만 강구역은 현준처럼 매달리는 여자를 거절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렇게 시간이 없다는 현준의 대답에 장은주도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곧장 다음 말을 했다.
-아빠가 잠시 좀 보자고 하시는데요.-
“장 의원님께서?”
-예.-
현준은 장은주의 아버지인 장원문이 자신을 보자는 말에 의아해했다.
전에 파티장에서 보기는 했지만 장원문과는 별다른 접점이 없었다.
물론 장은주가 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현준이 호성 그룹의 자제였으니 전혀 접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언제?”
-오늘 괜찮으세요? 아빠가 오늘 시간 있는데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고 해서요.-
“오늘?”
-예.-
국회에서야 국회의원이 월급 도둑같이 할 일 없어 보인다지만 실제 국회의원이 한가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야 했다.
더욱이 원내 대표급이라면 시간 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었다.
너무 급한 만남이었지만 이해가 가는 일이기도 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로 가면 돼?”
-우리 집이요!-
“내가 니네 집을 어떻게 아냐!”
-아! 주소 문자로 보낼게요.-
“몇 시까지?”
-여섯 시? 엄마!-
옆에 장은주의 어머니도 계신 것인지 엄마에게 묻는 장은주였다.
수화기 너머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온대니? 엄마 장 보러 갔다 올게! 6시? 아니! 6시 반!-
잠시 후 장은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6시 반까지요.-
“…….”
-선배님?-
“후우! 알았다.”
현준은 전화를 끊어버리고서는 시간을 확인했다.
“백화점으로 가자.”
“밥은요?”
“너 혼자 먹어.”
“형님 노리는 놈 있다면서요. 괜찮으시겠어요?”
“안 괜찮으면 어쩌겠어.”
현준은 장원문의 집에 방문하기 위한 선물을 사러 백화점으로 갔다.
그렇게 과일 상자 세 개를 구입하고서는 하나는 강구역에게 들게 하고 두 개는 택배로 보내었다.
“너희 집 주소 뭐냐?”
“예? 왜요?”
“대답만 해. 질문 하지 말고!”
두 개 중의 하나는 강구역의 집으로 보내고 다른 하나는 오진호의 집으로 보내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집도 신경 써 주는 현준에 강구역은 꽤나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형님. 저한테 왜 그렇게 잘해 주세요?”
“니 목숨값이니까 고마워하지 말고.”
“히익! 목숨값이면 조금 그러네요.”
“뒤질 것 같이 위험하다 싶으면 도망가라.”
현준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신의 복수에 다른 이들이 휘말려 죽기를 바라진 않았다.
“또 대답이 없네. 알았냐?”
“예! 예! 바로 도망가겠습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이번에는 내가 도망가라고 하면 바로 도망가. 니가 상대할 놈이 아니니까.”
“하! 진짜 사람 궁금하게 하시네.”
강구역은 짱돌 같은 자신의 주먹을 매만지며 잇몸이 보이도록 미소를 지었다.
그런 강구역이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현준도 상대가 안 된다고 바로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과일 상자를 차 트렁크에 싣고서는 현준은 강구역을 보냈다.
“퇴근해.”
“예? 저보고 진짜 가라구요?”
“그래.”
“경호는요?”
“내가 지금 어디 가는 줄 알고 니가 따라오려고.”
“아! 거긴 제가 가면 안 되는 곳인가 봐요.”
“군대로 치면 사단장님 집에 가는데 니가 따라오려고? 일단 집에 가 있어. 나중에 연락해 줄 테니까. 연락 없으면 체육관에나 가 있어.”
“어! 알겠습니다.”
현준은 강구역에게 수표 한 장 쥐여 주고서는 장원문의 집으로 향했다.
현준이 백화점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출발하고 나자 강구역은 그런 현준을 빤히 바라보다가 자신의 수화기를 들었다.
“아! 예. 형님! 저 구역입니다! 강구역! 예. 큰형님. 아니 대표님 출발하셨구요. 예. 저는 잠시 볼일이 좀 있어서요. 예!”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강구역은 백화점 한쪽에서 이제 막 출발을 하려던 차의 앞을 가로막았다.
“예! 형님! 대표님…….”
빵빵!
자동차가 클랙슨을 울렸지만 강구역은 한 번 뒤로 돌아서는 힐끔 볼 뿐 아랑곳하지 않고 통화만을 할 뿐이었다.
빵! 빵!
다시 한 번 거칠게 울리는 클랙슨에도 강구역은 자리를 비켜 주지 않았다.
“야! 안 비켜!”
“아! 예! 형님! 예! 예! 잠시만요!”
“비키라고!”
운전자가 고함을 지르자 자신의 손바닥보다 작은 스마트 폰을 귀에서 떼고서는 강구역이 입을 열었다.
“아이씨! 통화 중인 거 안 보여? 안 보이냐고!”
명백하게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타고 있는 남자들은 그런 강구역에 인상을 찡그리다가 이미 늦었다는 것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봐요. 비켜요. 우리 나가려고 하니까.”
“아이고! 깜짝이야! 어이쿠!”
강구역은 갑자기 바닥에 넘어져서는 아프다는 듯이 끙끙거렸다.
“아이고! 형님! 저 웬 차가 갑자기 뒤에서 빵빵거려가지구! 넘어졌는데요! 아이고! 허리가! 이거 그거! 그거 맞죠? 어! 예! 예! 그 비접촉 거시기! 예! 형님! 살려 주세요! 예! 여기가 어디냐면요!”
강구역은 자리를 절대 비켜 주지 않겠다는 듯이 그 커다란 덩치로 자동차의 앞을 막고서는 드러누워 버렸다.
현준의 말에 이미 주변 경계를 하고 있던 강구역이었다.
현준이 고서적의 남자를 신경 쓰느라 자신을 쫓아오고 있던 남자들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강구역은 의심스러운 남자들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게 현준이 차를 타고 가려는 것에 두 남자도 따라 나가려고 하자 길을 막은 것이다.
“아이고! 사람들! 사람 살려!”
주변에 사람들이 없었다면 현준을 미행하는 두 남자를 묵사발로 만들어 버렸을 터였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정체나 알아보자며 엄살을 부렸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두 남자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강구역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신분증을 꺼냈다.
“우리 경찰이니까 비켜요. 자해 공갈로 감방 가고 싶지 않으면.”
강구역은 경찰 신분증을 빤히 보고서는 계속 통화 중이던 전화에 말을 했다.
“어! 형님! 잠시만요. 전화 끊을게요. 예.”
전화를 끊은 강구역은 자신의 전화기 연락처에서 누군가를 찾더니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아! 회장니임!”
강구역이 회장님이라는 말을 하자 두 남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미 과거 한 차례 경고를 들었던 그들이었다.
“경찰이 대표님 미행하는 거 잡았는데요!”
“이봐!”
“미행한 거 아니라고!”
두 남자가 뭐라 하든 말든 강구역은 꿋꿋했다.
주변에 사람들도 제법 모였지만 강구역은 주차장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계속 통화를 했다.
“아! 예! 회장님! 예! 아! 저기요. 변호사님 오신다니까. 잠시 기다려 보시게요. 금방 오신대요.”
강구역의 말에 두 명의 형사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현준의 예상보다 강구역은 눈치도 빠르고 눈썰미도 좋았다.
‘하! 이 새끼들은 아닌 것 같은데. 형님이 말한 그놈이 누군가 모르겠네. 걸리기만 걸리면 아주 박살을 내 버릴 건데.’
현준이 강구역 자신이 상대할 만한 이가 아니라고 했지만 강구역은 한번 상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나름 꽤나 단련을 했던 강구역이었다.
체급으로도 강구역은 현준이나 철호보다 몇 체급 위였다.
스포츠 룰로는 기술적으로는 철호보다는 떨어질지 몰라도 길거리에서 싸움을 붙어 본다면 강구역이 위일 터였다.
그런 자신이 상대도 안 될 것이라는 말에 강구역은 호승심이 들어서는 주변에 몰린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혹시나 이름도 모르는 그 남자가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에이! 그럴 리는 없지. 그래도 조만간 만나지 않겠나.’
강구역은 느긋하게 서대영 회장이 보내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물론 잠시 후 경찰도 왔지만 강구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 * *
장원문이 살고 있는 고급 빌라에 도착한 현준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서는 시간을 확인했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다.
잠시 차에 앉아서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다지 어렵지 않게 복수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지만 예기치 못한 일들로 인해 계속 꼬여가고 있었다.
“기억이 완전하지 않아.”
현준은 전생에서의 자신의 기억이 완전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아무리 기억력이 좋다 한들 망각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분명 연관되어 있는 사건들이라 할지라도 그 사건들 속에서 모든 것을 다 알 수도 없었다.
아중 그룹과 호성 그룹 그 외에 골드 스틱과 루나틱 셀로브.
현준은 전생에서도 자신이 골드 스틱과 루나틱 셀로브와 연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그 본체를 알지 못했을 뿐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분명 전생에서의 내가 관리하던 김중환은 아직 서울로 올라오지 않았어.”
아중 그룹의 본부장일 때 뒷세계와도 연결되어 있던 현준이었다.
문제는 본부장일 때는 거의 10년도 뒤의 일이었다.
몇 차례 불법적인 일을 할 때 썼던 김중환이라는 남자는 지금 시점에서는 햇병아리나 다를 바 없었다.
사실 마약왕이라 불리던 철호도 그리고 강구역도 아직 자신의 시대가 아닌 시기였다.
족히 10년 이상 자신이 전생에서 고통을 받았던 시기만큼 아중 그룹의 재벌가에도 천천히 고통을 주려던 현준이었다.
똑! 똑!
생각에 잠겨 있던 중 현준은 운전석의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창밖을 보았다.
장은주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잉!
창문을 내리자 장은주는 화들짝 놀라서는 외쳤다.
“아이! 깜짝이야!”
“뭐야?”
“맞네! 선배님 차! 안 들어오고 뭐 하세요?”
“시간 안 되었잖아.”
“그냥 들어오면 되지!”
“아버님은?”
“아직 안 오셨어요. 기다리고 있어요. 선배님도 오실까 싶어서. 나 옆에 타 봐도 돼요?”
“안 돼.”
“아! 미래의 아내라면서요!”
“나 약혼녀 있다니까.”
“아! 민지 언니한테 다 들었어요! 선배 세영 언니 엄청 싫어한다면서요!”
“쓸데없는 소리를 하네.”
현준의 투덜거림에 장은주는 현준의 차의 조수석에 끙끙거리며 올라탔다.
“왜 이리 큰 차를 타요!”
“안 죽으려고.”
“아! 전에 교통사고 나셨죠?”
현준이 교통사고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하는 장은주였다.
그렇게 현준과 장은주가 차에 타고 있는 모습을 퇴근하던 장원문이 보고서는 빌라의 다른 주차장 쪽에 주차를 했다.
두 남녀의 데이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