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17
117화
117.
생각지도 않은 인턴이었다.
동기들도 대기업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대기업 인턴에 지원을 하고 있었다.
오진호도 졸업 전에 인턴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지원을 하지도 않은 채로 인턴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후우!”
아중 물산.
최근 들어 꽤나 말 많고 탈 많은 아중 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였다.
의류와 패션 그리고 리조트 사업을 하는 아중 그룹의 계열사로 아중 그룹 내에서는 그렇게 주목을 받는 주요 계열사는 아니었지만 꽤나 탄탄한 재무 상태를 가진 계열사였다.
아중 그룹의 김자성과 김성대가 회사 내외적인 일로 흔들리면서 김무연 회장의 그룹 내 계열사들의 지배력이 흔들렸다.
그 때문에 김무연 회장은 아직 유학 중이던 자신의 딸인 김세영을 불러들여서는 아중 물산에 낙하산으로 꽂아 버린 것이다.
사실상 아중 물산의 임원들에 대한 감시자 역할로 김세영을 임원으로 임명한 것이었지만 아중 물산 직원들의 심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김세영도 그런 사실을 모를 수는 없었다.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런 경력도 없이 임원으로 임명이 되었으니 제대로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있었다.
결국 자신이 일을 시키기 위해 자신의 사람들이 필요했고 김세영은 오진호를 이용하기로 했다.
호성 그룹의 현준과는 현재로써는 관계 개선이 불가능했고 김세영으로서도 굳이 현준과 약혼을 할 필요도 없었다.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지만 김세영도 딱히 남자에게 아쉬울 것 없었다.
오히려 현준을 자신의 발아래에 굴복시키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오진호는 세영의 담당 부서 인턴으로 발령이 났다.
인턴 모집 공고도 나지 않았지만 아직 임원으로 발령이 나기 전인 김세영의 지시로 아중 물산의 인사과에서 급하게 인턴 공고와 함께 오진호를 합격자 명단으로 낸 것이다.
그렇게 첫날 출근일에 오진호는 아중 물산의 로비로 들어섰다.
“어떻게 오셨나요?”
“아! 예! 패션 부분 신소재사업부 인턴 합격자입니다.”
“인턴이요?”
“예. 여기.”
“아! 오진호 씨군요. 잠시만요. 아! 여기 있네요. 신소재사업부는 4층으로 올라가시면 되세요.”
“예! 감사합니다.”
안내 데스크에서 안내를 받아 4층으로 올라가자 엘리베이터 정면의 벽에 부서명이 적힌 안내판이 보였다.
“신소재사업부가. 아! 오른쪽이네.”
김세영을 아중 물산에 넣기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부서였다.
그렇기에 직원들도 급하게 부서 이동을 해 오고 있었고 사무실은 작업자들이 사무실 세팅을 하고 있었다.
“실례하겠습니다.”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업무보다는 사무실 한쪽에서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어디 부서에서 왔습니까?”
신생 부서다 보니 아직 서로 통성명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진호가 다소 젊어 보이기는 했지만 다른 부서에서 온 것이라 여긴 것이다.
물론 다른 부서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서 넘어오는 경우도 있었으니 일단은 호구 조사부터 시작해야 했다.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인턴으로 들어오게 된 오진호라고 합니다.”
“인턴?”
“예!”
이제 막 생긴 부서라 무슨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인턴까지 넣어주자 다들 어이없어했다.
“어서 와요. 반가워요. 나는 이찬원 과장이야.”
“안녕하십니까! 과장님! 오진호라고 합니다.”
“그래요. 앞으로 잘해 봐요.”
아직 다들 오진호가 자신들의 부서장인 김세영의 남자 친구이나 미래의 남편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오진호 씨는 그럼 대학생이에요?”
“예! 중영대 다니고 있습니다.”
“중영대? 이 대리! 자네 중영대 나왔다고 하지 않았어?”
“예! 과장님. 저 중영대 경영이요.”
부서에 다행히도 같은 학교 출신의 선배가 있는 듯했다.
다만 패션 쪽의 부서다 보니 여자 선배였다.
“우리 학교 후배님이시네. 만나서 반가워요. 이혜영이라고 해요.”
“오진호라고 합니다.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요. 열심히 해요.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일 생길 거예요.”
과거에는 인턴을 하다가 정직원으로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인턴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신설 부서여서 운이 좋으면 인턴 종료 후 정직원이 될 가능성도 있을 터였다.
물론 세영과 헤어지지 않는 이상 정직원이 되기에 충분할 터였지만 다들 오진호를 쓰다 버려질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렇게 오진호는 부서 사람들과 통성명을 하며 얼굴을 익혔다.
“부서장님은?”
“아! 아직 부서장님 안 오셨어요. 우리 신생 부서인 건 알죠?”
“예. 알고 있습니다.”
“부서장님도 마찬가지거든요.”
부서장에게 꽤나 감정이 좋지 않은 듯했다.
물론 인턴인 오진호에게 이런저런 말을 할 만큼 조심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과장님. 사무실 세팅 완료되었습니다.”
“예.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사내망 접속해.”
“알겠습니다.”
부서 과장의 지시에 따라 다들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 컴퓨터를 켜고 사내 인트라망에 접속을 하는 직원들이었다.
“부장님은 내일 오신다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일단 우리 부서명답게 신소재 관련 정보들을 취합해 봐. 쓸 일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놀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 부서장님 오시면 일단 보고라도 해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다들 과장의 지시에 따라 각자의 업무를 찾아 하기 시작했다.
오진호가 그런 직원들을 보며 서 있자 같은 학교 선배인 이혜영이 현준에게 손을 흔들며 말을 했다.
“여기 옆에 자리에 앉아요. 진호 씨.”
“예! 알겠습니다.”
이혜영 대리의 옆자리에 앉은 오진호는 책상에 자신의 짐을 내려놓고서는 컴퓨터를 켰다.
“인턴증 받았어요? 거기 사원 번호로 접속이 되려나?”
“사원 번호는 받았습니다.”
“아! 그래요? 한번 들어가 봐요. 그런데 보통 인턴들은 며칠 걸리더라구요.”
인사과에서 바쁘면 인턴들의 인턴증이나 사원 번호도 꽤나 늦게 나오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 잡일을 시키려고 인턴을 고용하는 것이어서 사원 번호가 나오지 않기도 했다.
그렇게 오진호는 사내망에 접속을 하기 위해 자신의 인턴 번호를 입력했다.
그러자 곧장 사내망으로 접속이 되는 것이었다.
“아! 되네요.”
“어쩐 일이야. 인사과에서 일 빡세게 하나 보네.”
부서장이 아중 그룹 김무연 회장의 막내딸인 김세영이라 그런지 꽤나 신경을 쓴 듯했다.
필요치도 않은 인턴까지 붙여 줄 정도였으니 일 처리를 신경 써서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아직 별다른 업무를 받지는 않았기에 할 일 없이 대기를 하고 있을 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있는 젊은 여자가 들어왔다.
“여기가 신소재?”
오진호는 세영의 이름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어서 오십시오! 상무보님!”
상무보는 임원인 상무를 보좌하기 위한 직책으로 임원 이사라고 하기 전의 이사 대우에 가까운 직책이었다.
아무리 낙하산이라고 해도 바로 임원으로 넣기에 부담스러워서 부장의 윗 직급인 상무보로 임명을 해 놓고 몇 달 뒤에 상무로 진급을 시키려는 것이었다.
부서장인 세영이 출근을 하자 사무실 내의 직원들이 전부 서서는 세영에게 인사를 해왔다.
“자기소개부터 해야겠네요. 저는 이번에 신소재사업부의 부서장을 맡게 된 김세영이라고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김세영의 인사와 함께 다른 직원들도 직급에 따라 자기소개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진호의 차례가 되었다.
“아! 이쪽은 인턴입니다. 상무보님.”
세영이 오진호를 모를 리는 없었다.
이찬원 과장이 오진호는 인턴이기에 굳이 알 필요는 없다는 듯이 말을 하자 세영은 이찬원 과장을 보며 질책하듯이 말을 했다.
“인턴이면 우리 부서 직원 아닌가요?”
“예? 아! 아닙니다. 우리 부서 직원 맞습니다.”
“그럼 소개받아야겠네요.”
“인턴인 오진호입니다.”
“예. 만나서 반가워요. 오진호 씨.”
세영은 잔뜩 장난기 어린 눈동자로 오진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오진호는 역시나 자기 멋대로인 세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모른 척해주며 세영의 손을 잡아 악수를 했다.
“다들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오진호 씨는 잠시 제 사무실로 따라오세요.”
“예? 아! 예!”
사무실 안쪽에 부서장실이 독립적으로 되어 있었고 세영은 부서장실로 들어가며 오진호에게 따라 들어오라는 말을 했다.
다들 의아해했지만 부서장실로 들어간 오진호는 잠시 후에 부서장실에서 나와 사무실 사람들의 숫자를 세는 것이었다.
그리고서는 다시 부서장실로 들어갔다가 나와서는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뭐 하는 거야?”
“모르겠는데요.”
“혹시 둘 서로 아는 사이인가?”
“설마요. 부서장님. 한국대 출신인데요.”
“아! 맞다. 한국대 출신이지.”
그나마 세영이 명문대 출신이라는 것에 학벌로 무시를 할 수는 없었다.
얼마 지나서 오진호가 커피를 잔뜩 사 오는 것을 본 사무실의 직원들은 역시나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을 했다.
부서장인 세영이 직원들에게 커피 한 잔씩 돌리려고 인턴에게 시킨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땀을 흘리며 부서 직원들에게 아메리카노를 돌린 오진호는 세영의 커피를 들고 부서장실로 들어갔다.
“오진호 씨! 시럽 가지고 왔어요?”
“예? 아니요.”
“내가 가지고 오라고 하지 않았어요?”
“죄송합니다! 다시 갔다 오겠습니다!”
부서장실의 열린 문 사이로 오진호가 세영에게 혼이 나는 것에 다들 고개를 내저었다.
그렇게 오진호는 다시 회사 밖의 커피 전문점으로 뛰어가 시럽을 가지고 와야 했다.
그런 오진호에 다들 오진호가 어떻게 쓰일지 예상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인턴이 대부분의 회사에서 그렇게 쓰이긴 했으니 별다르게 생각할 건 없었다.
다만 학교 선배인 이혜영은 땀을 흘리고 있는 오진호를 안쓰럽게 생각하며 오진호를 챙겨주려고 했다.
하지만 오진호는 생각보다 능력이 있었다.
이미 아이언 스틱에서 일반적인 실무 능력을 쌓았고 지금도 주말에는 아이언스틱에 출근해 일을 돕고 있었다.
아중 그룹의 인턴으로 합격을 해서 이제 아이언스틱에 출근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주말만이라도 와서 일 좀 도와 달라고 사정을 하는 것에 주말도 없이 일을 해야 했다.
물론 도와달라고 사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협박처럼 들렸기에 오진호도 스스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오진호는 생각보다 다양한 업무 능력을 습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영을 위해 기획안을 만들어 주면서 세영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능력은 있네.”
“그러게요.”
부서 직원들은 오진호가 만들어 준 기획안을 가지고 회의를 주도하는 세영을 조금씩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세영을 도와주기로 했던 오진호였으니 자신이 만든 기획안들을 자신의 공적으로 사용하는 세영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사무실에서는 잡일만 하는 듯한 오진호였지만 틈틈이 다른 직원들의 일도 도와주면서 오진호는 두각을 나타냈다.
날카로운 송곳은 호주머니 속에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법이었다.
물론 그 때문인지 이혜영 대리가 오진호에게 호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세영이 은근히 오진호를 갈구는 것에 이혜영은 오진호를 안타까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