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19
119화
119.
현준의 납치 사건은 생각보다 파장이 컸다.
서대영 회장이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을 했을 때는 찾아오지 않았던 김무연 회장도 현준을 찾아왔다.
마치 자신은 현준의 납치 사건에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한 행동이었고 세영도 그런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찾아왔다.
그런 김무연 회장에 서대영 회장도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지만 증거는 없었기에 김무연 회장의 위로를 받고서는 고맙다는 답례를 해야 했다.
“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했는지! 반드시 범인을 찾아야 하네.”
“그래. 범인을 찾아야지.”
“그나마 천만다행이야.”
온몸이 멍 자국이었지만 생명에 지장이 가는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물론 현준의 경호를 해 준 강구역이 아니었다면 죽지는 않았어도 장애까지도 걱정을 해야 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아중 그룹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현준의 친구들 그리고 장원문 의원과 장은주도 병문안을 왔다.
대기업 재벌 회장의 막내아들이 납치를 당한 사건이었으니 경찰도 수사팀을 편성해서 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별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아 수사는 늘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물론 현준은 경찰이 범인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설령 찾을 수 있다고 해도 진짜 뒤에 있는 놈은 건들지도 못하겠지.”
납치를 한 것까지야 고서적의 남자라고 해도 자신을 두들겨 팬 이들은 다른 이들이었다.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는지 급소를 노리진 않았지만 병신으로 만들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두들겨 패려고 한 듯했다.
현준은 처음에는 루나틱 셀로브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놈들이 이런 짓을 할 것 같진 않단 말이지. 하는 짓이 뭔가 유치해.”
일반인이었다면 이런 일 한 번 겪으면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트라우마가 남을 터였다.
아니 그 전에 트럭으로 자신을 밀어 버렸을 때 겪을 트라우마가 더 클 터였다.
현준은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했다.
이 주가 넘도록 몸의 멍이 다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뼈가 부러진 곳은 없었기에 퇴원 자체는 빨리할 수 있었다.
물론 서대영 회장은 좀 더 입원을 해 있으라고 걱정을 했지만 현준은 갑갑하다며 퇴원을 했다.
“너는 집에 가.”
“안 됩니다.”
“뭘 안 돼! 안 되기는!”
“안 된다니까요.”
자신의 집에 들어온 현준은 강구역에게 집에 가라고 했지만 강구역은 현준의 집 안에서도 함께 생활을 하려는 듯이 자신의 집으로 가지 않겠다고 했다.
“걱정하지 말고 가! 이제 문제없을 테니까.”
“회장님한테 혼나요.”
“야! 이 새끼야! 니 월급은 내가 주는데! 왜 회장님 지시를 받냐!”
“에이! 형님 돈이 아버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회장님 지시 따라야지요!”
“울 아빠 돈 아니고 내 돈이야! 빨리 가!”
“안 된다니까요!”
저녁때 몰래 가 볼 곳이 있어서 강구역을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강구역도 현준 만큼이나 고집이 셌다.
“하! 진짜! 니 마음대로 해라! 야! 가서 물이나 떠 와!”
“알겠습니다.”
넓은 집의 소파에 앉아서는 강구역이 떠온 물을 받아마시는 현준은 강구역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형님. 그런데 어떻게 납치되신 겁니까?”
“그 양반 본래 그래.”
“그러니까. 그놈이 누군데요? 저한테 말씀해 주시면 교육 좀 세게 해준다니까요.”
“교육 같은 소리 하네. 너 아직 그 사람 상대 안 돼!”
“하! 그 새끼가 무슨 철인 28호라도 됩니까? 아니면 소드 마스터 고길동 아저씨라도 돼요? 아니면 뭐…….”
“시끄러! 저녁때 보러 갈 거니까. 그놈의 입 좀 닥쳐!”
“예? 보러 가신다구요?”
강구역은 현준이 그 무지막지하다는 인간을 보러 갈 거라고 하자 놀란 눈을 했다.
자신을 죽이려고까지 했던 인간이었다.
그런 인간을 겁도 없이 혼자 보러 가려고 한다는 것에 기가 찬 것이다.
“그 인간 나를 납치하는 것까지만 의뢰를 받았을 거야. 다행이지.”
물잔을 비운 현준은 몸을 일으켰다.
“아우!”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통증이 느껴졌다.
“그냥 오늘은 쉬시죠?”
“이대로는 화병이 나서 가만히 못 있겠다.”
현준은 자신의 서재로 향했다.
그리고서는 서재를 뒤졌다.
“이거 챙겨.”
“그게 뭔데요?”
“머리 지끈거리니까 주둥이 좀 닥치라고!”
어지간히도 열이 받았는지 짜증을 내는 현준에 강구역은 현준이 준 보자기를 받아들었다.
제법 묵직한 것 같았지만 보자기 겉으로 느껴지는 것은 책 같았다.
그것도 꽤나 옛날 책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한테는 이야기하지 마라.”
“하시는 거 봐서요.”
“내 말 들으면 그 양반하고 한 판 붙어 보게 해 주지.”
현준의 말에 강구역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얼마나 대단한 양반인지 현준이 그토록 높게 평가하는지 궁금했던 강구역이었다.
“죽여도 됩니까?”
“…….”
현준은 굳은 표정의 강구역을 보았다.
정말로 죽여 버릴 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현준은 비웃었다.
“너나 안 뒤지게 조심해.”
“간만에 몸 좀 풀 수 있겠네요.”
“연장은 쓸 생각 마라. 연장 쓰는 순간 너하고 나 오늘이 제삿날이 될 거니까.”
현준은 아직 몸이 쑤셨지만 평범한 국산 SUV를 타고서는 출발을 했다.
부지런히 가야 너무 늦지도 이르지도 않게 도착을 할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안 위험하겠습니까?”
“그 양반 감정에 휘둘릴 양반이 아니야.”
“형님은 원한도 없습니까?”
강구역은 자신을 납치했을지도 모르는 자를 직접 보러 간다는 현준에 기가 찼다.
“전에 그 양반 도움을 받은 것도 있고 지금 도움을 받아야 할 것도 있으니까.”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 있다구요? 설마.”
“그래. 날 납치하라고 지시한 놈이 누구인지 알아봐야지.”
“에이! 그 영화 같은 거 보면 절대 말 안 해주던데요.”
강구역은 킬러 영화들 속 킬러의 불문율 같은 것을 떠올렸다.
“그건 영화고! 현실을 좀 살아라!”
“아! 더 많은 돈을 주면 이야기한다 그겁니까? 아! 역시 돈이 좋네요.”
“그 양반 돈에 움직일 자가 아니야. 아무리 큰돈이어도 안 움직이는 놈이지.”
“오! 미친놈이네요.”
강구역의 말에 현준도 동의를 했다.
보통이라면 그도 현준의 납치를 응하지 않았을 터였다.
물론 현준에 대해서 특별한 정이나 다른 감정은 없을 터였다.
‘내 앞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것만 해도 죽이지 않고 납치까지만 할 것임을 알린 거겠지.’
현준이 뼈가 부러지지 않고 내부 장기가 무사한 것은 그동안 입고 있는 옷 때문이기도 했다.
급하게 방탄과 방검 효과가 있는 옷감으로 된 옷을 구해서 입고 있었다.
물론 모든 충격을 다 줄여주는 것은 아니어서 맞을 때는 죽을 만큼 아팠다.
‘옷만 수천만 원 줬는데. 효과가 있긴 했던 건지.’
일단 살아있었으니 그걸로 된 것이었다.
자신이 병실에 있을 때 김무연 회장과 세영뿐만 아니라 자성과 정수도 찾아왔다.
아중 그룹이 범인이라 생각하고 있던 큰 형인 서영수가 폭발을 할 듯했지만 서대영 회장의 앞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고 김무연 회장도 자신들이 한 짓이 절대 아니라고 했다.
아무리 감정이 상했어도 선을 넘지는 않는다는 김무연 회장에 서대영이나 호성 그룹의 일가들도 납득을 했다.
그렇게 감정이 상했던 두 재벌 가문이 현준의 납치 사건으로 인해 다시 화해의 조짐이 보이는 것에 현준으로서는 기가 찰 일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 번 금이 간 유리잔은 결코 다시 붙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크게 걱정을 하진 않았다.
일단 중요한 것은 자신을 납치하도록 한 이였다.
‘이거 완전히 제삼자는 아니겠지?’
해가 넘어가고 난 뒤에 현준은 산길 아래에 차를 세웠다.
“형님.”
“보자기 들고 따라와.”
깜깜한 산 아래에 차를 멈추는 현준에 강구역은 놀란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현준을 따라 꽤나 삼엄한 산을 올라야 했다.
“하아! 하아!”
“형님 괜찮으십니까?”
“말 걸지 마! 힘드니까.”
몸 상태가 멀쩡하다면 험하기는 해도 어렵지는 않을 터였지만 지금은 다소 힘겨웠다.
그나마 멧돼지 같은 강구역의 부축을 받아 남자가 사는 움막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후우!”
숨을 몰아쉬며 여전히 촛불 빛이 새어 나오는 움막 앞에 선 현준이었다.
“이곳에 사는 놈입니까?”
“조용히 해. 계십니까!”
현준이 외치자 역시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후우!”
“형님?”
“기다려.”
“예? 기다리라구요? 안에 있긴 합니까? 야! 니 안에 있나? 좀 나와 봐라!”
“그냥 기다리라니까. 알아서 나올 거다.”
“아! 형님! 형님이 무슨 유비입니까? 그리고 저 안에 새끼가 제갈량이나 돼요? 응? 그럼 난 장비인가? 야! 이 새끼야! 사람 왔는데……. 읍!”
현준은 역시나 괜히 데리고 왔다는 생각을 하며 강구역의 입을 자신의 손으로 틀어막았다.
“아! 형님! 놔 보라니까요! 이 새끼! 다 때려 부숴 버리기 전에 안 나오냐? 아! 가만히 좀 있어 보시라니까요!”
눈앞에 여포가 있어도 그냥 때려잡아 버릴 기세인 강구역이었다.
조선 시대 이전이었다면 장군감은 안 되더라도 장수 감은 될 수 있을 법한 강구역이었다.
그런 강구역의 난동 덕분인지 움막 안에서 서슬 퍼런 남자가 나왔다.
남자는 현준을 보고서는 왜 왔는지 짐작을 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좋네.”
“후! 덕분에요.”
“야! 니가 우리 형님 건드렸냐? 일단 한 대 맞자.”
강구역은 성큼성큼 남자에게 걸어가서는 주먹을 뻗었다.
막무가내로 휘두르는 주먹은 아니었다.
전생에서였다면 기술 따위는 없이 오직 힘만을 썼을 터였지만 지금은 나름 기술도 익혔다.
물론 아직 전성기라고 보기에는 힘든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구역의 주먹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남자의 얼굴을 향해 뻗어 나왔다.
한 대 제대로 맞으면 결코 멀쩡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맞아야 가능한 일이었다.
강구역은 자신의 주먹에 걸리는 것이 전혀 없는 것에 상대가 자신의 주먹을 피했다는 것을 알았다.
“제법!”
제법 날쌔다는 생각에 강구역은 연달아 주먹질을 했다.
그때마다 걸리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 쥐새끼가!”
어둡기도 했지만 워낙에 빠르게 상체를 움직이며 자신의 주먹을 흘리는 남자에 강구역은 몸을 붙잡아서는 그대로 땅바닥에 내리꽂기로 했다.
덩치는 자신이 훨씬 더 컸으니 붙잡기만 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강구역의 속셈을 눈치챈 것인지 남자는 순간 거리를 벌렸다가 빠르게 강구역의 옆구리를 발로 후려 찼다.
퍼억!
“커억!”
옆구리 뼈가 부러지는 것처럼 아찔해지는 강구역이었다.
마치 쇠파이프로 후려친 것 같은 충격이었다.
그렇게 비틀거리는 강구역은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날아드는 남자의 주먹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어야만 했다.
현준은 혹시나 하며 지켜보았지만 역시나로 끝이 나는 것에 혀를 찼다.
“제법이네.”
“한 오육 년 지나면 제법 쓸 만해질 겁니다.”
“그러긴 하겠네. 들어가지.”
현준은 의식을 잃은 강구역의 몸을 뒤집어 주고서는 남자의 움막 안으로 들어갔다.
현준의 손에는 고서적이 들어 있는 보자기가 들려 있었다.
돈이었다면 오히려 더 쉬웠을 터였다.
‘혹시나 해서 구해 놓아서 망정이지.’
현준도 꽤나 고생을 해서 구한 고서적을 이렇게 쓰게 된 것에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