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26
126화
126.
돈을 쓴다고 다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많이 쓰면 그만큼 성과는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성과가 나온다고 그것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볼 것도 많고 즐길 것도 많은 세상이었다.
80년대에는 권투도 꽤나 인기 좋은 스포츠였다.
물론 해외에서는 지금도 권투와 같은 격투 스포츠가 여느 메이저 스포츠 못지않다.
대한민국도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따고 세계 챔피언들도 있어서 인기 많은 스포츠였지만 지금은 대중들에게 그다지 인기 있는 스포츠는 아니었다.
격투기도 낭만의 시대라고 불리던 과거에 비한다면 인기가 떨어져도 매우 많이 떨어져 있었다.
결국 이슈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것이 필요했다.
“까아아아악! 오빠!”
격투기 경기장에서 소녀들이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격투기하고는 딱히 무관해 보이는 연령층과 성별이었고 그녀들의 입에서 외쳐진 오빠라는 외침은 격투기 선수가 아닌 유명 아이돌 가수들에게 향하는 것이었다.
한 두어 곡 부르고 떠날 것이었지만 팬으로서 격투기 입장권 가격과 콘서트장 입장권 가격을 비교한다면 제법 메리트가 있었다.
격투기에 관심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몸은 꽤나 좋은 아이돌 가수 하나가 격투기 대회의 성공을 지원한다는 말을 하자 여고생 팬들은 격투기 대회 연관 회원증이라도 끊을 기세였다.
여자 아이돌 가수의 축하 공연에는 남성 팬들이 환호했다.
“저는 몸 좋은 남성분이 좋더라구요.”
인기 좋은 여성 아이돌 가수의 한 마디에 몇 달 가지는 않겠지만 체육관에 회원 좀 늘어날 것 같았다.
그렇게 운동을 하다가 운동에 빠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니 나름 저변 확대에 기여하게 될 것이었다.
거액의 가수 섭외비를 내고 축하 공연을 시킨 유명 가수 아이돌들도 있었지만 아직 무명의 가수들도 끼워 넣었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열심히 해 봐.”
“예! 팀장님!”
데뷔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베스트 프렌드 소속의 아이돌 가수들이 무대로 올라갔다.
지금은 무명이었지만 차근차근 팬을 늘려가다 보면 유명한 아이돌 가수들처럼 인기를 얻게 될지도 몰랐다.
그렇게 하나의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선수 대기실은 긴장으로 가득 찬 분위기였다.
메인 경기인 박철호도 자신의 경기를 기다리며 긴장을 하고 있었지만 다른 서브 경기의 선수들도 긴장을 하고 있었다.
파이트머니는 상당히 많이 줬다.
그 덕분에 해외의 유명 선수들도 참가를 하기로 했다.
국제 격투기 대회 협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 이벤트 대회여서 승패에 따른 랭킹 변동이 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부담을 가지지 않고 참가를 한 해외 선수들이 제법 되었다.
이번 이벤트 경기가 흥행한다면 매년 개최를 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미 돈이라면 썩어나는 현준이 취미 삼아 하는 것이었기에 매년 개최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침내 경기가 시작되고 경기를 위해 몇 달 동안 몸을 만들어 온 선수가 출전했다.
평소였다면 현준이 찾아와 격려라도 했겠지만 이번에는 VIP들을 접대한다고 선수 대기실에는 찾아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을 했다.
철호는 현준도 자기 나름대로 애를 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서운해하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고맙기만 할 뿐이었다.
현준이 아니었다면 동네 건달이나 해 먹었을지도 모를 자신이었다.
“철호 형님. 여기 물.”
“니가 왜 더 긴장을 하고 있냐?”
“그…… 그러게요. 와! 이거 장난 아니게 긴장됩니다.”
덩치는 산만 한 강구역은 경기에 참가하는 것도 아닌데 선수들보다 더 긴장을 하고 있었다.
철호는 그런 강구역에 피식 웃었다.
현준의 군대 후임으로 현준이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보았다는 강구역이었다.
철호가 봐도 강구역은 재능이 있었다.
어디인들 재능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냐만 격투기도 재능이 가장 비중이 컸다.
노력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재능이 없다면 노력을 아무리 해도 최정점까지 올라갈 수는 없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강구역은 철호조차도 부러울 정도였다.
“다른 선수들 경기하는 것도 잘 봐 둬.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거다.”
“예. 철호 형.”
“현준이나 나나 너한테 기대가 커. 네놈만큼 재능 있는 놈 못 봤으니까.”
철호의 극찬에 강구역은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했지만 강구역은 쓴웃음을 지었다.
“저 따위에게 재능이 있긴 한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리 자신감이 없어.”
“아무리 훈련을 해도 그 괴물 놈을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서요.”
“괴물?”
“예. 대표님하고 같이 가서 상대했던 남자가 하나 있는데. 단 두 방에 제가…….”
강구역이 단 두 방에 박살이 났다는 말에 철호는 놀란 눈으로 강구역을 바라보았다.
아직 완전히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다이아몬드 원석이었다.
이 다이아몬드 원석에 흠집을 낼 수 있는 이가 많을 수가 없었다.
물론 격투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이와 아닌 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였다.
그럼에도 강구역이 괴물이라고 할 정도면 어느 정도일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현준이도 알아?”
“예. 저한테 절대 덤비지 말라고 했는데. 제가 성격이 좀 그래서. 헤헤!”
현준에게 그런 말은 듣지 못했던 철호였다.
그 정도의 강자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물론 전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강자는 무척이나 많을 것이었다.
“그렇게 세?”
“아휴! 말도 마십시오! 정말 번쩍하는데 정신 줄을 놓아 버렸다니까요. 그놈을 제가 이길 수 있을지. 후우!”
지금 강구역과 철호가 붙는다면 링 위에서야 철호가 조금 더 유리할 테지만 링 밖에서는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그런 강구역이 상대도 안 된다면 철호도 마찬가지였다.
“현준이는?”
“대표님이요? 그 양반이 대표님 납치했던 양반이니 대표님도 상대가 안 되지요.”
“뭐? 현준이를 납치한 놈?”
“읍! 대표님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저기, 철호 형님. 비밀로 좀.”
강구역은 그제야 자신이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는 것을 떠올리고서는 철호에게 아무한테도 말을 하지 말라고 사정을 했다.
하지만 이미 철호의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다.
철호 자신과 현준은 둘도 없는 친구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현준이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있는 자신을 걱정해 말하지 않았던 것임을 이해는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하! 그게. 저도 기절해 있어서 잘은 모르는데. 잘 해결이 되었나 보더라구요. 그리고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 같습니다. 아무래도 진짜 범인은 따로 있고 그 양반은 의뢰만 받는 전문 뭐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거 같더라구요.”
강구역의 말에 대충 이해는 갔다.
그럼에도 자신을 납치한 자를 직접 찾아갔다는 현준의 무모함에 기가 찰 뿐이었다.
“이 새끼. 그런 건 형님한테 말을 했어야지!”
경기가 끝나고 가만두지 않겠다며 이를 가는 철호에 강구역은 자신의 주둥이가 문제라며 손바닥으로 입을 때려대었다.
* * *
철호가 분노를 일으키고 있을 때 현준은 경기장의 VIP 구역에서 사람들하고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아이고! 어서 오십시오! 체육회장님!”
“하하하! 서 이사님. 이거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
“이게 다 체육회장님의 지원 덕분이죠. 대한민국 스포츠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이 회장님 덕분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뭔 공치사를! 우리 젊은 친구들이 더욱더 발전을 시켜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럼요! 하하! 이쪽으로 오시죠!”
대한체육회장부터 격투기 협회 임원들, 대회 협찬을 해 준 기업들의 대표와 임원들까지 대한민국에서 나름 목에 힘 좀 준다는 양반들이 자리했다.
이런 사교의 장에 낀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지위가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 자리에 초대장을 보내기는 했지만 딱히 올 것이라는 기대는 안 했던 이가 찾아왔다.
“어서 오십시오. 김세영 상무님.”
“몸은 이제 괜찮으신가요? 서 대표님.”
세영은 현준과 악수를 하고서는 미소를 지었다.
그런 세영의 뒤에 오진호도 함께였다.
‘저놈의 새끼. 아주 그냥 부부네. 부부야.’
혀를 찰 일이었지만 오진호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로 현준은 세영의 자리로 안내를 했다.
그렇게 세영이 들어오고 난 뒤에 이대주도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이고! 이 사장님. 어서 오십시오!”
현준은 이대주가 오자 무척이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런 현준에 이대주는 조금 당황을 했지만 커다란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과 VIP 관람석에 앉아 있는 인물들을 보고서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두 팔 벌린 현준을 안아주었다.
“서 대표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면?”
“그냥 동생이라고 부르세요.”
“사적인 자리면 그러겠지만 공적인 자리인데. 그럴 수가 있나?”
“하하하! 그러긴 하네요. 지금 제가 대표직은 물러나 있고. 격투기 협회 비상임 이사 직함은 가지고 있으니까. 서 이사라고 하면 될 겁니다.”
“그래. 서 이사. 사람들이 아주 가득 들어찼네.”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서 이사 능력이야 대한민국에 모르는 이가 있으려고?”
“이 사장님만 하겠습니까! 자! 자! 이리 오시죠. 제가 몇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현준은 이대주를 잡아끌고서는 격투기 협회장이나 대한체육회장과 같이 이대주도 쉽게 만나기 어려운 이들을 소개해 줬다.
“체육회장님. 제가 잘 아는 형님이신데. 미래 재단 이사장님이십니다.”
“어! 아이고! 만나서 반갑습니다. 박중원 대한체육회장이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대주 미래 재단 이사장입니다.”
이대주는 체육계 쪽에는 그다지 인연이 없었지만 체육계의 쟁쟁한 인사들에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명예욕이 강한 이대주다 보니 이런 자리가 자신의 명예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현준에 대한 원한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현준이 가진 인맥과 영향력이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드는 이대주였다.
‘내가 이 새끼 담그려던 것만 들키지 않으면 될 것 같은데.’
이대주는 현준뿐만 아니라 세영도 와 있는 것을 보았다.
별다른 감흥 없는 표정으로 앉아 있는 세영은 이대주에게는 별달리 관심이 없어 보였다.
분명 현준이 불렀을 것이 분명한 세영이었기에 이대주는 다시 기분이 불쾌해졌지만 여러 VIP를 소개해 주는 현준에 연신 입가에 미소를 지어야 했다.
“미래 재단에서 스포츠 꿈나무들은 안 키워요?”
“스포츠?”
“예. 이사장님. 애들 교육 장학금도 주고 하던데 스포츠 꿈나무들도 키우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당연히 키워야지. 미래 인재에 스포츠도 당연히 들어가니까.”
이대주는 현준의 스포츠에는 투자 안 하느냐는 말에 허세를 부리며 당연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을 했다.
물론 자신의 돈이 아닌 미래교 신자들의 돈이었지만 현준은 아랑곳 안 했다.
사이비 종교에 빠질 정도면 다시 돌아가기 힘든 이들이었다.
어차피 미래교에 빼앗길 것이라면 미래교에서 뜯어내는 것이 나았다.
그렇게 현준은 이대주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히고서는 이대주의 허파에 바람을 쑤셔 넣었다.
‘얼마나 벗겨 먹으려고?’
현준과 이대주의 뒷자리에 앉아 있던 세영은 현준이 이대주를 정말로 속옷까지 벗겨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침내 축하 공연도 끝나고 주최측의 축사까지 하고 나자 경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