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3
13화
13.
공민지는 현준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자신을 때린 남자에게 술값을 떠넘겨서 기분이 좋아 보였다.
물론 술값이 정확하게는 알지는 못했지만 아주 많이 나왔으리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보다 자존심이 더 중요한 재벌 3세가 그 정도로 넘어가는 것은 그동안 봐온 재력가 자식들 사이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재벌은 아니더라도 재력가의 자식들은 수도 없이 봐 왔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로선 현준과 같은 반응은 이해할 수 없었다.
더욱이 현준에 대해서 궁금해 알아본 결과 현준이 어디서 맞고 다닐 인간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왜 맞았어?”
“뭘? 그놈들?”
“어. 너 아마추어긴 해도 격투기 선수였잖아.”
“그건 또 어떻게 알았냐?”
“나 인맥 장난 아니게 넓거든.”
소위 권력가의 자제들과 자주 접하는 그녀였다.
현준이 일반인도 아니고 호성 그룹의 막내아들이었으니 알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그런 이력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현준은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공민지를 바라보았다.
“생긴 건 반반하고 머리도 똑똑하고.”
“뭐? 뭐라는 거야?”
“너 정도면 이런 거 안 해도 먹고살 만할 것 같은데.”
“야! 나 윤락녀 아니거든!”
“그런데 왜?”
현준은 어른으로서 걱정하는 듯이 물었다.
현준이 술과 여자나 끼고 살고자 했다면 공민지와 어울리는 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
“나도 너처럼 이유가 있어!”
“그래. 이유 없는 사람이야 있겠니.”
현준은 공민지가 어떤 이유에서 클럽을 들락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는 되었지만 딱히 관여를 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술도 적당히 깨고 했기에 일어나려고 했다.
현준이 자신이 클럽녀가 된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공민지는 울컥 한 것인지 현준의 등 뒤에서 외쳤다.
“사람을 찾고 있어!”
“그래. 잘 찾아봐.”
“엄마야!”
“…….”
관심이 없었지만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말이었다.
“우리 엄마 찾고 있어.”
공민지는 자신의 비밀을 현준에게 털어놓았다.
자신도 술에 취해서라는 생각을 했다.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아픈 손가락인 클럽에 다니는 이유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은 것이다.
“클럽에서 찾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지 않아.”
“엄마하고 마지막에 있던 남자를 찾는 거지.”
“흐음! 실력 좋은 소개꾼 하나 알려 줄까?”
더 이상 관심 가지고 싶지 않았지만 외면할수록 계속 달라붙을 것 같은 생각에 현준은 소개소를 하나 알려주겠다는 말을 했다.
“소개소?”
“그래. 도련님들이나 아는 어설픈 그런 심부름센터 말고 진짜 프로들이 있는 곳.”
현준은 과거 아중 그룹에 있을 당시 더러운 일도 처리해야만 했다.
당연히 이런저런 어둠의 루트를 조금 알고 있었다.
‘그놈들 지금 있으려나?’
과거로 환생한 것이기에 자신이 아는 소개소가 만들어지기 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소개소의 소개원의 나이를 떠올리고서는 지금도 있기는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들이 있는 곳?”
“그래. 사람 하나는 기가 막히게 찾아주거든. 뭐 돈이 좀 비싸긴 한데.”
“돈이라면 어떻게든.”
“돈은 내가 줄 수 있어. 대신 몇 가지만 해주면 돼.”
현준의 눈에서는 감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싸늘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런 현준에 공민지는 몸을 떨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 시간 찾지 못한 엄마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찾지 못할 예정이었다.
나름 부유층의 자제들을 만나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된 정보원은 아니었다.
물론 공민지도 점차 시간이 지나 세상에 많이 닳고 닳아지면 제대로 된 정보원을 가지게 될 터였지만 아직은 그녀는 그 정도는 되지 않았다.
“뭐? 몸이라도 달라고?”
“어린 놈의 새끼가.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현준은 꽤나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어린 중고등학생을 보는 듯이 공민지를 보며 훈계를 했다.
“아무리 처지가 좋지 않다고 해도 몸 함부로 굴리는 거 아니다. 엄마 찾고 싶은 마음은 알겠다만 세상 무서운 거 정도는 아는 것이 나을 거야.”
“…….”
공민지는 멍하니 현준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현준의 나잇대, 아니 남자라면 자신의 몸을 원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간신히 그런 요구들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더는 힘들어 지고 있었다.
현준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치 아빠처럼 혼을 내는 것에 이상한 감정이 드는 것이다.
“한 번 편법을 쓰기 시작하면 계속 편법만 쓰게 되어 있어. 물론 편법이 마냥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자존심까지 버리지는 마라. 할 거야 말 거야.”
“뭐…… 뭔지는 알려 줘야 할지 말지 결정을 하지!”
현준은 공민지의 외침에 그건 그렇다는 생각을 하며 공민지를 빤히 바라보았다.
술기운인지 살짝 볼이 빨간 공민지였다.
“좋아. 일단 첫 번째. 나한테 빠지지 마라.”
“뭐?”
“나 좋아하지 말라고. 반하지도 말고. 사랑은 더 안 돼.”
“뭐 이런 게 다 있어! 누가 좋아한대! 사랑은 무슨!”
“그럼 됐고. 그리고 나하고 같이 술 좀 마시자.”
“지금?”
“아니. 오늘은 말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만. 그 이상은 내가 힘드니까.”
육체적으로는 괜찮았지만 정신적으로 매일 술을 마시기에는 힘들었다.
“김세영하고 결혼하기 싫어서 그런 거야? 나쁜 소문 나게 하려고?”
“그것까지 조사했냐?”
“아니! 전에 그 여자하고 봤잖아!”
“일단 그래. 약혼만 파기 되면 더는 할 필요 없다.”
현준의 말에 공민지는 참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싫다고 말을 하면 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이내 현준이 재벌가 막내아들임을 떠올리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의 방탕한 삶도 현준이 재벌가 막내아들이기 때문일 터였다.
“뭐 그런 거라면 좋아. 어울려 줄게. 참! 민지영이라는 애는?”
“지영이가 왜?”
“아니! 그 애도 너 좋아한다고 그랬는데.”
“개가 날 왜 좋아해.”
현준은 세영을 질투시키고 떨어트리기 위해 민지영과 교내에서 커플처럼 다녔던 것을 떠올렸다.
그렇게 현준의 무심한 말에 공민지는 기가 막혔지만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말을 했다.
“니가 돈이 많으니까 그런가 보지!”
차마 니가 잘나서 좋아하는 것이라는 말은 못하고 돈 많으니까 좋아하는 거라고 말을 하는 공민지였다.
“그런가? 하긴 그럴 만도 하지. 나중에 가방이나 하나 선물로 줘야겠네.”
현준은 돈 많아서 자신을 좋아한다는 민지영에게 여자들이 좋아하는 명품 가방 하나 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런 현준에 공민지는 기가 막혔다.
민지영에 대해서도 조금 조사를 한 공민지였다.
‘딱 학창 시절의 러브 스토리 같은 건데! 저거 혹시 등신 아니야?’
김세영만 해도 대학교에서 퀸카라고 뭇 남성들에게 대쉬를 받을 만한 여자였다.
물론 김세영의 배경이 워낙에 대단해서 아무 남자나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그녀의 약혼 예정자이니 얼마든지 그녀와 어울릴 수 있었다.
더욱이 공민지는 김세영도 현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여간 남자가 잘나면 연애 시장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라고 했어.’
예쁜 여자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잘생기고 잘난 남자였다.
클럽에서도 현준 정도의 외모라면 돈이 부족해도 꽤나 달라붙을 여자들이 많았다.
“혹시 게이야?”
“뭐?”
“게이냐고.”
“뭔 미친 소리야! 게이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야! 밥이나 먹으러 가자.”
현준은 새벽 해가 뜨고 있는 것에 집에 가기는 글렀다며 공민지에게 해장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밥?”
“그래. 따라올 거면 따라오고 말 거면 말고.”
게이는 아니라고 하는 현준이었지만 공민지는 완전히 의구심을 거둘 수는 없었다.
자신이 그동안 알게 된 남자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현준이었다.
현준이 공민지를 데리고 온 곳은 새벽녘의 국밥집이었다.
국밥집 안에는 중년 이상의 나잇대의 남자들만이 있었다.
공민지는 재벌 3세인 현준이 시장 바닥의 서민들이나 먹는 국밥집으로 데리고 가자 매우 당황했다.
“여…… 여기?”
“그래. 여기가 기가 막힌다.”
현준은 빈자리에 앉아서는 주방 쪽으로 외쳤다.
“이모! 여기 순대국밥 두 개 주세요!”
순대국밥을 2개 주문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팔팔 끓고 있는 국밥 두 개가 테이블 위로 올려졌다.
현준은 빤히 순대국밥을 바라보다가 소주도 하나 시켰다.
“이모! 소주 한 병만 줘요.”
“예!”
몇 시간 전에 한 병에 수백만 원이 넘는 술을 마시면 현준이었다.
현준은 소주를 까서는 소주잔에 따른 뒤에 소주병을 든 채로 공민지를 바라보았다.
“마실래?”
“어? 어!”
“적당히 마셔. 적당히.”
현준은 어른이 어린 사람에게 대하는 듯이 공민지의 소주잔에 소주를 따라줬다.
“크으!”
소주 한 잔을 입안에 털어 넣은 현준은 이내 순대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있는 집 자식들 중에는 돼지고기 한 번 먹어보지 못한 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공민지는 알고 있었다.
매일 소고기만 집에서 나오다 보니 돼지고기를 대학교에 와서 처음 먹어 봤다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물론 요즘에는 초중고에서 급식을 하기에 그런 일은 드물었지만 순대국밥 같은 것을 접하지 못하는 이들도 분명 있었다.
공민지는 멍하니 현준을 바라보다가 이내 현준처럼 소주잔을 비우고서는 순대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맛있네.”
“내가 기가 막힌다고 했잖아.”
그렇게 현준과 공민지는 아침을 먹고서는 오후에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밤을 새우다시피 했으니 잠을 자야 했다.
물론 현준의 몸은 하루 이틀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었지만 현준의 정신은 그러지 못했다.
그렇게 죽은 듯이 자고 난 뒤에야 현준은 계속 울리던 핸드폰 소리에 잠에서 깼다.
“누구세요?”
-이제 일어났어?-
“공민지?”
-오후에 보자며. 클럽 갈 거야?-
“넌 잠도 없냐?”
-지금 세시거든!-
“오늘은 안 가. 소개소나 찾아가 볼 거니까 옷은 적당히 입어라.”
현준은 대답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국밥집에서 공민지의 화려한 옷에 국밥을 먹던 중년 아저씨들의 시선을 받아야 했던 현준이었다.
그렇게 씻고 난 뒤에 현준은 공민지에게 약속 장소에 나오라는 말을 하고서는 차를 몰았다.
너무 빨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시를 받으면 즉시 시행하던 것이 버릇이었고 공민지가 계속 귀찮게 할 것이기에 빨리 처리해 버리려는 것이었다.
더욱이 다른 누구도 아니고 엄마를 찾는다는 것이었기에 기왕 해 주겠다면 바로 해 버리는 것이 나았다.
그렇게 현준은 자신이 말한 약속 장소에 나와 있는 공민지를 발견하고서는 자신의 차를 멈추고 창문을 열었다.
“야. 타.”
“응? 어? 현준이?”
정말이지 흔하게 볼 수 있는 국산 SUV를 타고 온 현준이었다.
어제만 해도 최고급 외제 차를 타고 다니던 현준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재벌 3세였다.
현준은 공민지를 태우고서는 자신이 알고 있던 소개소로 출발했다.
눈에 띄는 고급 외제 차를 타고 갈 만한 곳이 아니었으니 눈에 띄지 않는 중고 국산 차를 타고 가는 것이다.
공민지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지만 엄마나 엄마와 같이 있던 의문의 남자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깊은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