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32
132화
132.
자신에 대한 수사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 이대주는 현준의 연락을 받았다.
아직 의문의 존재가 현준에게 자신이 현준을 납치 폭행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듯했지만 안심을 할 수는 없었다.
“어! 현준아! 잘 지냈냐?”
-예. 형님. 제가 바쁜데 연락 드린 건 아닌가 하네요.-
“아니야! 아니야! 현준이 니 연락이라면 만사가 다 바빠도 받아야지. 그런데 어쩐 일이야?”
-다름이 아니라. 전에 시계 좋아하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시계? 시계는 왜?”
-아! 그게. VVIP 프라이빗 행사가 열리는데. 초청장이 들어와서요. 엄한 언론 새끼들이 형님 누명을 씌우는 것 같아서 형님 스트레스도 받으시는 것 같은데. 기분 전환이나 해 드릴까 싶어서 말입니다.-
“아! 그래? 그럼 나도 가야지.”
-모델들이 직접 착용하고 보여주는 거라. 눈요깃감도 제법 될 겁니다.-
“그래. 언제야?”
-내일 저녁에 하는데. 시간 힘드시면 다음 기회를 잡으면 되긴 합니다.-
“아니야. 내일 저녁에 그럼 보도록 하지.”
온통 신경 쓸 일이 잔뜩이었고 아버지인 이영성 교주의 눈치도 봐야 했지만 그냥 가볍게 즐기는 일 정도까지 간섭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다음 날 저녁에 이대주는 명품샵에서 현준을 만나게 되었다.
옷 파츠 하나하나에만도 수천만 원은 호가하는 명품들로 도배를 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온몸에 걸친 것만 해도 웬만한 아파트 가격을 넘는 모습에 이대주는 살짝 몸이 위축되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돈이라면 누구 못지않게 많다고 자부했다.
실제로 얼마든지 사치를 부릴 수 있었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세상 모든 걸 다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진짜 명품들은 구입을 하는 상대의 자격까지도 보는 경우가 있었고 현준이 걸치고 있는 것들은 그런 케이스였다.
당장 이번 명품 시계 프라이빗 행사의 초대장은 이대주가 받기 어려운 초청장이었다.
“아이고! 형님! 오셨습니까.”
“그래. 내가 술 한 잔 산다던 게 요즘 정신이 없어서 늦었네.”
“하하하! 뭐 일이 워낙 바쁘실 텐데 그러시겠지요. 본래 능력 있는 사람들은 시샘을 사는 법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그래. 일 잘하는 사람들한테 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는데. 뭘 그렇게 시기 질투를 하는 것인지.”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냥 저 납치 한 놈들이 돈이 목적이었나 봅니다. 이거 돈 자랑한 것도 아닌데. 참! 세상 살기가 힘드네요.”
“아! 그래? 그런가?”
“예! 그놈들이 돈 내놓으라고 하던데 요즘 세상에 카드 들고 다니지 얼마나 현금 들고 다닙니까. 하! 계좌 이체해 준다는데도! 현금을 내놓으라고 하니!”
현준은 있지도 않았던 일을 이야기하며 자신을 납치한 이들이 단순한 강도였다고 이대주에게 말을 했다.
이대주는 그런 현준의 말에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은 현준이 자신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 되는 것이다.
‘제길! 더럽게 불안하네!’
일반인이었다면 돈 몇 푼 던져 주고 입막음이라도 하겠지만 현준에게 돈 몇 푼 던져준다는 것이 통할 리가 없었다.
“자! 어서 들어가시게요.”
“그래. 들어가지.”
현준과 이대주는 명품샵 내의 프리이빗실로 들어갔다.
VIP들만 따로 초대를 해서 한정판이나 신상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당연히 하이엔드 중에서도 하이엔드로 시계샵의 경우 억 단위 아래로는 아예 모델이 없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곳으로 가구들과 집기들도 명품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편하게 소파에 앉아 직원이 따라준 최고급 와인을 받아서는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다른 사람들은 없나?”
“아. 저희만 하는 겁니다. 사람 많으면 번잡스러워서요.”
“그래? 자주 하나 봐.”
“뭐 한 번씩 하는 거죠. 형님도 경험 있으시잖아요.”
“어? 하! 그럼. 있지. 그런데 시계 쪽은 경험이 없어서.”
“아! 맞다. 형님 시계는 최근에 관심이 생기셨다고 하셨지요?”
“그래. 요즘에는 이놈들이 마음에 들더라고.”
“다음 달 때쯤엔가 구두도 초청장 들어올 것 같던데 생각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그래? 안 그래도 구두도 좀 바꿀 때가 되었다 싶었지.”
“구두는 맞춤이라. 이탈리아에서 기술자가 직접 오거든요. 조금 가격이 나가기는 하는데 발이 편해야 건강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건강이 최고지. 어디 돈이 최고인가!”
현준은 이대주의 허세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서는 힐끔 이대주의 가랑이를 바라보았다.
웬만한 정도로는 터지지 않을 가랑이였지만 언제나 세상은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는 법이었다.
재벌 3세인 현준에게도 부담되는 수준이었지만 현준은 이지 그룹의 자산이 있었기에 감당이 되는 것이었다.
‘뭐 미래교를 손에 넣으면 충분히 감당을 하겠지만 미래 재단 이사장만으로는 감당 안 될 텐데.’
꽤나 강력한 한 방을 이대주가 아닌 미래교에 먹여 주었지만 그 정도로 미래교가 무너질 것이라 여기진 않았다.
인간의 광기는 예상보다 훨씬 추악하며 강력했다.
일부는 미래교에서 나갈지언정 대다수는 그대로 남아 이영성 교주를 지키려 들 것이었다.
결국 미래교를 무너트리는 것은 힘들었고 이영성 교주와 그의 아들인 이대주를 흔들어야 했다.
잠시 후 모델들이 명품 시계를 착용하고서는 현준과 이대주의 앞에 섰다.
옷들도 꽤나 명품들인 데다가 길쭉길쭉한 모델들의 몸매까지 더해지니 빚이 나는 듯했다.
살짝 배가 나온 아저씨 몸매인 이대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지만 이대주는 마치 자신이 모델이 된 양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품평회를 시작했다.
“저거 괜찮네. 그건 얼마냐?”
“형님. 다 사시려고 하십니까. 조금 더 기다리시면 더 좋은 거 나올 겁니다. 이런 건 딱 봤을 때 아! 저게 내 거다. 싶은 것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알아! 알아! 저것도 내 것 같아서 그러는 거야. 야!”
이대주가 모델에게 말을 하자 모델도 당황해하며 대답을 했다.
“예.”
“그거 빼서 가지고 와 봐.”
이대주의 말에 명품샵의 직원이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하얀 장갑을 끼고 있던 직원이 모델에게서 시계를 조심스럽게 벗겨서는 이대주에게로 가지고 왔다.
이대주는 덥석 시계를 받아서는 자신의 손목에 찼다.
자신의 손목에 찬 시계를 빤히 본 이대주는 힐끔 현준을 바라보았다.
“어! 형님 손목에 딱 차시니까 딱 형님 거네. 형님 안목이 있으시네!”
“하하하하! 그치? 이거! 이거! 딱 봐도 내 거네. 야! 안 그러냐?”
이대주가 직원에게 말을 하자 직원도 상업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예. 딱 이사장님 것으로 태어난 아이 같습니다.”
“하! 이건 내가 계산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
“예. 알겠습니다!”
현준도 같이 있는데 가격표를 볼 수는 없었다.
‘나 정도의 지위와 신분이면 이 정도는 기본이지.’
비자금을 회수 못 한 것이 너무나도 아까웠지만 이대주는 다음 모델이 가지고 나온 시계를 보며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언제나 계획대로 안 되는 법이었다.
“그거 괜찮네. 그거 내가 선택하지.”
현준은 두 개나 구입을 했다.
딱히 누가 비교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현준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는 이대주였다.
세영 때문에 생긴 자격지심이었지만 현준이 두 개를 구입했는데 자신이 하나만 구입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모델들과 직원들도 있는 앞에서 자신을 띄워주며 형님 형님 하는데 현준보다 돈을 덜 쓰면 왠지 뒤에서 수군거릴 것 같았다.
자신은 미래 재단의 이사장이었다.
그런 자신은 품위 유지도 해야만 했다.
결국 이대주는 현준에게 지지 않기 위해 필요치도 않은 시계를 무려 3개나 구입을 해야 했다.
하나같이 수천만 원을 넘어가는 억 단위까지 하는 시계들이기는 했지만 이대주에게도 그리 무리는 아니었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거지.’
현준은 언제쯤 이대주의 가랑이가 찢어질까 구경하는 재미도 꽤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친해지다가 마지막은 역시나 도박장이었으니 현준은 이대주에 대한 계획을 하나하나 밟아가면 될 것이었다.
“우리 동생 덕분에 내가 좋은 것도 가지게 되었으니 오늘 내가 한 잔 사야지.”
“하하하! 예! 형님! 제가 물 좋은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그래! 어디 우리 동생 안목 좀 보자고!”
이대주는 기분 좋은 듯이 현준을 따라 고급 클럽으로 갔다.
빌리언츠가 망하고 이지스도 운영은 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으니 그새 현준은 다른 곳을 뚫은 뒤였다.
‘그러고 보면 내가 불행을 몰고 다니는 중인가?’
현준은 자신과 엮여서 좋은 이들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그동안 클럽에서 돈 좀 쓴 보람이 있는지 현준은 이대주가 보기에도 감탄이 나올 만큼 잘 놀았다.
“이야! 현준이 너 잘 논다!”
“형님! 저에 대해서 못 들어 보셨구나. 빌리언츠의 황태자가 바로 저 아닙니까.”
“아! 그게 너였냐?”
빌리언츠에서 돈을 뿌려 대던 현준이었다.
지금은 빌리언츠가 망해서 사라졌지만 현준에 대한 소문은 이대주도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났다.
“물은 이지스도 나쁘지 않은데. 요즘 거기 조금 문제가 있어서 말입니다. 다음에 잠잠해지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래. 이지스! 나도 들어 봤다. 물이 기가 막힌다지?”
“아이고! 말해 뭐합니까! 직접 손을 담가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거지요!”
“이야! 기대되네! 기대돼!”
이대주는 환하게 웃으며 현준을 감탄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잘 논 이대주는 완전히 술에 취해서는 이대주의 수행 비서에게 넘겨졌다.
“형님 잘 모셔다드리고. 계산은 내가 했으니까. 혹시라도 물어보시면 말씀드려.”
“알겠습니다. 서 대표님.”
투자였다.
속옷까지 완전히 벗겨 버리려는 눈물겨운 투자였기에 아까워할 필요는 없었다.
이대주를 태운 차가 떠나고 난 뒤에 현준은 중얼거렸다.
“하! 돈 아깝네. 드럽게 아까워.”
시계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는 현준이었다.
이대주의 호주머니를 열게 만들기 위한 투자금이었기에 쓴 것이었지 맨정신으로 쓰려고 했으면 기겁을 했을 현준이었다.
하지만 뭐든 손에 넣으려면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법이었다.
이대주가 멍청이도 아니고 이대주의 돈을 갈취하려고 하면 이대주도 눈치를 챌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이대주의 씀씀이만 아주 크게 늘려주면 알아서 자멸해 갈 것이었다.
사람이 돈을 써 봐야 하루에 얼마나 쓰겠냐고 하겠지만 돈을 쓰는 것에는 한도가 없는 법이었다.
세계 1위의 부자라도 쓰고자 마음만 먹으면 몇 년 안 가서 전부 다 쓰다 못해 파산을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현준은 이대주와 한 번씩 연락을 하며 이대주의 씀씀이를 매우 크게 만들었다.
고급스럽게 살던 인간이었기에 더 고급스럽게 만드는 일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물론 자신의 돈이 아닌 남의 돈으로 펑펑 써대는 이대주였지만 어느 주머니에 구멍이 나든 상관없었다.
미래 재단이 망해도 현준에게는 아쉬울 것이 없는 것이다.
애초부터 정상적인 집단이 아니었으니 파산을 해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미래교의 암매장 사건을 어떻게든 무마했을 때는 미래 재단은 직원 월급도 밀리게 될 정도였다.
미래 재단의 재정 상태를 말아먹은 이대주에 이영성 교주가 불같이 화를 낸 것은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