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36
136화
136.
현준이 이지 그룹의 회장이라는 소문은 언제부터인가 돌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현준은 이지 그룹의 회장을 임명했다.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이지 네버의 벤자민을 이지 그룹의 회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물론 이지 그룹의 지분은 현준이 가지고 있었기에 벤자민은 월급 회장에 불과했다.
그렇게 현준은 이지 그룹의 의장으로 모습을 숨겼다.
그렇게 자신의 신분을 숨기는 현준이었지만 언제까지 계속 정체를 숨기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현준은 이지 그룹의 계열사인 이지 플랜의 한국 지부에 인턴으로 입사를 했다.
당연하게도 이지 플랜 코리아의 사장도 인턴으로 입사한 현준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자! 그러면 연기를 시작해 볼까.”
평범남을 연기하는 현준이었다.
물론 재벌 3세가 평범남이 어떤 것인지 알 리는 없었다.
자신의 삶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다 보니 은연중에 몸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현준은 전생에서 지극히 평범남이었기에 평범남이 어떠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세영을 만나기 전까지만이었지 그 이후로는 전혀 평범남이 아니었고 현준이 평범남이라고 생각했던 대학을 다니던 때도 완전히 평범하다고는 보기 어렵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저가 슈트 판매점에서 살짝 오버 수치의 슈트를 사고 구두도 기성품들을 고르며 나름 준비를 단단히 했다.
좁은 원룸에서 나온 현준은 아직 공장 기름 냄새가 나는 서류 가방을 들고서는 이지 플랜의 회사 정문에 도착했다.
머리를 넘겨 빗던 헤어스타일은 이마를 가리며 내렸고 커다란 뿔테 안경까지 썼기에 현준을 아는 이도 현준임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현준은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현준이 연예인도 아니었고 현준이 유명하다고 해도 일반인들은 현준에 대해서 알아볼 리 없었다.
“서현준 씨 되시죠?”
“예.”
“따라오세요.”
이지 플랜의 인사과로 끌려간 서현준은 자신에게 놀랍도록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인사과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인사과 사무실에서 멀뚱히 서 있는 서현준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로 자기 업무에 열중이었다.
‘앉으라는 말도 안 하네.’
현준은 인사과 사무실의 직원들이 자신이 이지 그룹의 실제 주인임을 알면 어떤 반응일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마치 외국의 한 TV 프로그램 쇼처럼 회사의 보스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서는 들어온 것과 같았다.
그렇게 인턴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기는 했지만 정말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에 현준은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해야 했다.
“응? 누구야?”
한창 사무실 한쪽에 서 있자 웬 중년의 아저씨가 들어오더니 현준을 보고 물었다.
“인턴입니다.”
“인턴? 야! 김 대리! 인턴 뽑았냐?”
“아! 예! 정부에서 인턴 고용 촉진법으로 인턴 뽑으라는 지시가 내려왔나 보더라구요. 미국 본사에서도 승인했습니다.”
“그래? 그럼 우리 인사과에서 쓸 애야?”
“아니요. 어! 잠시만요. 아! 여기 자재부 쪽에 자리 있네요. 잠시만 지금 급한 업무 중이니까. 거기 의자에 앉아 있어 봐요. 일 마무리하고 안내해 줄 테니까.”
“자재부면 내가 데려다줄게.”
“부장님께서요?”
“그래. 바쁜데 이런 거라도 내가 해야지.”
부장이라는 직급의 남자는 김 대리로부터 서류를 받아서는 현준에게 다가왔다.
“보자! 서현준. 오! 자네. 한국대 졸업 예정이네.”
“예! 그렇습니다.”
“학벌 좋네. 우리 회사도 이제 한국대생들로 채우는 건가? 따라와요.”
“예!”
윤성환 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를 따라 다른 사무실로 향했다.
“그런데 한국대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예?”
“아! 아들놈이 하나 있는데. 이번에 수능을 보거든. 한국대 들어가는데 뭐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나 해서.”
“열심히 공부하면 됩니다.”
“에이! 열심히 하는 거야 다들 하는 거지. 역시 타고나는 거지?”
“아닙니다. 정말 절실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고. 한국대면 얼마큼 절실해야 하나?”
윤 부장은 현준을 보며 공부만 한 샌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만 하다 보면 사회생활이 부족해 조직 생활에 적합하지 않다는 선입견도 있었지만 명문대에 들어간 노력과 성실함 그리고 머리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동안의 사회생활로 잘 알고 있기도 했다.
그렇게 윤 부장의 안내로 자재과로 안내받아 들어가자 자재과도 정신없는 상태였다.
‘지금 원료 공급 시기지? 괜히 이때로 했나?’
현준은 왜들 다 이렇게 바쁜 것인지 사실 알고는 있었다.
증산을 시작한 오브셀의 원료 공급 제품이 본격적으로 납품되고 있는 것이다.
이지 플랜 코리아의 직원들로서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그 때문에 인턴을 받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고작 인턴 한 명인 것에 인사과를 욕했지만 추가적으로 인턴들이 더 들어올 예정이었다.
물론 이 때문에 뽑을 때 한꺼번에 같이 뽑지 한 명씩 뽑는다고 인사과가 욕을 먹었지만 윤 부장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타 부서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부서장에게 현준을 인계했다.
“인턴이요?”
“어! 니들 바쁘다고 해서 내가 특별하게 데리고 왔다.”
자재과의 강모두 과장은 어리숙해 보이는 현준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감사합니다. 야! 윤 대리! 이 친구 데리고 가서 잡일이라도 시켜!”
“저 지금 바쁜데요. 과장님!”
“여기 안 바쁜 애 있냐!”
입이 한 치는 나온 것 같은 윤미래 대리는 강 과장의 말에 현준에게 다가왔다.
한번 빠르게 눈을 흘긴 윤 대리는 현준에게 물었다.
“혹시 프린터 사용하는 방법 알아요?”
“예. 사용할 줄 압니다.”
“그럼 따라와요!”
현준은 부서 인원들과 소개를 할 시간도 없이 계속 복사기 앞에서 서류 복사와 파일철 만들기에 동원되었다.
현준도 기가 찼지만 자기 회사의 일 때문에 이런 것이었기에 누구에게도 하소연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현준은 퇴근 시간이 지날 때까지 서류를 복사하고 파일철로 만드는 단순 작업을 계속해야만 했다.
다소 어수룩하게 차려입고 온 현준이었지만 퇴근 시간 즈음해서는 녹초가 되어야 했다.
“자! 다들 퇴근하자고. 이번 주까지만 하면 좀 한가해질 테니까. 끝나고 회식이나 하지.”
“알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힘들었는지 좀비처럼 퇴근을 했다.
이 정도면 직원을 더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항상 일이 많은 것은 아니었고 경영진도 무작정 직원을 늘릴 생각은 없었기에 신규 인원 보충은 당장은 없을 예정이었다.
“수고했어요. 내일 봐요.”
다들 조금이라도 쉬려는 목적으로 사무실에서 사라져 버렸다.
현준도 전생에서 겪었던 그런 타이트한 업무를 다시 경험을 해보고 있었지만 지금의 몸으로는 한 번도 겪어 보지 않았기에 말없이 사무실을 나와 주차장으로 갔다.
“아! 차 안 끌고 왔지.”
다시 지하철로 가서는 지하철에 가득 들어차 있는 퇴근 직장인들을 보며 택시를 탈 걸 하는 후회를 했다.
그렇게 원룸 집 앞의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를 사서는 집으로 들어가는 현준이었다.
그날 저녁은 어떻게 지나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날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현준 씨! 이거 복사 좀 해 줘요!”
“예! 알겠습니다!”
“현준 씨! 안 바쁘면 나 좀 따라와요. 자재 샘플 옮겨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현준 씨!”
“예!”
둘째 날도 그리고 셋째 날도 그렇게 지나갔다.
퇴근을 하며 회사 건물 밖으로 나온 현준은…….
“아우! 씨!”
차마 욕을 하지는 못하고서는 퇴근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지켜보고 있던 이들은 정말로 부지런히 인턴 근무를 하고 있는 현준을 보며 황당해했다.
“엄청 힘든가 본데.”
“귀공자처럼 살았는데 안 힘들겠어? 서민 체험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네.”
“그러게 말이야. 언제까지 버틸까? 내일 그만둘 것 같은데.”
“그래도 이번 주까지는 하지 않을까?”
“그럼 나는 이번 주까지 못한다는 것에 걸지. 저녁 내기야.”
“그래. 그렇게 하자고. 도련님이 그래도 참을성은 좀 있어야 할 텐데.”
현준에 대해서 주시하라는 지시를 받은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로 고생을 하고 있는 현준을 보며 현준이 언제 그만둘지를 내기하고 있었다.
* * *
이지 그룹의 실제 주인으로 여겨지던 현준이 이지 그룹의 계열사에서 인턴 근무를 한다는 사실과 함께 정말 대학생 인턴처럼 고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미래교의 이영성 교주에게 보고가 되었다.
“위장 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인턴 근무를 하고 있다는 건가?”
“예. 호성 그룹의 막내아들이라는 신분도 숨기고서 서민 체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힘든 모양입니다.”
“대체 뭐 때문에 그딴 짓을 하는 거지?”
“그건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정말로 재미 삼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현준이 이지 그룹의 회장이라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이기는 했다.
물론 그 전에 현준이 너무 어렸다.
‘서대영 회장이 실제 이지 그룹의 회장일 가능성이 가장 큰데. 또 그건 아닌 것 같고.’
현준을 통해 서대영 회장이 이지 그룹을 통제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실제로 미국의 이지 그룹 본사에서도 서대영 회장을 극진히 모시고 대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세히 조사를 하면 할수록 서대영 회장과 이지 그룹은 별 연관이 없었다.
현준이 이지 그룹과 어떤 연관이 있어 보이는 정황이 있었지만 그 또한 증거는 없었다.
그나마 미국 제네스코의 의장인 제시카 알렌타가 현준을 통해 이지 그룹을 설립했다는 가설이 상당히 신빙성을 보이고 있었다.
일단 이지 그룹의 지주사인 이지 네버의 최대 고객이 제네스코의 의장인 제시카였다.
하지만 제시카는 이지 그룹에 대한 대중들의 질문에 철저하게 외면을 하고 있었다.
물론 미래교가 제시카에게 접근을 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기에 직접 물어볼 수도 없었다.
현준이 이지 그룹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정보로 현준에게 접근을 해 보려던 미래교였다.
다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이다.
“그건 되었고 여론은 어떤가?”
“이제 조금 잠잠해지는 듯합니다. 물론 수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이영성 교주는 인상을 구겼다.
자신에게까지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만 귀찮은 것이다.
“우리하고는 무관한 일이라고 끝까지 잡아떼!”
“알겠습니다.”
미래교 신도 시체 유기 사건을 어떻게든 무마시켜야 했다.
이영성 교주는 종교 활동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안 좋은 일도 일어나는 법이며 그보다 더 좋은 일을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니 작은 흠으로 자신과 같이 위대한 일을 하는 사업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들이 제대로 된 미래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제대로 다스려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이영성 교주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이고! 잘 지내셨습니까! 원내 대표님! 예! 예!”
이영성 교주는 장원문과 통화를 나누고서는 언제 시간을 내서 한번 보자는 약속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