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38
138화
138.
클럽에 들어온 현준은 꽤나 번잡한 분위기 속에서 이연우 대리가 있는 곳을 살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홀 가까운 곳에 테이블을 잡고 있는 이연우 대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연우 대리는 여러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었지만 회사에서처럼 소득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래도 돈은 많았기에 돈에 꼬인 여자들 몇 명은 걸릴 것이 분명했다.
“생각보다 일은 제법 한다고 하긴 하던데.”
낙하산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무능하지는 않은지 자기 몫은 하는 낙하산이라 들었다.
물론 임원까지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 같았지만 아버지가 지사장이었으니 또 모를 일이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야 복장 터질 일이었지만 현준은 능력만 있으면 낙하산에 거부감은 없었다.
비록 전생에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현준이었지만 상류층 세계도 경험을 해 보다 보니 양쪽의 세계가 그냥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 살기 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현준은 자리를 둘러보다가 이연우 대리와 눈이 마주쳤다.
이연우 대리도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시비가 걸릴 만한 상황이었지만 현준은 시끄러운 클럽 가운데서도 또렷하게 들릴 목소리로 이연우에게 말을 걸었다.
“어? 혹시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습니까?”
“예? 누구?”
“아! 저 호성 그룹 서현준이라고 하는데. 어디서 우리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현준이 이연우를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을 하는 것에 이연우도 왠지 모르게 현준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실제로 회사에서 현준을 보았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물론 지금의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는 서현준과 머리를 다 내리고 뿔테 안경까지 쓰며 옷도 다소 크게 입은 인턴 현준은 전혀 다르게 보였다.
그래도 왠지 모를 익숙함에 이연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는 하네요. 그런데 어디서 봤지?”
이연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중얼거렸다.
“학교 혹시 어디세요?”
“한국대요.”
“한국대? 아! 거긴 아닌 것 같고. 혹시 고등학교는?”
“세화 고등학교요.”
“아! 세화! 저기 몇 기예요?”
이연우도 세화 고등학교를 나온 모양이었다.
현준은 일이 꽤나 쉽게 된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기수를 말했고 이연우가 2살 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준이 신입생 때 이연우가 졸업반이었던 것이다.
“아니고! 이거 선배님이셨네요.”
“야! 이거 우리 고등학교 후배님이셨네!”
대한민국만큼 학연과 지연에 예민한 곳도 없었다.
“어쩐지 어디서 본 적이 있다 싶었는데. 학교에서 봤었나 봅니다. 선배님.”
“그러게. 나도 어디서 봤나 싶었네. 잠시만. 서현준?”
“예.”
“방금 호성 그룹.”
“예. 아버지께서 호성 그룹 서대영 회장님이십니다.”
“…….”
이연우는 그제야 기억이 났다.
눈앞의 현준은 재벌 3세였던 것이다.
‘재벌 3세. 와! 진짜 재벌을 내가 보게 되네!’
세화 고등학교가 워낙에 명문 학교다 보니 재벌가 자제들이 상당히 많았다.
최소한 전문직 이상의 부모들이 모여 있었고 이연우도 자신의 아버지가 대기업 임원이었기에 세화 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는 와중에 이연우의 존재감은 그다지 대단하진 않았다.
오히려 신입생이었던 현준이나 세영이 그 위의 선배들까지 전부 잡아먹을 정도로 위세가 강했다.
그런 소문의 후배를 자신의 눈앞에서 보게 되었으니 이연우는 신기하면서도 놀랐다.
“여기는 자리가 없나 보네.”
“어? 어! 앉아! 앉아!”
낙하산이었다.
그렇다고 능력이 마냥 떨어지는 편은 아니었지만 회사 내에서 직원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힘으로 이지 플랜 코리아에 입사를 하기는 했지만 그 때문에 직장 동료들에게서 따돌림을 받고 있었다.
물론 여직원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모습 때문에 더욱 그런 시선을 많이 받게 되었지만 그 때문에 외톨이 신세였다.
오늘도 마음에 두고 있는 여직원에게 퇴짜를 맞아서는 그 쓰라림을 달래기 위해 클럽을 찾은 이연우였다.
돈이 많으면 달라붙는 친구도 있을 법한데 그것도 없는 것이 다소 성격적인 문제가 있는 듯했다.
주변을 둘러보며 자리를 찾지 못한 현준에 이연우는 자신의 테이블에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이연우는 현준을 마치 연예인 보는 듯이 보고 있었다.
“이 시간에 다른 곳 가기도 그렇고. 좀 앉겠습니다. 선배님.”
“어! 그래! 앉아! 뭐 마실래? 내가 살게.”
“아! 그러면 시원한 거로 한 잔 마시겠습니다.”
“그래! 야! 여기!”
돈 많은 재벌에게 자신이 술 한 잔 샀다는 것도 꽤나 술자리의 안줏감으로 삼기 좋았다.
이연우는 종업원을 불러서는 안주와 술을 더 가지고 오라고 했다.
꽤나 허세가 가득한 이연우였지만 현준은 허세가 익숙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거 어째 바보 같지만 좋은 형 같은 그런 스타일 같은데.’
회사에서 자신을 깔보는 듯한 시선을 보아서 이연우에 대한 선입견이 생겼지만 심성 자체가 비틀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대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있지만 태생이 소심한 이들에게서 보이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이연우였다.
물론 짧은 시간에 사람을 다 파악해 내는 것은 점쟁이도 힘든 일일 터였다.
“여기 물은 어떻습니까?”
“에이! 오늘은 좀 그러네. 조금 더 시간 지나면 좋은 애들 올 거야.”
“그래요?”
현준은 이연우의 말대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물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연우가 넘보기에 조금 벅찬 여인들이었다.
돈이 많다고 다 성공을 하는 법이 아니었다.
클럽이라고는 하지만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많기 마련이었고 대부분은 여자와 손도 못 잡아 보고 나오기 마련이었다.
여자들도 자기들끼리 놀려고 오는 경우도 많아서 클럽에서 연결해 주지 않으면 돈을 웬만큼 쓰지 않는 이상 혼자 술이나 마시다가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그건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클럽 갔다고 다 여자 만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물론 일반인 기준이었지 돈 쓰면 다 되긴 했으니 현준이 힘들게 클럽에서 여자 만나려고 안달을 하진 않았다.
“그런데 여기 자주 와?”
“아니요. 옛날에는 빌리언츠 다니다가 거기 망하고 이지스로 옮겼다가 지금은 딱히 가는 곳이 없어서 여기 괜찮다고 해서 한번 와 봤어요.”
“아! 그래? 빌리언츠인가하고 이지스는 뭐 회원제라고 하지 않았나?”
“이지스는 회원제는 아닌데. 뭐 안쪽의 VIP룸은 회원제로 운영이 되긴 하죠.”
“아! 거기 회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거기 회원 가입하려면 3명 이상의 회원 추천이 있어야 해서요.”
“아! 그래?”
이연우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자신은 들어가기 힘든 곳에 대한 호기심을 보였다.
현준이 추천을 해 준다고 해도 두 명이나 더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아쉬워하는 이연우였다.
“그런데 학교 말고도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나?”
“예. 아니 혹시 형님 있으세요?”
“아니. 나 외동이야.”
“아! 그렇구나. 그럼 제가 착각을 했나 보네요.”
“호성 그룹이면 우리 아버지하고는 만나 봤을지도 모르겠네.”
“아버님이요?”
“어. 너 이지 플랜이라고 알아?”
“아이구! 이지 플랜 모르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 저희 아버지 회사도 거기하고 거래하고 있는데.”
“그치! 우리 아버지가 이지 플랜 한국 지사장이잖아.”
“아! 맞네!”
현준은 이연우의 말에 손뼉을 치며 기억이 떠올랐다는 듯이 말을 했다.
“어?”
“어쩐지. 이일만 지사장님 아드님이셨구나!”
“하하! 아버지하고 나하고 닮긴 했지.”
“아! 옛날에 한 번 지사장님 뵙기는 했었거든요. 워낙 강렬하게 생기셔서 기억을 딱 하고 있었는데. 선배님 보니까 딱 겹쳐 보이네요.”
이연우는 재벌 3세인 현준이 자신의 아버지를 높게 대우해 주자 어깨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자신도 정말로 재벌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들도 이지 플랜에 쩔쩔맨다는 것은 이연우도 알고 있었다.
몇 달 정도는 아중 그룹의 임원들이 이지 플랜의 회사 건물 앞에서 대기하며 직원들에게 매달렸던 기억이 있었다.
“이지 플랜 코리아의 힘이 미국 본사보다 더 좋다고 하잖아요.”
“에이! 그 정도는 아니지. 뭐 그래도 한국 쪽이 워낙에 규모가 있고 하지.”
이연우도 현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이 너는 지금 호성 그룹 다니나?”
“아니요. 아직 대학 졸업 못 했습니다. 졸업하고 난 뒤에 창업을 하거나 해야죠.”
“왜? 호성 그룹에 바로 들어가도 되잖아.”
“에이! 저 위로 형이 둘이나 돼요.”
“아! 너 막내였지?”
“예. 형이야. 외동이니까. 이지 플랜 이어받으면 되시겠네요.”
“에이! 이지 플랜이 아버지 회사도 아니고 무슨! 지사장이지 오너는 아니야.”
“아! 그래요?”
“그럼.”
이연우는 아직 대학생이라는 현준이 회사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생각을 했다.
지사장은 월급 임원이지 오너가 아니었다.
물론 현준도 알고 있었지만 이연우에게 미끼를 던져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이연우가 입술을 오물거리는 것이 뭔가 말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나마 이연우도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그럼 선배님은 회사 다니시나? 아니면 창업?”
“아! 나도 이지 플랜 다녀.”
“에이! 그럼 경영 수업받으시는 거 맞네! 로얄 패밀리네!”
“아냐! 아냐! 나 사원으로 들어가서 대리로 진급한 거야.”
“대리요? 선배 졸업하고…….”
기간이 맞지 않는다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릴 때 이연우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내가 몸이 안 좋아서 군대에 못 갔거든.”
“아! 그렇군요.”
제때 졸업을 하고 입사를 해도 사원이어야 할 이연우였다.
물론 이지 플랜 코리아가 만들어진 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기에 일찍 입사한 직원들의 진급이 빠른 것도 있었다.
이연우도 운이 좋았던 것이다.
“그래도 이지 플랜의 지사장급이면 전에도 대기업 임원이셨을 텐데.”
“그렇긴 하지.”
이연우는 계속된 칭찬에 광대가 아파 올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어머! 대표님!”
“응?”
현준은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여인들을 보았다.
“여기 어쩐 일이세요?”
“니들 여기서 뭐 하냐?”
“아! 친구들하고 놀러 왔어요.”
베스트 프랜드의 소속 연예인들이었다.
아직 무명이기는 해서 사람들 시선을 피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현준도 알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친구?”
다들 연예인처럼 예쁜 여자 세 명이 현준에게 인사를 하는 것에 이연우는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채로 인사를 했다.
현준과 함께 있는 이연우에 소속사 연예인들도 이연우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과 어떤?”
“아! 나 고등학교 때 학교 선배님이야.”
“안녕하세요!”
“아이고! 혹시…….”
이연우가 말을 하기 바쁘게 현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신경 쓰지 말고 가서 놀아.”
현준은 그냥 소속 연예인들을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우물쭈물하는 연예인들에 현준은 세 여인을 바라보는 주변의 늑대들에 한숨을 내쉬었다.
종업원도 근처에 서 있는 것이 어지간히도 치근덕거렸던 모양이었다.
“하아! 자리 없으면 앉아라.”
“감사합니다! 대표니임!”
현준의 앉으라는 말에 냉큼 현준의 옆자리들에 앉는 여인들이었다.
이연우의 얼굴도 그와 동시에 환하게 벌어졌다.
‘술 좀 먹여야겠네.’
현준은 이연우를 빨리 취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