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40
140화
140.
호성 건설의 서영수는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아중 건설의 사업 계획안을 바라보았다.
김자성이 넘겨준 것이었다.
김자성의 말처럼 서영수는 호성 그룹 내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업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 서영수였다.
성격 급하고 호탕하며 거침없는 서영수도 자신이 치밀한 사업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태어나 보니 재벌가의 첫째 아들이었다.
부족한 것 하나 없었고 모든 이들의 기대를 받으며 살았다.
당연히 호성 그룹은 서영수가 이어받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저 그런 회사라면 물려받지 않았을 수도 있었지만 호성 그룹은 대기업이었다.
“현준이 녀석이 부럽구만.”
서영수는 중압감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막냇동생인 현준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둘째인 서정대와 경쟁을 하고 있는 서영수였다.
그렇다고 서영수가 20대나 30대 초반의 나이도 아니었다.
대학 졸업 후 곧장 호성 그룹에 입사를 해서 20년 가까운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일반 평사원들도 실력과 운이 따르면 임원이 되었을 시간이었다.
당연하게도 서영수도 사원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호성 건설의 사장이 되어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
덩치와는 달리 스스로 꽤나 섬세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 서영수였다.
한눈팔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살아온 시간이었다.
어느덧 거울을 보면 얼굴에 점점 새겨지는 주름살을 볼 수 있었다.
결혼도 일찍 해서 아이들은 이미 대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다.
결코 나쁘지 않은 삶이었지만 그렇다고 즐거운 삶은 아니었다.
물론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서 다른 삶을 살 것 같지는 않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소설 연재 사이트에서 글을 쓰기도 했고 나름 재능이 있었는지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도 받아 봤다.
그때는 심장이 세차게 뛰었지만 안타깝게도 제의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경영자란 24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이어야만 한다.
한가하게 취미 생활이나 즐기고 있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이제는 자식들을 위해 살아야 할 시기였다.
첫째가 곧 대학을 들어가고 졸업을 하면 자신처럼 호성 그룹의 계열사에 사원으로 입사를 하게 될 것이었다.
자신처럼 몇 년 안에 과장을 달고 부장을 달고 임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서는 그룹 오너가 될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다행이라면 둘째는 딸이어서 자신과는 달리 경영권 다툼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딸이라고 해서 안 된다는 것은 없었지만 재벌 가문이라는 곳은 생각 이상으로 보수적인 곳이었다.
서영수에게 아들이 없었다면 그룹 오너는 서영수가 아닌 서정대가 될 것이었다.
아직 중학생 정도밖에는 안 되었지만 서정대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으니 가문을 잇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서영수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포기할 수 없었다.
제 아들도 자신처럼 다른 꿈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자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꿈대로 살 수는 없는 법이라 생각했다.
“아중 그룹을 위해서다.”
호성 그룹뿐만 아니라 아중 그룹을 위해서라도 서영수는 아중 건설의 사업 계획안의 사업을 빼앗아 오기로 했다.
김자성이 자신을 속였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김자성도 한계에 몰려 있었기에 자신을 속일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믿었지만 서영수는 몇 달 뒤에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당하고 나서야 서영수는 불같이 김자성에게 화를 내었지만 김자성도 자신의 동생에게 당한 것이었다.
호성 건설이 흔들릴 만큼 타격을 받았고 서대영 회장은 실상을 알고서는 서영수를 호성 건설 사장에서 해임했다.
서정대에게 후계자의 추가 급격하게 기울게 되었다.
* * *
아중 그룹의 김무연 회장도 실상을 알고서는 김자성을 불러들였다.
“이 미친놈이! 동생을 견제한답시고 내부 정보를 유출해! 그것도 호성 쪽에!”
호성과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도 부족해 그 다리를 부숴버리기까지 했다.
자식들에게 그룹을 물려주고 친구인 서대영 회장과 노년을 보낼 생각이었던 김무연으로서는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아…… 아버지.”
“이놈! 지금까지 이 모든 일이 네놈이 꾸민 일이었더냐?”
“아……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김자성은 어디까지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눈에 핏발까지 선 김무연이 정말로 화가 났음을 알았다.
김무연의 화를 어떻게든 자신이 아닌 다른 이에게 돌려야만 했다.
“미…… 미래.”
“뭐?”
“미래교에서 시킨 겁니다!”
김자성은 미래교로 자신의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악수였다.
“이…… 이 미친놈이. 끝까지.”
부들부들 떠는 김무연의 옆에서 평소에는 다소 어리숙하던 둘째 김정수가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저번 고발 건도 형님의 짓이었습니다.”
“뭐?”
김정수는 자신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 건도 김자성의 짓이었다며 현준에게 받았던 서류를 김무연에게 넘겨줬다.
김무연은 그 서류를 살펴보더니 멍하니 자신의 첫째 아들을 바라보았다.
능력이 부족하던 김정수가 치고 올라오는 것에 위협감을 느꼈다는 것은 김무연도 이해하는 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무연은 김자성을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했고 아중 그룹의 오너로 밀어주려고 했다.
물론 미래교 사태가 터지면서 미래교를 어떻게든 이용하고자 사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 김자성에게 아중 그룹을 물려주면 아중 그룹은 미래교에 의해 장악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운이 좋게도(?) 김무연은 미래교의 비리 장부를 손에 넣었다.
미래교의 신자로부터 손에 넣은 비리 장부는 상당히 의구심이 들었지만 꽤나 신빙성이 높았다.
잘만 하면 미래교의 이영성 교주를 제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와중에 김자성이 사고를 쳐 버린 것이다.
“네…… 네 동생이다. 네놈이 종교에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예? 아버지. 그게 무슨?”
“네 동생을 그렇게 감옥에 넣고 싶었느냐?”
“감옥? 아닙니다! 아버지! 그건 제 짓이 아닙니다!”
김자성은 영문 모를 말에 의아해하다가 김정수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에 자신의 짓이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김자성이 한 짓은 아니었지만 김무연이나 김정수 모두 김자성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네놈은 더 이상 내 아들이 아니다.”
“아버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김자성은 화를 냈다.
지금까지 평생 아중 그룹을 위해 헌신을 했던 자신이었다.
실수가 있었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그런 때도 있을 수 있었다.
“당장 꺼지거라!”
자신에게 대들기까지 하는 김자성에 김무연은 김자성을 쫓아내었다.
“빌어먹을! 나 없이 얼마나 잘 될 줄 알아! 이거 놔! 이 새끼들아! 내가 누군 줄 알아!”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는 김자성은 이성을 잃은 듯이 발악을 했지만 폐위된 황태자는 아무런 힘도 없는 법이었다.
김자성을 쫓아낸 김무연은 머리가 복잡한지 소파에 몸을 파묻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김정수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던 김무연은 한참 뒤에 몸을 일으키며 말을 했다.
“미래교를 무너트려야 해.”
“예? 미래교를요?”
“김자성이 놈이 우리 그룹을 미래교에 팔려고 했다.”
“그럼 자금 유치한 것이 미래교의 자금이었습니까? 대체 그럴 이유가?”
“광신도에게 이유를 찾지 마라. 상식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야.”
“쉽지 않을 겁니다. 자칫…….”
“알고 있어.”
김무연은 김정수를 바라보았다.
김정수도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꿍꿍이를 부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김정수가 마음만 먹으면 아중 건설과 계열사들이 독립할 준비가 끝나 있었다.
아중 그룹이 쪼개질 위기였다.
‘그나마 아중 건설 쪽에는 미래교 자금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건데.’
최악의 경우 아중 그룹을 살리기 위해 아중 건설을 아중 그룹에서 분리해야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김무연 자신의 영향력이 감소하게 될 것이었다.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은 항상 어리게만 보이는 법이었지만 김정수도 이미 장성한 지 오래여서 그때가 되면 말을 제대로 듣지 않게 될 것이 분명했다.
김무연은 어떻게든 미래교를 장악하거나 무너트려야 한다고 여겼다.
이대로 뒷방 늙은이가 될 생각은 아직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다 계산된 진행이었다.
* * *
“감히 나를 쫓아내다니! 감히!”
이성을 잃은 김자성은 아중 그룹에서 쫓겨나며 이를 갈았다.
황태자 자리에서 쫓겨나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는 없을 터였다.
내가 가지지 못한다면 차라리 부숴버리는 것이 나았다.
문제는 그럴 능력이 김자성에게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김자성에게 다가왔다.
“네놈은 뭐냐?”
“그것이 중요합니까? 중요한 것은 이 서류 안에 들어있는 것이겠지요.”
파멸의 속삭임 같은 것이었다.
누구인지 무슨 의도인지 미친 듯이 의심이 갔지만 그것보다 김자성의 상처 입은 자존심이 더 컸다.
“이…… 이건?”
김자성은 서류 봉투 안의 서류와 사진들을 보고서는 처음에는 멍해졌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광기였다.
미친 자들의 광기.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면 결코 그런 광기를 보일 수 없을 그런 치명적이고 위험한 미소였다.
김자성은 어느덧 사라져 버린 남자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은 채로 어딘가로 향했다.
중간에 잠시 멈추었다.
어떤 것이 자신에게 가장 이로울까 하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모든 것을 다 불태워 버릴 광기였지만 아직 미련이 남아 있는 듯했다.
그 미련에 따라 김자성의 목적지가 달라졌다.
그리고 며칠 뒤 미래교의 이영성 교주에 대한 비리 의혹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꽤나 집요한 공격들에 미래교에서는 어떻게든 이영성 교주를 지키려고 했지만 계속 쏟아져 나오는 진술과 증언들에 쉽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당연히 미래교 내의 권력의 행방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 * *
이영성 교주의 장악력이 확고한 미래교였지만 미래교 내에서도 여러 분파가 존재했다.
신의 아들로 영생을 누릴 것이라는 이영성 교주였지만 영원히 살 수 있는 인간은 없는 법이었다.
이영성 교주도 마찬가지였고 이영성 교주는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였다.
그런 이영성 교주였으니 이영성 교주의 사후 누가 미래교를 손에 넣을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이영성 교주의 자식인 이대주가 있었지만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자식이 온전히 물려받는 경우는 생각보다는 드물었다.
그런 면에서 미래교의 이인자는 이영성 교주의 셋째 아내인 김복순이었다.
이름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70대의 이영성 교주와는 달리 50대 초반의 김복순은 과거에는 무당이었다고 한다.
이름도 김복순으로 바꾼 것으로 본래의 이름을 아는 이는 이영성 교주밖에 없다고 한다.
그녀는 미래교 내에서 자신만의 세력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었다.
다만 자식을 가질 수 없는 몸이었기에 자신의 후계 문제가 있었다.
물론 그녀 자신도 자신은 이영성 교주처럼 영원히 죽지 않는 영생의 몸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믿고 있기도 했으니 자식이 없는 것은 아무런 상관도 없어 했다.
그다음으로는 최주성 주교였다.
사실상 미래교를 만든 이는 최주성이었다.
미래교의 얼굴마담으로 이영성을 전면에 세웠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영성에 짓눌려 있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미래교의 대소사에 최주성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드물었다.
그런 최주성에 아중 그룹이 은밀하게 접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