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43
143화
143.
“현준 씨! 이것 좀 해 줘요.”
“예! 알겠습니다.”
능숙하게 자료를 받아서는 꽤나 능숙하게 보고서를 작성한다.
인턴이라기보다는 제법 짬이 찬 대리급의 업무 능력을 보여주는 현준이었다.
보고서의 양식도 완벽해서 이대로 상부에 보고해도 좋을 정도였다.
물론 해당 보고서의 양식은 현준이 가장 좋아하는 양식이었다.
실제 보고서가 상부에 올라가며 매우 중요한 보고서는 현준 자신에게까지 올라가다 보니 해당 양식은 현준을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기업마다 보고서의 양식과 형태는 해당 기업의 최고 경영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막 입사를 한 신입 사원들은 왜 이런 양식을 맞춰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냥 상관이 좋아하기에 그런 경우였다.
그러니 이지 그룹의 이사회 의장인 현준의 보고서 양식대로 이지 그룹의 보고서는 만들어지고 있었고 이 이지 그룹의 보고서 양식은 아중 그룹의 보고서 양식과 매우 유사했다.
당장 아중 그룹의 본부장이었던 현준이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현준이 작성한 보고서를 받은 윤 대리는 깔끔하게 완성된 보고서를 살펴보고서는 신기한 듯이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 씨. 다른 곳 인턴 했었어요?”
사실 인턴을 한다고 이렇게 잘할 수는 없었다.
신입 사원만 해도 제대로 한 사람 몫을 하려면 이 년은 걸렸다.
인턴에게 제대로 교육해 줄 리도 만무했다.
더욱이 잠시 바빠서 회사에서 인턴을 받은 것이지 이지 플랜은 인턴을 받지 않는 기업이었다.
일손이 부족하면 직원을 더 뽑으라고 본사에서 지시가 내려오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지 플랜 코리아도 한국화가 되어서 외국계 기업이지만 한국 기업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업무를 능숙하게 하는 현준에 대한 질문에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현준도 적당히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기 회사다 보니 적당히 하면 좀이 쑤시는 것이다.
“군대에서 행정병 출신이거든요.”
“아! 행정병이면 문서 작업 많이 했었나 봐요.”
적당한 핑계를 대는 현준에 윤 대리는 군대 행정병이 그 정도인가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행히도 옆자리에 있던 남자 직원 한 명이 현준을 도왔다.
“윤 대리님. 행정병 출신 무시하시네.”
“내가 언제 무시했어요.”
“행정병의 문서 작성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분당 1,200타를 쳤다니까요!”
“아! 알았어! 알았어!”
남자의 군대 부심에 질린 윤 대리는 그만하자며 손사래를 쳤다.
그런 윤 대리에 남자 직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딱히 행정병 출신도 아니었지만 현준은 군대 행정병 출신이어서 업무 능력이 좋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물론 잘못된 인식으로 다른 행정병 출신이었던 신입 사원이 갈굼을 당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행정병이라고 업무 능력이 다 좋은 건 아니었다.
그렇게 인턴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현준이었고 그 때문에 직원들로부터 상사인 강 과장에게 인턴 정규직 전환이 되느냐는 질문을 하고는 했다.
“정규직 전환 T.O 있어요?”
“인사과에 물어보니까. 있다고 하던데.”
“정말이요?”
“어. 본사에서 인턴들 되도록 고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대.”
“본사? 미국?”
“그런가 봐.”
“오! 본사에서 그런 것도 신경을 써 주네요.”
“한국 지사가 본사 못지않게 규모가 크니 신경 쓸 수밖에 없겠지.”
“그럼 현준 씨 정규직 되면 우리 부서에서 계속 근무하는 거예요?”
“그건 모르지. 다른 부서로 갈지.”
현준 정도면 같은 팀원으로 근무를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을 하는 직원들이었다.
생긴 것은 다소 후줄근하지만 제법 성격도 싹싹하고 일도 잘하는 것이 꽤나 마음에 든 듯했다.
물론 현준 빼고 다른 인턴들은 전부 정규직 전환이 된다.
다른 인턴들은 다 정규직 전환되었는데 현준만 계약 해지 된다는 말에 강 과장이 인사과에 달려가서는 격하게 항의를 하지만 인사과에서도 본사에서 내려온 지시라고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자신들도 영문을 모르겠다고 하니 강 과장이나 자재과의 직원들 모두 현준을 위로하며 회사를 씹어대었지만 일단 그 일은 나중 이야기였다.
“현준 씨는 이마 좀 까지.”
“예?”
“아니. 생긴 건 제법 잘생긴 것 같은데. 우중충하게 하고 다니니까. 옷 좀 딱 맞는 거로 입고……. 아! 혹시 집이 조금 어렵나?”
집이 어려운지를 조심스럽게 묻는 윤 대리였다.
현준이 입고 있는 정장도 왠지 아빠 정장 같은 스타일이어서 현준이 재벌 3세로는 안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넉넉하진 않죠.”
“그래. 원룸에서 혼자 산다고 했지?”
“예. 회사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곳이에요.”
현준의 말에 윤 대리는 자신의 취업 준비생 시절을 떠올렸다.
인턴 월급이라고 해 봐야 뻔했으니 월세 내고 생활비 하면 꽤나 빠듯할 터였다.
더욱이 대학교 학비 대출까지 받았다면 그것도 갚아야 하니 이해가 안 갈 건 없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때가 오겠죠.”
“그래! 현준 씨 마음가짐이 딱 좋아. 나도 그런 시기 잘 넘기고 나니까 길이 보이더라고.”
“예. 저도 윤 대리님 생각하며 열심히 할게요.”
구김살 없는 현준의 말과 행동에 윤 대리는 얼굴이 붉어졌다.
나이 차이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현준에 비해 연상인 그녀였다.
현준과 연애를 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현준에게 계속 눈이 가는 윤 대리였다.
아직 학생티가 나지만 잘 꾸며 놓으면 꽤나 쓸 만해 보이는 티가 났다.
“현준 씨는 여자 친구 없어?”
“예. 없어요.”
“왜?”
“그러게요.”
“여자 소개해 줄까?”
“아! 지금은 좀.”
“왜?”
“여기서 연애까지 하면 죽을 것 같아서요.”
“아하하하! 요즘 좀 바쁘긴 했지. 항상 바쁜 건 아니니까.”
“그래도 인턴 때에 연애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직업이 안정이 되고 난 뒤에야 연애를 하겠다는 현준의 말에 여자를 소개해 주려던 직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현준은 저녁 퇴근과 함께 회사를 나섰다.
* * *
현준의 이중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원룸으로 간 현준은 옷을 갈아입고서는 자신의 자췻집으로 향했다.
자췻집에서 몇 가지 업무를 보고서는 보고받을 사항을 보고받았다.
“영호가 철호와 만났다고?”
“예. 대표님.”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눴어?”
“그것까지는 확인을 하진 못했습니다만 영호라는 이가 꽤나 불안해 보이는 듯합니다. 더욱이 박철호가 임고석의 장례식장을 다녀갔습니다.”
“영호라는 친구 어디서 지내고 있지?”
“그게 박철호 선수가 마련해 준 곳에서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준은 영호가 뭔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철호와 영호는 동네 형 동생으로 꽤나 친한 사이였다.
이제는 더 이상 철호에 대해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시 상황이 꼬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금의 철호가 뒷세계로 흘러갈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영호라는 친구 처리할까요?”
“놔둬. 지금 건들면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될 테니까.”
현준은 철호와 영호는 그냥 지켜만 보라는 말을 하고서는 아이언스틱에 대해서는 이대로 끝내기로 했다.
동남아로 도망을 간 고영민이 걸리기는 하지만 방지혁이 이를 갈고 있을 터였기에 알아서 처리가 될 터였다.
“다른 보고 사항은 없지?”
“예. 없습니다.”
“그럼 됐고. 오랜만에 이지스나 가 봐야겠네.”
마약 투척 사건으로 소란스러웠던 이지스도 다시 안정화가 되는 듯했다.
그렇게 제대로 차려입고서는 이지스로 향한 현준은 오랜만에 보는 가드들에 미소를 지었다.
“여어.”
“오셨습니까?”
“지혁이 형님은?”
“안에 계십니다.”
현준은 이지스 안으로 들어갔다.
꽤나 사람들이 많았다.
현준은 그렇게 이지스 안을 둘러보다가 방지혁이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문채원 일이 아직 잠잠한 것이 걸리긴 하네.’
방지혁과 문채원이 어떤 관계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물론 문채원은 서대영 회장에 의해 제네스코 코리아의 대표 이사직에서 끌어내려 졌다.
“안에 계시나?”
“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지배인실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가드가 현준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고서는 안으로 들어갔다.
방음이 완벽할 정도로 두꺼운 지배인실의 문이었다.
“들어오시랍니다.”
안에서 뭔가 하고 있었는지 현준을 기다리게 하는 것에 현준은 지배인실로 들어가며 방지혁에게 외쳤다.
“어디 형수님이라도 숨기는 거요?”
“형수님은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 거지.”
“유흥업소에 일이 뭐 그리 많아.”
현준이 지배인실의 푹신한 소파에 앉자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나 현준에게 말을 했다.
“술? 아니면 커피?”
“클럽에 술 마시러 왔지. 뭔 커피요. 커피는.”
현준의 말에 방지혁은 빈 잔에 스카치위스키를 한 잔 따라서는 현준에게 내밀었다.
“후우! 좋네.”
“왜 이리 까칠해?”
“회사 상사 때문에.”
“회장님?”
“아니. 나 요즘 취직했잖아요.”
“아! 졸업했냐? 이거 요즘에 정신이 없어서 축하도 못 했네.”
재벌 3세가 취직이라는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호성 그룹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 방지혁이었다.
“아니. 다른 회사. 우리 회사 말고. 거기서 인턴 근무 중이에요.”
“아니 왜?”
“그래야 학교에서 취업으로 출석 인정해 줘서. 아우!”
방지혁은 현준이 황당한 소리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사는 잘 돼요?”
“이제 뭐 조금 손님들이 늘기 시작해.”
“그럼 다행이네. 정수 형님은?”
“그분은 안 오신 지 꽤나 되었지.”
“몸 사린다고 그러나 보네.”
현준이 혀를 차자 방지혁도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형인 자성이 어떻게 망해갔는지 아는 정수였으니 이지스에서 어떻게든 손을 떼고 싶어 할 터였다.
“그런데 어쩐 일이야? 요즘 다른 클럽들만 돌고 있다더니.”
“왜요? 안 와서 삐졌어요?”
“삐지긴. 내 상사 안 찾아와서 얼마나 편했는데.”
“에이! 내가 뭐 간섭을 했다고. 오늘 매출 좀 올려주려고 왔지.”
“아이고! 감사합니다. 대표님. 오늘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 방지혁에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방지혁과 대화를 나누던 현준은 홀로 자리를 옮겼고 룸에서 조용히 술이나 마시다가 가려고 했다.
다만 종업원들이 기어코 여인들을 데리고 들어왔다.
“아! 언니들! 정말 멋진 분 소개해 드린다니까요!”
“아! 저희 괜찮다니까요. 우리 그냥 놀러 온 거라니까요.”
“일단 한 번만 대화 좀 나눠 보세요. 정말 매너 좋으신 분이시라니까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현준은 여인 셋을 데리고 들어온 종업원에 필요 없다고 손을 내저으려고 했다.
오늘은 동료나 다른 이를 데리고 오지 않아서 여자가 굳이 필요 없었던 것이다.
물론 술만 마실 거라면 클럽이 아니라 바로 갔어야 했지만 클럽에 오는 것도 다 복수의 연장선이었다.
그렇게 오늘은 그냥 술 한 잔 마시며 스트레스나 풀려고 했다.
하지만 여인 셋 중 한 명이 룸 안으로 들어오면서 현준을 보고서는 놀라며 외쳤다.
“현준 씨?”
현준은 익숙한 목소리에 자신의 이름을 부른 여인을 바라보았다.
현준은 그녀를 보고서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현준의 표정 변화는 거의 없어서 현준의 속마음이 들키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