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46
146화
146.
약속했던 것처럼 클럽에 가기로 한 현준은 목적지를 알고서는 조금 난감해졌다.
‘하필 이지스냐.’
많고 많은 클럽 중에 하필이면 또 이지스인 것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물론 VIP룸이 아닌 일반 룸이나 홀에서 있을 것이었지만 현준은 이지스에서 자신을 알아보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알아봤다.
“음?”
현준을 빤히 바라보는 가드맨에 현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마 눈치 빠른 가드맨들은 현준이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보고서는 그냥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자! 들어가지!”
강 과장도 말로만 들어 본 이지스였다.
현준이 한 번도 클럽에 가 본 적이 없다는 말에 클럽 구경시켜 준다는 핑계였지만 사실 다들 와 보고 싶어 했다.
그렇게 입장을 하며 젊은 열기로 후끈거리는 클럽 안의 분위기에 다들 취해갔다.
“현준 씨. 뭘 그렇게 멍하게 있어요.”
“예? 아하하! 조금 얼떨떨해서요.”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 젊잖아요.”
동료들의 말에 현준도 미소만 지어 줄 뿐이었다.
그렇게 동료들과 함께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이 이지스에 찾아왔다는 보고는 방지혁에게도 전해졌다.
문제는 방지혁도 꽤나 골치 아픈 문제를 보고받은 상황이었다.
“현준이가 왔다고?”
“예. 그런데 회사원들하고 오셨습니다. 신분이 드러나지 않기를 원하시는 듯합니다.”
“회사원들 어디?”
“이지 플랜 코리아의 직원들 같습니다.”
“뭐 하는 짓인지. 후우! 알았네. 신경 쓰지 말고 놔둬.”
“알겠습니다.”
방지혁은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보고서를 바라보았다.
“서현준. 이지 그룹의 이사회 의장.”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가진 미국 정보기관인 CIA였다.
거기서 이지 그룹의 이사회 의장을 모를 리가 없었다.
물론 초기에는 현준이 이사회 의장임을 알 수 없었지만 모든 정황 증거를 통해 현준이 이지 그룹의 이사회 의장임을 확인했다.
“대체 무슨 목적으로 그런 신분을 숨기고 있는 거지? 아니! 대체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거대 기업의…….”
보통 인간이 아님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서를 보고 있음에도 방지혁은 터무니없다는 생각에 보고서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뿐이었다.
방지혁은 현준이 혹시 자신의 정체도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지 그룹이 노린 건 아중 그룹인가? 대체 왜? 아중 그룹의 막내딸과 혼인을 할 사이라고 들었는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이지 그룹은 아중 그룹을 파멸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것이 현준의 의지라면 대체 무슨 원한이 있길래 그런 것인지 의아스러울 정도였다.
물론 이지 그룹의 서현준 의장이 미국 안보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이지 그룹은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었고 막대한 성장과 함께 미국의 정치권에 막대한 로비를 하는 기업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CIA 보고서에서도 현준을 방해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오히려 현준을 보호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와 있었으니 방지혁은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아중 그룹을 붕괴시킬 것처럼 안간힘을 쓰던 현준이 지금은 자신의 회사인 이지 플랜 코리아에 인턴으로 입사해서 놀고 있었다.
‘언더커버 보스라도 하는 건가? 후우! 돈 많은 새끼들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니까.’
그냥 재벌 3세로만 알고 있었는데 글로벌 대기업의 최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이었으니 돈 많은 부잣집 도련님에서 터무니없이 돈이 많은 수상한 회장님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 수상한 회장님을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방지혁이었다.
방지혁은 일단 현준이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아무리 현준이 이지 그룹의 의사회 의장이라고 할지라도 비밀 요원인 자신의 신분을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만일 안다면.”
현준이 자신을 어떻게든 이용해 먹었다면 방지혁은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렇게 현준에 대한 보고서를 보고 있을 때 요원 하나가 다급히 들어와서는 보고를 했다.
“서현준 대표님께서 맞았습니다!”
“뭐?”
“그게 싸움이 붙어서!”
“당장 보호해!”
클럽 이지스의 사실상의 주인이기도 한 현준이었다.
어떤 미친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술 마시고 현준을 때린 모양이었다.
방지혁은 현준이 다치기라도 하면 불똥이 떨어질 수 있었기에 당장 현준을 보호하라고 외쳤다.
* * *
“이 새끼들이! 내가 누군 줄 알아!”
술 마시다가 현준의 동료 여직원을 건든 남자는 이지스의 종업원들에게 둘러싸여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현준 씨. 괜찮아요?”
“아! 예. 윤 대리님은 괜찮으세요?”
윤미래 대리는 싫다는 자신의 몸을 껴안으려는 남자에게서 자신을 보호하다가 취객의 주먹에 얻어맞은 현준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윤 대리님 안 다쳤으면 괜찮습니다.”
“입에서 피나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해요! 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취객은 순식간에 달려온 종업원들과 가드맨들에 의해 붙잡혔다.
“손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이거 놔! 이 새끼들아! 내가 아중 그룹의 장호성이야! 장호성!”
자신이 재벌가 사람이라 주장을 하는 남자에 현준은 힐끔 그를 바라보았다.
‘호성이 저 새끼가!’
현준도 알고 있는 이였다.
아중 그룹 가문의 방계 쪽으로 아중 그룹에서 떨어지는 콩고물 먹고 사는 인물이었다.
현준의 신분을 밝히면 당장에라도 술이 깨서는 현준의 눈치를 볼 터였지만 지금 현준이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장호성은 나중에 손 봐 주기로 한 현준은 끌려가는 장호성과는 달리 이지스의 부지배인이 연신 사과를 하는 것을 보아야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부지배인은 현준의 상태를 보다가 강 과장과 직원들에게 VIP룸과 술안주를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사실 이지스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괜히 딴 사람들과 또 엮이는 골치 아픈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CCTV 영상을 확인해서 알려 드릴 테니 경찰 고소하시면 저희 쪽에서도 협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준아. 괜찮겠어? 바로 경찰서나 병원으로 갈까?”
“아! 괜찮습니다.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닌데요. 아쉬우니까 좀 더 놀다 가시죠.”
“그래도 될까?”
이지스에서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자 다들 군침이 돈 모양이었다.
“예. 그렇게 하세요. 룸도 한 번 가 보고 싶었어요. 말로만 들었거든요.”
현준이 입술에 침도 안 묻히고 거짓말을 하는 것에 부지배인은 기가 찼지만 입가에 미소를 계속 유지했다.
“혀…… 현준 씨라고 하셨는데 의무실에서 잠시 치료를.”
“그럴까요? 먼저 들어가서 노세요.”
현준은 괜찮다며 동료들을 종업원들과 함께 룸으로 보내고서는 부지배인을 따라 의무실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윤미래가 따라갔다.
“저도 따라갈게요.”
“예? 아니요. 괜찮아요. 윤 대리님.”
“아니에요. 저 때문에 다친 건데.”
의무실까지 따라가겠다는 윤미래에 결국 현준은 윤미래와 함께 의무실에 가야 했다.
의무실에는 델타포스 출신의 의무 주특기를 가진 키 190cm에 120kg의 금발의 거구 백인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
윤미래는 의무실이 제법 넓었음에도 의무실을 꽉 채우는 듯한 거구의 백인 남자에 당황했다.
“메던! 손님 치료 좀 해 줘.”
“예썰!”
덩치와는 달리 무척이나 섬세하게 현준의 입안을 살펴보는 메던이었다.
입안이 조금 찢어지기는 했지만 꿰맬 필요는 없다는 메던은 조금 붓기는 할 것이라는 말을 해 주었다.
그렇게 치료까지 끝내고 나자 현준은 윤미래 대리하고 함께 VIP룸으로 향했다.
“고마워요.”
“고맙긴요.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현준은 복도에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방지혁에 그냥 씨익 웃어 주고서는 말없이 지나쳤다.
방지혁은 현준이 생각만큼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현준에 대한 경호를 강화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평소에는 웬 덩치 큰 남자를 데리고 다녔기에 자신들이 굳이 현준에 대한 경호를 책임질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현준에 대한 정체를 알게 된 방지혁이었지만 당장은 지켜만 봐야 할 뿐이었다.
그날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제법 재미있게 논 현준과 동료들이었다.
“현준 씨. 윤 대리님 좋아하는 거 아니야? 와! 현준 씨가 윤 대리님 딱 지켜주는데!”
“에이! 그런 거 아니에요. 당연히 남자로서 해야죠.”
“그런 게 어디 있어. 관심이 있으니까 그런 거지.”
“맞아요! 호호호!”
“에이! 제가 감히 어떻게 윤 대리님을!”
“오! 관심은 있긴 한가 보네!”
다들 현준과 윤미래 대리를 엮으려는 듯이 농을 던져대었다.
“사내 연애는 안 된다고 했지!”
부하 직원들끼리 두 사람을 엮으려는 것에 강 과장이 버럭 사내 연애는 안 된다며 한마디 했다.
그렇게 다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현준과 윤미래 대리를 바라보았고 그런 것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현준과는 달리 윤미래 대리는 얼굴을 붉힌 채로 묵묵히 술만 마셨다.
그나마 어두운 조명이기도 했고 술도 마셨기에 붉어진 얼굴이 들키지는 않았다.
그렇게 현준과 윤미래 대리의 핑크빛 무드가 생기는 듯했다.
‘이거 완전히 난봉꾼이구만.’
현준은 말없이 술만 홀짝이는 윤미래 대리가 자신에게 빠졌다는 것에 곤란함을 느꼈다.
물론 자신들이 이어지는 일 따위는 없을 터였다.
* * *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회사 업무를 끝낸 현준은 퇴근을 하기로 했다.
“현준 씨. 오늘 저녁 시간 돼요?”
“오늘 저녁이요?”
“예. 전에 클럽에서 있었던 일 답례도 하고 싶고 해서,”
클럽 일 이후 며칠 동안은 동료들의 눈치 때문에 회사 내에서 말도 안 하던 윤미래였다.
그런 자신에 현준도 별다른 반응 없이 정말 일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지부장님보다 더 애사심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일에만 빠져 사는 현준에 몇몇 직원들이 여자 소개해 준다는 말에도 현준은 자리 잡기 전에는 생각이 없다는 말로 사양을 하고 있었다.
이미 현준에게 이지 플랜 코리아에 입사 확정이라는 말을 해도 현준은 만에 하나 안 될 수도 있다며 정규직 전환이 확정되면 그때 소개해 달라고 말을 했다.
그렇게 윤미래가 클럽 때의 일로 저녁을 사고 싶다는 말에 현준은 사양을 하기도 난감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 줘요. 조금만 하면 끝나니까.”
“예. 저기 그럼 저는 밖에 나가 있을게요.”
“예? 아! 그래요.”
동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기에 먼저 사무실 밖으로 나가 있으라는 말을 한 윤미래 대리는 자신의 남은 잔업을 처리했다.
그냥 고마움에 밥만 사려는 것이었지만 회사 내에서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현준은 먼저 퇴근을 해 보겠다는 말을 하고서는 회사를 나섰다.
“윤 대리는 퇴근 안 해?”
“저요? 저 밀린 업무 있어서요.”
“내일 하지.”
“아니에요. 오늘 다 하고 가야 해요.”
“꼭 그래야 하나?”
“예.”
“뭐 그래. 그렇게 해.”
사무실 한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윤미래 대리는 꿋꿋하게 업무를 했다.
“아후! 우리 인턴은 정규직 전환돼도 같이 일은 못 하겠네.”
“왜요? 우리는 같이 할 수도 있죠.”
“그런가?”
짓궂은 농담에 윤미래 대리는 버럭 한마디 했다.
“아! 그런 거 아니라구요!”
“누가 뭐래?”
윤미래 대리는 직장 동료들과 너무 친해지면 그것도 문제라고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