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48
148화
148.
다음 날 아침 출근을 한 윤미래 대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동료들로부터 뜻밖의 말을 들어야 했다.
“윤 대리. 어제 데이트는 잘했어?”
“예? 무…… 무슨 데이트요?”
“무슨 데이트는. 총무과 이연우 대리가 자기 데이트했다고 잘 어울린다고 하던데.”
“…….”
자기한테 비밀로 해 달라던 이연우가 동네방네 다 소문내고 다녔다는 것에 윤미래 대리는 이를 악물었다.
확 이연우 대리가 인턴 아가씨하고 사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 버릴까 했지만 이미 다들 알고 있었기에 소문을 내 봐야 소용없는 일이었다.
“데이트 아니에요. 클럽에서 일 때문에 서현준 씨 도와준 것 때문에 그냥 밥 산 거예요.”
“아! 그래?”
동료들도 다들 알고 있는 일이었지만 눈은 웃고 있었다.
아니라고 해도 도무지 믿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현준도 출근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 현준 씨. 어제 좋았어?”
“어제요? 뭐 좋았죠.”
영문을 모르는 현준은 어수룩하게 어제 좋았다는 말로 사무실 직원들의 입가의 끝을 귀 아래까지 찢어지게 만들었다.
“잡담 그만하고! 일 안 해?”
그렇게 은근히 놀리는 동료들에 시달려야 했지만 다행히 강 과장님의 호통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끝이 났다.
현준과 윤미래를 불편한 심기로 바라보는 강 과장이었지만 강 과장의 눈에도 꽤나 훈훈한 두 사람이었다.
“윤 대리.”
“예.”
“오늘 오후에 오브셀 출장 있지?”
“예. 그거 과장님하고 같이 가야 하는 거잖아요.”
“오늘 나 부장님하고 갈 곳 있으니까. 자네가 혼자 가.”
“혼자요?”
“음! 현준 씨.”
“예. 과장님.”
“오늘 할 거 없지?”
“김 대리님께서 시킨 거…….”
“야! 김 대리! 너는 왜 인턴한테 짬을 때리냐! 니가 할 건 니가 좀 해라!”
가만히 있던 김 대리만 강 과장에게 깨지는 것이었다.
“김 대리 일 김 대리한테 돌려주고 윤 대리하고 오브셀 좀 갔다 와. 그럼 되지. 윤 대리.”
“현준 씨는 인턴인데요. 괜찮을까요?”
지금도 인턴에게 시킬 일치고는 너무 많이 주고 있었다.
사실상 사원이나 다를 바 없이 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인턴은 인턴이었다.
외부 출장까지 데리고 다닐 수는 없었다.
“그냥 데리고 가. 혼자 보내기에는 그러니까.”
둘이 가서 데이트나 하고 오라는 듯이 윤미래와 현준을 같이 보내는 두 사람이었다.
“시간 늦어지면 연락하고 바로 거기서 퇴근해.”
“알겠습니다.”
강 과장하고 같이 가야 할 출장이었지만 강 과장이 바쁜 일이 있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오전 업무를 마무리하고 난 뒤에 현준과 윤미래는 오브셀로 출발했다.
“운전면허 아직 없죠?”
“아니요. 운전면허는 있습니다.”
“아. 있어요?”
“예. 아르바이트할 때 쓰려고 면허는 땄습니다.”
“그래요?”
현준이 운전면허는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차가 있을 리는 없었기에 윤미래 대리는 자신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후우!”
“윤 대리님. 운전 얼마나 하셨어요?”
“육 개월이요.”
“…….”
운전대를 잡고 긴장하는 윤 대리에 현준은 매우 불안해졌다.
“제가 할까요?”
“나 매일 운전하거든요.”
현준보다는 자신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하는 윤 대리였다.
현준은 그렇게 운전대를 주지 않는 윤미래에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손잡이를 꼬옥 붙잡았다.
그렇게 출발하는 윤미래의 운전 솜씨는…….
“윤 대리님!”
“정신 사나우니까 조용히 해요!”
현준은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을 해 왔었지만 죽음을 두려워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뒤에 차 없죠? 차!”
“왜요? 왜?”
“차…… 차선 바꾸려고요!”
“그냥 앞으로 가세요! 앞으로! 뒤에 차 와요!”
“나…… 고…… 고속도로 처음 타는데!”
“저기 휴게소! 휴게소! 휴게소로 들어가요! 휴게소!”
간신히 휴게소에 들어가서는 윤미래와 현준 모두 기진맥진해야만 했다.
“미…… 미안해요.”
“하아. 아니 괜찮아요. 제가 운전할게요.”
현준은 기진맥진해 있는 초보 운전 윤미래에게 정신 차리라고 커피 한 잔을 사주고서는 자신이 운전대를 붙잡았다.
오브셀의 생산 공장이 지방에 있었기에 지방까지 내려가야 했다.
집과 회사만 운전하던 윤미래가 운전해 가기에는 아직은 무리인 곳이었다.
그렇게 현준이 운전을 하자 윤미래는 꽤나 의외라는 듯이 현준에게 물었다.
“운전 잘하네요.”
“아르바이트하면서 운전 많이 했어요.”
“무슨 아르바이트 했었는데요?”
“뭐 이것저것. 배달 아르바이트도 했었고요.”
거짓말은 아니었다.
전생 때에는 가난한 대학생으로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기도 했던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에 윤미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보다 꽤나 안정적인 운전이었다.
“아! 날씨 좋다.”
“그러게요. 놀러 가기 좋은 날씨네요.”
“그런데 말이에요.”
“뭘요?”
“어제.”
“어제요?”
“예. 이연우 대리가 말했던 서현준 호성 그룹 막내아들이요.”
현준은 자신의 옆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윤미래에 긴장이 되었다.
“현준 씨하고 이름도 똑같고. 사진으로 보면 닮기도 해서요.”
윤미래는 호성 그룹 서현준의 사진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며 운전대를 잡고 있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 싸가지 없어 보이지 않아요?”
“예?”
“저도 저하고 이름 같아서 그 사람 사진으로 본 적 있는데 좀 이미지가 싸가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음! 조금 그러긴 하네요.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 같기도 하고.”
뉴스 기사에 나오는 서현준의 이미지는 현준이 말을 한 것처럼 다소 거만하고 싸가지 없어 보이기는 했다.
그에 반해 운전대를 잡고 있는 현준은 세상 순박해 보이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현준 씨가 그런 말도 쓰네요.”
“아하하! 그러게요. 제가 서현준 씨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닌데. 그런 말 쓰는 건 조금 그렇죠?”
“예, 맞아요. 물론 음! 조금 싸가지 없어 보이긴 하네요.”
윤미래도 현준의 말에 동의하는지 서현준의 사진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서현준 씨. 잘 생겨서 여자들한테 인기 많을 것 같던데. 돈도 많고 재벌 3세면 엄청나니까요. 윤 대리님도 그런 스타일 어떠세요?”
“저요? 음! 저는 별로. 이런 스타일 피곤해서.”
“왜요? 서현준 씨가 윤 대리님 같은 분 좋아할 수도 있는데요.”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 이런 남자 주위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요. 저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걸요.”
윤미래는 역시나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재벌 3세가 자신의 회사의 인턴으로 근무하는 드라마 같은 일 따위는 없을 터였다.
“만일 제가 정말로 재벌 3세면 윤 대리님은 어떠실 거 같아요?”
“현준 씨가?”
“예. 아니면 윤 대리님께서 재벌 3세거나 그러면…….”
“일단 그럴 일 없겠지만 만일 그런 거라면 엄청 좋을 것 같은데요.”
“왜요?”
“뭔가 드라마 같잖아요.”
“드라마 좋아하시나 보네요.”
“좋아한다기보다는 시간 때우기에 좋잖아요.”
별달리 영양가 없는 대화를 나누며 오브셀의 생산 공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연락이 되어 있었기에 오브셀의 담당자를 따라 생산 원료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준이 하는 일은 윤미래 대리를 따라다니는 것이었지만 간만에 온 오브셀에 주변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아중 그룹에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든 오브셀이었다.
결국 아중 이노베이션에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큰 타격을 줬고 국내의 탄소 섬유 원료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아직 아중 그룹이 아중 이노베이션을 포기하지 않은 채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손해만 커지고 있었다.
그렇게 오브셀의 역할은 이 정도쯤에서 충분했다.
현준은 매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브셀을 판 돈으로 다시 총알을 장전하면 아중 그룹의 다른 계열사를 압박하거나 분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터였다.
‘현재 아중 그룹은 아중 건설 분야하고 아중 물산 분야. 그리고 아중 증권과 보험으로 나누는데.’
주력 산업으로 삼았던 아중 이노베이션이 무너지면서 현재 아중 그룹의 주력은 건설이었다.
아중 건설 김정수의 불씨를 키워 놨으니 알아서 불이 탈 터였다.
물론 작은 계열사들이 몇 개 더 있었지만 그다지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다.
고작해야 매출 수십억에서 몇백 억대의 영세 계열사들은 본사가 무너지면 알아서 흩어질 잔챙이들에 불과했다.
그나마 아중 물산이 버티고 있었지만 아중 물산에 세영이 있었기에 현준은 아중 물산을 제일 마지막으로 노릴 생각이었다.
‘결국에는 아중 증권과 아중 보험이지.’
아중 그룹의 캐시 카우 역할도 겸하고 있는 아중 증권보험을 노리기로 한 현준이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왜에에엥!
갑자기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무슨 일이야?”
“화재경보기 소리 같습니다!”
“불이라도 난 거야?”
공장을 살펴보던 중에 화재 경보가 맹렬하게 울렸다.
그리고 이내 불이 났음을 직원들이 고함을 질러 외쳤다.
“제2공장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뭐? 빨리 꺼! 빨리!”
“불이 생각보다 큽니다!”
2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말에 관리자가 불을 끄라고 성화였지만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현준은 갑작스러운 화재에 인상을 찡그리다가 외쳤다.
“빨리 대피하세요! 빨리! 곧 여기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2공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기에 현준은 당황해하는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서는 윤미래의 손을 붙잡았다.
“윤 대리님! 빨리 피합시다!”
“그…… 그래요. 현준 씨!”
불보다 불로 인해 발생할 유독 가스가 더 위험했다.
탄소 섬유 원료를 생산하기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사건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불은 빠르게 번져서는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있었음에도 검은 유독 가스가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현준은 손수건을 꺼내어서는 윤미래의 입을 막고서는 공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달렸다.
화재 경보와 함께 공장 구역을 차단하는 방화벽이 내려와 있었다.
공장 가득 검은 연기가 퍼져 점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쿨럭! 앞이…… 앞이 안 보여!”
“출구! 출구가 어디야!”
공장 내부의 직원들이었지만 검은 연기 때문인지 당황해서인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오른쪽! 오른쪽!”
현준은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 황급히 고함을 쳐서는 출구 방향을 알렸다.
오브셀의 공장 내부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현준이었다.
공장 설계에도 일부 관여를 했었기에 현준은 당황해하는 오브셀의 직원들을 인도해서는 무사히 출구까지 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출구까지 빠져나오자 공장 상공으로는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고 소방차들이 빠르게 공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화재를 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지만 2공장의 화재로 생산 차질은 어쩔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빌어먹을!”
현준은 오브셀의 화재로 아중 이노베이션이 살아남을 수도 있다는 것에 욕이 흘러나왔다.
온통 연기로 시커멓게 되었지만 안경을 벗고 얼굴을 가리던 머리카락들을 걷어 올린 채로 불이 나고 있는 오브셀 공장을 바라보는 현준의 얼굴을 윤미래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채로 입에서 욕설을 뱉은 현준의 모습이 너무나도 낯설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