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5
15화
15.
현준은 본가 저택에 들렀다.
본가 저택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자 둘째 형이 기다리고 있었다.
“뭐하다 이제 와.”
“아! 형. 아는 친구하고 만나서 놀다가.”
“차가 그게 뭐냐? 옷차림도 그렇고.”
공민지와 방혁수를 만나러 가느라 중고 국산 차를 타고 갔다.
더욱이 현준도 언제 험한 상황이 올지 알 수 없었기에 작업화와 두꺼운 청바지 그리고 잠바를 입고 있었다.
“요즘 유행이야.”
“유행은 무슨. 빨리 와라. 아버지 어머니 기다리신다.”
가족들 전체가 다 모인 모양이었다.
현준은 아직 어려웠지만 어색해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며 둘째 형을 따라갔다.
위로 두 명의 형과는 나이 차이가 열 살은 족히 났다.
그 때문에 두 형은 이미 결혼까지 해서 조카가 있는 상태였다.
둘째 형을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둘째 형의 형수가 맞아 주었다.
“도련님 오셨어요.”
“아! 예!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어요?”
전에는 유명 배우였던 둘째 형수였다.
은퇴한 지 꽤나 지났지만 영화감독들이 가끔 러브콜을 부르고는 한다고 했다.
내심 다시 방송을 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고지식한 재벌 가문에서는 쉽지 않아 보였다.
둘째 형이 허락을 해도 서대영 회장이나 이연수 여사가 불편해하면 어려운 법이었다.
막내인 현준과는 달리 첫째와 둘째에게는 꽤나 엄한 서대영 회장이었다.
아무래도 가업을 이어야 하기에 엄격해지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첫째 형인 서영수가 엄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너는 왜 이렇게 늦게 다녀.”
“죄송합니다. 형.”
현준은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서영수에 황급히 사과를 했다.
현준에게 있어서는 할아버지 같은 서대영 회장보다 큰 형이지만 아버지 같은 서영수가 더 대하기 어려웠다.
“애가 학교생활 하다 보면 늦을 수도 있지. 뭘 그러니.”
형들은 가지도 못한 한국대에 당당하게 입학한 현준이 그리도 마음에 드는 이연수 여사였다.
호성 그룹의 회장이 되기에는 힘들겠지만 한국대에 다니는 막내아들 정도면 회사도 잘 이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오냐오냐 키우면 버릇 나빠져요. 그리고 너 요즘 좋지 않은 소문 돌더라.”
몇 번 가지 않았지만 금세 소문이 돌았는지 서영수가 한마디 했다.
어머니도 있고 형수들도 있기에 무슨 소문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조심하라는 한 마디였다.
그리고 그때 서대영이 자신의 서재에서 식당으로 나왔다.
“무슨 소문?”
“아버지.”
서대영 회장이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다들 자리에서 일어섰다.
회사의 권한을 첫째인 서영수에게 조금씩 넘기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서대영의 힘은 회사 내에서든 집안에서든 막강했다.
“우리 현준이가 무슨 소문이 돈다는 거냐.”
“그게. 후우! 클럽에서 술하고 여자를…….”
서대영은 서영수의 말에 힐끔 현준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닮아(?) 훤칠하고 머리도 좋은 녀석이었다.
그렇게 잘난 놈이었으니 여자가 꼬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고등학교에서 공부만 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테니 대학에서 조금 방탕하게 논다고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약은 안 하지?”
“예. 절대 안 합니다.”
“그럼 됐다.”
“여보!”
“사내가 술 좀 마시고 여자 좀 만나는 게 뭐 문제가 되나.”
술값으로 몇천만 원 나온다고 해 봐야 눈 하나 깜빡일 서대영이 아니었다.
오히려 젊을 때 그런 경험도 해 봐야 한다고 여겼으니 현준이 어지간히 방탕하게 살지 않는 이상은 젊은 날의 방황 정도로 여길 뿐이었다.
그렇게 서대영도 신경을 쓰지 않았으니 서영수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서영수가 보기에도 현준 정도면 세상의 유혹에 꽤나 많이 꼬일 듯했다.
다만 적당히 하라는 의미였다.
“자! 밥 먹자.”
서대영이 숟가락을 들자 식사가 시작되었다.
주말에 한 번 정도는 저택에 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물론 하다 보면 가족 전부가 모이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웬만하면 서대영의 호출에 전부 모여야만 했다.
그렇게 식사를 하던 중에 이연수 여사가 입을 열었다.
“현준이 학교에서 세영이하고 보니?”
“과가 달라서 보기는 힘들어요. 학교가 워낙에 크기도 하고 공부하는 건물도 다르고요.”
“그래. 같은 학교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얼마나 좋던지.”
이연수 여사는 힐끔 서대영을 바라보았다.
뭔가 한마디 해 보라는 말인 듯했다.
서대영도 현준이 적당히 놀았다고 생각한 것인지 슬슬 세영과의 약혼을 꺼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이야 당장은 할 필요 없지만 김 회장과 약속대로 세영이하고 약혼을 해야겠지.”
현준은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하며 입을 열었다.
“군대 가려고요.”
“뭐?”
“올해 2학년 마치고 군대 문제 해결할까 합니다.”
“군대?”
“예. 요즘 군대 문제로 말들이 많잖아요. 괜히 나중에 구설에 오르는 것보다는 지금 해결하려고요.”
현준이 군대에 가겠다는 말을 하자 다들 멍하니 현준을 바라보았다.
“꼭 가야겠니? 엄마가 어떻게 해 줄까?”
귀한 막내아들이 군대에 갈 것이라고 하자 이연수 여사는 걱정이 되었다.
옛날에 비해서는 힘들다지만 자신의 남편이라면 어떻게든 현준을 군대에서 빼 줄 수 있으리라 여겼다.
서대영도 현준이 군대에 갈 생각이라는 말에 당황한 듯했지만 한국 남자로서 군대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이 죽어도 군대는 못 가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방법을 찾아봤겠지만 먼저 군대 갔다 오겠다고 하니 축하를 해 줘야 할 일이었다.
“군대 가기 전에 약혼을 해도 되겠지만 군대 가기 전에 좀 놀고 싶기도 하고요.”
조금 전 술과 여자로 경고를 받은 현준이었으니 약혼 전에 조금 방탕하게 놀고 싶다는 말에 서대영도 피식 웃었다.
“그래. 군대 문제도 해결하고 나야 김 회장도 마음 부담이 덜 테지. 알았다. 약혼 문제는 너 군대 다녀오고 난 뒤에 이야기하자.”
군대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에 아중 그룹의 김무연도 충분히 이해를 할 것이었다.
“여보! 정말 현준이 군대 보내려고? 애가 그러다가 옛날처럼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고등학교 때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연수 여사로서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었다.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대요.”
“그래요.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격투기까지 했던 놈인데.”
두 아들도 거들며 이연수 여사를 안심시켰다.
현준에게 인상을 찡그렸던 첫째 형인 서영수도 현준이 군대를 갔다 오려고 한다는 말에 따뜻한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서대영의 말처럼 약만 하지 않는다면 크게 터치하는 일은 없을 듯했다.
그렇게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하아! 다시 군대라니.’
이미 전생에서 한 번 군대에 갔다 왔던 현준이었다.
절대 다시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전 부인과 결혼을 다시 하는 것보다 차라리 군대 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내가 왕년에…….”
그렇게 서대영 회장의 군대 때 이야기를 들으며 화기애애한 저녁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자췻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첫째 형인 서영수가 현준에게 다가왔다.
“현준아.”
“어. 큰형.”
비트코인과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용돈 꽤나 뜯어내기는 했지만 영 어려운 상대였다.
“돈 필요하면 어머니나 아버지께 이야기하지 말고 나나 정대한테 이야기해.”
서영수는 현준이 유흥에 맛을 들였다는 것에 부모님께 걱정 끼치지 않도록 하려고 했다.
서영수도 젊을 때 꽤나 유흥에 빠지기도 했으니 마냥 나무라지는 않았다.
“돈은 충분해.”
“충분하긴. 그렇게 놀다가는 니 용돈으로는 택도 없을 거다. 괜히 전에 아버지가 사주신 주식 팔지 말고.”
서영수도 현준이 주식을 꽤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주식이 현재 이득을 보았는지 손해를 보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유흥으로 날려 버리는 미련한 짓은 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걱정하지 마.”
“그래. 군대는 너무 걱정하지 마라.”
군대에 가더라도 편한 곳으로 빼려고 할 것이 분명했다.
현준은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말을 하려다가 그냥 놔두었다.
‘한 번 갔다 온 군대에 또 가는데.’
자신이 간 군대가 가장 힘든 곳이라고는 하지만 현준은 정말 힘든 곳에서 군 생활을 했기에 이번에는 조금 편한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세영과의 약혼 문제를 최소한 2년에서 3년 뒤로 미룰 수 있게 된 현준이었다.
* * *
“세영아. 너 요즘 현준이랑은 잘 지내고 있니?”
아중 그룹의 최지원 여사는 자신의 막내딸인 세영에게 현준과 잘 지내고 있냐고 물었다.
“예. 잘 지내고 있어요.”
여전히 자신에게 냉랭한 현준이었지만 세영은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했다.
고등학교 아니 정확하게는 중학교 때부터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갑내기였다.
아중 그룹과 호성 그룹의 두 회장 사이도 꽤나 친밀했기에 현준과 세영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이제 약혼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최지원 여사는 자신이 생각해도 다소 이르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옛날부터 약속한 일이었기에 김무연 회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딸 가진 어머니 입장에서 사위가 누구인들 주고 싶지 않았지만 현준은 최지원 여사의 눈에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중고등학생 때에 꽤나 말썽을 부려서 소문이 안 좋게 나기는 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한국대에도 들어갔으니 소문이야 어린 시절의 치기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예비 사위가 너무 잘나다 보니 엄한 여자가 채어 갈 것도 걱정이 드는 것이다.
“현준이 그놈. 올해 학교 마치고 군대 갔다 올 거라던데.”
“예? 군대요?”
“그래. 졸업하고 약혼 전에 군대 문제 해결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군대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 약혼을 할 생각이라는 말에 최지원 여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자신의 딸과 결혼하고 난 뒤에 군대에 가기라도 하면 그것도 문제였다.
김무연은 신문을 보며 세영에게 한마디 했다.
“그런다고 안심하지 말고. 엄한 여자가 채갈 수 있으니까 너도 긴장 좀 해.”
김무연 회장도 현준이 유흥에 빠져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약속은 했지만 아직 약혼도 결혼도 하지 않은 현준이었기에 김무연도 딱히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알았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세영은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서는 거실 소파에서 일어나서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온 세영은 자신의 책상에서 책 한 권을 꺼내어서는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사진 하나를 보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넌 언제나 내 말을 들어야 해. 현준아.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르더라도 말이야.”
사진을 다시 책 사이에 끼워 넣은 세영은 다시 책을 숨겨 놓고서는 자신의 둘째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오빠! 난데.”
자신의 둘째 오빠인 김정수에게 전화를 건 세영은 무언가를 이야기하고서는 전화를 끊었다.
그녀도 현준의 주위에 여자가 많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중에 신경 쓰이는 여자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현준은 자신의 남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세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