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61
161화
161.
“엄마! 그게 무슨 소리냐고? 불여시라니?”
“뭐긴 뭐야! 우리 귀한 아들 싸움박질이나 하게 만든 그 기집애지! 그 아비나 자식이나! 어쩜 그렇게 여자 보는 눈이 없니!”
철호는 어머니의 외침에 심장이 땅바닥으로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영이 이야기하는 거야?”
“그럼 누군 말하겠어! 그 기집애한테 엄마가 귀한 아들 넘보지 말라고 했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엄마가 좋은 여자 소개해 줄게.”
“엄마!”
“아이고! 얘가 왜 큰소리야!”
철호는 민지영이 미국으로 떠난 이유가 다름 아닌 자신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몸이 떨려왔다.
“지영이한테 뭐라고 했어?”
“뭘 뭐라고 해! 귀한 우리 아들 앞길 막지 말라고 했지.”
“아니! 대체 지영이가 내 앞길을 왜 막아!”
“어머! 얘 좀 봐! 너 정말 모르는 거니?”
“뭘 몰라? 뭘?”
“그 기집애하고 니 친구라던 현준이인가 하는 애가 같이 동거했었다며! 너 싸움박질하는 그거 하게 만들려고 현준이가 너한테 지영이 준 거라더라!”
“뭐? 누가 그래?”
“누구긴 누구야! 니네 누나……. 아니. 아니다.”
철호의 말에 철호의 어머니는 철호의 누나라고 말을 하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녀도 흥분하는 바람에 말을 해 버린 것이다.
“누…… 누나가 왜? 누나가 그런 이야기를 왜 했는데?”
“아…… 아니야! 엄마가 봤어! 누나가 아니라. 엄마가 봤어! 아무튼 이딴 곳에서 그만 있고! 집으로 들어와!”
철호의 어머니는 구질구질한 철호의 거처에 짜증이 나는지 당장 집으로 들어오라고 외쳤다.
철호의 아버지도 문제였지만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철호는 허탈해졌다.
누나가 무슨 이유로 민지영을 모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준과 민지영이 동거를 하거나 자신에게 떠넘긴 것이 아님은 알고 있었다.
오히려 싫다는 민지영을 쫓아다닌 것은 자신이었고 현준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민지영의 미국 출장도 현준이 한 짓으로 생각했던 철호로서는 자신이 오해를 했음을 알게 되었다.
항상 자신에게는 무엇 하나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았던 현준이었다.
그것이 자신을 생각해서라는 것도 알 수 있었지만 못내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공민지를 통해 고향 선배인 영호 형이나 아이언 스틱의 임고석이 폭력조직에 속해 있다는 사실도 들었다.
어쩌면 영호가 자신에게 접근한 것도 의도적인 것이며 현준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호는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철호야! 철호야! 어디 가니! 철호야!”
자신의 어머니가 불렀지만 철호는 어머니의 부름을 외면하며 밖으로 나갔다.
무척이나 공교롭게도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꽤나 세차게 내린 비로 인해 철호는 흠뻑 젖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뛰었다.
숨이 가빠 올 정도로 뛴 끝에 도착한 곳은 현준의 아파트였다.
얼마 전까지 회사 다닌다고 좁은 원룸에서 지냈다고 들었지만 지금은 회사도 그만뒀으니 본래 살던 값비싼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고 있을 터였다.
몇 번 드나든 적이 있었기에 아파트 입구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었다.
아파트 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철호는 현준의 현관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에 문이 열리고 강구역이 모습을 보였다.
“어? 철호 형님?”
온몸이 흠뻑 젖은 철호의 모습에 강구역은 당황했다.
그런 강구역을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온 철호는 거실의 소파에 세상 편하게 앉아 있는 현준을 볼 수 있었다.
현준은 철호를 보고서는 강구역에게 말했다.
“구역아!”
“예! 형님!”
“수건 좀 가져다줘라.”
“예! 형님!”
냉큼 화장실로 달려가는 강구역에 철호는 입을 열었다.
“알고 있었냐?”
“밑도 끝도 없이 뭘 또? 뭘 알고 싶은데?”
“민지영이 미국 간 이유.”
“지영이? 왜? 너희 어머니하고 한 번 만났을 때 무슨 이야기라도 했냐?”
“너하고 민지영이 동거했다고.”
“미친 소리를 하고 있네. 너는 지영이가 그럴 여자로 보이냐?”
현준의 말에 철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만일 그랬다면 철호에게 말을 했을 지영이었다.
“정신 차려 새끼야. 지 여자 하나 못 지켜 주는 새끼가. 뭘 하겠다고. 그 깡패 새끼한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는 알겠는데. 비운의 주인공 역할은 그만하고 집으로 들어가라. 니가 깡패 돼서 내 얼굴하고 이름에 먹칠 당하고 싶지 않으니까.”
“혀…… 형님.”
수건을 가지고 온 강구역은 평소와는 달리 독설을 토해 내고 있는 현준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깡패?”
“그래. 너는 임고석이가 어떤 놈인지 모르지? 아니. 구역이도 모르지?”
“예?”
“그 새끼. 마약 유통하는 놈이야. 너하고 구역이 끌어들여서 마약 유통책으로 쓰려고 했었고. 내가 너를 이용해서 돈 벌려고 했다고? X랄하지 마. 왜 이런 이야기 이제 해 주냐고? 니가 계속 내 발목 잡을까 걱정해서 하는 말이다. 학교 졸업하고 새 출발 하기에 부족하지도 않을 테니까. 그냥 집에 들어가. 지영이는 내가 너보다 더 좋은 사람 소개해 줄 테니까.”
현준은 귀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그런 현준에 철호는 충격을 받았다.
현준이 딱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자신이 현준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왜? 왜 그렇게 나를 도와준 거지?”
대체 왜 자신을 위해 그렇게까지 한 것인지를 묻는 철호였다.
현준은 그런 철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번 한 마디에 철호가 무너져 내리거나 아니면 살아갈 힘을 얻거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현준도 알 수 있었다.
사실 현준도 철호를 이렇게까지 도와줄 이유는 없었다.
철호가 마약왕이 되어 대한민국 수만 명의 사람을 마약 중독자로 만들어 버릴 것이 걱정되어서일 수도 있었다.
물론 수만 명의 사람들이 마약 중독자가 되든 말든 그건 현준의 복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었다.
재수 없게 오발탄처럼 튀어 자신의 복수에 지장이 발생할 수도 있었기에 치워 버린 것일 수도 있었다.
당장 공민지의 일도 연관이 되어 있었고 지금은 미래교와 아중 그룹까지 광범위하게 연관이 되어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본체를 찾아내어 뿌리째로 뽑아내야 하는 일이었지만 현준은 잔가지든 잔뿌리든 가릴 것 없이 전부 뜯어내고 캐내며 전부 제거해 버리고 있었다.
철호가 여기서 삐뚤어져 사고를 칠 수도 있는 법이었다.
“음! 하! 하나뿐인 친구가 저따위라.”
“뭐?”
“믿든 안 믿든 상관없고. 친구 새끼가 사고 치는 거 그냥 볼 수 없어서 그랬다.”
“하! 니가 나를 친구로 생각했다고?”
“그러니까 말을 하잖아. 믿든 안 믿든 상관없다고. 나도 그게 아니면 이해가 안 가서 말이야.”
현준의 눈빛은 전혀 그것이 아니었지만 철호는 자신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현준의 말에 기가 막혔다.
“친구가 아니라 꼬붕은 아니고?”
“너는 니 꼬붕한테 그렇게까지 하겠냐?”
현준의 뇌를 열어 생각을 읽기 전에는 확인을 할 길이 없었다.
안절부절못하는 강구역을 두고 현준과 철호의 눈싸움이 치열했다.
철호는 당장에라도 현준의 얼굴을 한 대 쳐 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몸을 돌려 나가려는 철호에 현준이 입을 열었다.
“미국에서 경기 하나 있는데. 할 거면 이번 주까지 사무실로 찾아와라.”
“…….”
철호는 현준의 말에 대답 없이 현준의 집 밖으로 나갔다.
“혀…… 형님.”
“문 닫아! 모기 들어와!”
“예!”
현준은 짜증스럽게 인상을 찡그렸다.
“병X 새끼! 그 알량한 자존심은.”
“형님. 저기 영호 형님이 정말로?”
문을 닫고 달려온 강구역의 말에 현준은 강구역의 옆구리를 발로 찼다.
“윽!”
“넌 새끼야. 딴생각하지 마. 부모님 속상하게 하면 나한테 뒤지는 거니까.”
“그…… 그럼요. 형님. 제가 무슨 딴생각을 합니까.”
강구역의 부모님은 현준이 강구역의 은인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시골에서 농사를 지은 농산물들을 한 번씩 현준에게로 보내 주고는 했다.
강구역도 현준을 평생 모시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딴생각을 할 생각이 없었다.
강구역의 싼 입 때문에 이 사달이 났음을 알고 있는 현준이었으니 강구역에게는 진실을 다 이야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데뷔전 준비는 잘 되고 있냐?”
“헤헤! 예. 형님. 무게만 조금 덜어 내면 됩니다.”
체중 감량 중이라는 강구역에 현준은 입을 열었다.
“족발이나 하나 시켜라.”
“예?”
“족발이나 하나 시키라고.”
현준이 족발을 시키라는 말에 입에 군침이 도는 강구역이었다.
안 그래도 체중 감량 중이어서 힘겨운 강구역이었는데 족발을 시키라는 말에 곧장 주문을 하는 강구역이었다.
“형님! 사이드 메뉴도 시킬까요?”
“뭐 있는데?”
“파…… 파전 있습니다!”
“시켜.”
“불냉면은요?”
“그것도 시켜.”
역시나 재벌 3세여서인지 배달 요금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 강구역은 존경심이 들었다.
“형님! 배달비 있습니다.”
“그냥 시켜!”
“예!”
배달비조차 신경 쓰지 않는 모습에서 더욱더 존경심이 들었다.
‘나도 형님처럼 배달비 걱정하지 않는 재력을 가지고 싶다!’
임고석이니 영호니 하는 이들은 머릿속에서 사라진 강구역이었다.
그렇게 족발 배달이 오자 강구역은 신이 나서는 테이블 위에 배달 음식을 펼쳤다.
“잘 먹겠습니다!”
“뭘 잘 먹어?”
“예?”
“너 체중 감량 중이라며.”
“…….”
강구역은 현준의 눈동자에서 장난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현준은 보란 듯이 족발을 한 점 입 안에 넣고서는 오물거렸다.
“이야! 기가 막히네.”
“혀…… 형님. 저는…….”
“체중 감량 안 해?”
“해야죠.”
“그런데 뭐?”
“아니. 혼자 드시려구요? 양도 많은데.”
“너는 먹으면 안 되잖아.”
“아니. 그러니까.”
“관장님께 전화해 봐. 먹어도 되는지.”
당연히 안 된다고 할 것이 분명했다.
현준은 먹을 수 없는 강구역을 놔두고서는 저녁 식사를 야무지게 했다.
어쩜 사람이 이렇게 악랄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지만 현준에게 충성을 맹세하기로 한 강구역이었다.
자신에게 왜 이런 시련을 안겨 주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현준에게 반항을 할 수는 없었다.
화가 나고 원망스러웠지만…….
“딱 한 입만.”
“예?”
“딱 한 입만 먹으라고. 관장님께는 비밀로 해 줄 테니까.”
“혀…… 형니임!”
“사내새끼가 뭘 그리 질질 짜냐! 먹기 싫으면 니 방으로 들어가고!”
“아닙니다! 형님! 딱 한 입이라고 했지요!”
한 입이라는 말에 강구역은 파전에 불냉면과 족발을 한 움큼 넣어서는 한입에 먹어 치웠다.
그런 강구역을 보고서는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너 그냥 먹방 너튜버 할래?”
“우물! 우물! 우에에?”
“너 오늘 자기 전까지 집 청소 다 해. 먼지 하나 나오면 가만 안 둘 테니까.”
“아라습니다.”
강구역에게 한마디 하고서는 현준은 자러 가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침대에 몸을 누인 현준은 자신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철호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훗! 진짜로 친구로 생각하기라도 한 건가? 웃기지도 않는군.”
철호를 충분히 이용해 먹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철호를 이용해 먹은 현준이었다.
철호에게 친구라는 말을 했지만 자신이 친구를 만들 수 없을 만큼 질 나쁜 인간이라고 여기고 있는 현준이었다.
아니 스스로 인간이 아닌 괴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상관없어. 곧 편안해질 거야. 곧 이 지긋지긋한 불면증과도 헤어지게 되겠지.”
현준은 한참을 뒤척이다가 간신히 잠이 들었다.
그렇게 잠이 든 현준의 방문을 강구역은 조용히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