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64
164화
164.
현준이 사 준 오피스룩을 입고 출근을 한 은희는 점심시간에 오진호를 불러내었다.
자신의 업무뿐만 아니라 세영이 주도하는 일까지 함께해야 했기에 정신이 없는 오진호였지만 학교 후배이자 같은 신입 사원인 은희가 잠시 보자는 말에 시간을 내서는 은희를 찾았다.
“오빠!”
“어! 주말 잘 보냈어?”
“잘 보냈지! 오빠는. 어머! 눈에 다크서클 좀 봐. 오빠 주말에 쉬지도 못한 거야?”
“아니야. 쉬었어.”
피곤해 보이는 오진호의 모습에 은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어쩐 일이야?”
“아! 전에 오빠 도움받은 것도 있고 전에 오빠 지갑이 좀 오래된 것처럼 보이더라고.”
“어?”
“자! 선물!”
오진호는 자신에게 선물 상자 하나를 내미는 은희에 당황했다.
“아니야! 갑자기 무슨 선물이야.”
“걱정 마. 나도 아는 분이 남는다고 선물로 줬는데 남자 지갑이어서 내가 쓸 수도 없고. 그리고 어차피 줄 사람도 없고.”
“그래도.”
“뭐가 그래도야. 오빠 부담가지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잖아.”
은희가 자신을 좋아하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정말이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듯한 은희의 성의에 오진호도 더는 거절을 하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그리 비싼 것도 아니더라. 걱정 말고 써.”
오진호가 알 만한 명품 브랜드는 아니었다.
물론 오진호가 명품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정말 유명한 명품 브랜드를 제외하면 거의 알지 못했다.
“이번 주에 시간 되면 내가 밥 살게. 전에 밥 산다고 했잖아.”
“오! 알았어. 기대할게. 엄청 비싼 거 먹어야겠네에.”
“그래. 비싼 거 사 줄게.”
비싼 것을 얻어먹겠다는 은희에 오진호는 차라리 그게 자신의 마음에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턴 때와는 달리 정규직이 되면서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꽤나 여유로워진 오진호였다.
“그럼 나 가 볼게.”
“그래. 열심히 일해.”
“알았어.”
오진호에게 인사를 하고 가려는 은희는 이내 한 남자를 보고서는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 대리님!”
이 대리라고 불린 남자는 은희를 힐끔 보고서는 오진호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호의적이지 않은 눈빛이었다.
“남자 친구?”
“예? 아니요. 저희 학교 선배님이세요.”
“아! 학교 선배. 어디 부서요?”
“안녕하세요. 패션 부문 신소재 부서입니다.”
“아! 김세영 상무보님 계신 곳.”
“예.”
“나는 이한설 대리요.”
“예. 저는 오진호라고 합니다.”
“은희 씨 학교 선배라고는 들었는데. 입사 몇 년 차인가?”
“올해 입사했습니다.”
“올해? 은희 씨하고 동기인가 보네.”
“예.”
“내가 충고 하나 할게.”
“예? 예. 하십시오.”
“회사에 일하러 온 거지. 연애하러 온 거 아니잖아.”
“예. 맞습니다.”
“괜히 오해 살 만한 행동 하지 말라고. 충고야.”
고작 대리 따위가 타 부서의 직원에게 할 만한 충고는 아니었지만 이한설 대리는 놀란 표정의 진호에게 말을 했다.
“선배님.”
“근무 시간 다 되어 가니까. 빨리 가지. 윤은희 씨.”
“예. 오빠 나중에 연락할게.”
“그래. 선물 고마워.”
오진호는 은희에게 자신이 받은 선물 상자를 흔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 이한설 대리의 표정이 굳어졌다.
황급히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윤은희를 따라 걸어가는 이한설 대리였다.
그런 이한설 대리에 오진호도 따라 걸었다.
“왜 따라와?”
“저도 아중 물산 직원입니다만.”
“아!”
어차피 같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었으니 따라오는 것은 아니었다.
오진호와 같이 걷는 것이 불쾌했던지 담배를 꺼내어서는 흡연 구역으로 향하는 이한설 대리였다.
그렇게 이한설 대리를 지나쳐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은희가 사무실까지는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은희야.”
“오빠.”
“누구야?”
“어! 우리 부서 내 사수분인데. 좀 이상해.”
“…….”
오진호는 은희를 바라보았다.
엄청난 미인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예쁘장한 외모에 몸매도 좋아서 대학 때도 쫓아다니는 남자들이 제법 있다고 들었다.
오진호 자신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고 생각해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은희와 대화를 하다 보니 그냥 평범하고 착한 아이였다.
물론 은희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었으니 은희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예쁘장한 여직원이 회사에 들어왔으니 회사의 남자 직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은희도 이한설 대리를 마음에 들어 하면 상관이 없었지만 은희는 별 마음이 없는데 이한설 대리만 은희에게 관심을 보이는 듯했다.
‘은희도 고생이 많네.’
스토커라고 하기에는 무리였지만 오진호는 뭔가 싸함을 느끼면서 불안해하는 은희가 안쓰러워졌다.
자신이 은희의 애인인 것은 아니었지만 남자 친구도 없는 은희를 자신이 보호해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몸조심하고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바로 연락해.”
“어? 어! 알았어. 오빠. 고마워.”
윤은희는 자신을 걱정해 주는 오진호에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이한설이 자신에게 집적거리기는 하지만 우려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한설 때문에 오진호에게 보호 본능이 생긴 것이다.
* * *
은희가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난 뒤에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 오진호는 은희가 준 선물 상자를 바라보았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부담스러웠지만 그것보다 은희가 불안해하는 것이 더 신경 쓰였다.
“후우! 일이나 하자.”
선물 상자를 자신의 서랍에 넣고서는 업무를 보는 진호였다.
띠링!
-오후도 파이팅! 아자! 아자! 아자!-
은희로부터 온 메시지에 미소를 지은 오진호는 답장을 보내 주고서는 일을 하다가 또다시 세영의 집무실로 몇 차례 끌려가면서 그날 업무를 마칠 수 있었다.
“다들 퇴근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팀장님.”
퇴근 시간과 함께 하나둘씩 퇴근을 했다.
“진호 씨도 집에 가.”
“조금 마무리할 부분이 있습니다. 팀장님.”
오진호는 집에 가라는 세영의 말에 조금 마무리할 부분이 있다는 말을 했다.
“근무 시간 안에 일을 다 끝내야지. 신입이 뭔 일을 그렇게 많이 해. 이거 조금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세영의 말에 퇴근을 하려던 직원들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오진호를 바라보았다.
인턴일 때부터 오진호를 부려 먹던 세영이었다.
오늘도 커피 마시고 싶다고 오진호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고 다른 잔심부름도 시키던 세영이었다.
그런 심부름을 안 시켰으면 진작 다 했을 터였지만 누구 하나 그런 말을 세영에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죄송합니다.”
“죄송은 뭐. 그런다고 야근하는데 눈치 보고 야근 안 올리고 그러진 마. 결재는 해 줄 테니까.”
세영 나름대로 오진호에게 야근 수당 챙겨주려는 것이기는 했다.
물론 오진호가 야근을 안 올려서 문제였지만 세영이 알아서 한 시간씩 야근 수당을 챙겨 줬다.
“그럼 나 먼저 가 볼게요. 다들 수고해요.”
“예! 들어가십시오! 팀장님!”
오진호 외에도 몇 명이 업무 마무리를 하느라 조금 더 있다가 퇴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퇴근을 한 직원은 나가고 오진호도 일을 마무리 짓고서는 일어섰다.
“다 끝났어?”
“예. 장 대리님은 아직 안 끝나셨어요?”
“아우! 요즘 일이 많아져서 죽겠어. 우리 부서 일이 아닌 것 같은 것도 있고 말이야.”
한숨을 내쉬는 장 대리에 오진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해 준 기획서를 세영이 추진하다 보니 일거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오진호 때문에 늘어난 일이었다.
오진호도 굳이 이렇게 할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준 때문에 불안했다.
아중 그룹도 위태위태한 상황이었으니 조금이나마 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오진호였다.
“빨리 가 봐.”
“제가 도와 드릴 것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아니야. 피곤할 텐데.”
“아닙니다. 아직 젊어서 그런지 괜찮습니다.”
“참 내. 그럼 이거 오타 확인 좀 해 줘.”
“알겠습니다.”
세영이 분명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오진호는 일거리가 늘어난 것이 자신 때문이기도 했기에 장 대리의 일을 도와주었다.
어차피 늦어 봐야 조금 더 늦는 정도였다.
그렇게 일을 함께 마무리 짓고서는 사무실을 나섰다.
회사 로비로 내려온 오진호는 점심때 보았던 은희와 이한설 대리가 도롯가에 서 있을 것을 볼 수 있었다.
“같이 저녁이나 한 끼 하자니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 대리님. 저 약속이 있어서요.”
“약속은 좀 미뤄. 내가 은희 씨한테 할 말이 있어서 그래.”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하는 듯했다.
그렇게 난처해하는 은희의 모습에 오진호가 다가갔다.
“은희야.”
“어! 진호 오빠!”
은희는 자신의 사수인 이한설 대리를 힐끔 보았다가 오진호에게 달려갔다.
그리고서는 오진호의 뒤에 숨는 은희였다.
그런 은희와 오진호에 이한설 대리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을 하려다가 오진호의 뒤에 있던 장 대리와 눈이 마주쳤다.
“야! 이한설이.”
“어!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너 뭐 하냐?”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긴 뭐가 아냐? 여성분이 싫다는데. 왜 끌고 가려고 그래!”
“끌고 가다니요. 그런 거 아닙니다.”
장 대리가 이한설보다 선배인 듯했다.
“일단 진호 씨하고 이름이?”
“안녕하세요. 윤은희라고 합니다. 선배님.”
“아! 은희 씨. 아아! 그래. 둘이 먼저 가.”
“예. 감사합니다.”
“선배님.”
오진호가 장 대리를 부르자 장 대리는 걱정하지 말라며 손을 내저었다.
“어서 가 봐.”
오진호와 은희를 보낸 장 대리는 잔뜩 표정이 굳은 이한설에게 다가갔다.
“야.”
“선배님이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닙니다.”
“미친놈아. 그런 거든 아니든. 너 저 아가씨 누군지는 알고 그 X랄이냐?”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한설은 장 대리의 말에 의아한 듯이 바라보았다.
인사과에 동기가 있는 장 대리였다.
“저 아가씨. 윤은희. 회장님 조카야. 미친놈아. 건들 상대를 건드려.”
“예? 윤 씨잖습니까?”
“회장님 사모님의 여동생의 딸이다. 김세영 상무보님 친척 동생이야. 니 백으로 어찌할 수 있는 아가씨가 아니라고.”
“그…… 그럼.”
“그럼이 아니고. 괜히 싫다는데 억지로 접근하지 마라. 어차피 저 아가씨 입은 옷들 보이지? 니 월급으로 감당 안 되는 거니까. 괜히 사고 쳐서 인생 망하지 말고.”
은희의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 기회라면 기회이기도 했지만 위험 부담이 무척이나 큰 기회였다.
이한설 대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진호하고 저 아가씨하고 무슨 관계냐?”
“아! 대학교 선후배라고.”
“아! 그래?”
왜 은희가 오진호의 뒤에 숨은 것인지 이해가 되는 장 대리였다.
오진호는 별다른 백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장 대리였다.
물론 오진호도 뭔가 있기는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장 대리였지만 이한설에게 괜히 문제 일으키지 말라고 경고를 했다.
물론 그런 경고도 소용없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한설 대리는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는 쫓겨나다시피 해야 했다.
다들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이한설 대리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당장 다음 날부터 은희가 자신에게 냉랭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꼬리를 친 듯한 것은 은희였지만 이한설은 오진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용된 것임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