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68
168화
168.
“죄송해요.”
“알았으니까 운전이나 똑바로 해요.”
현준의 외제 차가 움직이지 않자 현준은 윤미래의 차를 얻어 타고서는 장원문 의원의 출판 기념회가 열리는 호텔로 가고 있었다.
윤미래의 차도 앞 범퍼가 찌그러져 있기는 하지만 현준의 차와는 달리 운행이 가능했다.
택시가 잡힐 것 같지도 않았고 시간도 없었기에 결국 현준은 윤미래가 데려다주겠다는 말에 윤미래의 차에 올라탄 것이다.
자신의 차는 윤무덕에게 연락을 해서 정비소로 보내라고 했다.
윤미래는 짜증스러워 보이는 현준을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연락이 안 되는 현준이었다.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이 되었지만 연락을 할 방법이 없었으니 서운해도 점점 잊어가고 있던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과 몇 달 동안 옆자리에서 함께 근무했던 윤미래였다.
정면의 모습은 달랐지만 현준의 옆얼굴이 무척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뭘 그렇게 힐끔힐끔 보십니까?”
“아! 죄송해요! 아…… 아니 그게. 아는 사람하고 닮아서요.”
“누구하고요?”
“아! 저희 회사 인턴하고요.”
긴가민가하는 윤미래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었다.
“아니 어디 회사에 다니시길래 재벌 3세인 제가 인턴으로 근무를 합니까.”
“아! 그냥 닮았을 뿐이에요. 그 친구도 이름이 서현준이거든요.”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윤미래도 알고 있었다.
더욱이 자신이 아는 현준은 정말 착하고 순한 사람이었다.
그에 반해 보조석에 앉아 있는 현준은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싸가지 없어 보이는 전형적인 재벌 3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잘못을 한 것은 윤미래 자신이었기에 현준에게 성격이 왜 그러냐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그 친구 꽤나 잘생겼나 봅니다.”
현준은 마치 나르시시즘에 빠진 듯이 말을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꽤나 재수 없는 듯한 말이었지만 윤미래는 자신이 아는 현준을 떠올리며 대답을 했다.
“예. 잘생겼어요.”
“…….”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을 하는 윤미래의 말에 현준은 할 말을 잃어야 했다.
회사에서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기는 했지만 선은 확실하게 지킨 윤미래였다.
“그 친구 지금은 뭐 하고 지내는지.”
“왜요? 연락이 안 됩니까?”
“예. 정말 성실하고 능력 있는 친구인데. 하아!”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윤미래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잘 대해 줄걸.”
“보아하니 잘 대해 줬던 것 같은데 나 닮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해 줄 겁니다.”
“그쪽은 안 닮았어요. 외모는 조금 닮은 것……. 음! 그 친구가 더 잘 생겼어요. 성격도 좋구요.”
“…….”
윤미래는 싸가지 없는 재벌 3세보다 가난하지만 인정 많은 현준이 훨씬 낫다고 말을 했다.
“참 내. 저 꼬시려고 그러시는 건 아니시죠?”
“예?”
“아니. 그 친구 엄청 좋아하는 듯한데 연락은 안 되고 저하고 닮았다고 계속 그러시니. 이거 흑심이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아! 아니에요!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윤미래는 기겁을 하며 절대 아니라고 말을 했다.
윤미래 스스로 생각해도 재벌 3세를 꼬시려고 수작을 부리는 것처럼 여겨진 것이다.
현준은 피식 웃으며 윤미래를 놀려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콜록! 콜록!”
“감기 걸리셨어요?”
“신경 쓰지 말고 운전이나 제대로 하세요. 또 뒤에서 박지 마시고. 콜록!”
톡 쏘는 듯이 말을 하는 현준에 윤미래는 성격 꽤나 나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윤미래는 현준이 가야 할 호텔 앞에 멈추었다.
“늦진 않았겠죠?”
“다행히 그런 것 같군요.”
현준은 지갑을 꺼내어서는 안에 들어 있는 수표를 대충 쥐어서는 윤미래에게 내밀었다.
“뭐예요?”
“택시비.”
“아니요. 괜찮아요!”
윤미래는 아니라고 말을 했지만 현준은 조수석 시트 위에 내려놓고서는 윤미래의 차에서 내렸다.
대충 차 수리비 정도는 충분할 터였다.
“저기요! 서현준 씨!”
운전석에서 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현준을 불렀지만 현준은 들은 척도 안 하고 들어가 버렸다.
“야! 돈 필요 없다고!”
윤미래는 결국 현준에게 반말까지 했지만 호텔 안으로 들어가 버린 현준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서는 백만 원짜리 수표들을 보았다.
“하아! 돈 많은 거 자랑하나? 택시비가 무슨……. 어?”
윤미래는 현준이 지갑에서 대충 집어 빼준 수표 중에 한 장의 숫자 단위가 다른 것을 보았다.
“잠시만. 영이 몇 개야?”
숫자 영을 세기 시작하던 윤미래는 이내 화들짝 놀랐다.
“야! 돈 잘못 줬어! 이거 1억짜리 수표잖아!”
윤미래는 난생처음 본 1억짜리 수표를 보고서는 고함을 질렀지만 역시나 현준이 듣기에는 너무 늦어 버린 뒤였다.
백만 원짜리 수표도 오버한 것인데 1억짜리는 윤미래가 생각해도 아니라는 생각에 윤미래는 차에서 내렸지만 뒤차들에서 울리는 자동차 경적에 어쩔 수 없이 차에 타야 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오늘따라 무척이나 피곤한 하루라는 생각이 드는 윤미래였다.
그렇게 호텔의 주차장에 차를 세운 윤미래는 호텔 안으로 달려들어 갔다.
물론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었기에 그녀는 출판 기념회에 들어갈 수 없었다.
* * *
“별다른 일 없지?”
“예. 대표님.”
현준은 경비를 서고 있는 익숙한 경호원들에게서 별일 없다는 말을 듣고는 수고하라고 말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호텔의 대연회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재계의 유력 인사들이 유력한 대권 후보인 장원문 의원을 축하하고 있었다.
현준은 장원문 의원에게 다가갔다.
장원문 의원의 옆에는 그의 딸인 장은주가 서 있었다.
“장 의원님. 축하드립니다.”
“오! 현준이 왔냐?”
“예.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는 길에 사고가 있어서 조금 늦었습니다.”
“사고? 어디 다친 곳은 없고?”
“간단한 접촉 사고였습니다. 괜찮습니다.”
“조심을 해야지. 아무튼 이렇게 와서 축하해 주니 고맙구만.”
장원문 의원은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이 장원문 의원의 옆에 서 있는 장은주에게 눈인사를 하자 장은주도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내가 우리 현준 군한테 책 한 권 줘야지.”
“하하! 표지가 아주 멋지게 잘 나온 것 같습니다.”
“힘 좀 썼어.”
“하하하! 이거 나중에 퇴임하시고 난 뒤에 더 멋지게 나와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응? 하하! 이 친구 보게.”
장원문은 현준이 대통령 퇴임 후에 낼 자서전을 언급하고 있는 것에 기분이 좋은지 웃음을 지었다.
아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위가 될지도 모를 현준의 아부가 그리 싫지는 않았다.
그렇게 현준은 장원문 의원의 사인이 들어간 그의 자서전을 받았다.
장원문 의원과 대화를 나누려고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니 자리를 피해 줘야 했다.
“나중에 시간 되면 식사나 한 끼 하지.”
“예. 알겠습니다.”
현준은 장원문 의원에게 인사를 하고서는 연회장의 한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런 현준에 은주가 따라왔다.
“사고 났다구요?”
“어. 오는 길에 뒤차가 박았어.”
“괜찮아요?”
“멀쩡해.”
“선배 은근히 많이 다치는 것 같아요.”
현준이 생각보다 많이 다치는 것에 은주는 인상을 찡그렸다.
“많이 피곤하겠네.”
“피곤하기는요.”
은주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매사 모든 일에 귀찮아하는 현준이었다.
자신이 아는 현준이라면 이런 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터였다.
“오히려 선배님이 더 피곤하시겠네요.”
서대영 회장이 가라고 현준에게 지시한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은주도 알고 있었다.
현준도 아마 자신보다 자신의 아버지에 더 관심이 많을지도 몰랐다.
그런 부분은 속이 상하기는 했지만 은주는 현준이 그렇게라도 자신을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의 배경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은주였다.
현준이 재벌 3세이기 때문이 아니라 현준 그 자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은주였다.
유력한 대선 후보이자 4선 국회의원으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아버지를 두었기에 은주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중견 기업의 회장 아들들도 제법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현준이 재벌 3세라지만 그룹의 경영권과는 거리가 먼 것에 비해 실제 기업을 이어받을 남자들도 상당히 많은 것이다.
당연히 그 남자들도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의 권력이 탐나서일 것이라 생각하니 은주는 조금은 서글펐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대학원 준비나 잘해.”
“예?”
“하나뿐인 인생 남에게 휘둘리지 말라고.”
은주는 현준의 눈빛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님 인생은 아버님 인생이고. 니 인생은 니 인생이야. 너 스스로 너를 상품으로 생각하지 마.”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현준이었다.
“선배.”
“가서 커피나 하나 가지고 와.”
현준은 당연한 듯이 은주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은주는 현준이 자신의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버지가 누구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있음을 느낀 것이다.
그렇게 은주는 현준의 심부름대로 현준이 즐겨 마시는 카페 라테를 받으러 커피를 내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선배는 참 한결같네.”
햇볕이 잘 비추는 창가 쪽에서 햇빛을 쐬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현준의 카페 라테에 시럽까지 추가해서는 다시 현준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할 때였다.
“제가 서현준 씨한테 돈을 잘못 받아서 그러는데 잠시만 들어가서 이 수표만 주고 오면 안 될까요?”
“입장권 없으시면 입장이 안 되십니다.”
“그러면 서현준 씨 좀 불러 주실 수 있으실까요?”
윤미래가 입구에서 경호원들에게 막혀서는 발을 동동거렸다.
그냥 돈을 가지기에는 너무 부담이 되는 액수였기에 돌려주려는 윤미래였다.
물론 백만 원짜리 수표들도 마찬가지였다.
택시비는커녕 수리비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액수가 컸다.
이 정도라면 1억짜리 수표를 빼고서라도 경차 값 한 대 정도의 돈이었다.
그렇게 경호원들에게 1억짜리 수표까지 보여주자 굿 프랜드의 직원도 당황했는지 윤미래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을 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예. 후우! 감사합니다.”
현준에게 다가가는 경호원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윤미래에 은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여자 같은데? 누구지?”
은주는 윤미래를 언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기억을 떠올리려고 했다.
잠시 후 현준이 윤미래에게 다가와서는 둘이 같이 서자 그제야 떠올랐다.
“선배가 인턴 했을 때 그 여자잖아.”
현준의 서민 체험 때 보았던 이지 플랜 코리아의 여직원이었던 것을 떠올린 것이다.
인턴도 끝내고 난 뒤에 더 이상 이지 플랜에 다니지 않는 현준이었다.
앞으로도 다닐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그런데 은주는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이 다니고 있는 것에 입술을 깨물었다.
여자도 꽤나 챙겨 입고 온 것으로 봐서 끝나고 둘이 데이트라도 하러 가는 것같이 보일 정도였다.
오브셀의 사고 때 현준이 저 여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위험할 뻔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금도 가끔 기침을 하는 현준이었으니 은주는 둘의 사이를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커피 나왔습니다. 저기 손님?”
“…….”
은주는 현준에게 가져다줄 커피를 받지 않고서는 자신의 아버지에게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