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70
170화
170.
김무연 회장과 최주성 주교가 고급 식당에 앉아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하하하! 최 회장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하하하! 예! 감사합니다. 김 회장님!”
이제는 공공연하게 회장으로 불리는 최주성이었다.
미래교의 주교일 때도 돈 걱정을 한 적은 없었지만 그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돈이 호주머니 안에 들어오자 돈 좋다는 것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제가 부탁을 드려야지요.”
김무연 회장은 최주성에게 술을 따라주며 미소를 지었다.
생각보다 쉽게 미래교를 손에 넣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미래교가 아닌 미래교의 돈을 집어삼킨 김무연 회장이었다.
이제 미래교는 빈껍데기였으니 더 이상 필요 없었다.
“일본으로 도망을 간 무당 여자는 별문제가 없겠지요?”
“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 여자도 죽는 날까지 교도소에 있어야 할 겁니다.”
최주성의 말에 김무연 회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복순이라는 여자에 대해서는 김무연 회장도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도망을 쳤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일본의 미래교 세력도 작지는 않다지만 이영성 교주가 구속되면서 그 세력이 약해질 것은 분명했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이대주가 이영성 교주를 대신해 미래교를 장악하려고 하고 있었지만 이대주가 하는 짓을 보건대 미래교도 오래 가기 힘들어 보였다.
‘자성이 그 녀석이 문제인데.’
김무연 회장은 이대주의 옆에 붙어 있는 자신의 장남을 떠올렸다.
둘째마저도 자신을 배신하고 계열사들을 뜯어 나가 독립을 해 버렸으니 김무연 회장으로서는 아쉬움이 컸다.
그나마 막내딸인 세영이 있었지만 아중 그룹을 물려줄 수 있을 만큼의 경험이나 능력은 부족했다.
그나마 세영의 남자 친구라는 오진호가 생각보다는 쓸 만했다.
잘만 가르치고 나면 세영을 잘 보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아직도 현준에 대해서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최주성은 꽤나 얼큰하게 취했다.
자신의 미래가 탄탄대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하하하하!”
고급 식당을 나온 최주성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이쿠! 별똥별이네!”
하늘 위에서 별 하나가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었다.
최주성은 아쉽게도 소원을 빌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미래가 눈부실 것이라 확신했다.
사실 최주성도 주역이나 점성술 같은 것에 밝았다.
종교에도 해박했고 그렇게 해박한 지식으로 미래교의 교리를 만들어 내었다.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방금 자신의 눈앞에서 떨어져 내린 별똥별이 그다지 좋은 의미가 아닌 흉조임을 알아차렸을 터였다.
하지만 너무나도 기분이 좋은 나머지 그 별똥별이 자신에 대한 좋지 않은 징조임을 깨닫지 못했다.
“하! 저놈. 참 밝다! 저놈의 별의 운명을 가진 놈은 얼마나 대단할까?”
최주성은 수많은 별이 가득한 별무리의 상단에 홀로 반짝이고 있는 별 하나를 발견했다.
“그런데 외롭구만. 외로워. 하긴 황제란 외로운 법이지.”
외롭게 반짝이는 별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확인한 최주성은 값비싼 외제 차의 뒷좌석에 앉았다.
비싼 값을 하는 것인지 자동차의 시트가 자신의 몸을 감싸 안아서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가지.”
“예. 회장님.”
회장님이라는 말이 어찌나 달콤하고 듣기 좋은지 최주성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꾸뻑꾸뻑 졸며 기분 좋은 진동을 느끼던 최주성은 순간 꿈을 꾸었다.
-이놈아! 정신 차려라! 정신을 차려!-
“아버지?”
최주성의 아버지는 제법 유명한 한학자였다.
할아버지 때에는 조선 시대에 벼슬도 했다는 양반 집안이었고 최주성의 아버지도 조선 시대가 계속되었다면 벼슬을 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기억도 가물가물하던 자신의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정신을 차리라고 하고 있었다.
간신히 두 눈을 뜬 최주성은 짙게 선팅이 되어 있는 차 안으로 빛이 스며들어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
운전기사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무언가가 후려치는 듯한 충격이 전해졌다.
최주성은 뒤집히는 차량 속에서 목이 꺾여 즉사했다.
값비싼 고급 외제 차였지만 덤프트럭에 측면을 정확하게 부딪치자 별수 없었다.
20여 미터를 뒹굴며 구른 고급 외제 차는 차체가 찌그러진 채로 도로 한쪽 구석에 처박혔다.
불이 나지는 않았지만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 무사할 것 같지는 않았다.
* * *
다음 날 김무연 회장은 최주성이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는 소식을 보고받았다.
“죽었다고?”
“예. 회장님. 어제 집으로 가는 길에 덤프트럭이 최 회장의 차를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한 짓은 아니었다.
“이영성 교주가 한 짓은 아니야?”
“그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
김무연 회장은 입술이 바짝 말랐다.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을 하기는 했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본다면 이영성 교주를 교도소로 보낸 것이 자신임을 추측해 볼 수 있을 터였다.
가장 큰 이득을 얻은 것이 아중 그룹이었으니 이영성 교주가 김무연 회장을 노릴 가능성도 컸다.
김무연 회장은 설마 최주성을 이렇게 간단히 제거해 버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제야 자신이 상대한 자들이 대화가 통하지 않는 광신도들임을 떠올린 것이다.
“빌어먹을! 분명 이영성 교주의 모든 팔다리를 다 잘라 냈다고 했잖아!”
“…….”
김무연 회장은 이영성 교주의 짓이라고 생각을 했다.
“일단 경호를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동하실 때도 더미를 준비하겠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 김무연이었다.
“혹시 이대주가 꾸민 일인지 확인해 봐.”
“이대주 말입니까?”
“그래. 이영성 교주가 아니라면 최주성을 가장 껄끄럽게 볼 이는 이대주일 테니까.”
“알겠습니다.”
최주성의 제거에서 끝을 낼 것인지 아니면 김무연 자신까지 넘볼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전쟁이었다.
패배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전쟁이었으니 김무연 회장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물러설 수 없었다.
김무연 회장은 최주성의 죽음에 이대주를 의심했지만, 이대주도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최주성 주교가 죽었어.”
“뭐? 그 양반이 왜? 어떻게?”
“덤프트럭이 밀어 버렸다고 하는데.”
이대주는 김자성에게 최주성 주교의 죽음을 알렸다.
김자성도 당황할 일이었다.
“최주성이 네 아버지와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하는데.”
“뭐야? 지금 나를 의심하는 거야?”
최주성이 죽은 지 하루도 되지 않았기에 모든 것이 오리무중이었다.
단순한 사고사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뒤가 구리다 보니 모든 것이 다 의심스러운 것이다.
“절대 내가 아니야. 그리고 아버지도……. 급하다.”
“뭐?”
“급하다고! 당장 미래교를 장악해야 해! 빨리!”
이대주보다 경제적인 감각이 훨씬 뛰어난 김자성이었다.
자신의 아버지와 최주성이 손을 잡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차린 김자성은 미래교의 자금을 손에 넣어야 한다고 외쳤다.
“설령 아버지가 범인이라고 하더라도 미래교의 자금을 장악해야 아중 그룹을 장악할 수 있다!”
김자성은 시간 싸움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대주가 미래 재단의 자금을 펑펑 쓰면서 낭비하고 있어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김자성이었다.
수천억 원이 넘는 미래교의 자산이 있었기에 미래 재단의 문제는 크게 관여를 하지 않았지만 최주성까지도 사라졌으니 미래교를 최대한 빨리 손에 넣어야만 했다.
이대주도 김자성을 의심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차피 자신과 최주성은 함께할 수 없는 사이였다.
당장은 손을 잡았지만 싸워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김자성도 자신의 옆에 붙어서 조언을 하고는 있었지만 무언가를 할 힘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미래교를 이대주 자신이 손에 넣는 것을 조건으로 아중 그룹을 되돌려 받는 데 도움을 받겠다던 김자성이었다.
그렇게 이대주는 최주성이 죽자 곧바로 미래교를 장악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미래교의 자금을 담당하는 행정실장인 우면식이라는 남자에게 달려가는 이대주였다.
최주성의 오른팔로 미래교의 자산을 관리했다.
하지만 이대주는 이미 미래교의 막대한 자산이 최주성을 통해 다른 곳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주성이 미래교를 완전히 버렸다는 것까지는 알지 못했던 이대주였다.
“이…… 이사장님. 저……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다 최 주교가 시킨 일입니다.”
우면식은 최주성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그나마 남은 자산을 빼돌려 도망을 치려다 한발 빠르게 들이닥친 이대주에게 붙잡혔다.
“그러니까 지금 하나도 남은 것이 없다고?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는 거냐?”
“최…… 최…… 최 주교가 이사장님과 이야기가 다 끝났다고…….”
“이 개 같은 자식이!”
이대주는 분을 참지 못하고 우면식을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
피가 튀고 피부가 찢어질 정도로 우면식을 두들겨 팬 이대주는 김자성이 말리지 않았다면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몰랐다.
“그만해! 그만!”
“하아! 하아! 이 개자식을 끌어내. 내 눈앞에서 끌어내란 말이다!”
이대주도 이대로 우면식을 패 죽일 것을 알고서는 피투성이의 우면식을 끌고 나가라고 외쳤다.
미래교의 행정실에 있던 직원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로 몸이 굳어 있었다.
그런 행정실 직원들을 노려보는 이대주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미래교 자산 상황 전부 파악해서 보고해. 한 시간 준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조금 전에 이대주에게 피투성이가 된 우면식을 보았기에 행정실 직원들은 정신없이 미래교의 재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아중 그룹의 세무사 출신들을 총동원해서 미래교의 자금을 빼돌렸기에 상황을 파악하면 파악할수록 한숨만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다.
김무연 회장도 최주성이 적어도 10년 이상은 살아 있을 것이라 예상을 하고 계획을 했던 것이었기에 미래교의 자금을 완전히 세탁하기는 어려웠다.
“베스트먼트라는 회사로 자금이 이체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자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베스트먼트?”
“예.”
“당장 연락해. 연락해서 돈 돌려놓으라고 해.”
“알겠습니다.”
살기 위해서라도 베스트먼트라는 곳에 연락을 했지만 당연하게도 거절당했다.
투자 자금의 주체가 최주성이었기에 미래교의 요청을 거부해 버린 것이다.
물론 베스트먼트도 한바탕 난리가 나서 해당 자금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아중 그룹까지 나서서 법률적인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미래교와 베스트먼트라는 기업 사이의 소송이 이루어지게 되었지만 아중 그룹은 모든 능력을 동원해 베스트먼트를 지원했다.
최종적으로 아중 그룹이 패소하게 되더라도 미래교가 자금을 돌려받으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 터였다.
그것만으로도 아중 그룹이 승리하는 것이었다.
미래교는 운영 자체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완전히 세뇌되었던 신도들도 하나둘 미래교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