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72
172화
172.
김무연 회장은 결국 자신의 아들인 김정수를 설득하지 못했다.
김정수는 아중 건설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호성 증권의 서정대와 손을 잡았고 아중 생명의 지분을 호성 증권에 매각하기로 했다.
서정대가 아중 생명의 경영권을 노리면서 아중 그룹의 또 다른 한 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렇게 점점 무너져 가고 있는 아중 그룹에 현준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중 건설도 적당히 견제를 하긴 해야겠는데.”
아중 그룹에서 아중 건설 그룹이 완전히 독립을 했으니 이제 아중 건설 그룹도 손을 보기는 해야 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김정수도 전생에서 오진호였던 현준의 복수의 대상이었다.
사실 현준으로서도 꽤나 의외였다.
김정수의 능력이 형이었던 김자성에 비해 떨어지다 보니 지금처럼 완벽하게 아중 건설 그룹을 장악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김정수는 과거의 철없는 한량이 아니라 제법 무게감을 가진 오너가 되어 있었다.
결국에는 스스로 무너져 내릴 것이라 여겼지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아중 그룹도 결국에는 무너지고 있었으니 김정수의 아중 건설 그룹을 산산조각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닐 터였다.
아중 증권과 아중 생명을 조각내는 순간 아중 건설 그룹도 손을 볼 계획을 진행해 나가려는 현준이었다.
어차피 그린 홀딩스를 통해 아중 건설 그룹을 흔들어 대면 될 터였다.
그렇게 아중 건설 그룹의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 구조를 살펴보고 있을 때 윤무덕이 다가왔다.
“무슨 일 있습니까?”
“윤미래 씨가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현준이 연락처를 주지 않았기에 병원에서 퇴원한 윤미래는 현준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해도 전할 수 없었다.
결국 경호원들을 통해 현준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알았다고 전달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다시 만날 일은 없었다.
그녀와 함께 있을 때는 마음이 안정되고 불면증이 생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윤미래와 자신이 함께할 수는 없었다.
복수에 지친 현준에게 있어서 아주 잠깐의 일탈이었을 뿐이었다.
윤미래와 만나서 감사의 인사를 직접 들을 생각은 없다는 현준에 윤무덕이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나갔다.
윤미래가 떠올라서는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지만 현준은 다시 복수의 계획을 세우려고 했다.
그리고 그때 현준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은희?”
현준은 세영의 사촌 여동생인 윤은희의 전화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어! 은희야. 어쩐 일이야?”
-현준 오빠. 잘 지냈어요?-
“오빠야 언제나 즐겁게 지내고 있지.”
-역시 현준 오빠 목소리 들으면 힘이 난다니까요.-
“왜? 뭐 힘 안 나는 일이 있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힘들어요.-
“전에 좋아한다고 했던 그 사람?”
-예.-
침울한 목소리가 전해져왔다.
오진호와 잘 해 보게 은밀하게 밀어줬음에도 잘되지 않던 은희였다.
물론 김무연 회장이 오진호를 아중 물산에서 아중 그룹의 미래전략실로 인사이동을 시켜서였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은희였다.
“위로해 달라고 술 한잔 사 달라는 소리로 들리네.”
-헤헤! 어떻게 아셨어요? 오빠! 나 술 한 잔만 사 줘요.-
“이거 오빠가 요즘 많이 바쁜데. 어쩌지?”
-아! 오빠도 너무해!-
“외간 남자 만나다가 짝남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조신하게 있다가 짝남한테 다시 한번 연락해 봐.”
-짝남이 만날 시간이 안 되는데 어떻게 해요. 회사도 본사로 들어가 버렸다구요.-
“본사로? 능력 있나 보네.”
-그러니까요. 잘생기고 능력도 좋아요.-
“그럼 더 포기하면 안 되지.”
-그렇죠?-
“그럼. 잘생기고 능력 좋으면 남이 채가기 전에 먼저 잡아야지. 늦으면 땅을 치고 후회를 한다.”
현준의 말을 들은 은희도 고개를 끄덕였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포기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은희였다.
-알았어요! 오빠. 나중에 시간 되면 밥 한 끼 해요.-
“그래. 그러자.”
현준은 은희에게 온 전화를 끊었다.
딱히 은희에게 기대를 하는 건 아니었다.
은희로 인해 세영과 오진호의 관계가 금이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 *
“지갑 바뀌었네.”
“어? 어! 선물 받았어.”
“선물?”
세영은 오진호의 지갑이 못 보던 것임을 확인하고서는 의아한 듯이 물었다.
옷이나 구두 같은 것을 세영이 사 주기는 했지만 지갑을 사 주진 않았다.
요즘에는 지갑을 들고 다니는 경우도 별로 없었기에 굳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누구한테?”
“회사 동기.”
“여자?”
“어.”
솔직하게 말을 하는 오진호에 세영은 질투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해맑아 보이는 오진호에 질투를 하기도 뭐했다.
“어쩌다가.”
“뭐야? 질투해?”
“말하는 거 들어 보고 나서.”
자신이 말을 하는 것을 듣고 나서 질투를 하든 말든 하겠다는 세영에 오진호는 웃음이 나왔다.
“웃지 말고. 알몸으로 쫓아낼 수도 있으니까.”
“여기 내 원룸 방이다.”
“이 건물 사 버리면 그만이다.”
돈이면 다 되는 듯한 세영에 기가 찼지만 살짝 기분이 상해 있는 세영에 오진호는 순순히 대답을 했다.
“대학교 후배인데 아중 물산에 이번에 입사한 애가 하나 있어.”
“…….”
“아! 자기 부서에 남자 상사가 하나 있는데. 그 상사가 계속 부담스럽게 한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사귀는 것도 아닌데 구속하려고 하고 스토킹하고 하는가 보더라고. 나 퇴근하는 길에 회사 앞 도로에서 걔를 남자 상사가 잡고 끌고 가려던 걸 봤거든.”
“뭐 그런 미친놈이 다 있어! 누구야? 그 새끼!”
세영은 자신의 회사에 그런 스토커가 있다는 말에 울컥해서는 정체가 누구인지를 물었다.
“흥분하지 말고. 아무튼 그때 내가 조금 도와줬거든.”
“그래서 고맙다고 지갑을 선물로 해 줬다는 거야?”
“어. 내가 괜찮다고 했는데 고맙다고.”
사실 지갑을 먼저 받고 직장 상사에게서 도와준 것이었지만 오진호는 괜히 세영의 화만 돋울까 싶어 순서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딱히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이야기를 했어야지!”
“아! 나도 본사로 인사 이동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어떻게 이야기하냐? 그동안 기억도 못 하고 있었다!”
“후배는?”
“너 만나기도 힘든데 후배는 무슨!”
오진호가 정신없이 바쁜 것은 세영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진호가 자신을 놔두고 바람을 피울 성격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물론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거 들고 다니지 마!”
“뭐?”
“들고 다니지 말라고! 내가 하나 사 줄 테니까.”
“뭘 그런…….”
오진호는 자신을 노려보는 세영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다. 그리고 사 줄 필요 없어. 그냥 내가 적당한 거로 하나 사서 쓸게.”
“됐어! 내가 사 줄 거야!”
“하여간 고집은.”
오진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이지 고집불통인 여자였다.
괜히 심술이 난 것인지 오진호 자신의 옆구리를 꼬집는 세영에 오진호는 세영을 피했다.
“아파아!”
“아프라고 하는 거야! 아프라고!”
자신을 꼬집는 세영에게서 도망을 가는 오진호였지만 오진호의 원룸이 그리 넓지는 않았기에 도망을 갈 수도 없었다.
“그만하라니까!”
“싫거든! 앗! 이거 안 놔?”
“어어!”
결국 오진호는 세영의 팔을 붙잡다가 넘어지면서 침대에 세영과 몸을 눕혔다.
침대 위에서 몸이 밀착되자 이내 세영의 얼굴이 붉어졌다.
오진호도 당황했지만 세영과 눈이 마주치자 천천히 세영의 입술을 향해 다가갔다.
다가오는 오진호의 얼굴에 세영이 눈을 감았다.
오진호의 입술이 세영의 입술에 닿으려는 순간 오진호의 전화벨이 울렸다.
따르르릉!
“…….”
“…….”
한창 분위기가 잡히는 순간 찬물을 부은 것 같은 전화벨이었다.
세영은 다시 분위기를 타려고 오진호의 얼굴을 손으로 붙잡았지만 오진호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전화 좀 받을게.”
“나중에 받으면 안 돼?”
“안 되는 거 알잖아.”
“아! 진짜!”
회사에서 툭하면 찾는다는 것을 아는 세영이었다.
“내가 회장 되면 가만 안 둘 거야!”
신경질을 부리는 세영에 오진호는 피식 웃고서는 전화를 받았다.
“미래전략실 사원 오진호입니다.”
-형니임! 접니다!-
“강구역?”
-예! 형님! 지금 바쁘십니까?-
회사가 아닌 군대 후임이었던 강구역의 전화에 오진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웬일이야?”
-아! 형님 직접 만나서 전해 드릴 것이 있어서요!-
“오늘?”
-예! 오늘이요!-
워낙 즉흥적인 강구역의 성격을 아는 오진호였다.
“급한 거야?”
-그럼요! 제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입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말에 오진호는 세영을 바라보았다.
세영은 흥이 깨졌다는 듯이 몸을 일으켰다.
“누군데?”
“어. 군대 있을 때 후임.”
“현준이?”
“아니. 걔 말고. 강구역이라고…….”
-어? 지금 이거 여자 목소리인데? 형수님이십니까?-
강구역의 화통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세영은 형수님이라는 말에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맞아요. 우리 진호 씨. 친구분이신가요?”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형수님! 제가 좋은 시간 방해했나 보네요! 그럼 제가 나중에 형님한테 연락하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강구역의 기운찬 목소리에 세영은 웃음이 나왔다.
“호호! 아니에요! 저 안 그래도 이제 가야 할 시간이에요. 중요한 일 있나 본데. 진호 씨하고 이야기 나누세요.”
-아이고! 형수님! 이거 너무 성격 좋으시네요! 제가 경기 티켓 있는데. 형수님하고 같이 오시라고 두 장 드려야겠네요!-
“경기요?”
-예! 저 격투기 선수거든요!-
세영은 강구역의 말에 현준이 떠올랐다.
-이번에 제가 데뷔전을 치르거든요. 진호 형님한테 도움받은 것도 많고 해서 제 데뷔전 초대장 드리려고요!-
현준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기는 했지만 세영도 현준과 오진호가 같은 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차피 현준과 세영 자신은 이제 더 이상 연관도 없었다.
“가 봐.”
“나중에 받아도 될 것 같은데. 아니면 같이 볼까?”
“됐어. 그리고 아직 우리 사귀는 거 비밀이잖아.”
세영은 강구역하고 만나라는 말을 하고서는 오진호의 집을 나섰다.
오진호는 그런 세영을 배웅하고서는 강구역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서는 강구역으로부터 자신의 데뷔전 초대장을 두 장 받았다.
“형수님은요?”
“집에 갔어.”
“아! 아쉽네요! 아무튼 꼭 오십시오! 형님!”
“현준이는?”
“현준이 형님이요? 현준이 형님이야 인생 멋대로 잘 살고 계시죠.”
악의가 없는 강구역의 말에 오진호는 피식 웃었다.
세영에게 알 수 없는 적의를 보이는 현준이었다.
그 이유를 오진호로서도 알 수 없었지만 현준에게서 세영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그렇게 경기 티켓만 주고서는 그냥 떠나는 강구역이었다.
다른 지인들에게 자신의 경기 티켓 나눠 줘야 해서 바쁘다는 강구역이었다.
현준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음흉함이 있었지만 강구역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게 두 장의 티켓을 받았지만 세영과 같이 갈 수 있을까 싶은 오진호였다.
아직은 세영과의 관계가 외부로 드러나서는 안 되었다.
세영이 연예인은 아니었지만 재벌가의 막내딸이어서 사람들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그렇게 오진호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또 다른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은희?”
자신에게 지갑을 선물로 준 윤은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