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82
182화
182.
몸에 난 상처가 대충 아물 때쯤에 현준은 오진호의 방문을 받았다.
현준의 넓은 집에는 현준과 강구역이 살고 있었다.
순박한 표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강구역의 덩치와 덩치 속의 근육은 보는 이로 하여금 위협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그나마 강구역과는 군대 선후임으로 잘 알고 지내던 오진호였다.
“구역아. 가서 커피 좀 사 와라.”
“알겠습니다. 형님!”
현준의 경호원을 자처하는 강구역이었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강렬한 인상으로 종합 격투기의 스타성을 보인 강구역이었지만 여전히 현준의 심부름꾼이었다.
강구역이 커피와 간식거리를 사러 밖으로 나가자 현준은 무심한 눈빛으로 자기 집을 방문한 오진호에게 할 말 있으면 해 보라는 듯이 바라보았다.
“장 부장님이 돌아가셨어.”
“누구?”
“아이언 스틱의 장 부장. 임고석 사장님의 왼팔쯤 되는.”
“그런데?”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무시하는 것인지 장 부장의 죽음에 무심해 보이는 현준에 오진호는 인상을 찡그렸다.
“고영민의 짓이라고 생각하는데.”
“범죄자 새끼들끼리 서로 죽이는 것이 뭐 어쩐다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인간적으로 알고 지내다 보니 장 부장의 죽음에 동정심이 생긴 듯했다.
할 말이 없는 오진호에 현준은 조용히 이야기를 했다.
“고영민이 그놈 콜롬비아의 어딘가에 있다고 하더라.”
“뭐?”
“당장 그놈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장 부장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고영민은 남미에 가 있는 듯했다.
오진호는 현준에게 장 부장이 말했던 한국에 남아 있을 고영민의 부하 둘에 대해서 말을 했다.
“고영민이 부하가 둘이 있는데 그중에 한 명이 나주에서 중고차를 파는 일을 한다고 하더라.”
현준은 오진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충분히 이해는 갔다.
자신이 노려지고 있고 언제 휩쓸려 목숨을 위협받을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사랑하는 여자인 세영도 함께 위험한 상황이었다.
“세영이하고는 어떻게 할 거냐?”
“뭐?”
“세영이. 걔하고 결혼할 거냐?”
현준의 예상과는 달리 세영과는 계속 만나고 있는 듯한 오진호였다.
세영에 관해 묻는 현준에 오진호는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했다.
“이번 문제 해결하고 나면 헤어지자고 말을 할 생각이야.”
“니가 세영이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다?”
“서현준!”
화를 내는 오진호였다.
“그래. 내가 너에 비한다면 가진 것도 없고 힘도 없어. 세영이를 지키는 것도 어렵겠지.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거냐? 가만히 앉아서 불안에만 떨고 있으라고?”
자신이 무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딱히 방법이 없었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고자 했다.
그런 오진호의 모습에 현준은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닭 잡았냐?”
“뭐?”
“장인어른이 이것저것 시키기 시작했을 텐데.”
현준은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오진호에게 물었다.
오진호는 현준이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느냐는 듯이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경고했잖아. 힘들 거라고. 이리저리 이용당하고 희망 고문 끝에 배신당하게 될 거라고. 왜 편하게 살 수 있는데 니 발로 그 가시밭길을 걸어가냐고. 뭐 내가 이런 말 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 아중 전기 통해서 신도시 지중화 사업 니가 추진하고 있지?”
“그…… 그걸 어떻게?”
“그거 사업 손 떼라.”
현준의 말에 오진호는 놀라서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오브셀 전략사업 부분 과장 자리 줄게.”
“너 지금 뭐 하는 짓이냐?”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역시나 이해 못할 현준의 말에 오진호는 현준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몸을 돌려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때마침 커피를 사서 현관문으로 들어오는 강구역이었다.
“어? 오 병장님.”
오진호는 강구역을 그냥 지나쳐 현준의 집 밖으로 나가 버렸다.
강구역은 오진호를 잡으려다가 오진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에 집 안에 있는 현준에게 다가갔다.
“형님.”
“놔둬. 지 발로 지 복을 걷어차겠다고 하는데. 커피 가지고 왔어?”
“예. 여기. 저기 하나는?”
“냉장고에 넣어 놔라.”
현준은 강구역이 사 온 커피를 마시며 고영민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이미 오진호가 이야기한 나주에서 중고 자동차 중개업을 한다는 남자는 구치소에 집어넣어 뒀다.
꽤나 악질적으로 사기를 치고 다니던 놈이었다.
그리고 오진호도 잘 모르는 고영민의 부하 하나의 행방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 둔 상태였다.
‘쓰레기통을 뒤적거렸더니 온갖 더러운 것들이 가득이네.’
자신이 복수를 위해 환생을 한 것인지 아니면 사회의 쓰레기를 청소하기 위해 환생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한 놈 처리하는데 뭔 200만 달러를 달라고 난리인지.”
“예?”
“아니야. 아냐. 너 그만 처먹어라! 다음 경기 때는 어쩌려고 그러냐!”
현준은 간식거리를 흡입하고 있던 강구역을 향해 버럭 고함을 질렀다.
“히잉! 형님은 서럽게 먹는 거로 뭐라고 하셔.”
“세계 챔피언 할 거라며!”
“헤헤! 형님! 그냥 먹방 챔피언 할까요? 아휴! 그냥 체중 감량 때 어찌나 힘들던지.”
“저놈의 시키가 그냥! 커피는 냉장고에 넣어 놓으라고 했잖아!”
“에헤이! 얼음 녹아요! 얼음 녹으면 맛없다니까요!”
강구역은 칼로리 폭탄 커피까지 먹어 치우고 있었다.
그런 강구역에 현준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냥 자신의 경호원으로나 써야 했는데 운동하고 싶다고 프로 격투기 선수로 등록을 시킨 것이 문제였다.
어차피 복수가 끝나면 사회에 방생을 할 생각이었기에 강구역의 살길은 마련해 주려고 생각하던 현준이었다.
* * *
남미의 콜롬비아.
필리핀에서 콜롬비아까지 넘어온 고영민과 그의 부하들은 고영민이 알게 된 콜롬비아의 마약상을 통해 재기를 계획 중이었다.
이제 언제 한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국내에 남아 있는 부하들을 통해 계속 한국에 마약을 공급할 생각이었다.
물론 임고석을 통해 자금 세탁까지 하면서 크게 판을 벌여 보려던 고영민이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물 건너가 버렸다.
“형님. 그런데 일본 쪽은 괜찮겠습니까?”
“괜찮겠냐! 제길!”
일본의 하시모토 야쿠자들과 손을 잡기로 했던 고영민이었다.
그렇게 화물도 임고석에게 보냈다.
사실 임고석에게 준 돈보다 이 화물이 문제였다.
화물의 행방을 알지 못하게 되면서 일본 쪽에서 고영민을 가만두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일본 야쿠자들의 영역이나 다를 바 없는 필리핀에서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남미까지 날아온 것이다.
남미도 안심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나마 일본 야쿠자들의 영향권 밖이었다.
“한국에서 연락은 없었냐?”
“임고석이 부하 놈들 찾아다니면서 수소문 중이라고 연락을 받았는데 며칠째 연락이 안 되고 있습니다.”
“하아!”
한국에서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곳에 있다 보니 대응이 쉽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이대로 가다가는 임고석의 돈과 화물에 대해서는 포기를 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화물만 찾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래도 샘플을 들여온 것은 다행입니다. 형님.”
일본의 야쿠자들이 만든 신형 마약을 콜롬비아로 가지고 들여오는 것에 성공한 고영민이었다.
이 신형 마약 샘플로 콜롬비아 마약상들과 협상을 할 계획이었다.
만일 성공만 한다면 한국보다 훨씬 큰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할 수 있게 될 터였다.
그렇게 콜롬비아에 도착해서 현지 마약상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고영민이었다.
“멀리 남미까지 왔는데 관광도 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형님.”
“관광은 무슨. 어차피 계속 이곳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헤헤! 그러니까 여기 지리도 익히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능하다면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가고 싶었지만 고영민도 그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남미의 땅에 정붙이고 살아야 했다.
그렇게 남미가 꽤나 위험한 땅이라고 들었지만 스스로 매우 치명적이고 위험한 남자라고 생각하는 고영민이나 그의 부하들로서는 그다지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남미에 한국인 카르텔 하나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형님!”
“카르텔은 무슨!”
부하들의 말에 뭔 카르텔이냐 하겠지만 고영민도 한국 안에서의 작은 마약 조직보다 세계적인 거대 조직을 꿈꾸었다.
“야! 나가서 한잔하자. 호텔에만 있으니까 답답하네.”
“예! 형님!”
남미만큼이나 위험하다는 필리핀의 로컬에서도 자기 세상인 양 돌아다니던 고영민이었으니 콜롬비아에서도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은 채로 호텔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사람들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남미 구경과 술집에서 술까지 마신 고영민이었다.
그리고 그런 고영민을 오토바이를 탄 두 명의 남자들이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 두 명의 남자 중 한 명의 손에 고영민의 사진이 들려 있었다.
“동양인들은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기가 힘들다니까.”
“그럼 다 죽여 버리면 되지.”
“그러긴 해. 손해긴 하지만.”
“크큭! 손해는 무슨.”
누군가로부터 2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았다.
그냥 동양인 한 명의 몸 안에 총알을 박아 넣어 주면 된다는 의뢰였다.
거액의 돈에 처음에는 쉽지 않은 의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타깃이 거의 무방비한 채로 술에 취해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동양인 보기 힘든 동네였기에 타깃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동양인이 한 명이 하니라 여러 명인 것에 그중에 누가 대상인지 확인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그다지 어려울 일은 없었다.
오토바이를 탄 두 명의 남자는 술에 취해 자신들의 세상인 양 떠들고 있는 동양인들에게 다가가더니 멈추고서는 타깃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물었다.
“고영민?”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뭐야? 막시무스?”
“고영민?”
“그래. 내가 고영민이다.”
현지 마약상이 보낸 사람인가 싶어서 고영민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콜롬비아 현지인에 자신이 고영민이라고 대답을 했다.
그러자 오토바이의 뒷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는 품 안에서 권총을 꺼내어서는 고영민에게 바로 사격을 했다.
탕! 탕!
고영민의 몸 안에 탄환들이 박혀 들어갔다.
고영민의 부하들은 갑자기 총을 쏘는 것에 혼비백산하며 사방으로 도망을 쳤다.
그렇게 도망을 가는 고영민의 부하 중 몇 명에게 총 몇 발을 더 쏜 오토바이는 곧바로 도주했다.
이제 콜롬비아를 떠나 풍족한 삶을 살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고영민의 죽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인이 콜롬비아에서 살해당했다는 뉴스로 알려졌다.
-남미의 콜롬비아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현지 강도의 총에 살해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현지 경찰은 두 명의 강도로 추정되는 살해범들을 추적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콜롬비아에 입국한 지 삼 일 만에 발생한 사건으로 원한 관계가 아닌 단순 강도로 추정된다고 하며 전문가들은 남미의 길거리를 너무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지 말라며 여행자들의 안전을 당부했습니다.-
세계적인 마약왕을 꿈꾸었던 고영민으로서는 꽤나 허무한 죽음이었지만 마약은 법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범죄였다.
물론 고영민이 사라진다고 해도 다른 이가 그 자리를 채울 터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영민을 살려 둬야 할 이유가 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