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87
187화
187.
갑작스럽게 상황이 급박해졌다.
역주행을 하며 차를 출발한 오진호였지만 곧장 차량 두 대가 쫓아왔다.
“회장님! 전화! 112!”
운전대를 쥐고 있었기에 경찰에 전화를 걸기 어려웠다.
김무연 회장도 오진호의 외침에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서는 경찰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가 걸리지 않았다.
“통화가 안 돼!”
“예? 저기 제 호주머니에! 제 핸드폰 있습니다!”
김무연 회장은 운전석에 앉아 있는 오진호의 호주머니에서 그의 스마트폰을 찾았다.
하지만 오진호의 스마트폰도 통화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는 사이에 쫓아오던 의문의 차량이 김무연 회장의 차 뒤를 받았다.
쿵!
“크윽!”
휘청이는 차량에 오진호는 운전대를 움켜쥐었다.
“자네 것도 통화가 안 되는구만.”
“그럴 리가! 아! 혹시 아까 그때의 그 소리가?”
차량의 철판에 좌석이 달라붙는 듯한 소리가 났던 것을 떠올린 오진호였다.
아무래도 방해 전파를 만들어 내는 기계를 차량에 붙여 놓은 모양이었다.
‘설마!’
오진호는 고영민의 부하가 다시 자신을 노리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분명 죽이려는 목적보다는 납치를 하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문제는 하필이면 아중 그룹의 회장인 김무연 회장과 함께 있을 때라는 것이었다.
백미러에 두 대의 차량이 따라붙고 있는 것에 오진호는 이를 악물었다.
경찰에 전화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물론 주변에 차량도 많았고 길거리에도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으니 차를 적당한 곳에 멈추고 도움을 요청하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상대가 어떤 놈들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일단은 김무연 회장의 안전부터 신경을 써야 했다.
그렇게 뒤에서 쿵쿵 박아대는 의문의 차량에 김무연 회장은 이를 갈며 외쳤다.
“미래교 이놈들이!”
포기하는 줄 알았더니 결국 이렇게 자신을 노린다는 생각이 든 김무연 회장이었다.
“예?”
“운전이나 똑바로 해!”
“예! 회장님!”
오진호는 이를 갈고 있는 김무연 회장에 의아해졌다.
왠지 모르게 김무연 회장도 노리는 존재들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분명 미래교라는 말에 오진호는 미래교가 뭔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거기 사이비 종교 아닌가? 갑자기 왜 미래교?’
미래교인지 고영민의 부하나 그에 연관된 일본 쪽의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살고 봐야 했다.
그나마 대기업 총수의 차량이어서인지 무척이나 튼튼하고 힘도 좋다는 점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총에 맞을 일은 극히 드물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김무연 회장은 자신의 차를 방탄 차량으로 준비했다.
물론 그 때문에 강력한 엔진에도 차체의 무게가 워낙에 무거워서는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는 단점은 있었다.
그런 단점 때문에 액셀을 최대한 밟아도 추격해 오는 차들을 따돌리질 못하고 있었다.
물론 도로의 사정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으니 어차피 최고 속도를 내기도 힘들었다.
“어! 회장님!”
“왜?”
“카메라 있는데요!”
오진호의 외침에 김무연 회장은 어이가 없었다.
지금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에 신호 위반과 속도위반 카메라를 걱정하고 있는 오진호에 울컥 화가 치밀 정도였다.
당연하지만 김무연 회장이 교통 범칙금을 걱정할 일은 없었다.
시간이 늦었다 싶으면 신호 위반이나 속도위반도 해버리는 그의 운전기사였으니 이런 상황에서는 교통 범칙금이 아니라 다른 주변 차량을 그냥 박고 가 버려도 무관했다.
“그냥 밟아! 그리고 사고 나도 괜찮으니까 그냥 밟아!”
“그래도 될까요?”
“내가 책임질 테니까 그냥 밟아!”
“알겠습니다!”
김무연 회장의 허락에 오진호는 속도위반 카메라가 있음에도 규정 속도를 넘어서 통과를 해 버렸다.
하지만 상대도 포기하지는 못하겠는지 계속 쫓아오며 연신 두 사람이 탄 차를 들이박았다.
쿵! 쿵!
여차하면 그냥 죽일 각오까지 하며 추격해 오는 두 대의 차량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놀라서 긴장을 하다가 점차 생각보다 별것 아니라는 듯한 느낌이 오진호에게 들기 시작했다.
“차 좋네요.”
“뭐?”
“어! 충격이 크지 않아서요. 영화에서 보면 막 휘청휘청하는데. 오히려.”
오진호의 말에 김무연 회장도 힐끔 자신의 차에 연신 부딪히는 두 대의 차량을 보았다.
한 대는 SUV였고 다른 한 대는 검은색 그랜저였다.
둘 다 작은 차는 아니었지만 특히나 그랜저는 자신이 부딪치고서는 오히려 더 많이 휘청이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김무연 회장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돈값은 하는구만.”
“예?”
“이거 방탄차야.”
“예? 방탄차요?”
“그래. 권총도 막아낸다고 하더구만.”
대형 세단이었다.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처럼 로켓포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권총탄 정도는 막아낼 수 있는 차체를 가진 차량으로 공차 중량만 해도 같은 모델보다 두 배 이상 무거웠다.
당연히 엔진도 무게를 감당해야 해서 훨씬 강력한 놈으로 장착했다.
당연히 가격이 헉 소리 날 만했지만 그 돈값을 톡톡히 하고 있었으니 김무연 회장이 미소를 짓는 것은 당연했다.
사실 추격전은 그다지 길지는 않았다.
아니 길 수가 없었다.
“제길! 뭔 차가 꿈쩍도 안 해!”
힘껏 오진호와 김무연 회장의 차량에 부딪히고 있었지만 마치 사자가 성인 하마를 덮치는 것처럼 성인 하마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사자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은 두꺼운 하마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질 않는 것이다.
대기업 회장들의 차량 중에 특별 제작이 된 것들이 있다고 들었지만 이건 정도가 너무 심했다.
“운전석 옆으로 붙어!”
결국 그랜저 한 대가 오진호가 운전 중이던 운전석 쪽으로 붙었다.
그랜저 조수석의 창문이 내려가고 험악하게 생긴 남자가 고함을 질렀다.
“야! 이 새끼야! 멈춰! 멈추라고!”
남자는 고함을 내지르고 있었지만.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창문 내리지 마!”
뭐라고 하는데 방탄차가 워낙에 방음도 잘 되어 있는지 하나도 들리지 않자 창문을 내리려고 한 오진호였다.
물론 김무연 회장으로부터 고함을 듣고서는 내리지는 않았다.
그렇게 창문도 안 내리고 계속 달리는 오진호에 그랜저의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자가 권총을 꺼내 들었다.
그 권총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오진호는 너무 놀라서는 핸들을 꺾었다.
문제는 오진호가 그리 운전에 익숙하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그랜저와 멀어진다는 것이 그랜저가 있는 방향을 향해 핸들을 꺾은 것이다.
쿵!
마치 장갑차 같은 김무연 회장의 육중한 차가 그랜저를 받아 버렸다.
두 차량의 차이도 상당히 나는 상황에서 김무연 회장은 방탄 차량이었으니 훨씬 무겁고 컸다.
무게가 몇 배는 차이가 나는 덩치로 받아 버렸으니 그랜저의 운명은 뻔했다.
크게 휘청이며 튕겨 나간 그랜저는 도로를 벗어나 논두렁 아래로 날아서는 처박혀 버렸다.
처박힌 것도 부족해 몇 바퀴는 도는 것이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 멀쩡해 보이지는 않았다.
끼이이이익!
오진호가 운전하던 차도 운전대를 심하게 꺾으면서 크게 휘청였지만 비싼 값을 하려는지 차량 제어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뒤집히거나 하진 않았다.
그렇게 오진호의 차까지 멈추게 되었지만 차체가 회전을 했는지 오진호와 김무연 회장은 자신들을 쫓아오던 SUV 차량과 마주 보는 상황이 되었다.
“…….”
“…….”
동료의 차가 튕겨 나가는 그것에 당황한 것인지 SUV 차량도 멍하니 멈춰 있었다.
SUV 차량은 대형 차량이었다.
하지만 덩치는 김무연 회장의 차보다는 작았으니 오진호는 잠시 멍하니 SUV 차량을 바라보다가 액셀에 발을 올렸다.
“받아 버릴까?”
오진호의 혼잣말이었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피와 힘 그리고 공포와 파괴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미 자신의 인생은 망한 것 같았지만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중얼거린 오진호였다.
김무연 회장도 오진호의 혼잣말에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받아 버려.”
“예?”
“뭐 해! 저 새끼 죽여 버려!”
“안전띠 매세요!”
오진호의 외침에 김무연 회장은 바로 안전띠를 맸다.
이미 온몸이 뻐근했지만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부우웅!
김무연 회장이 안전띠를 매자 오진호는 바로 액셀을 밟았다.
워낙에 무거워서 강력한 출력의 엔진이 맹렬하게 돌아감에도 빠르게 앞으로 튀어 나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미친 코뿔소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김무연 회장의 차에 SUV의 운전자는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분명 영화에서는 자신들이 쫓고 상대가 도망을 가야 하는데 현실과 영화는 전혀 다른 모양이었다.
일단 김무연 회장이 탄 차가 보통 차량이 아님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차도 대형 SUV였지만 눈앞의 차와 충돌하면 자신은 무조건 죽을 것임은 예상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상대는 다치기는 해도 절대 안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상대방도 그걸 아는 것인지 정면으로 곧장 달려왔다.
“이! 미친 한국 놈들아!”
한국인들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미친놈들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일본의 야쿠자였다.
그렇게 일본의 야쿠자는 황급히 핸들을 돌려서는 부딪치지 않으려고 했지만 차량의 뒷부분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차량이 전복되지는 않았지만 차축이 뒤틀렸을 것이 분명했으니 정상적인 운행을 하기에는 어려웠다.
물론 차 안에 타고 있던 야쿠자들도 충격으로 정신이 없었다.
오진호와 김무연 회장을 납치하려던 계획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
이제는 도망을 가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었다.
그렇게 SUV의 뒷부분을 가격한 오진호는 멈춰서는 움직이지 않는 SUV를 바라보았다.
“한번 가 볼까요? 회장님?”
“총도 가진 놈들인데 뭘 가 봐! 그냥 가! 그냥!”
가까이 접근했다가 오진호가 총에 맞아 죽기라고 하면 세영이의 원망을 받아야 했다.
물론 자신도 위험해지기에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
이 정도 사고면 경찰차도 올 터였지만 하필이면 인적은커녕 지나가는 차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오진호는 추적해 온 작자들이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못한 채로 차를 그냥 출발시켰다.
제법 찌그러져 있기는 했지만 운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진 않았다.
여전히 전화는 되지 않았기에 서울을 향해 무작정 올라가는 오진호였다.
그렇게 차량이 많아지기 시작하자 오진호와 김무연 회장 둘 다 안도가 되었다.
“어! 경찰서다. 어떻게 할까요? 회장님?”
“지금 경찰 못 믿는다.”
“그러면?”
“일단 우리 집으로 가.”
“알겠습니다.”
오진호는 그렇게 계속 가다가 자신이 김무연 회장의 집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기 집이 어디에 있으신지?”
“하아! 저 앞에서 우회전.”
자신의 운전기사도 아니었기에 김무연 회장은 길 안내를 하며 자신의 집 앞까지 도착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집 앞에 경찰들과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김무연 회장의 비서가 엉망이 되어 돌아온 차량을 보고서는 달려왔다.
그제야 두 사람은 긴장이 풀려서는 기진맥진해졌다.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