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192.
이종우의 가게에 들른 며칠 뒤 현준은 이종우에게서 술병 하나를 받았다.
“형님! 술 왔는데요.”
“누가 보냈냐?”
“이종우요.”
“그래? 가져 와 봐!”
“그런데 이제 나이도 있으신데. 건강 생각해서 작작 좀 드시죠.”
“…….”
현준은 집에 갔다가 돌아온 강구역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꽤나 자신이 편안한지 장난도 걸어오는 강구역이었다.
“최근에 여자친구 생겼다더니 그 때문에 더 그러네.”
“뭐가요?”
“따로 나가 살고 싶냐?”
“에이! 형님. 제가 어떻게 형님을 혼자 놔두고 떠납니까!”
“집 구할 돈이 없어서겠지.”
“빙고!”
“나 집에 없다고 여자친구 집안에 들이면 넌 나한테 뒤진다.”
“에이! 걱정 마십시오! 헤헤!”
현준은 강구역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이종우가 보내온 술의 케이스를 열었다.
그러자 케이스 안에 쪽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쪽지에 적힌 글자를 확인한 현준은 쪽지를 구겼다.
“이건 대충 술 장식장에 가져다 넣어 놔라.”
“안 드십니까?”
“아침부터 무슨 술이야. 그냥 넣어 놔.”
“알겠습니다.”
강구역은 제법 좋은 술인 것에 한 잔 얻어먹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다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현준과 함께 다니다 보니 과거에는 할 수 없던 각종 호사를 누리는 강구역이었다.
“다음 경기는 언제 있냐?”
“두 달 뒤에 잡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고 있냐? 가서 운동이나 해!”
강구역을 체육관으로 쫓아내고 난 뒤에 현준은 고민을 했다.
그냥 눈을 감아 줄지 아니면 쳐내야 할지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이미 나 있었다.
일본의 야쿠자들이 계속 설치고 다니는 이유를 확인해야 했다.
지금이야 오진호와 김무연 회장을 노리고 있는 듯했지만 좀 더 타고 들어간다면 현준 자신이 드러날 가능성이 컸다.
“더욱이 이제 못 믿는다는 거지.”
현준은 윤무덕을 믿을 수 없다는 것에 역시 사람은 고쳐서 쓸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만 했다.
그렇게 저녁에 현준은 이종우가 알려준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한 아파트였다.
띵동!
초인종 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나온 남자는 현준을 보자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현준의 정체를 알아차리고서는 몸을 덜덜 떨어대었다.
자신을 잘 아는 눈치인 남자에 현준은 말없이 문을 열고서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의 탁자 위에는 알약과 같은 것들이 제법 많이 놓여 있었다.
“저…… 저기 대표님.”
“누가 니 대표야.”
“이…… 이건.”
“윤 부장이 시켰냐?”
“그…… 그게.”
“이거 어디에 보관되어 있냐?”
“대표님.”
“나 몰래 별짓을 다 해 놨네. 위치 몰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대표님! 저는 단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 어디에 있냐고. 묻잖아. 윤 부장이 숨긴 화물 어디에 있냐고.”
“살려 주십시오! 대표님!”
“내가 뭐 너를 죽인대? 화물 위치만 말을 하라고.”
현준의 시선에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남자는 안절부절못하다가 결국 현준에게 화물이 있는 주소를 말했다.
화물 주소를 알게 된 현준은 화물이 있다는 장소로 향했다.
지방의 한 화물 창고 건물에 도착한 현준은 이 화물 창고를 두 명의 남자가 지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창고로 가까이 다가가자 창고를 지키고 있던 남자들이 현준을 막아섰다.
“어이! 여기 사유지니까. 그냥 나가쇼!”
“알아. 윤 부장 곧 올 테니까. 문이나 열어라.”
현준의 말에 남자 둘은 멍하니 현준을 바라보았다가 이내 현준을 알아보고서는 몸이 굳었다.
당황해서는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남자 둘을 옆으로 밀어버리고서는 창고 안으로 들어가자 두 개의 컨테이너가 창고 안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야. 문 열어.”
“저기 대표님.”
“너……. 아. 너는 우리 회사 직원이네. 아직 퇴사 처리 안 되었으니까 내 말은 들어야겠지. 문 열어.”
굿 프랜드 소속의 직원임을 알아본 현준의 말에 남자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창고의 문을 열었다.
창고의 문이 열리자 안에 과자 박스들이 들어 있는 게 보였다.
현준은 말없이 과자 박스들을 뜯어서는 내용물을 확인했다.
두 명의 남자 중 한 명은 현준의 뒤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지만 다른 한 명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윤무덕에게 전화를 하러 간 듯했다.
물론 지금쯤 윤무덕은 한창 서울에서 내려오고 있을 터였다.
“옆에 있는 것도 문 열어.”
“저기 대표님.”
“열라고.”
“열쇠가 없습니다.”
“열쇠 없으면 뭐? 잘라.”
창고를 지키는 남자들에게는 다른 화물의 열쇠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는 듯했다.
물론 열쇠 없다고 못 여는 건 아니었으니 현준은 자물쇠를 부수든 자르든 강제로라도 열라고 지시를 했다.
“한 놈 빨리 통화 끝내고 오라고 그래.”
현준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내가 밖에 대기하고 있는 놈들 부를까?”
“예? 아…… 아닙니다! 열겠습니다!”
현준이 혼자 왔을 리는 없을 터였기에 현준의 말뜻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화물의 물건이 물건이다 보니 괜히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은 법이었다.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달려온 남자에게 현준은 말을 했다.
“야! 가서 휘발유 사 와라.”
“대…… 대…… 대표님.”
“조용히 가서 사 와. 니들도 살고 싶으면 말이야. 아! 멀리 가서 사 와라. 괜히 가까운 곳에서 사 왔다가 문제 될 수 있으니까.”
현준의 지시에 안절부절못하던 남자 하나가 창고 밖으로 나가고 남은 남자 하나는 창고 한쪽에 있던 절단용 니퍼로 굵직한 자물쇠를 자르기 위해 용을 쓰기 시작했다.
현준은 자물쇠를 자르기까지 기다렸다.
* * *
현준이 창고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안 연락을 받은 윤무덕은 방송국의 PD를 만나고 있다가 사색이 되어서는 창고로 차를 몰고 달렸다.
철저하게 비밀로 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결국 들켜 버린 것이다.
“제길! 빌어먹을! 제기랄!”
윤무덕은 연신 욕을 하며 차를 밟았다.
신호 위반도 속도위반도 무시를 한 채로 내달리고 있었다.
몇 번이고 사고가 날 뻔했지만 지금 그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차라리 사고가 나서 자신이 죽어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존경과 인정을 받고 있었다.
간신히 손을 씻었는데 인간이란 바뀌지 않는 것인지 결국 손대지 말아야 할 것에 손대 버렸다.
만족을 할 수 없는 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본성이 사악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후회해 봐야 늦은 뒤였다.
그렇게 자신도 어떻게 도착을 했는지 모를 윤무덕은 화물 두 개를 이미 열어서 내부를 파헤치고 있던 현준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에 윤무덕은 절망했다.
순간 현준을 죽여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만 모른다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아왔던 현준이 아무런 대비도 없을 리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포기해야만 했다.
더욱이 완력으로 자신이 현준을 이길 수 있을지도 장담을 할 수 없었다.
프로급은 아니라지만 현준은 프로 격투기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기도 했다.
조직 폭력배가 일반인보다 훨씬 싸움을 잘한다지만 프로 격투기 선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물론 조직 폭력배가 무서운 이유가 뒤가 없이 언제든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현준도 일반인과는 다소 달랐다.
더욱이 현준의 옆에서 일을 돕고 있는 두 명의 부하들도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것으로 봐서 자신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컸다.
“일찍 왔네. 윤 부장.”
지금까지 존댓말을 써주던 현준의 목소리가 싸늘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죄송할 짓을 왜 합니까. 뭐가 부족해서. 하긴 뭐 이 정도면 욕심날 만도 하겠네요.”
현준은 두 번째 화물에서 납득이 가는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자 고개를 끄덕였다.
마약도 마약이었지만 두 번째 화물 안에는 금괴와 달러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부도 들어 있었다.
장부는 둘째라고 해도 금괴와 달러만으로도 상당했으니 욕심이 날 법했다.
“그냥 이것들만 챙기고 약은 태워버리지 뭔 욕심을 더 내셔가지고 이 사달을 만들어 내십니까.”
“위조지폐입니다.”
“아! 이거 위조예요? 이야! 이거 진짜처럼 잘 만들었네.”
현준은 윤무덕의 말에 달러 지폐 한 장을 들어서는 살펴보았다.
현준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잘 위조되어 있는 달러였다.
아무래도 야쿠자들이 한국에서 달러 세탁을 하려는 의도로 반입을 한 듯했다.
그렇기에 윤무덕이 위조지폐를 꺼내가지 않고 일단 보관을 해 둔 듯했다.
“그럼 이 금괴도 가짜입니까?”
현준은 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수십억은 충분히 될 법한 금괴들을 살펴보며 물었다.
이번에는 윤무덕이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이, 금괴들은 진짜인 듯했다.
아직 처분을 하지 못하고 있던 중인 듯했다.
현준에게 있어서는 대단할 것도 없는 것들이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욕심이 나기에 충분할 터였다.
“달러야 쓰기에는 위험하고. 금괴야. 저한테 말을 했으면 알아서 용돈으로 나눠 쓰라고 했을 텐데. 이거 참 실망입니다. 윤 부장님.”
“죄송합니다. 대표님. 한 번만 용서를…….”
“…….”
지금으로서는 비는 수밖에 없었지만 윤무덕은 현준의 눈빛에서 일말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충분히 기회를 줬던 현준이었다.
그 기회를 걷어찬 것은 자신이었으니 윤무덕은 더 이상의 기회를 현준이 주지 않을 것 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가…… 가족은.”
“잘 보살펴 줄 테니까. 그건 걱정 하지 마시고. 마지막 인사말은 할 필요 없으니까 가보세요.”
현준은 윤무덕의 말을 더 이상 들을 필요 없다는 듯이 몸을 일으키고서는 휘발유를 컨테이너 안에 부어대었다.
“환풍기 작동시켜.”
“예. 대표님.”
현준은 방독면을 쓰고서는 라이터를 들어서는 휘발유가 뿌려진 컨테이너 안을 향해 불붙은 성냥을 던졌다.
화르륵!
하나의 컨테이너에 불이 붙으면서 컨테이너 밖으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창고의 환풍기가 맹렬하게 돌아가며 연기를 밖으로 빼내고 있었지만 창고 내부는 한 모금만 마셔도 사망을 할 만큼 유독 가스로 가득 채워졌다.
그나마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장소이고 해도 져서 밤이었기에 검은 연기는 보이지 않을 터였다.
그렇게 첫 번째 화물을 태워 버린 현준은 두 번째 화물을 바라보았다.
첫 번째 화물보다 더 많은 마약들이 들어 있는 컨테이너였다.
금이나 달러 보다 더 막대한 금액의 마약이었으니 야쿠자들도 광분하기에 충분할지도 몰랐다.
현준은 역시나 별생각 없이 성냥을 던졌다.
이내 불이 타오르면서 시뻘건 불길을 만들어 내었다.
컨테이너 내부가 완전히 녹아 버릴 만큼 강한 화염이었지만 컨테이너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서인지 화염이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두 명의 직원도 방독 마스크를 쓴 채로 혹시라도 불이 컨테이너 밖으로 나올까 싶어 소화기를 들고 서 있었다.
달러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창고 안에는 금괴도 있었다.
금괴도 녹아서는 컨테이너 바닥에 들러붙어서는 엉망이 될 터였다.
현준은 정체불명의 비밀 장부를 슬쩍 바라보았다.
몇 장 살펴보기는 했지만 별 흥미는 없었다.
어차피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으니 현준은 비밀 장부도 불타오르고 있는 컨테이너 안에 던져 넣었다.
그렇게 전부 태워 버린 현준은 남김없이 잿더미가 되어 버린 것을 확인하고 난 뒤에야 창고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