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00
200화
200.
리리나를 업고 옥상에 도달한 현준은 이내 헬리콥터의 조명등을 볼 수 있었다.
호텔 건물 밖으로 연신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화재로 인해 다른 건물들과는 달리 피해가 큰 호텔 건물이다 보니 방송국 소속의 헬리콥터가 호텔을 비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현준과 리리나는 일본 방송에 그대로 포착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헬리콥터에 옥상으로 올라온 이들은 안도를 할 수 있었다.
옥상에서 지상을 내려다본 현준은 3층쯤에서 불길이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만일 아래로 내려갔다면 위험해질 수도 있을 상황이었다.
물론 유독 가스가 옥상으로 올라오고 있어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콜록! 콜록!”
오브셀에서의 유독 가스로 간헐적인 기침을 하던 현준이었기에 호텔 화재로 인한 기침을 다시 했다.
“괜찮으세요?”
“아! 예! 유독 가스가 올라오고 있으니까. 콜록! 손수건으로 코하고 입을 가리세요.”
현준은 리리나에게 자신의 손수건을 주고서는 제 셔츠를 찢어 코와 입을 가렸다.
헬기가 호텔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으니 곧 구조 헬기가 날아올 터였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었기에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터였다.
예상대로 구조 헬기가 날아왔다.
구조 헬기는 우선 어린아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부터 구조를 하기 시작했으니 현준은 가장 나중에 구조가 될 대상이었다.
“먼저 가세요.”
“아니에요. 같이 구조될 때 같이 갈게요.”
“걱정할 것 없이 먼저 가세요.”
현준은 계속 같이 있겠다는 리리나를 구조 헬기에 태웠다.
어느덧 지상에는 소방차들이 잔뜩 몰려와서는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
화재 진압이 효과는 있었는지 유독 가스의 양도 줄어드는 듯 보였다.
물론 호텔 건물 내부는 지옥이나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끔찍한 상태였다.
화재가 진압되고 난 뒤에 호텔 내부에서 사망자들이 다수 발생을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3층 구역 위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견되었다.
현준은 마지막에 구조를 받아서는 병원으로 이송이 되었다.
지진으로 인해 도시 곳곳에 각종 사고를 당한 환자들이 넘쳐나기도 했기에 리리나가 입원한 병원인지를 알 수 없었다.
더욱이 딱히 리리나의 행방이 궁금하지도 않았던 현준은 치료를 마치고서는 회사 직원들과 함께 사고 수습을 한 뒤에 한국으로 귀국했다.
지진으로 인해 아쿠아의 일본 내 활동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언제나 그러하듯이 금세 일상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일본 활동은 강행되었다.
레이나 프로덕션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인지 아쿠아의 일본 내 활동은 꽤 순조로웠다.
일본에서 한국 진출을 원한다는 일본 연예인도 한국에 입국해서 미팅했다는 보고도 받았지만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다.
현준으로서는 아중 그룹과 오진호를 주시하고 있는 것 외에는 다른 일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다만 리리나는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현준에 관한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었다.
별다른 말 없이 한국으로 되돌아 가 버린 현준에 원망이 들기도 했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현준에게 직접 연락을 하기는 어려웠다.
그나마 회사를 통해 괜찮냐는 연락을 받았을 때 괜찮다는 답변과 함께 현준의 상태는 어떤지에 대해서만 물었을 뿐이었다.
그녀도 현준이 사업 이외에는 자신에게 개인적인 호감이 있는 것은 아님을 알았지만 이미 그녀에게는 현준에 대한 호감이 생겨 버린 뒤였다.
그렇게 그녀는 현준과 어떻게든 다시 만나고 싶어 했다.
직접 한국을 찾아가서라도 현준이 자신에게 준 손수건을 돌려주기 위해 손수건을 소중히 간직했다.
* * *
김무연 회장의 납치 미수 사건으로 소란이 크기는 했지만 현준의 아버지인 서대영 회장 또한 마냥 안심을 할 수는 없었다.
과거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해 위협도 있었기에 서대영 회장도 상시 경호원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제네스코 코리아의 운영권을 제네스코 사로부터 인수하며 문채원을 쫓아낸 서대영 회장이었지만 아직 안심을 할 수는 없었다.
아직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루나틱 셀로브라는 단체가 남아 있었고 해당 단체가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나마 대한민국에서는 루나틱 셀로브의 활동이 활발하지는 않았고 문채원을 쫓아낸 뒤 별다른 일이 없다는 점에서 기억 속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호성 그룹의 장남인 서영수는 한 명의 방문객을 만나게 되었다.
“내 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싶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어째서지요?”
“서 대표님의 미래 장래를 위한 투자라고 하면 그 이유가 될 듯하군요.”
서영수는 자신을 찾아온 정체 모를 투자자에 코웃음을 쳤다.
이미 자신의 동생에게 호성 그룹의 후계자 자리가 밀렸다는 것은 다들 자자하게 알려져 있었다.
개인적인 회사를 운영하며 먹고 살 궁리 중인 서영수에게 있어서 미래를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흥! 웃기지도 않는군. 못 들은 것으로 할 테니 그냥 꺼지시오.”
“제안을 우선 들어보시는 것이 어떠시겠습니까?”
“들어볼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뭘 들어본다는 거요.”
“글쎄요. 들어보신다면 결코 후회를 하지는 않을 겁니다.”
서영수는 끈질긴 투자자에 인상을 찡그렸다.
서영수가 후계자에서 밀렸다지만 그래도 재벌가의 일원이었다.
현재는 자숙 중이라지만 언제든 다시 호성 그룹의 고위 임원이 될지는 알 수 없었다.
물론 동생인 서정대가 그룹의 부회장 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서영수는 계열사 하나 받아서는 독립해야 할 터였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재기를 위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투자를 받는다지만 나는 그대에게 호성 그룹의 지분을 보장해 줄 생각이 없소. 이득이 난다면 이득만큼의 이익을 지급하겠지만 그리 크진 않을 것이오.”
“하하하! 우리는 호성 그룹에 그 어떤 욕심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른 욕심이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군.”
“뭐 욕심이 없다면 그건 사기꾼의 말이겠지요.”
서영수는 투자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어찌 되었건 서 대표님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자 합니다. 서현준 대행 의장처럼 서 대표님도 호성 그룹에 필적하는 기업을 상속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니까요.”
“뭐요? 서현준?”
서영수는 자기 막냇동생인 현준의 이름이 투자자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인상을 찡그렸다.
“아! 모르고 계셨던 겁니까?”
투자자는 서영수의 반응에 당황한 듯이 행동했다.
“그게 무슨 말이오. 내가 뭘 모르고 있다는 거지?”
“아! 이거 제가 실수를 했는지 아니면 서대영 회장님께서 가족들에게도 비밀로 하고 있었는지 미처 알지 못했군요.”
“제대로 이야기해 보시오! 단, 헛소리라면 집어치우고 꺼지든지!”
목소리가 커지는 서영수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거 빨리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이지 그룹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소. 그런데 왜 이지 그룹이 나오는 거요?”
“이지 그룹의 실질적인 주인이 서대영 회장님이시기 때문이지요.”
“뭐요?”
이지 그룹은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었다.
물론 한국에 꽤나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이지 플랜 코리아가 이지 그룹의 본사보다 규모가 더 컸다.
국내의 대기업들과는 달리 여러 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탄소 섬유와 각종 특수 소재 원료를 독점하다시피 유통 공급하고 있었다.
그렇게 결코 규모가 작지 않은 글로벌 기업의 실질적인 주인이 서대영 회장이라는 말에 서영수는 기가 찬 것이다.
“그리고 이지 그룹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이가 바로 서현준 대행 의장입니다.”
“현준이가? 하하하하! 무슨 그딴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는 소리요?”
서영수는 어처구니없는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현준은 아버지나 자신의 도움으로 큰 프랜드 컴퍼니의 대표로 얼마 전에 취임을 했다.
그리고서는 술과 클럽을 즐기며 딱히 권력에는 관심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호성 그룹에도 관심이 없어서 화려한 연예계 사업이나 스포츠 관련 일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현준이 호성 그룹보다 클 수도 있는 이지 그룹을 관리하는 의장이라고 하니 서영수가 믿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믿기 어려우실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사실입니다. 서현준 대행 의장은 이지 그룹의 이사회 의장으로 이지 그룹을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그대는 기업을 운영해 본 적이 있소?”
“예?”
“기업 경영을 해 본 적이 있느냐는 말이오.”
“…….”
“그룹이 아닌 그 아래의 계열사만 해도 하루에 얼마나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아시오? 24시간이 부족해서 내 몸이 둘 셋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하루에 몇 번이나 되는지 아시오? 이지 그룹이 한국 내의 사업 비중이 높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이지 그룹의 모든 대소사를 판단하고 결정하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시는 거요?”
서영수는 결코 무능하지 않았다.
화도 안 날 정도여서 서영수는 자신을 찾아온 투자자를 비웃을 뿐이었다.
“확인을 하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확인이라. 뭐 이지 그룹에 원료 공급 계약이라도 넣어서 받아들여진다면 그게 증거라고 할 것이오? 어느 정도 터무니없는 아니 상당히 이문이 남도록 계약서를 작성해서 넣으면 이지 그룹의 의장인 내 동생님께서 이건 그냥 통과시키라고 할 것이 분명하단 말이겠군. 아니지. 아버지께서 허가를 하실 테니 그렇게 이지 그룹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어서 피를 쪽쪽 빨라는 소리인가 보구려.”
서영수는 비웃음이 가득한 눈빛으로 투자가를 바라보았다.
그런 서영수의 비웃음에 투자가는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그럴 겁니다.”
“그렇다면 안 할 수가 없겠군.”
서영수를 흔들 수만 있다면 충분했다.
“그런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소.”
“뭐라구요?”
“내 동생님께서 이 큰형을 걱정해 줘서인지 이지 플랜 코리아의 대표이사 자리를 부탁해 왔지 뭐요.”
“……!”
서영수를 찾아온 투자가는 그 부분은 미처 알지 못했는지 놀란 눈으로 서영수를 바라보았다.
“제안이 들어와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대 덕분에 고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 가 보시오.”
서영수는 자신을 찾아온 투자가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그렇게 쫓겨나듯이 정체 모를 투자가를 내보낸 서영수는 얼마 전에 들어온 이지 플랜 코리아의 대표직 제안서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이지 플랜이 아버지가 세운 회사라고?”
그건 절대 아니었다.
서영수는 서대영 회장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기도 했기에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서대영 회장이 아중 그룹을 부도 직전까지 몰고 갈 이유가 없었다.
당연히 서현준이 이지 그룹의 대행 의장이라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아니 가능하더라도 사실이라면 현준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 있었어야 했다.
서영수는 미국의 반독점법 관련해서 이지 그룹의 이사회 의장이 미국 국회 청문회에 출석을 한 기사를 보았다.
이지 그룹의 이사회 의장은 백인 남성이었다.
현준이 똑똑하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경영 능력도 보이고 있었지만 거대 기업을 관리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고 여겼다.
하지만 자신을 찾아온 투자가의 말을 마냥 흘려듣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기는 했다.
“저놈들이 루나틱 코퍼레이션인가 하는 놈들인 것 같기는 한데. 후우! 그 여자는 대체 뭐 하는 여자인 거야?”
서영수도 루나틱 셀로브라는 집단이 서대영 회장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원한임도 짐작하고 있었다.
자신을 충동질해 호성 그룹과 서대영 회장을 공격하려는 것일 터였다.
서영수는 씁쓸함을 느끼며 이지 플랜 코리아의 대표이사 자리를 수락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호성 그룹에 남아 있으면 필연적으로 호성 그룹이 분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현준이가 이지 그룹의 의장은 아니겠지?”
서영수는 현준에게 직접 물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