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13
213화
213.
회사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준 윤미래는 처음에는 거절을 하려고 했지만 과장 승진과 함께 그녀의 가능성을 회사에서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설득에 승낙을 해야 했다.
한 번씩 자신을 찾아오는 현준이 잠시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현준도 그녀의 유학을 축하하며 반겼고 현준과 자신이 이어지는 일은 힘들다는 생각에 결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녀에게도 좋은 기회였다.
물론 어째서 자신에게 이런 기회가 찾아온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윤미래는 미국에 도착해 회사에서 마련해 준 미국의 저택에서 짐을 풀었다.
미국의 전문 대학원 과정을 밟으며 열심히 공부만 한 그녀였다.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엄청나게 많은 과제를 해 나가려면 한눈을 팔 수도 없었다.
그래도 인연이란 생기기 마련인지 제법 많은 미국의 친구들이 생겨났다.
“미래! 한국에서 왔다고 하지 않았어?”
“어! 맞아. 한국.”
“위에 한국? 아니면 아래 한국.”
한류라고 전 세계가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았다.
그나마 한국이 두 개라는 것만 아는 것도 대단한 경우도 있었다.
“아래 한국.”
“오! 아래 한국! 케이팝!”
아이돌 좋아할 나이는 아닌 미래였지만 미국에서 사귄 친구들은 케이팝을 제법 좋아하고는 했다.
‘내가 니들보다 나이가…….’
자신보다 네다섯 살은 어린 미국인 친구들은 윤미래의 나이를 들으면 깜짝 놀라고는 했다.
동양인의 신비라며 동양인들은 나이를 먹지 않는 엘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푸념을 듣고는 했다.
확실히 윤미래가 미국인 친구들보다 훨씬 어려 보이기도 했고 나이 문화가 희박한 미국이다 보니 나이 부심을 부릴 수는 없었다.
“내가 아는 친구의 친구가 한국에서 왔다는데! 한번 만나볼래?”
“남자?”
“아니. 안타깝게도 여자야. 미래. 좋은 남자 소개해 준다니까.”
“아니야. 사양할게.”
자유롭기도 하고 자신을 알고 있는 이 하나 없는 곳이었으니 삶의 일탈을 즐길 수도 있었다.
‘교포 화장은 좀.’
미국 남자들의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의 스타일과 참 많이도 바뀌는 이들이 있었다.
윤미래는 왠지 자신의 흑역사가 될 것 같은 느낌에 원천 차단을 하고 싶었다.
물론 그러다가 사랑이 우연히 찾아온다면 그것도 운영일 터였다.
그렇게 주변에서 남자를 소개해 준다는 것도 사양해 가며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멀고 먼 동양에서 온 여자가 다들 꽤 신기했던지 제법 다가오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인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다리 건너 만난 한국인 여인은 꽤나 차분해 보이는 모범생 같은 이미지의 대학원생이었다.
“한국인이세요?”
“예. 만나서 반가워요. 윤미래라고 해요.”
“저는 민지영이라고 합니다.”
자신보다 나이는 어렸다.
미국의 법률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변호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었고 고향도 한국의 서울이었지만 미국에서 정착해서 변호사 일을 하고 싶다는 여인이었다.
‘현준이하고 동갑이네.’
그녀는 외로웠던지 자신보다 나이가 몇 살 많은 윤미래와 언니 동생 사이로 친해졌다.
윤미래도 타지 생활에서 오는 어려움에 민지영과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번씩 윤미래의 집에서 한국식 밥을 대접하며 민지영의 외로움을 달래 주었다.
“회사에서 유학을 보내주신 거라구요?”
“그래. 회사에서 얼마나 부려 먹으려고 그러는 건지. 유학비용과 체류비용까지 전부 댄대.”
“비용이 상당히 많이 나올 텐데.”
“그러니까. 덕분에 매주 보고서를 한국으로 보내야 해.”
“힘들겠네요.”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니까.”
공짜는 없는 법이라지만 윤미래에게도 무척이나 큰 기회이자 혜택이었으니 유학 자체에 대해서는 불만은 없었다.
“지영이 너는 한국에서 변호사 해도 되는데 왜 미국까지 왔어?”
“그러게요.”
뭔가 사연이 있는 듯했다.
다만 굳이 말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아 보이는 민지영에 윤미래도 거듭 묻지는 않았다.
“남자 친구는?”
“지금은 없어요.”
“뭐야. 과거에는 있었다는 거야?”
“언니는요?”
“어! 없지.”
이대로 일만 하다가 혼자가 되는 골드 미스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아무 남자나 만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미국 생활의 외로움을 나누며 지내던 중에 윤미래는 민지영과 같이 동거를 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대형 로펌에서 돈을 벌고 미국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지만 생활비가 워낙 많이 드는 미국이었다.
특히나 월세가 무척이나 세서 민지영의 생활이 녹록지는 않아 보였다.
다행히 회사에서 얻어준 윤미래의 아파트는 혼자 살기에는 꽤나 커서 민지영이 들어와 살아도 별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한사코 사양하던 민지영을 설득해 민지영의 짐을 옮겨 올 수 있었다.
“고마워요. 언니.”
“고맙기는. 2년이야. 2년 동안은 편하게 지내. 나 한국으로 들어가면 다시 집 구해야 할 거야.”
자신과는 달리 유학 생활이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갈 윤미래였다.
윤미래는 민지영의 짐을 함께 풀면서 사진 액자를 하나 보았다.
그리고 그 사진 액자에 자신이 아는 이가 있음을 보고서는 깜짝 놀랐다.
“저기 지영아.”
“왜요? 언니?”
“여기 이 사진.”
“사진이요?”
“어. 이 사람 서현준 아니야?”
“어? 언니가 현준이 어떻게 알아요?”
“현준이?”
“예. 저 고등학교 동창인데.”
“아!”
사진에는 민지영과 서현준 그리고 철호와 공민지가 함께 찍혀 있었다.
민지영으로부터 서현준과의 관계에 대해서 들은 윤미래는 꽤나 신기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 사람은……. 어! 영화배우.”
“예. 공민지 언니라고. 현준이 소속사 여배우예요. 저희 같은 한국대 나왔어요.”
“그렇구나. 어쩐지 눈에 익다고 했어. 그리고 이 남자는?”
두 명의 남자 중에 현준이 아닌 다른 남자를 가리키자 왠지 모르게 민지영은 서글퍼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박철호라고 격투기 선수에요. 저하고 현준이 고등학교 동창이구요.”
“아! 그렇구나.”
전부 현준과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언니가 어떻게 현준이하고?”
“아! 그게!”
윤미래는 자신이 회사에 있을 때 현준이 인턴으로 들어왔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나는 재벌 도련님인지 전혀 몰랐거든. 완전히 속았지 뭐야.”
“현준이가 그렇게 막 남 속이고 그런 아이는 아닌데. 심성이 나쁜 아이는 아니에요.”
“사과 안 해도 돼. 오해는 풀었거든.”
민지영도 현준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현준에 대한 대화로 며칠은 이야기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윤미래와 민지영이 같이 생활하다가 민지영은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여보세요?”
-지영이니?-
익숙한 목소리였다.
자신의 연락처를 가족들에게만 알려줬던 것으로 기억하기에 그 익숙한 목소리가 들릴 일은 없었다.
하지만 무척이나 반가운 목소리에 민지영은 아니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민지 언니?”
-어! 이 기집애! 뭐 한다고 그렇게 숨어 살어!-
“숨은 거 아니야. 언니.”
-너 어디야? 나 지금 미국인데. 얼굴이나 한번 보자!-
“내 연락처 어떻게 알았어?”
현준이가 알려줬나 싶었지만 미국으로 오고 난 뒤에 연락처를 바꿔서 현준이라고 해서 알 수는 없었다.
한 번씩 돈을 보내주고는 있었지만 그 외에는 따로 현준에게서 연락이 오는 일도 없었다.
-그게 중요하니! 이 기집애야! 아무튼 어디야?-
“미안해. 언니.”
-뭐가 미안해! 어디인지나 알려줘. 그리고 현준이 일로 물어볼 것도 있으니까.-
“현준이? 현준이가 왜? 무슨 일 있어?”
-만나서 이야기하자니까!-
공민지는 현준이와 관련된 일로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민지영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공민지와 만날 수밖에 없었다.
철호와 관련된 일이라면 만나지 않았겠지만 현준의 일이라면 만나 봐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뉴욕의 한 카페에서 민지영은 공민지와 만나게 되었다.
“연예인 다 되었네.”
“이 기집애는 학교 다닐 때하고 똑같네! 왜 그리 궁상스럽게 사냐!”
수수한 민지영에 공민지는 화를 내면서도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철호에게는 말하지 마. 나 만났다는 거.”
“대체 왜?”
“그냥.”
“하아!”
한숨이 나오는 공민지는 민지영을 안타까우면서도 미안스럽게 바라보았다.
“현준이 때문에 할 말이 있다면서. 뭐야?”
“아! 그…… 그게. 흐음! 현준이 고등학교 때 어땠어?”
“뭐? 고등학교 때?”
“그래. 고등학교 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현준이 이중인격인 것 같은데. 지금의 인격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해서. 혹시 옛날에 어떤 일이 있었어?”
민지영은 공민지의 말에 깜짝 놀랐다.
“지금의 인격이 사라지고 있다고? 옛날에…….”
현준과의 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는 민지영은 뭔가가 떠올랐다.
“현준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했던 적이 있어.”
“병원 입원?”
“어. 퇴원하고 학교로 돌아왔을 때 뭔가 현준이가 전과는 달라진 것 같기는 했어.”
“많이 아팠어?”
“어. 죽을 뻔했다고 들었어.”
“그럼 그 때문에 이중인격이 된 건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기는 했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왔다.
“현준이가 다른 사람이 된 거야?”
“왔다 갔다 하는가 보더라고. 그래서인가 지금의 인격이 사라지고 난 뒤를 대비하고 있어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현준의 인격이 새로 만들어진 인격이고 이제 그 인격이 사라질 수 있다는 말에 민지영도 걱정이 되었다.
“너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안 될까?”
“…….”
철호를 이성으로 보게 된 공민지였다.
하지만 철호는 끝까지 민지영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질투가 안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민지영도 자신의 좋은 동생이었기에 민지영과 철호가 다시 잘 된다면 물러설 생각도 있는 그녀였다.
“미안해. 언니.”
“후우! 그래. 천천히 좀 더 생각해 봐. 그리고 현준이가 평소하고 다르다 싶으면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래. 알았어. 이거 누구누구 알고 있는 거야?”
“나하고 철호?”
“철호도 알고 있는 거야?”
“어. 철호가 하는 말이 바뀐 인격이 고등학교 때의 현준인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고.”
현준의 상태를 알지 못하는 민지영이었으니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웠다.
물론 자신이 뭘 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으니 안다고 달라질 것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왜?”
“그건 나도 모르지. 어떤 계기인지는.”
어떤 계기에 의해 과거의 서현준의 인격이 깨어나고 현재의 현준이 사라져 가는 것인 듯했다.
“계기를 알게 된다면 현준이가 현준이인 상태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그녀들에게 있어서 현준은 과거가 아닌 현재의 현준일 터였다.
물론 과거의 현준의 인격이 잘못된 현준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을 터였다.
공민지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 민지영은 고민 끝에 윤미래에게 현준의 상태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현준 씨가? 혹시 불면증 때문인가?”
“불면증이요?”
“어! 불면증.”
윤미래는 현준이 꽤나 오랫동안 불면증을 앓아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불면증이 원인이 아닌 결과일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윤미래는 자신이 알고 있는 현준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