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16
216화
216.
직원들에게 보고받는 도중에 현준의 집무실의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현준은 말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이의 얼굴을 보고서는 한숨을 내쉬며 보고하던 직원에게 나가 보라는 말을 했다.
“연락도 없이 오고 그래.”
“옛날 현준이는 아닌 모양이네.”
“아버지한테 들었어?”
“너 옛날에 기억 안 난다고 한 게 진짜였냐?”
“커피?”
“진하게 타 봐라.”
첫째 형인 서영수였다.
현준은 커피를 타서는 집무실의 소파에 앉은 서영수에게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일은 할 만해?”
“업종이 다르기는 하지만 경영이라는 것은 다 그게 그거다. 그리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내 몸뚱이가 어디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기억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것도 아닌데 뭐 얼마나.”
대수롭지 않아 하는 현준에 서영수는 인상을 찡그린 채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검사는?”
“했어. 아버지하고 어머니가 꽤나 성화셔서. 뭐 별 이상 없다고 하던데.”
“이상이 없는데 그런 이야기를 했냐?”
“뭐 나중에 알려지는 것보다 빨리 아시는 것이 충격이 덜할 테니까.”
현준의 말에 서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숨기고 있다가 문제가 커진 뒤에 밝혀지게 되는 것보다 나을 수 있었다.
지금의 현준도 그렇지만 고등학교 이전의 서현준의 인격도 서영수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동생이었다.
지금의 현준도 벌써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함께 해 왔으니 둘 중의 하나를 없애야 할 대상으로 삼기는 어려웠다.
“어차피 같은 두 개의 인격이니까 시간이 지나면 하나로 합쳐지거나 하지 않냐?”
“글쎄. 모르겠네.”
두 개의 인격 자체가 달랐으니 그럴 일은 없었다.
서현준의 인격이 지금까지 깊게 잠들어 있었던 것처럼 의식 깊은 곳에 잠들 수도 있었다.
물론 현준은 그럴 바에는 완전히 소멸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별일 없을 테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마라.”
“걱정한다고 될 문제도 아닌데 뭐. 사고나 안 치면 되는 거지.”
현준의 말에 서영수는 피식 웃었다.
고등학교 때 사고 이전 현준이 어떤 성격이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때는 니가 나를 참 무서워했는데 말이지.”
“그랬어?”
“그럼. 아버지나 어머니야 막내라고 오냐오냐 키웠지만 형은 니가 버릇없으면 가만 안 뒀거든.”
이제는 머리에 흰 머리카락도 보였지만 아직도 몸은 무척이나 건장한 서영수였다.
혈기 넘치는 과거 서영수의 불같은 성격이라면 망나니 같던 서현준도 눈치를 보기는 했을 터였다.
“콜록! 콜록!”
“너 그 폐병 아직도 그러냐?”
“괜찮아. 걱정하지 마. 가끔 그러니까. 콜록!”
현준은 물 한 모금을 마시며 기침을 가라앉히려고 했지만 기침은 사레라도 들린 것처럼 계속 나왔다.
결국 서영수가 현준의 등을 두드려 주어야 했다.
서영수뿐만 아니라 둘째 형인 서정대로부터도 전화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현준이든 서현준의 상태이든 한동안은 서대영 회장의 자택에서 생활하라는 지시를 들었다.
꽤나 귀찮은 일이었지만 당장에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이연수 여사의 모습에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지금 살고 있던 집은 강구역에게 살고 있으라는 말을 하고서는 짐을 옮겨야 했다.
“가끔 찾아올 거니까. 개판 쳐 놓지 말고.”
“헤헤! 걱정 마십시오. 형님. 그런데 제가 경호 안 해도 되겠습니까?”
“경호 같은 소리 하네. 네놈 경기나 제대로 준비해. 지면 쫓아내 버릴 테니까.”
“걱정 마십시오!”
환하게 웃고 있는 강구역을 보며 참 생각 없이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것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오자 이연수 여사는 현준을 빤히 바라보았다.
“현준이니?”
“…….”
“아! 옛날 현준이니? 아니면?”
“지금 현준이에요. 어머니.”
“아! 그럼 오늘은 해물 된장국으로 할까?”
아들의 상태에 따라 저녁 준비를 달리해야 하는 이연수 여사였다.
“그냥 편하게 하셔도 돼요.”
“어! 그래. 참! 오늘은 형들하고 형수들도 집에 온다고 했다.”
“형들하고는 이야기했어요.”
“그래. 형들도 걱정 많이 하더라. 그 약은?”
“약 먹을까요?”
“어?”
“둘 중 하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
이연수 여사는 현준의 말에 고개를 내저었다.
둘 다 귀한 아들이었으니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렇게 온 가족들이 다 모여서는 저녁 식사를 했다.
모두 현준의 상태를 알게 되었지만 다들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 정도면 가족 문제는 대충 해결되었네.’
현준은 앞으로 가족 문제로 인해 방해받지는 않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 * *
세영과 결혼을 한 오진호는 신혼 생활을 보내며 회사 일로 정신이 없었다.
세영과의 결혼으로 고속 승진을 하는 것은 당연했다.
과장으로 승진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부장으로 승진했고 그것도 오래지 않아 임원으로 승진을 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
신규 사업부를 맡아 정말이지 온몸을 다 바쳐서 업무에 충실했다.
“일 좀 적당히 하지.”
“하아! 하얗게 전부 불태웠다.”
“회사에 불태우지 말고 나한테 불태우라고!”
현재의 아중 그룹이 과거의 명성에 비해 한참 모자란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은 세영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진호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 줄 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소홀한 남편이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녀도 별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하면 돼.”
“그 조금만 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데?”
“호성을 넘어설 때까지.”
세영은 오진호가 어째서 호성 그룹에 집착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짐작은 가능했다.
호성의 서현준.
자신의 전 약혼자였던 서현준에 대한 감정 때문일 터였다.
“굳이 그럴 필요 있어? 이제는 어차피 남인 집안인데.”
“…….”
오진호는 세영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미 자신이 세영과 결혼을 했으니 더 이상 현준이 끼어들 일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오진호는 현준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가 없었다.
“왜?”
“아니. 오늘 그럼 밤에도 불태워 볼까?”
오진호가 세영에게 다가가려 하자 세영은 미소를 지으려다가 오진호의 스마트폰이 울리는 것을 보고서는 인상을 찡그렸다.
“아! 뭔 퇴근했는데 전화를 해! 누구야?”
“어. 작은형님이신데.”
“또 술 마시자고! 전화 줘!”
종종 오진호에게 술 한 잔 마시자고 전화를 거는 김정수였다.
김정수에게 걸려 온 전화를 빼앗은 세영은 자신의 둘째 오빠에게 자기 남편 그만 불러내라고 고함을 질렀다.
“남의 신랑 그만 좀 불러 내!”
오진호는 세영에게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빼앗아서는 정수와 통화를 했다.
“아! 예! 형님! 이제 막 퇴근했습니다. 예! 다음 주에나 한번 식사라도 같이하시죠. 예! 알겠습니다. 들어가서 쉬십시오.”
으르렁대는 세영을 간신히 달래고서는 오진호는 세영과 저녁을 먹고 난 뒤에 의무 방어전을 하고 난 뒤에야 쉴 수 있었다.
잠이 든 오진호를 세영은 안쓰럽게 바라보며 오진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기 아빠. 잘 자.”
깊게 잠이 든 것인지 깨지는 않은 오진호였지만 세영의 목소리에 반응을 하는 것인지 몸을 뒤척이자 세영은 잠든 척을 하며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뜨고서는 잠을 자는 오진호를 바라보았다.
* * *
며칠 뒤 세영은 산부인과를 다녀와서는 임신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빠른 임신에 세영은 퇴근할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이 좋아하는 된장찌개를 만들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세영은 갑작스럽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오진호 씨 아내분 되십니까?-
“그런데요? 누구시죠?”
-저기 오진호 씨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급히 연락드립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세영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어…… 어디 병원이라구요?”
병원까지 가는 동안의 기억은 없었다.
오늘 퇴근을 하면 아기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고 했던 그녀였다.
자신이 못되게 굴기도 했지만 이제 행복하게만 살면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아버지인 김무연 회장도 현실의 벽에 야망이 끓어오르지도 않았기에 그룹의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안도하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오진호를 사위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과거였다면 오진호가 사위로 눈에 차지도 않았을 터였다.
그렇기에 세영과 결혼을 하고 나서도 온갖 모멸적인 일을 시켰을 터였지만 그런 부분은 없었다.
오진호를 벌레 보듯이 바라보던 김자성은 가문에서 사실상 쫓겨나 있었고 김정수도 한 번씩 술 마시자고 부를 뿐 자기 부하처럼 끌고 다니지도 않았다.
회사의 과중한 업무야 다를 바 없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없는 상태였으니 현준의 경고는 오진호에게 이해 못 할 일이었다.
그렇게 세영의 임신까지도 전생 때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다만 그런 변화가 오진호에게 존재하지도 않았던 교통사고를 만들어 낸 것이다.
“여보! 여보!”
오진호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달려오자 병원에서는 보호자용 수술 동의서를 내밀었다.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험해집니다.”
“주…… 죽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아…… 아빠! 아빠!”
세영은 곧장 김무연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횡설수설 이야기를 했다.
오진호가 교통사고를 당했고 지금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는 딸의 말에 김무연 회장은 황급히 어디 병원이냐며 최고의 의사에게 수술을 진행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했기에 시간을 지체하면 위험해질 수 있어 세영의 동의로 곧장 오진호는 수술에 들어갔다.
오진호가 수술에 들어간 동안 오진호의 부모도 그리고 세영의 부모도 달려왔다.
“진호 씨 죽으면 어떻게 해.”
“이것아! 정신 차려! 절대 그럴 일 없을 테니까 정신 바짝 차려!”
“나 진호 씨 아기도 가졌는데.”
세영이 임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다들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꽤 오랜 시간 수술이 이루어지고 수술실에서 의사가 나왔다.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다행히도 수술은 잘 되었다는 말에 다들 안도했다.
하지만 오진호의 의식이 깨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오진호의 교통사고가 뭔가 석연치 않다는 보고를 김무연 회장이 받게 되었다.
“일반 사고가 아니라 그놈들의 짓이라는 건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럴 가능성도 큰 듯합니다. 오 부장의 퇴근 시간에 서울 시내에 그런 덤프트럭이 들어올 리도 없고 트럭 운전사는 다음 날 변사체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자살이라고 하는데. 보험도 들어 있고 해서 교통사고 냈다고 자살을 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뭐 빚이 꽤 있기는 한 듯합니다.”
“그 가족들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서 확실해지겠구만.”
“예. 한번 주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무연 회장은 만에 하나 자신을 노리고서 오진호를 사고 낸 것이라면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미래교와 일본 야쿠자들의 문제로 차량을 무척이나 튼튼한 차들로 바꾸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라면 오진호도 그 정도로 큰 사고가 나지는 않을 터였다.
물론 튼튼한 차량 때문에 즉사하지 않고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렇게 김무연 회장은 오진호가 깨어나기를 기다리며 오진호의 교통사고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