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18
218화
218.
사고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오진호는 깨어나지 않았다.
오진호의 사고가 뭔가 석연치 않다며 조사를 하고 있었지만 그보다 오진호가 깨어나는 것이 중요했다.
세영은 오진호의 병실에서 멍하니 앉아 자신의 남편이 깨어나길 기다렸다.
“여보. 빨리 일어나. 날 이대로 놔두지 말고 빨리 일어나.”
오진호의 몸의 상처는 아물어 가고 있었지만 세영의 마음은 점점 찢어져 상처가 커지고 있었다.
그런 세영에 시어머니도 걱정스러운 듯이 말을 했다.
“아가. 홑몸도 아닌데. 들어가서 쉬어라. 그러다가 아기까지 위험해지면 어쩌려구.”
“아니에요. 괜찮아요. 어머니.”
세영은 한사코 오진호의 옆을 지키려고 했지만 며칠째 잠도 자지 못한 데다가 임신까지 한 상태여서 세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졌다.
결국 오진호의 옆 병실에 입원을 한 채로 안정을 찾아야만 했다.
김무연 회장도 그녀의 어머니인 최지원 여사도 딸의 안타까운 모습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완전히 식물인간은 아닌 의식만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기적처럼 오진호가 깨어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도 오진호가 깨어나지 않자 김무연 회장은 자기 딸 걱정을 먼저 하게 되었다.
“오진호 말이야.”
“사위가 왜요?”
김무연 회장은 자기 아내이자 세영의 어머니인 최지원 여사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만약에 말이야.”
“왜 그렇게 뜸을 들여요. 당신 같지 않게?”
“세영이 인생이 아깝잖아.”
“이혼시키자는 거예요?”
“뭐 오진호 부장 병원비는 내가 책임을 져줄 생각이야.”
최지원 여사는 복잡한 눈으로 남편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애는요!”
“그러니까 빨리 결정을 내려야지.”
최지원 여사의 입에서 나온 애는 세영의 배 속에 들어 있는 아기를 말하는 것이었다.
아직 임신을 한 지 오래되지 않아 세영의 몸에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터였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최지원 여사도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위보다 자기 딸이 더 중요했다.
아기를 키우는 거야 전혀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손주보다 딸의 인생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는 무조건 동의하는 그녀였다.
“한 번 갔다 온 것이 요즘 세상에 무슨 흠이 되겠어. 그리고 아중 그룹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그래도 아직 어디 가서 꿀리는 그룹도 아니고. 세영이하고 결혼만 하면 부와 명예가 따라오는데. 아니면 세영이가 좋은 남자 데리고 올 수도 있는 거고.”
자기 딸만 사랑해 주는 남자가 생긴다면 별다른 반대 없이 허락을 해줄 생각이었다.
물론 아중 그룹은 사위가 아니라 세영이 낳을 손주가 이을 것이었다.
김무연 회장 자신도 아직은 정정하니 후계 문제는 당장 고민할 것도 없었다.
“현준이 녀석하고도 다시……. 큼.”
호성 그룹과는 완전히 갈라섰지만 아직 서현준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김무연 회장이었다.
물론 만에 하나 세영과 현준이 결혼을 하게 되면 아중 그룹과 호성 그룹은 예전처럼 친밀한 관계가 될 터였다.
서현준이라면 아중 그룹을 물려줘도 될 것이기도 했다.
최지원 여사도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지만 세영을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세영이 설득하면.”
“시댁은 내가 알아서 하지.”
“알았어요.”
딸의 길고 긴 인생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손가락질 조금 당하는 것이 뭔 대수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조선 시대도 아니고 현대 시대에서 열녀문 세울 것도 아니었으니 김무연 회장의 말에 최지원 여사는 세영에게로 향했다.
역시나 시간이 약인지 오진호가 처음 입원했을 때와는 달리 한결 나아진 모습을 하고 있는 세영이었다.
물론 유산이 될 수도 있었기에 지금은 절대 안정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세영아. 괜찮아?”
“어. 엄마. 나 괜찮아.”
매일같이 자신의 안타깝고 불쌍한 딸을 찾아오고 있었지만 그녀는 세영이 자신을 볼 때마다 눈물을 글썽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밥은 잘 먹고 있지?”
“어. 먹고 있어. 우리 꼬물이도 생각해야지.”
세영의 말에 최지원 여사는 가슴이 아려왔지만 이내 무척이나 잔인한 말을 해야 할 때였다.
한참을 의미 없는 말을 하던 최지원 여사에 세영도 뭔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뭔가 자신에게 아주 무서운 이야기를 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이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엄마?”
최지원 여사는 세영의 말에 이미 닫혀 있는 문을 다시 한번 닫고서는 세영에게 다가왔다.
“세영아, 잘 들어.”
“왜?”
“엄마는 니가 행복했으면 해.”
“당연한 소리를 왜 해.”
“아빠도 우리 세영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어.”
“답답하게 왜 그래! 말을 해! 말을! 뭔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오 서방. 만일 못 깨어나면.”
“뭐?”
“아니이. 오 서방 못 깨어나면 너 혼자 이렇게 살 거니? 너라도 니 삶을 살아야지.”
“엄마!”
“아빠가 오 서방 병원비하고 행여라도 깨어나게 되면 챙겨 주기로 했다.”
“엄마! 나 진호 씨 아이 임신했어!”
“알아! 아는데. 아니 그러니까 빨리 결정을 해야 하지 않겠어? 몸에 부담이 없을 때.”
“…….”
세영은 어머니의 말이 배 속의 아이를 낙태하자는 말임을 알 수 있었다.
창백하게 질린 채로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그녀였다.
“세영아. 잘 생각해 봐. 니 젊은 인생 너무나도 아깝잖니. 오 서방도 좋은 사람이지만. 아니 오 서방도 분명 그렇게 하라고 했을 거야.”
“됐어! 그만해! 나 우리 아기 포기 못 해!”
“세영아. 사랑하는 사람하고 사랑하는 아기하고 같이…….”
“그만두라니까! 나가! 나가라고!”
격하게 화를 내는 세영에 최지원 여사는 별수 없이 딸의 병실을 나서야만 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다시금 세영을 설득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오진호를 포기하고 자신의 아기까지 포기하라는 말을 들은 세영은 오진호의 병실을 찾았다.
이제 오진호의 몸에 난 상처는 사라져 있었다.
여전히 오진호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자력 호흡은 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정말로 식물인간이 되어 호흡까지 되지 않았다면 그녀도 포기를 했을지도 몰랐다.
“진호 씨. 듣고 있어? 진호 씨. 나 너무 힘들어. 나를 나쁜 여자로 만들지 말아 줘. 응? 제발. 진호 씨.”
세영은 오진호의 귀에 대고 계속 속삭였지만 오진호는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 * *
오진호에게 사고가 생긴 지 이 주가 넘어가는 동안에도 오진호가 깨어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현준이었다.
“깨어날 거야. 분명.”
깨어나야만 했다.
자신은 사라지더라도 오진호는 의식을 되찾아야만 했다.
“김무연 회장이라면 분명 세영과 오진호를 헤어지게 할 거야.”
현준은 김무연 회장의 다음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물론 세영과 오진호가 헤어지는 것은 현준도 마다할 일은 아니었다.
오진호야 배신감을 느끼겠지만 그보다 더한 배신에 앞으로의 삶이 완전히 망가지는 것보다는 나았다.
문제는 오진호가 깨어나지 못하게 될 때였다.
최악의 상황으로 오진호가 깨어나지 못하고 김무연 회장이 오진호를 버리더라도 오진호에 대한 병원비와 연명 치료비는 현준이 어떻게든 해결해 줄 수 있었다.
아중 그룹과 김무연 회장가에 대한 보복도 오진호를 버리는 그 순간 시작될 것이었다.
“이런 식은 아니야. 이런 식은.”
오진호를 어떻게든 깨어나게 해야만 했다.
문제는 그건 현준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의학 쪽은 현준도 아는 바가 많지 않았고 오진호의 옆에는 훨씬 뛰어난 전문가들이 있을 터였다.
물론 전문가들도 지금 상황에서는 별수 없었다.
오진호를 직접 찾아가기는 어려웠던 현준은 오진호와 세영의 상황을 전해 들을 수 있게 김정수를 찾았다.
아버지인 김무연 회장을 배신하고 아중 건설 그룹을 만든 김정수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는 김무연 회장과 화해를 한 듯했다.
아중 그룹에 도움까지 주며 아중 그룹의 백기사를 자청하고 있는 아중 건설 그룹이었다.
완전히 아중 그룹에서 축출당한 김자성과는 달리 김정수는 김무연 회장의 저택에서 가족 식사도 참여하고 있었다.
“김 회장님. 계십니까?”
넉살 좋게 김정수의 회장실을 찾은 현준에 김정수는 다소 뚱한 모습으로 현준을 반겼다.
“서 대표 왔는가?”
“이제 완전히 회장님 같아 보이네.”
“네 덕분에 이 고생을 하고 있다.”
“고생은 무슨. 요즘 많이 바쁘신가 봐?”
“바쁘긴 니가 더 바쁘지.”
“내가 바빠 봐야 대기업 회장님 앞에서는 주름 잡기지.”
“세영이 이야기 들었냐?”
“어찌 된 거래?”
“아버님은 그 일본 놈들하고 미래교 쪽에서 매제를 노린 거라고 여기시더라.”
“…….”
현준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그것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확실해?”
“니가 왜 더 난리냐?”
“오진호도 내 친구야.”
“후우! 증거는 없어. 심증만 있지.”
아직 물증은 없다는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심증이 차고 넘쳐서 물증으로 나온다면 현준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깨어날 수 있대?”
“깨어나야지.”
“못 깨어나면?”
“…….”
김정수는 현준의 집요한 질문에 서류에서 손을 떼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커피? 아니면? 술?”
“한 잔 줘.”
김정수는 위스키병을 꺼내어서는 한 잔을 따라 현준에게 주고서는 자신도 한 잔을 따랐다.
“우리가 얼마나 알고 지냈지?”
“형하고 나야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알고 지냈지.”
“크크! 그래. 맞네. 지금이야 어색한 사이가 되었지만 친형제나 다를 바 없이 지냈으니까.”
“뭔 말을 하고 싶은 건데?”
“너 세영이 어떻게 생각하냐?”
“뭐야? 나보고 세영이하고 같이 살라고?”
현준은 역시나 김무연 회장이 오진호와 세영을 갈라놓으려고 생각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언제 자신의 인격이 완전히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복수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김정수도 이제 와서 말도 안 되는 말임을 알고 있었다.
현준이 뭐가 아쉬워서 유부녀에서 이혼녀가 된 세영과 결혼을 하는지 김정수도 납득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현준이 알지 못하는 비밀도 하나 존재했다.
자기 여동생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친동생같이 친한 현준이라고 해도 말을 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세영이가 임신을 했다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지.’
만일 현준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꽤나 복잡했을 터였다.
더욱이 임신한 아이가 오진호의 아이라면 현준은 복수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었다.
물론 김무연 회장의 생각처럼 오진호의 아이를 유산시킨다면 더욱더 현준의 분노를 사게 만들 터였다.
“매제는 깨어날 거다. 깨어날 거야.”
현준은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무척이나 큰 듯한 김정수의 모습에서 인상을 찌푸렸다.
전생에서의 김정수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렇다고 내 복수를 멈추게 할 수는 없어. 오진호를 버린다면 내가 직접 움직인다.’
오진호에게 복수의 칼자루를 쥐여 줄 생각이었지만 오진호가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결국 칼을 휘두르는 것은 자신이 해야 할 것이었다.
아울러 현준은 오진호를 저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 일본의 야쿠자들이라고 한다면 그들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어졌다.
오진호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부모님이 슬퍼하고 있을 것이기에 복수를 하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