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25
225화
225.
우라와 겐조를 살해하려던 킬러는 그의 조직이 데리고 갔다.
배후를 밝혀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사로잡힌 킬러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지 않는다면 꽤나 끔찍한 시간을 가지게 될 터였다.
“이쪽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연락을 주겠네. 자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게. 그리고 내 생명을 구해 준 보답은 반드시 하지.”
“제 걱정보다는 몸조리나 제대로 하십시오.”
“그래. 고맙네.”
우라와 겐조는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의 조직 폭력배의 위협 문제도 있었기에 현준은 다음 날 곧장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리리나 또한 레이나 프로덕션의 문제로 인해 정신이 없는지 현준을 배웅해 줄 여력은 없는 듯했다.
그렇게 한국으로 되돌아온 현준은 돌아오자마자 서대영 회장으로부터 김무연 회장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관계 개선을 하려는 것인지 저녁 자리에 참석하라는 통보에 현준은 거부를 하진 않았다.
딱히 거부를 할 명분이 없기도 했지만 오진호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세영을 만나 봐야 했다.
과거였다면 서대영 회장의 저택이나 김무연 회장의 저택에서 저녁 식사를 했겠지만 아직은 서먹한 관계로 인해 호텔의 식당에서 자리를 하기로 한 듯했다.
약속 시간에 맞춰 호텔에 도착한 현준은 로비에서 김정수를 볼 수 있었다.
“정수 형.”
“어. 왔냐.”
“형도 참석해?”
“뭐 그렇게 되었다.”
“자성이 형은?”
“거긴 뭐 참석하라고 해도 안 올 상황이니.”
“하긴 그러긴 하겠네. 우리 쪽에서도 영수 형은 오지 않는 모양이니까.”
“정대는 온대?”
“모르겠네. 연락을 안 해서. 세영이는 온대?”
“아마 오지 않을까?”
남편인 오진호가 아직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하고 있지 않았으니 그녀가 참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김무연 회장의 의도대로라면 세영도 참석할 것이었다.
“들어가자.”
“그러지 뭐.”
정수와 함께 식당가로 걸음을 옮긴 현준은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빈자리에 마주 앉았다.
“일본 쪽 사업은 잘되어 가냐?”
“옛날에는 돈이 꽤나 된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그다지 이득이 크진 않네.”
“요즘에는 세계 무대를 직접 노려야지.”
세계 무대를 직접 노려야 한다는 정수의 말에 현준도 동의를 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었다면 수많은 국내의 아이돌 가수들이 다 성공을 했을 터였다.
당장 국내 무대만 해도 경쟁이 매우 치열해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말처럼 쉬우면 좋지. 늦으시네.”
현준은 시간이 되었음에도 도착하지 않는 것에 의자의 등받이에 등을 기대었다.
“세영이가 안 오려나 보네.”
“남편을 못 버리겠다는 건가?”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너한테만 미안한 일이지.”
정수는 현준에게 지금의 상황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사과를 했다.
어른들의 꽤나 속 보이는 수작에 정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때로는 도무지 이해 못 할 행동들을 할 때가 있죠.”
“그래.”
꽤 넓은 식당 방 안에서 정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서는 서대영 회장과 김무연 회장이 들어왔다.
둘 다 표정이 꽤나 굳어 있었다.
이연수 여사와 최지원 여사는 식당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현준의 어머니인 이연수 여사는 자신의 귀한 아들을 유부녀에게 보낸다는 것에 불만을 표하며 참석하지 않은 것일 터였다.
비록 한때는 자기 딸로 여기다시피 한 세영이라고 해도 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최지원 여사는 오지 않는 세영을 붙잡기 위해 도착하지 못한 것일 터였다.
그렇게 네 명의 남자들만이 커다란 식탁에 모여 앉아 어색한 분위기를 드러내었다.
아중 그룹을 현준에게 주려는 김무연 회장의 계획은 그 시작부터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서대영 회장에 대한 사과로 호성가와 아중가가 하나가 되는 것이었지만 이제 남은 것은 완전한 결별일 터였다.
식사는 시작되었고 끝날 때까지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은 채로 끝났다.
무대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서대영 회장은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무연 회장 또한 서대영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잠시 후 아들인 정수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친구 일어설 겁니다.”
목소리가 가장 밝은 것은 현준이었다.
현준은 어두운 표정의 김무연 회장에게 오진호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을 했다.
김무연 회장은 현준의 말투나 행동에서 비웃음 같은 부정적인 모습이 전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준이 참석을 했다는 것은 현준도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였을 터였다.
옛날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아중 그룹은 수십조 원이 넘는 규모의 대기업이었다.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일 터였다.
물론 현준은 그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서현준이었다면 받아들였을지도 모르지.’
현준은 오히려 세영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마음이 풀렸다.
결국엔 오진호를 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 차라리 내가 사고로 깨어나지 못했다면…….’
복수를 꿈꾸지는 않았을 터였다.
오히려 자신을 버리고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기를 바랐을지도 몰랐다.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그래. 조심히 들어가라.”
“예. 정수 형도 다음에 봐요.”
“그래. 현준아.”
현준은 공손히 인사를 하고서는 식당 방을 나간 서대영 회장을 쫓아 걸음을 옮겼다.
현준이 나가고 난 뒤에 김무연 회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오히려 저놈에게 미안하구만.”
“미안할 것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을 저 녀석이 설계한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결국 손에 넣지 못한 모양입니다만.”
“훗! 그래. 나도 너무 욕심을 많이 부린 모양이야.”
“아버지의 계획대로였다면 호성가를 집어삼킬 수 있었겠지요.”
“…….”
정수는 김무연 회장의 속셈을 눈치채고 있었다.
과거였다면 자신과는 이런 이야기를 상의조차 하지 않았을 터였지만 지금의 김정수는 김무연 회장과 다를 바 없었다.
이득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이 잔인해질 수 있었다.
* * *
“너 정말 어쩌려고 그러는 거니!”
“진호 씨. 깨어날 거예요.”
“아이고! 이것아! 너 왜 이렇게 약해졌어!”
세영은 자신에게 매달려 설득하는 자신의 어머니에 쓴 웃음을 지었다.
그녀도 어머니의 말을 따르는 것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득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 한 번 눈을 감고 비밀을 영원히 숨기면 되는 것이다.
영원한 비밀은 없다지만 비밀이 밝혀진다고 해도 더 큰 이득에 의해 상관없어지기도 하는 법이다.
“나 괜찮으니까. 걱정 마요. 진호 씨만 일어나면 다 해결될 문제예요.”
“일어나야 해결이 되지! 일어나질 않는데 어떻게 하니!”
최지원 여사는 속상함에 자기 딸의 몸을 붙잡고 흔들어 댔지만 세영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녀도 이미 늦어 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간신히 자리를 만들고 정수에게 도움까지 부탁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자리를 안 만드느니만 못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자택으로 되돌아온 김무연 회장에 최지원 여사는 김무연 회장이 들어간 서재로 향했다.
김무연 회장은 세영의 방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속상해서인지 그녀에게 실망을 해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세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진호 씨의 반쪽 영혼. 대체 누구지?’
무당의 말을 믿는 것도 황당하기는 했지만 세영은 오진호의 영혼의 반쪽만 찾아내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물론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녀에게 있어서도 최악의 결정이 될 터였다.
‘시간이 많지 않아.’
세영은 자신의 배를 만지며 가장 가능성이 큰 이를 떠올렸다.
사실 그녀도 짐작이 되는 이가 있었다.
그렇기에 저녁 식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다음 날 세영은 현준을 찾아갔다.
물증 하나 없이 심증만 가지고 있는 것이었고 현준이 자기 말을 듣고서는 미친 여자 취급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설령 믿어 준다고 해도 영혼의 반쪽을 오진호에게 옮기는 방법을 모르니 헛수고만 할 수도 있었다.
물론 현준이 오진호의 영혼의 반쪽일 경우에나 해당하는 일이었다.
* * *
“대표님. 손님 오셨습니다.”
“손님? 오늘 일정에 만나는 사람이 있었나요?”
“아닙니다. 그게 김세영 아중 물산 전무님이라고.”
현준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에 세영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말에 자신의 비서를 바라보았다.
“돌려보낼까요?”
“아니요. 들어오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세영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에 현준은 어제의 일도 있었기에 딱히 만날 이유는 없었지만 들어오라는 말을 했다.
잠시 후 다소 피곤해 보이는 세영이 현준의 대표이사실로 들어왔다.
“오랜만이네.”
“그래. 잘 지냈어?”
“남편 일은 들었어.”
“곧 일어날 거야.”
현준은 세영이 아직 오진호를 놓지 않았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여전히 세영이 전생의 자신처럼 오진호를 버릴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래. 어쩐 일이야? 어제 일 때문에 그런 거야?”
“아니.”
“아니라고?”
“그래. 미친 소리 같겠지만 부탁 좀 들어줘.”
“부탁?”
“어.”
“내가 너의 부탁을 들어줘야 할 이유가 있나?”
“없어.”
현준은 세영의 말에 세영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무언가 단호한 결심을 한 듯한 그녀의 눈빛이었다.
“말해 봐. 듣는 것이야. 어렵지 않으니까.”
일단 말만 들어 보겠다는 현준에 세영은 입을 열었다.
“진호 씨를 만나 줘.”
“뭐?”
“병실에 있는 진호 씨를 만나서 그의 손을 한 번만 잡아 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부탁이야.”
“…….”
세영이 왜 그런 부탁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세영의 눈빛은 매우 차분하기만 했다.
어려운 부탁은 아니었다.
물론 거부를 하려면 할 수도 있었다.
현준은 한참 세영을 노려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고 비서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대표님.”
“잠시 나갔다 올 테니까 오후 일정이 생기면 다음으로 연기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현준은 외투를 입고서는 외출 준비를 했다.
“고마워.”
“고마울 것 없어. 오진호는 내 친구이기도 하니까.”
“그래. 아주. 중요한 친구일지도.”
“뭐?”
“아니야.”
세영이 마지막 말은 거의 들리지도 않을 만큼 작게 하는 바람에 현준도 듣지 못했다.
그렇게 세영과 함께 오진호가 입원한 병원으로 찾아간 현준은 잠이 든 것처럼 누워 있는 오진호를 보았다.
“진호 씨. 손을 잡아 줘.”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라도 하라는 거냐?”
현준은 차디찬 목소리로 세영에게 말을 하고서는 오진호의 손을 붙잡았다.
오진호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오진호의 손을 잡고 있었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어째서?”
“뭐?”
“어째서 안 깨어나는 거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세영은 변화 없는 오진호에 당황했다.
현준이 오진호의 영혼의 반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깨어나지 않는 오진호에 자신이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현준은 병원 바닥에 주저앉아서 흐느끼는 세영을 보며 의아해했다.
잠시 뒤에 오진호의 어머니가 들어와 울고 있는 세영을 달래는 모습을 보고서는 현준은 병원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