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26
226화
226.
세영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본 뒤 현준은 병실을 나섰다.
병실 문 안쪽으로 오열을 하고 있는 세영의 목소리와 자신의 어머니였던 오진호의 어머니가 세영을 달래고 있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불편한 심기로 멀어지려는 순간 현준은 오진호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가. 진정해. 응? 배 속에 있는 애기도 생각을 해야지.”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들린 그 말에 현준의 몸이 굳어졌다.
순간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현준이었다.
‘배 속에 아기?’
전생에서 세영은 아기를 꽤나 늦게 가진다.
자신이 원할 때 아기를 가지겠다며 피임을 했던 그녀였다.
그때는 그것이 불만이기는 했지만 자신도 워낙에 일에 치여 살았기에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조금만 더 하면 자신도 김무연 회장에게 인정을 받아 완전한 가족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 완성이 세영과의 결실이라 생각했기에 조금만 더 버텨보려던 것이었다.
그렇게 마침내 아중 그룹을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세영의 임신 소식에 세상을 다 가진 듯이 기뻤다.
하지만 그건 거칠게 파도가 치는 해변에 쌓은 모래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참함과 분노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부정하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현준은 다시 병실 안으로 들어가 세영에게 사실이냐고 따져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자신은 지금 오진호가 아닌 서현준이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병원 밖이었다.
멍하니 병원 앞의 벤치에 앉아 있는 현준은 세영이 자신을 찾아오고 나서 했던 모든 행동과 말들을 곱씹었다.
-어째서 안 깨어나는 거지?-
세영이 병실 바닥에 주저앉으며 했던 그 말이 현준의 머릿속을 수십 수백 번 휘몰아쳤다.
“알고 있었던 거야?”
세영도 확신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심증은 가졌기에 자신을 찾아온 듯했다.
‘내 영혼을 오진호에게 넣으려던 건가?’
서현준의 인격이 깨어나며 서현준의 몸에 두 개의 다른 인격이 공존하고 있었다.
그 사실은 현재 서대영 회장의 일가와 친한 몇몇 지인들만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다들 함부로 말을 하진 않을 이들이었지만 언제까지고 비밀이 될 수는 없을 터였다.
당장 회사 직원들이나 주변 지인들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현준에게서 이상함을 느끼고 있을 터였다.
세영이 그런 이상함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었다.
“그…… 그 배 속의 아이가 내 아이일 거란 보장은 할 수 없잖아.”
전생에서도 자신의 아이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번 생이라고 해서 세영이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보장은 할 수 없었다.
더욱이 설령 오진호의 아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영혼이 오진호에게 간다고 해도 문제였다.
지금까지의 오진호의 인격 그대로 깨어난다면 모를까 만에 하나 지금의 현준의 인격 그대로 오진호에게 넘어간다면 세영과의 결혼 생활을 이어갈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또다시 배신을 당한다면 복수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이다.
병원의 벤치 앞에서 고뇌를 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주변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현준을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어디 가족이 아픈가 봐.”
“아이고. 어쩌면 좋아. 빨리 나아야 할 텐데.”
남들이 오해를 할 만큼 현준의 모습이 심각해 보인 것이다.
그때 현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지금은 전화 따위를 받을 만한 여력이 없는 현준이었지만 현준을 짓누르고 있는 책임감이 외면을 하지 못하게 했다.
“여보세요. 서현준입니다.”
-대표님. 급한 용무로 연락드렸습니다.-
“뭡니까?”
-TV 오사카의 아모르 켄사로 사장이 오늘 저녁에 대표님을 뵙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예. 그쪽에서 양해를 부탁한다고 일정에 남는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허락을 해 주신다면 바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입국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현준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직 점심때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으니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서 저녁을 먹기에는 어렵지 않을 터였다.
꽤나 급하게 일정을 잡는 것이었지만 자신의 허락을 받고자 한다는 것이었으니 현준은 벤치에서 일어나며 대답을 했다.
“그렇게 하시라고 하세요. 저녁 예약하시고 공항에 직원 보내서 모시도록 하고 호텔 예약도 그쪽하고 상의해서 준비하세요.”
-알겠습니다. 대표님.-
TV 오사카의 아모르 켄사로 사장은 리리나의 아버지일 터였다.
리리나의 문제뿐만 아니라 하시모토 야쿠자의 하야시라는 망나니 문제로도 할 이야기가 있는 듯했다.
현준은 세영의 문제가 꽤나 복잡했지만 일단 일본 쪽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오진호를 깨운다고 해도 하시모토 야쿠자들의 문제도 해결을 해 놓아야만 해.’
김무연 회장이 몇 차례 살해 위협을 받은 것은 상관없었지만 오진호도 함께 엮여 있는 것이 문제였다.
현준은 김무연 회장과 오진호가 하시모토 야쿠자들과 엮여 있는 것이 아이언 스틱이 받았던 화물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화물뿐만 아니라 화물 안에서 발견했던 장부도 문제가 되는 것이라 예상했다.
‘괜히 태워 버렸나?’
현준은 장부는 그냥 놔둘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가지고 있어 봐야 귀찮기만 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시모토 야쿠자들에 대한 처리 문제도 해결해야만 했기에 아직은 사라질 수가 없었다.
단지 뒷세계의 문제는 돈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 * *
현준에게 구해진 우라와 겐조의 운명 또한 완전히 바뀌었다.
우라와 겐조는 살기가 뚝뚝 묻어나는 눈빛을 한 채로 한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런 우라와 겐조의 뒤로 그의 부하들 또한 살벌한 모습을 한 채로 따르고 있었다.
“비켜.”
우라와 겐조는 자신을 막아서는 덩치에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를 했다.
우라와 겐조를 막아선 덩치도 두 눈빛에서는 두려움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할 일이 그를 막는 일이었기에 물러설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를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크윽!”
우라와 겐조는 자신을 막아서는 덩치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고서는 회장실이라고 한자로 적혀 있는 방으로 들어섰다.
회장실 안에서는 오늘내일할 법한 늙은이들이 모여 앉아서 무언가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라와!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성격 괄괄한 노인 하나가 허락도 없이 들어온 우리와 겐조에게 호통을 쳤지만 그런 호통에 벌벌 떨 우라와 겐조가 아니었다.
이미 되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기로 결심을 한 우라와 겐조였다.
“왜 그렇게 흥분들 하십니까? 다시 저를 죽일 방법을 고민하시느라 그러신 겁니까?”
“무…… 무슨 소리야!”
“꽤나 찔리시는 모양입니다.”
우라와 겐조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듯이 말을 하자 몇몇 노인들은 일렁이는 우라와 겐조의 눈빛을 피해 버렸다.
“그게 아니야!”
“상대를 죽일 생각이라면 죽을 각오도 되어 있겠지요. 안 그러십니까? 회장님.”
우라와 겐조는 지금껏 자신이 모시던 회장을 감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일신회의 회장인 아시다는 아무런 말 없이 우라와 겐조를 노려보았다.
일신회의 회장은 자신이었지만 조직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는 우라와 겐조였다.
늙은이들의 호통은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어쩔 수 없었다.”
“하! 그게 마지막 하실 유언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우라와 겐조는 자신이 가지고 온 사시미를 꺼내었다.
“형님. 굳이 형님께서 피를 묻히실 필요 없습니다.”
우라와 겐조를 따라온 사내가 우라와 겐조에게서 사시미를 받아 들었다.
그렇게 전부 다 죽여 버리겠다는 듯이 일신회의 간부들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그들 중 한 명이 황급히 외쳤다.
“우…… 우리도 요구를 받았던 거야!”
“테츠로!”
“하시모토! 하시모토에서 너를 죽이라고 했던 거다! 아니! 겁만 주라고 했다!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어! 겐조! 나는 살려 줘! 너에게 충성할 테니까! 일신회의 회장으로 너를 추대하겠다! 겐조!”
“테츠로 이 미친놈아!”
일신회의 회장은 노망이 난 늙은 부하에 고함을 질렀지만 이미 테츠로는 겐조의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서는 살려 달라고 간청을 하고 있었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나이였지만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 하는 테츠로였다.
그리고 그런 테츠로의 행동에 다른 일신회의 간부들도 겐조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겐조 살려다오!”
“나는 반대했어! 겐조! 정말이야! 나는 반대했네!”
일신회의 회장은 자신의 부하들이 전부 겐조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있는 것에 고개를 떨구었다.
“나는 당신을 내 아버지처럼 여겼소.”
“할 말이 없다.”
“하시모토가 사주한 것이 사실이오?”
“…….”
일신회의 회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회장의 행동에 하시모토 야쿠자가 범인임을 확신한 우라와 겐조는 아버지처럼 여겼던 회장에게 말을 했다.
“은퇴하려고 했었소. 당신이 나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알고서 말이오. 차라리 나에게 물러나라고 했다면 그랬을 거요.”
“…….”
“당신에 대한 마지막 배려요. 금고에 있는 거 들고 나가시오. 도쿄든 고베든 오사카를 떠나시오.”
오사카에 남아 있겠다면 죽이겠다는 우라와 겐조의 말에 일신회의 회장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실패했으니 책임을 져야만 했다.
다만 이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이나 다를 바 없었던 일신회가 전쟁에 휩싸이게 될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오사카까지 손을 뻗치려던 하시모토 야쿠자에게 있어서 일신회의 우라와 겐조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우라와 겐조를 제거하는 조건으로 일신회와 손을 잡기로 했던 하시모토 야쿠자였다.
그것이 우라와 겐조가 살아남으면서 어그러진 것이다.
우라와 겐조는 그렇게 일신회를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하시모토 야쿠자와의 전쟁을 결정했다.
하시모토 야쿠자와의 전쟁을 결정하며 우라와 겐조는 현준을 노렸던 하야시를 떠올렸다.
그때는 현준의 부탁을 거절했지만 이제는 거절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물론 일신회가 하시모토 야쿠자의 세력보다 약했기에 승산이 높은 건 아니었다.
당장 회장과 늙은 간부들도 하시모토 야쿠자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으니 자신들의 패배가 될 가능성이 컸다.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약화되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돈과 권력 그리고 인원들을 가지고 있는 하시모토 야쿠자였다.
괜히 일본의 야쿠자가 세계 4대 범죄 조직 중에 하나로 뽑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오사카 내에서만큼은 우라와 겐조의 일신회도 만만치 않은 조직이었다.
그렇게 오사카 내의 하시모토 야쿠자 조직원들이 피습을 당하기 시작했다.
일본 범죄 조직들 사이의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레이나 프로덕션의 사장도 공격을 받았다.
하시모토 야쿠자의 조직원은 아니었지만 그들에게 협조하는 이였기에 공격을 한 것이다.
하시모토 야쿠자의 차기 후계자가 하야시였고 하야시가 오사카의 연예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방송 쪽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가려는 하시모토 야쿠자였으니 우라와 겐조가 최우선으로 레이나 프로덕션을 노리는 건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