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27
227화
227.
대표이사실의 책상에 앉아 결재 서류를 살펴보고 있는 현준이었지만 도통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저녁때까지 처리를 해 줘야 할 결제 서류들이었지만 현준은 단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고 대표이사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정신이 되돌아왔다.
“뭡니까?”
“대표님. 아모르 켄사로 사장님께서 인천 공항에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리리나 실장도 함께라고 합니까?”
“예. 젊은 여성분도 함께 도착했다고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
“알겠습니다.”
아모르 켄사로와 그의 딸인 리리나가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는 소식에 현준은 머릿속을 뒤흔들고 있는 생각을 떨쳐내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그러다가 책상 가득 쌓여 있는 결재 서류를 보았다.
‘귀찮군.’
현준은 조금 시간이 남기는 했지만 지금 이 상태로는 제대로 검토를 하기도 어렵다며 비서에게 말을 했다.
“결재 서류 좀 더 보완해서 올리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대표님.”
일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확인하지 않았다고 마냥 결제를 미뤄 놓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밖으로 나온 현준은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지하 주차장의 자신의 차에 타려고 할 때 현준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나한테 무슨 용무라도 있나?”
남자는 현준을 빤히 쳐다보았다.
현준 또한 남자를 말없이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뭔가를 느낀 것인지 입을 열었다.
“방 지배인님께서 대표님께 한번 뵙고 싶다고 전해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직접 전화를 하면 되지 뭘 이렇게 번거롭게 사람을 보내.”
“죄송합니다.”
“내가 조만간에 한번 찾아뵙는다고 전해.”
“알겠습니다.”
클럽 이지스의 방지혁이 보낸 사람들인 듯했다.
정확하게는 CIA에서 자신에게 용무가 있는 듯 보였다.
‘내가 아니면 서현준에게 용무가 있든지.’
현준은 방지혁이 자신에게 용무가 있던 것인지 아니면 서현준에게 용무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현준은 남자가 몇 번이고 자신을 힐끔거리면서 주차장을 벗어나는 것을 보았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없었기에 현준은 차에 올라탔다.
곧장 차를 몰고서는 주차장을 빠져나간 현준은 약속 장소로 향했다.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자 TV 오사카의 사장인 아모르 켄사로와 리리나가 고급 식당의 별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대화를 나누기 좋게 독채로 된 식사 장소였고 분위기나 인테리어도 제법 고급스러워서 대접을 받는 이도 꽤나 만족을 할 만한 장소였다.
“어서 오십시오.”
“이거 너무 무리한 부탁을 드린 것이 아닌가 죄송합니다. 서 대표님.”
“아닙니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현준은 켄사로의 뒤에 따라 들어오는 리리나를 힐끔 보고서는 눈인사를 한 뒤 켄사로를 맞았다.
“일단 앉으시죠.”
“예.”
자리에 앉고서는 켄사로는 현준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현준의 모습에서 됨됨이를 파악하려는 듯했다.
하지만 그가 현준을 보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은 우선 사과를 하기 위해서였다.
“우선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사과요?”
현준은 켄사로가 자신에게 사과하는 것에 의아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레이나 프로덕션과의 문제는 켄사로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비록 리리나의 아버지라고는 하지만 리리나가 미성년자도 아니고 성인이었으며 리리나가 레이나 프로덕션의 대표도 아니었다.
“저희의 집안 문제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준 듯해서 드리는 사과입니다.”
“그런 것이라면 저도 이해를 하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리리나 실장님의 잘못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부분이니까요.”
“이해를 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제 딸아이를 구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원한다면 보답도 하고 싶습니다.”
“보답을 원해서 한 일은 아닙니다.”
작은 연예 기획사의 대표라면 대형 방송국의 사장과의 연줄이 매우 큰 기회라고 여길 터였지만 현준은 시큰둥했다.
켄사로도 현준이 자신과의 인연에 그리 목말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 현준이 일본 사업을 철수할지 말지 고심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짐작할 수 있었다.
정말로 다른 목적이 없이 사과와 고마움을 전하려고 온 것인지 별 다를 바 없는 대화만 나누었다.
“내일 바로 도쿄로 가 봐야 할 것 같으니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예. 호텔은 저희 쪽에서 예약을 해 두었으니 들어가서 편히 쉬시면 되십니다.”
“감사합니다. 리리나는 서 대표님과 조금 더 있다가 천천히 들어와라.”
“예? 아. 알겠어요.”
홀로 식당을 나서는 켄사로였다.
켄사로가 나가고 현준은 리리나에게 물었다.
“오사카가 아니라 도쿄로 가신다구요?”
“예.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신다고 하셔서요.”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군요.”
“감사합니다.”
리리나는 자신의 아버지가 현준을 꽤나 마음에 들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인 마사카와 만나기 전에 현준을 먼저 보려던 켄사로였다.
“할아버지와 많이 닮으셨군요.”
“예?”
“전에 도쿄에 갔을 때 아모르 회장님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를 만나신 적이 있다구요?”
“예. 손녀를 구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리리나는 현준이 자신의 할아버지와 만난 적이 있다는 말에 당황했다.
“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셨나요?”
“별말씀은 없었습니다. 아들과 손녀를 꽤 그리워하시는 듯하더군요.”
현준의 말에 리리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사람이 인간 같지도 않은 사내를 자기 남편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 역겨웠던 것이다.
하야시에 비해 현준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드는 리리나였다.
다만 현준과 지금 사귀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아직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리리나의 고민이었다.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현준과 하룻밤을 보낸 그녀였다.
현준이 사귀자거나 결혼을 하자고 한다면 당장에라도 승낙을 할 그녀였다.
하지만 현준이 딱히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서현준이었다면 좋았으려나.’
현준은 서현준의 본래 인격이었다면 리리나와 꽤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 관련해서는…….”
“아!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대표님.”
리리나는 갑자기 자신에게 걸려 온 전화에 현준에게 양해를 구하고서는 전화를 받았다.
그냥 지인에게 온 전화라면 나중에 받았겠지만 회사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시마이 과장님?”
-실장님. 큰일 났습니다!-
“큰일이라니요? 무슨 일이죠?”
하필이면 한국에 나와 있는 지금 회사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었다.
하야시가 회사에서 난동이라도 부린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 그녀였다.
하지만 뜻밖의 말을 들어야 했다.
-대표님께서 피습을 당하셨습니다!-
“얘? 대표님이라니요?”
레이나 프로덕션의 대표가 피습을 당해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아울러 하야시의 측근이라던 임원도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대…… 대체 어떻게? 뭐라구요? 일신회요?”
-예. 실장님. 아무래도 폭력 조직 간의 전쟁이 벌어진 모양입니다!-
일반 직원들은 건들지 않았지만 하시모토 야쿠자 쪽의 직원들은 우라와 겐조가 하나도 남김없이 제거하고 있었다.
현준 때문에 특별히 더 신경 써서 처리하고 있었으니 레이나 프로덕션 내에 하시모토 야쿠자의 사람들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터였다.
물론 일반 직원들도 겁을 집어먹고 그만둔다고 할 터였으니 회사가 온전히 굴러갈지는 장담을 할 수 없었다.
“무슨 일 있는 겁니까?”
“아! 서 대표님. 아니. 저기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 더 알아보고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리리나는 현준에게 말을 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에 다음에 연락을 주겠다며 자리를 피했다.
그런 리리나의 반응과 통화 내용에 현준은 일본에서 일이 터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가 끝나자 현준은 시간을 확인했다.
다소 일찍 시작한 저녁 식사여서인지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었다.
리리나와 차 한잔 마시고 보내었다면 모르겠지만 시간이 남는 것에 현준은 방지혁과 오늘 보기로 했다.
차에 올라탄 현준은 클럽 이지스로 향했다.
당장 내일 다시 서현준으로 인격이 변한다면 언제 다시 자신의 인격으로 되돌아올지 알 수 없었기에 방지혁이 자신을 보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서 듣고자 한 것이다.
그렇게 클럽 이지스로 향하던 현준은 방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에 현준은 오늘은 만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전화를 끊고서는 그대로 클럽 이지스로 향했다.
세영의 문제로 인해 복잡한 심정이었으니 술이라도 한잔 마셔야 할 것 같았다.
세영의 문제로 리리나와 켄사로와의 식사에서도 좀처럼 집중을 하지 못한 현준이었다.
클럽 이지스 앞에 도착한 현준은 이제는 눈에 익은 가드들에게 물었다.
“지혁이 형님은?”
“안에 계십니다. 대표님.”
“계셔?”
“예.”
“손님하고 계시나 보네.”
전화를 받지 않기에 이지스에 없는 줄 알았는데 중요한 손님과 함께 있는 듯했다.
현준은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이내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여간 장사 한번 잘 되네.”
대한민국에서 물장사만큼 이득이 많이 남는 것이 없다는 말처럼 경기가 좋든 안 좋든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런 곳에서 뭔 비밀 정보 활동을 하는 건지.”
전생 때의 기억을 더듬다가 중국의 비밀 정보기관이 한국의 서울에서 중국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미국도 그렇고 일본도 위장 시설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
현준은 안쪽의 클럽 바로 향했다.
자신이 클럽에 온 것은 방지혁의 귀에도 들어갈 터였으니 방지혁이 직접 오거나 부하를 보내올 터였다.
“오랜만입니다.”
“머리가 복잡해서 그런데 가벼운 걸로 한 잔 줘요.”
“예.”
현준에게 인사를 하는 바텐더가 술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사람이 많진 않더니 이제는 클럽 쪽이 아닌 바에서도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
“여기 장사가 너무 잘 되는 것 같아서 그게 조금 고민이네.”
“하하하! 그런가요? 장사가 잘되면 좋은 것이지요.”
“처음에는 조용히 놀고 싶었는데 지배인님이 너무 사업 수완이 좋으시네.”
생각하기에 따라 뼈가 있는 듯한 현준의 말에 바텐더는 미소만 지을 뿐 별다른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혼자 한 잔을 즐기고 있을 때 종업원 한 명이 다가왔다.
“서 대표님.”
“손님 가셨냐?”
“예. 지배인님께서 들어오시랍니다.”
“그래. 오라면 가야지.”
꽤나 불쾌해하는 현준에 종업원이나 바텐더 모두 몸이 얼어 있었다.
비밀이라지만 현준은 클럽 이지스의 실질적인 주인이었다.
현준이 방지혁을 지배인에서 자르고자 한다면 가능했다.
물론 가능하다고 해서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니었지만 괜히 분란이 일어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방지혁의 지배인실로 들어가자 무척이나 오랜만에 방지혁을 볼 수 있었다.
“뭐야? 어디 아파?”
“어. 현준아 왔냐? 일찍 왔네.”
오랜만에 본 방지혁은 병색이 완연해 보였다.
뜻밖의 모습에 현준은 방지혁을 걱정하며 물었다.
“어디가 아픈 거야? 병원 알아봐 줄까?”
“쿨럭! 그럴 필요 없다.”
“뭐가 그럴 필요가 없어. 딱 봐도 치료부터 해야겠구만. 설마 이거 때문에 나한테 찾아오라고 사람 보낸 거야? 그냥 전화를 하면 될걸.”
“…….”
방지혁은 현준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방지혁에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왜? 어떤 인격인지 모르겠어서 그래?”
“현준아.”
“형하고 오래 알고 지냈던 그 인격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원하는 것이 뭐야? 이제 클럽 이지스 그만 운영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다른 대리인에게 넘기려는 거야?”
“너 알고 있었냐?”
“뭘? 형이 내 주변에 사람 붙여 놓은 거?”
현준의 말에 방지혁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가 지금 이중인격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
“그래. 알고 있다.”
“이지스 양도하는 것은 문제없는데. 음! 형이 운영할 수 있겠어? 몸 상태를 보니 힘들 것 같은데.”
방지혁이 미국 CIA 소속이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는 눈치인 것처럼 행동을 하기로 한 현준이었다.
“그냥 사업 접을까?”
아깝기는 하지만 그동안 투자금은 충분히 회수를 했다.
물론 사업이 너무 잘 되고 있어서 아깝기는 했지만 클럽 이지스도 정리하려고 했던 현준이었다.
지금에 와서 클럽 이지스의 역할은 현준에게 있어서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