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28
228화
228.
현준을 노려보던 방지혁은 기침을 하며 물었다.
“쿨럭! 네 다른 인격. 지금의 너하고 완전히 무관한 거냐?”
“뭐 그놈일 때의 기억을 내가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무관하다고 할 수 있겠네. 뭐 그놈은 내 기억을 조금 가지고 있는 듯하지만. 몇 번 여기 와서 지저분하게 놀고 갔지? 여기 꽤나 마음에 들어 한 것 같던데.”
“그래. 얼마 전에도 꽤나 지저분하게 놀다 갔더군.”
“음! 그건 나야.”
“뭐?”
“그날 말하는 거지? 여자애들 막 불러서 놀았던. 그건 나였던 것 같은데.”
현준의 말에 방지혁은 잠시 멍하니 현준을 바라보았다.
이내 고개를 가로젓는 방지혁이었다.
현준의 말투와 행동을 통해 어떤 인격인지 추측을 했지만 확실하게 파악하긴 쉽지 않았다.
열길 물속은 들여다볼 수 있지만 한 길 사람의 마음속을 알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너를 아니 니가 아닌 다른 인격을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루나틱? 문채원 이사?”
현준의 말에 방지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대체 현준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자신들에게 위협이 된다면 제거를 해야 옳았지만 제거하기도 난감한 현준이었다.
“형이 루나틱 셀로브인가 하는 조직에 속해 있고 그 조직이 호성 그룹에 원한이 있는 건 알고 있지만 나는 딱히 그 싸움에 관여를 하고 싶지는 않네. 그 여자에게는 나나 내 다른 인격을 이용해먹을 생각이라면 포기하라고 그래.”
“내가 루나틱 셀로브에 속해 있다고 알고 있었던 거냐?”
“왜? 다른 조직에 속해 있는 거야?”
“끄응! 서로 거짓말하지 말자. 서현준. 아니 이지 그룹의 총수님.”
병색이 완연했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방지혁이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에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상대가 패를 깠으니 현준도 까기로 했다.
눈앞의 방지혁이 어떻게 반응을 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예. 한국 CIA 비밀 지부 윌리엄 지부장님.”
방지혁은 현준의 대답에 역시나 현준은 자신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준에게서 처음부터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대체 어떻게 알았던 거냐? 아니. 이지 그룹의 총수라면 알 수도 있었겠군.’
미국에서 엄청나게 로비를 하고 있는 이지 그룹이라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듯했다.
로비가 합법적인 국가가 미국이었다.
물론 방지혁은 CIA 내에서도 극비 요원이었기에 웬만한 정치인이라고 해도 자신의 신분을 알기란 쉽지 않았다.
현준이 어느 선까지 연줄이 닿아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방지혁의 선에서 현준을 건들기에는 쉽지 않았다.
“네가 아닌 다른 인격이 깨어났을 때 이지 그룹은 어떻게 되는 거냐?”
“왜? 이지 그룹이 탐이라도 나는 거야? 개인 재산을 국가에서 탐을 내면 안 되지.”
“탐을 내는 것이 아니야. 불확실성을 제거하자는 거지.”
“문채원이 서현준을 충동질해서 이지 그룹을 어떻게 해 볼 생각인가 본데. 이미 서현준이 아무리 용을 써 봐야 손에 넣을 수 없으니까 꿈 깨라고 그래.”
“…….”
“그거보다 이지스 문제나 정리하자고. 인수하겠다면 적당한 가격에 양도할 테니까 넘겨받으라고 형 쪽의 보스에게 연락해. 참. 지금이 아닌 다른 인격과 협상을 하는 건 어려울 거야. 그놈 클럽 이지스 꽤나 원하고 있는 듯하니까. 아! 그놈은 아직 형이나 형의 부하들 정체 모르고 있을 거야.”
현준은 방지혁에게 클럽 이지스의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면 빨리 결정을 하라고 이야기를 했다.
병으로 방지혁이 은퇴한다고 해서 한국의 CIA 비밀 지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대신할 다른 책임자가 계속 담당을 할 것이었다.
문제는 외부인인 현준이 비밀 지부와 관계자들에 대해서 꽤나 자세히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비밀 정보기관으로서는 결코 원치 않는 상황이었다.
현준이 만일 일반인이었다면 제거를 해 버렸을 터였다.
방지혁에게 있어서 재벌 3세도 그냥 일반인이나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준은 그냥 방탕하기만 한 재벌 3세가 아니었다.
거물이었다.
그것도 아주 거대한 거물이어서 현준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선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을 할 수도 있었다.
현준이 홀로 이렇게 찾아올 정도라면 이미 다음 수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을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한국과 미국이 동맹 관계라지만 비밀 CIA 지부가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매우 골치 아플 터였다.
“큼! 뭐 형하고 개인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인연이니 은퇴 전에 선물 하나 줄게.”
“선물?”
“그래. 내가 형의 적이 아니라는 증거. 그리고……. 나한테 생각보다 정보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는 거지.”
현준은 방지혁의 책상에서 메모지를 하나 뜯어서는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메모지를 내밀었다.
“이게 뭐지?”
“그건 형이 알아봐야지. 은퇴 선물로는 충분할 거야.”
“또 어디 폭력 조직하고 싸움이라도 붙이고 싶은 거냐?”
“에이. 그럴 리가. 그때는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그리고 이건 진짜 선물이야. 참. 그놈들하고 연줄은 전혀 없으니까 헛 조사는 안 해도 될 거야.”
현준은 중국의 한국 내의 비밀 정보 업체의 주소를 적어 주었다.
당연히 방지혁처럼 위장을 하고 있었으니 정체를 밝히려면 수고를 조금 해야 할 터였다.
방지혁은 현준이 준 주소를 받아 들고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정체를 알고 있는 이상 너를 그냥 놔둘 수는 없어.”
“그럼 죽이든가.”
“현준아.”
“나보고 CIA 비밀 요원이 되라는 헛소리는 하지 말라고. 뭐 비밀로 해 줄게. 뭐 내 다른 인격은 어쩔지 모르겠지만.”
협상이 끝났다는 것에 현준은 몸을 일으켰다.
“미국 돌아가기 전에 한잔하게. 아니면 밥이라도 먹든가.”
현준은 방지혁이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그 전에 한 번 더 보자는 말을 하고서는 방지혁의 지배인실을 나섰다.
복도에는 백인 가드들이 서 있었다.
“가게 놔둬.”
지배인실 안쪽에서 방지혁의 외침이 들리자 그제야 백인 가드들은 자리를 비켜주었다.
꽤 위험해질 뻔한 상황이었다.
* * *
이지 플랜 코리아의 지원으로 미국으로 해외 유학을 오게 된 윤미래는 이지 플랜의 본사에 볼일이 생겨서는 본사 건물에 방문했다.
클래스 메이트가 된 민지영으로부터 현준이 이중인격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곧바로 한국으로 되돌아갈 여력이 없었다.
물론 돌아간다고 해서 자신이 현준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도 딱히 없었다.
현준이 꽤 지독한 불면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곁에서 불면증이 사라진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기에 혹시나 자신과 함께 있으면 현준의 인격 장애가 치료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는 했다.
그렇게 학기 끝에 잠시 한국에 되돌아가서 현준을 만나 볼까 싶은 생각의 윤미래였다.
그러던 중에 이지 플랜의 본사에서 자신과의 미팅을 원한다는 연락을 받아 본사에 찾아온 그녀였다.
“안녕하세요. 윤미래라고 하는데.”
“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오세요.”
윤미래는 안내를 해 주는 직원을 따라 본사 건물 안으로 향했다.
규모는 이지 플랜 코리아가 본사보다 컸지만 미국 본사가 훨씬 화려했고 실력 좋은 천재들이 가득했다.
윤미래는 무척이나 높은 신분인 듯한 이가 머물고 있는 듯한 방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나이가 조금 있는 남자였다.
“미래 윤?”
“예. 이지 플랜 코리아의 과장입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앉으세요.”
남자의 말에 따라 윤미래는 의자에 앉았다.
대체 무슨 일로 자신을 찾은 것인지 짐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였다.
“그런데 무슨 일로?”
“윤미래 씨에 대한 자료는 여러 번 검토를 했습니다. 내후년에는 한국으로 되돌아가실 생각이신가요?”
“예. 그럴 예정입니다.”
“본사에서 근무를 하실 생각은 어떠십니까? 윤미래 씨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본사에서도 두각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에서 근무하라는 말씀이신가요?”
“예.”
윤미래는 한국으로 되돌아가지 말고 미국에서 근무를 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권유였다.
물론 기회일 수도 있었지만 미국에서 정착하는 것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한번 생각을 해 보시오. 회사에서도 그대에 대한 기대가 무척이나 크니까.”
자신에 대한 기대가 무척이나 크다는 높은 직위의 남자에 윤미래는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보다 더 뛰어난 이는 많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그리고 미국에서도.
그럼에도 자신에게 계속된 행운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생에 내가 나라라도 구했나?”
“윤미래 씨 되시죠?”
“예? 누구?”
미팅을 끝내고 본사 건물에서 나서던 윤미래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한 여인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젊은 서양 여인이었다.
하지만 무척이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복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부잣집 아가씨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구시죠?”
“처음 뵙네요. 제시카라고 해요.”
“혹시 저를 아시나요?”
“예. 아주 잘 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요.”
자신을 제시카라고 소개를 한 서양 여인은 대답 없이 싱긋 미소만 지었다.
윤미래는 모르지만 한 남자에 의해 제시카와 인연이 연결되어 있었다.
윤미래뿐만 아니라 민지영도 마찬가지였으니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운이 좋았다는 것이 정답일 터였다.
‘이렇게 보면 현준 씨도 참 나쁜 남자네. 뭐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제시카 알렌타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지 그룹은 더 이상 현준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사회에 환원을 하겠답시고 이지 그룹의 모든 것을 자기 손에서 떠나도록 놔둔 건 아니었다.
서현준이 이지 그룹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을 염려해 제시카 정확하게는 제시카와 현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에게 이지 그룹을 상속시킨 것이다.
제시카의 제네스코와 현준의 이지 그룹의 유일 상속인이 된 아이였으니 태어나자마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이다.
물론 아직 젊은 제시카였으니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지는 그녀도 알 수는 없었다.
당장 지금도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많은 남자들이 있었다.
더욱이 얼마 전 제네스코의 상속권이 자신에게도 있다고 주장을 하는 꽤나 먼 친척도 나타났기에 소송도 진행 중이었다.
물론 이지 그룹은 온전히 그녀의 아들이 받게 될 것이었으니 상관은 없었다.
문제는 이지 그룹에서의 기반이 제시카 그녀에게 있어서 확고하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이지 그룹을 장악하기에는 현준과 제시카의 아이의 나이도 너무 어렸다.
제시카 그녀를 도와줄 만한 사람이 필요했고 그 사람으로 눈앞의 윤미래가 꽤 적임이었다.
“현준 씨가 아프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예? 어떻게? 현준을 아는 거죠?”
윤미래는 제시카가 현준을 아는 것에 대해서 무척이나 놀랐다.
“잠시 시간 있으시죠?”
시간이 없어도 시간을 내야 할 듯했다.
제시카와 제법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 윤미래는 얼마 뒤에 한국으로 떠나는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민지영도 이지 그룹에 고용이 되었다.
현준은 자신이 사라지고 난 뒤의 일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